남한강 굽어보며 우뚝선
나옹 스님의 혼이 담긴 신륵사는 최근 인기 TV 드라마 ‘추노’에도 등장해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국내의 비경을 영상미로 담아 드라마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14일 방송된 4회에서 극 중 좌의정이 추노꾼 대길에게 송태화를 잡아오라고 명하는 장면의 촬영지였던 신륵사 곳곳은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 빼어난 풍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덩달아 여주의 세종대왕릉과 영월공원, 목아박물관, 폰박물관 등도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추노에 등장한 아슬아슬한 절벽 위의 6각형 정자 강월헌(江月軒)에서 내려다본 남한강변의 경치가 일품이다. 달이 꽉 차면 은은한 달빛에 물든 강과 은빛 백사장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강월헌은 예전엔 신륵사의 삼층석탑 옆에 있었지만, 지난 1972년 풍수해를 입은 뒤 2년 만에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각인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지었다고 전해진다. 조선 성종3년엔 세종대왕의 원찰(願刹, 죽은 이의 명복을 빌던 법당)이 됐다. 이어 1376년엔 나옹 스님이 입적했다. 빼어난 경관에 눈이 휘둥그레진 관광객들은 ‘청산은 나를 보고~’라는 귀에 익숙한 시를 나옹 스님이 지었다는 걸 알고는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신륵사는 200여 칸(기둥과 기둥 사이)에 달해 그 규모가 웅장하다. 각종 문화재로 가득한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보제존자 석종(보물 제228호)은 나옹의 사리를 모신 종 모양의 부도이다. 바로 앞의 보제존자 석등(보물 제231호)은 나옹의 부도를 밝히기 위해 세워졌다. 조사당(祖師堂, 보물 제180호)은 신륵사의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정면 한 칸, 측면 두 칸의 구조와 팔작지붕이 특징이다. 여말 선초에 선종을 이끌었던 지공ㆍ나옹ㆍ무학 등 고승들의 영정이 있다. 범종각(梵鐘閣)은 불교의 사물(四物, 네 가지 타악기)인 북ㆍ목어ㆍ운판ㆍ종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신륵사의 주 법당인 극락보전(極樂寶殿,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8호)은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에 팔작지붕을 얹은 건물이다. 이 밖에도 신륵사엔 고려시대 유일의 전탑(塼塔, 벽돌로 쌓은 탑)인 다층전탑과 보제존자 석종비, 대장각기비, 조사당 등 보물급 문화재들이 수두룩하다. 조사전 뒤쪽의 소나무숲 계단길에서 맛보는 한가로운 정취도 신륵사의 매력으로 빼놓을 수 없다. 신륵사엔 구룡루라 불리는 누각도 있다. 원효대사가 지금의 절터인 연못을 메우기가 쉽지 않아 7일간 정성껏 기도했더니 9마리 용이 승천, 절을 지을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종전도 마련돼 있어 아이 손을 잡고 둘러보면 좋다. 1977년 문을 연 세종전은 세종대왕의 어진과 악기, 혼천의, 금속활자, 훈민정음 언해본, 용비어천가 등을 보유하고 있어 세종대왕의 업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전시관 마당의 넓은 잔디밭엔 해시계 등 세종대왕의 발명품이 전시돼 있다. 여주대교에 진입하자마자 우측에는 영월공원이 들어서 있다. 달을 맞는 누각인 영월루(迎月樓)에선 날이 좋으면 건너편 신륵사는 물론 양섬까지 보여 전망이 좋다. 비석거리와 여주 창리 삼층석탑, 하리 삼층석탑 등도 볼거리다.
강천면 이호리에 들어선 목아박물관은 불교 박물관이다. 무형문화재 제108호로 불교 목공예가인 목아 박찬수 선생의 수집품 6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야외 조각공원에는 미륵삼존대불과 삼층석탑, 자모관음상 등이 있다. 강찬면 굴암리의 여성생활사박물관은 천연염색가 이민정 씨가 천연염료를 소재로 전통의상을 제작하고 있다. 다도와 예절교육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여주읍 현암리의 현대도자미술관은 고월봉 작가가 설립했다. 도자기 8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오갑산 중턱에 자리 잡은 폰(PHONE) 박물관과 어우재미술관도 여주의 자랑이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 여주의 민물매운탕은 남한강의 수심 깊은 여강에서 자란 쏘가리, 메기 등으로 만들어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담백한 민물생선의 맛과 얼큰한 국물이 조화롭다. 여주군청 뒤로 ‘여주선’을 비롯한 매운탕 식당이 모여 있다. 여주 신륵사 인근에는 ‘남한강 풍경’이 민물매운탕 맛집으로 꼽힌다. 흥천면, 금사면, 강천면 일대의 남한강 주변에는 매운탕을 하는 횟집이 즐비하다. 쫀득쫀득하고 차진 밥맛도 여주의 자랑이다. 이곳 쌀밥의 맛집 지도는 영동고속도로 여주 인터체인지 부근과 여주군청 일대, 신륵사 관광지 등 크게 세 곳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예닮골’ ‘소문난태호네집’ ‘조선옥’ 등이 손꼽히는 맛집이다. 여주 천서리에 가면 막국수촌이 형성돼 있다. 이곳의 비빔막국수는 메밀을 주 원료로 매운 양념을 더해 미식가들이 즐겨찾는 명물이다. 막국수와 함께 즐기는 편육도 기름기를 빼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대표 맛집은 홍원막국수와 천서리막국수 등을 들 수 있다. 여주군청 문화관광과 (031)887-2866ㆍwww.yj21.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