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목사의 주간 칼럼 [Ptr. Josiah, Han Column]
“순종(順從)”
지난 목요일에 “순종”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다. 크리스천상조회가 후원해서 진행된 무료관람이었기에 약 40분간의 상조회 설명과 필요한 분들을 상조회원으로 가입시키는 절차(?)가 있긴 했지만 덕분에 좋은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순종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서 레바논 난민촌에서 사역하시는 평신도 선교사님과 내전으로 인하여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우간다에서 선교하시는 평신도 선교사님의 삶과 사역에 대한 내용이었다.
영화에서 내 마음에 크게 다가왔던 내용이 바로 선교사로 사는 것에 대한 내적갈등이었다. 그 내적갈등은 사역에 대한 어려움이나 사역 환경에 대한 어려움을 뛰어넘는 갈등이었다. 그것은 가장 인간적인 갈등, 자녀로서의 역할,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한 것에서 오는 갈등이었다.
시리아 난민 사역을 하시는 선교사님은 노부모를 두고 있었고, 또한 그의 동생이 장애인이었다. 그런 가족을 한국에 놓아두고 자신은 선교지에 와 있다. 자칫 너의 가족이나 먼저 돌보라는 조롱을 받기 딱 좋은 모습이다.
또한 우간다 선교사님은 교회사역과 선교사역으로 인하여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목사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었다. 아버지의 사역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이어 그 선교지에 와 있다. 자칫 너도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너의 자녀를 이런 환경과 상황 속에서 양육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조롱을 받기 딱 좋은 모습이다.
영화를 보면서 지난주에 썼던 칼럼의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그들은 왜 그곳에 갔을까? 그들은 왜 그 일을 해야만 할까? 왜 그들은 그렇게 살아야만 할까?”
그들의 삶을 그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저 그들은 소명 앞에 사명으로 반응한 것뿐이다. 그 거절할 수 없는 소명, 그 회피할 수 없는 소명에 그들은 그저 순종하여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소명(召命)만큼 강력한 힘이 또 없다. 사명(使命)만큼 무서운 것이 또 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강력하고 무서운 것은 소명과 사명에 대한 순종(順從)이다.
다시 선교에 대한 부르심이 내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