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님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시베리아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베리아 알타이 지역-노보시비르스크-예카테린부르그-토볼스크-옴스크-톰스크-크라스노야르스크-예니세이스크를 거쳐서 지금 몽골 국경 근처인 투바 지역의 키질이라는 도시로 가려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키질 다음에는 시베리아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가 될 바이칼 호수에 가서 한 일주일 푹 쉴 생각입니다.
지금 튜바 공화국 (Tuva Republid) 수도인 Kyzyl이란 도시에 와 있습니다. 몽골 국경에 접해있는 곳입니다. 한번 지도에서 찾아보세요. 이곳은 인구의 90%가 몽골 계인 것 같습니다. 러시아를 떠나서 다시 몽골에 와있는 기분입니다. 차갑고 불친절한 러시아 사람들을 상대하다가 정겹게 느껴지는 몽골 사람들을 다시 보니 마음이 푸근해 집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사진을 이곳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시베리아 여행은 좀 고전입니다. 영어를 하는 사람이 너무나 없어서 말이 안 통해서 힘듭니다. 몽골 같은 나라는 외국 여행객을 상대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아서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데 러시아는 모스크바나 세인트 피터스버그는 몰라서 시베리아에는 여행사 사람들조차도 영어를 못한답니다. 말이 잘 안 통하는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친절하면 서로 배려를 하면서 통 할 수 있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너무나 퉁명스럽습니다. 전혀 배려를 하려는 노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힘듭니다.
그러면서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몽골 여행할 때는 외국 여행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시베리아에서는 아직 한 명도 못 만났습니다. 시베리아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바이칼 호수에 가서 잠깐 쉬었다가 몽골을 거쳐서 베이징으로 간답니다. 바이칼 호수에 가면 아마 만날 겁니다. 그래서 좀 말을 별로 안하고 “바라다보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 경치 바라다보고, 길거리 풍경 바라도 보고, 사람 사는 것 바라다보고 하면서 사진 찍는 재미로 여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 사람들도 말이 안 통해서 고생이 많을 것입니다. 작년 여행 때 만났던 스위스 여행자에 의하면 한국에서 말이 안 통해서 힘들었답니다. 2주 여행하는 동안에 영어를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을 딱 3명 만났답니다. 혹시 길거리에서 길 잃는 것 같이 보이는 외국 여행자를 만나면 저를 생각하며 도와주세요. 말로 잘 안 되면 글로 써서 해보세요. 여행을 끝난 다음에 오래 동안 생각에 남는 나라는 볼거리가 좋은 나라보다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 나라입니다.
피천득 님의 “수필”을 아직도 읽고 있습니다.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In Siberia"라는 시베리아 기행문도 흥미 있게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러시아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 나라인지 이해할 수 있는데 그냥 보고만 다니면 잘 모릅니다. 러시아 말을 하고 러시아를 깊숙이 이해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하면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러시아는 한국의 1950대처럼 사람들이 장래에 대한 별 희망을 못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러시아를 떠나서 외국 이민 (주로 미국) 가는 것을 원한답니다. 일부 사람들만이 부자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힘들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광용 동문이 추천해서 가져온 조훈현 기력 테스트 7급 책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습니다. 아주 좋은 바둑 책입니다. 곧 6급 책을 구해서 도전할 생각입니다. 전준영 동문, 다음 분수회 모임에서 이광용 동문을 만나면 전해주세요.
오늘은 시베리아 중부지역 도시 옴스크, 톰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 사진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지난번 사진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영어를 조금 하는 러시아 젊은이에게 러시아에는 “sk"로 끝나는 도시 이름이 많은데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모른다고 합니다. 틀림없이 무슨 뜻이 있을 텐데 모른다는군요.
러시아에는 (적어도 시베리아에는) 인터넷 카페가 별로 없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휴대폰은 많이 쓰는데 인터넷은 별로 안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카페에는 한글이 전혀 안 됩니다. 쓰는 것은 물론 읽을 수도 없습니다. 소위 2-바이트 연어인 한중일 언어는 설치를 안 해 놓았습니다. 지금 가까스로 제 컴퓨터를 인터넷 카페에 가져와서 연결해서 한글을 읽고 쓰고 있습니다. 그것도 인터넷 카페 주인이 협조를 안 해주면 불가능 합니다.
그럼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며 더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여행지도입니다.

옴스크 기차역, 러시아의 기차역 건물은 모두 거창하고 아름답습니다.

옴스크에서 웃기는 동상을 친구 삼아서.

소녀와 비둘기. 러시아만큼 금발의 미녀가 많은 나라는 처음입니다.

톰스크는 시베리아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대학 도시입니다.

톰스크에는 잘 보존된 시베리아 전통 가옥이 많습니다.

Russian-German House라는 집입니다.

Peacock House라는 집입니다.

Dragon House라는 집입니다, 지붕 위에 막 날아가려 하는 듯한 용이 보이세요?

유리 창문 조각이 요란합니다.

유리 창문과 함께 추녀 조각도 요란합니다.

톰스크 전경입니다. 시베리아는 구름 경치가 특별한 것 같습니다.

톰스크의 한 교회입니다. 역시 구름이 멋있습니다.

서울대공원 비슷한 곳에서 사람 구경을 하다가 저녁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예니세이 강에서 보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시가지입니다.

몽골에서 시작해서 북극해로 들어가는 예니세이 강입니다.

옛날 건물이 잘 복원된 크라스노야르스크 거리 풍경입니다.

소도시 예니세이스크 거리 풍경입니다, 1619년에 세워진 도시라는데 미국의 대부분 도시들보다 더 오래된 도시입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1847년에 비교해 보세요.

유리창 장식을 아름답게 해 놓았습니다.

예니세이스크 시내에 있는 2차대전 전사자 기념공원, 약 5천 명의 전사자 이름이 있는데 인구 2만의 도시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니 믿을 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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