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오랜 습관, 오래된 버릇
2021년 8월 25일 수요일
음력 辛丑年 칠월 열여드렛날
12호 태풍 오마이스란 놈의 뒷끝 영향인지 아니면
별안간 찾아든 때아닌 불청객 가을 장마의 심술궂은
장난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루종일 비가 추적거렸다.
벌써 며칠째인지 모르겠다. 이런 날씨가 지속되니까
메스컴도, 인터넷에도 '가을 장마'란 말이 단골처럼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가을에 자주 비가 이어지는
현상으로 알면 되겠지만 장마는 여름에만 나타나는
기후현상으로 알고 있는 촌부는 도대체 왜 가을에
장마가 진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궁금한 게 많으면
먹고싶은 것도 많다는데... 무지랭이 촌부가 그런걸
알아야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하도 비가 너무 자주
추적추적 내리니 하고자 하는 일을 제대로 못해서
그러는 것이다. 검색을 해봤더니 별 것도 아닌데...
'8월 말 ~10월경에 중국쪽으로 올라간 장마전선이
시베리아 고기압과 부딪쳐 한반도를 지날 때 비를
동반하는 기상현상'을 '가을 장마'라고 한단다.
태풍과 가을 장마로 연일 내리는 비 덕분에 요즘 참
잘 논다. 잘 논다기 보다는 너무 허송세월로 지내는
것 같다. 남들은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떻게 지낼까?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TV도 보고 그렇게 지낼까?
읽어야 할 책도 많고,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CD도
많고, 보고싶은 영화나 프로그램도 많은데 이상하게
손에 잡히지도 않고, 귀에 들리지 않으며, 눈에 들어
오지를 않는다. 성격상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요즘
자꾸만 정靜적인 성격에서 동動적인 성격으로 변해
가는 것 같다.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다보니 비가 내려 바깥일도 못하는데 시도때도
없이 들락거린다. 이런 촌부를 본 아내는 "이런 날은
할 일도 없는데 그냥 낮잠이나 주무시지?"라고 한다.
솔직히 말해 오래전부터 낮잠은 촌부의 습관이기도
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난 오후에 거의 한 시간쯤
오수를 즐기곤 한다. 그러나 비가 잦은 요즘은 거의
하루종일 집안에 있으려니까 손발이 근질근질 좀이
쑤신다고 할까? 이런 촌부를 보고 아내가 하는 말이
또 있다. "병이다, 병이야! 영감탱이 일중독인 갑다."
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고쳐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게 잘
안된다. 환경이, 여건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 걸까?
쓰잘데기 없이 하루에 몇 번씩 밖에 나가 돌아보고
들어온다. 작은밭을 거쳐 큰밭을 돌아보고 그리고
카페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면서 정원 여기저기를
살핀다.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에 피는 꽃들은 거의
꽃대의 키가 크다. 야생화 관찰을 하면서 하는 것이
바로 사진을 찍는 버릇이다. 어린 아이들 그림일기
쓰는 것 처럼 매일 쓰는 촌부의 단상에 사진 첨부를
하여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보다는 사진기술,
사진실력도 없으면서 그저 야생화를 비롯한 꽃을
보면 사진을 찍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꽤나 오래된
버릇이다. 그런데 변변한 카메라도 없이 스마트폰을
들이대는 것이다. 예전에 필름으로 찍는 카메라는
그래도 쓸만한 것이 있었는데... 하긴 촌부가 사진을
잘 찍어봐야 거기서 거기지 뭐 성능이 좋은 카메라
타령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늘 오후에는 아내가 2차 백신접종을 하는 날이다.
지난 1차 때처럼 별 이상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혹시나 해서 무리하면 안될 것 같다며 어제와 오늘
매일 아침마다 5.3km쯤 걷기운동하는 것을 쉬었다.
1차 예약을 할 때 서로 시차를 두고 했다. 그랬더니
2차도 아내가 먼저, 촌부는 오는 31일 접종을 한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아들녀석은 이미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촌부가 마지막인 셈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
식구는 2차 접종까지 완료이다. 그나저나 하루빨리
힘들고 지루한 이 시절이 종식되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야생화가 아름다워요.
이제 완연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답니다.
새벽에 백사실에 갔더니 밤사이 비바람에 밤이
떨어져서 주워왔답니다. 이렇게 세월은 가고 있어요.
늘 건강하시고 아름답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워낙 야생화를 좋아하여 대부분 저절로 자라 꽃을 피운답니다.
백사실,
어릴적 세검정 부암동과 홍지동에 살던 때 친구집에 놀러가곤 했었지요. 아마 서울시내에 가장 가까운 숲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을 꽃들이
화려하게 자태를 뽐내는 정원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한 날 되시기를 소망 합니다.
봄날은 주로 나무에 피는 꽃과 자세히 살펴야 보이는 야생화가 피지만 지금 이 시기는 꽃대가 큰 꽃들이 피어 더 멋집니다.
부럽습니다
나의 로망인데......
그러세요?
부러우면 지는건데...ㅎㅎ
그 로망 꼭 이루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