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플라이의 누구누구 시리즈.
이미 짐작하시겠죠?
선수 이름 붙은 블레이드들은 여러 브랜드에서 많은 제품이 출시되었습니다.
그 중 한 이름으로 여러 종류의 모델들을 선보이는 건 버터플라이의 특기라고도 볼 수 있죠.
주변에서 제일 많이 보이는 누구누구 시리즈는 단연코 티모볼과 장지커 시리즈일 겁니다.
바로 위에 쓴 것처럼 한 이름으로 여러 모델을 만드는 게 버터플라이의 특기인데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하나의 목판으로 여러 모델을 만들어 헷갈리게 하는 특기도 빼놓을 수 없죠.^^
참 대단한 상술입니다.ㅎㅎ
티모볼과 장지커시리즈의 기본이 되는 것은 코토표층의 아우터ALC입니다.
그 원조는 <비스카리아>죠.
비스카리아는 1990년에 최초 발매되어 그동안 순수카본이 주를 이루던 특수소재 블레이드군의 판도를 뒤흔든 명작 중의 명작입니다.
히노끼표층 합판인 파워드라이브를 사용하던 어린 티모볼선수가 이 비스카리아를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유럽탁구의 새로운 루키로 급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도 그의 용품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당시 티모볼선수는 어리고 손도 크지 않아서 비스카리아에 레구(르구) 블레이드의 ST그립을 이식하여 사용했습니다.
*프랑스 국대였던 크리스토퍼 레구(르구)선수는 지금 핫한 르브렁 형제의 삼촌입니다.
초기 비스카리아의 ST그립은 대단히 굵고 둥근 단면의 와이드 스타일이었기에 어린 티모볼의 손에는 버거웠나 봅니다.
레구의 ST그립은 가늘고 각진 그립이었는데 그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티모볼 시리즈의 ST그립으로 채용되고있습니다.
비스카리아는 한때 단종되었다가 장지커선수의 세계재패 이후 다시 부활하여 현재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선수와 동호인들은 FL그립을 선택하고 있으며 ST그립은 과거의 굵은 와이드 스타일을 버리고 버터플라이의 기본 그립으로 바뀌었죠.
비스카리아의 FL그립 스타일은 자연스럽게도 비스카리아를 주력으로 사용하던 장지커와 판젠동선수 이름을 딴 블레이드 시리즈의 그립으로도 채택되었습니다.
티모볼 시리즈의 FL그립은 폭이 더 좁고 단면 높이가 높고 살짝 각이 있는 버터플라이의 기본 FL그립입니다.
다시 돌아가, 비스카리아에 레구의 각진 그립을 이식하여 티모볼선수가 사용하던 그 버전이 티모볼 시리즈의 첫 모델로 정식 출시되면서 <티모볼스피리트>라고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후 디자인 변경과 함께 <티모볼ALC>가 되었지요.
티모볼 시리즈에는 이 티모볼ALC를 기본으로 상하위 여러 모델들이 존재하는데
ALC 대신 ZLC를 아우터로 넣은 티모볼ZLC가 가장 인기 높은 투탑을 형성하고 있고
강력한 직조카본인 탐카5000을 넣은 티모볼T5000, 카본 없이 자일론파이버만 들어간 티모볼ZLF, 7겹과 5겹의 순수합판 형제, 목재파이버를 넣은 티모볼CAF.. 뭐 이리 많습니다.^^
비스카리아가 그대로 이름만 바꾼 것은 장지커시리즈의 기본인 <장지커>였습니다.
장지커, 장지커블루드래곤, 장지커ALC.. 다 같은 애들이고
티모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장지커 시리즈에도 다양한 모델들이 파생되어 나왔으며 현재는 판젠동 시리즈에서 똑같이 전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티모볼 시리즈엔 없지만 장지커와 판젠동 시리즈에는 겁나 비싼, 사실 괜히 비싼! 수퍼ZLC 모델과 CNF 모델도 있구요.
비스카리아를 부활시킨 레젠드 장지커선수가 은퇴하고 역시 비스카리아를 쓰던 판젠동선수의 시대가 왔으니 이름만 바꿔서 값 올려서 또 많이 팔아야겠죠.^^
버터플라이.. 참 장사 잘 합니다.^^
블레이드도 러버도 그렇게 비싸게 파는데 성능도 뛰어나긴 하지만 역시 스폰 선수들 인기에 편승해 전세계에 다 팔리고 있으니까요.
(블레이드나 러버의 생산 원가를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다들 기절하실 듯..ㅎㅎ
그 많은 선수들 스폰과 마케팅 비용을 전세계 동호인들이 기꺼이 감당해주고 있는 겁니다. 뭐 이게 어차피 당연한 스포츠용품 시장 구조지만요.)
티모볼과 장지커 시리즈 외에도 선수들 이름 붙은 모델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만, 그들을 다 열거하자는 건 전혀 아니구요..
장황한 설명 뒤에 드디어 나오는 오늘 이 글의 요지는
'시리즈로 출시된 블레이드를 얘기할 때 선수 이름만 부르지 말자'
입니다.ㅎㅎ
"라켓 뭐 쓰세요?" 물으면 정말 많은 분들이 "장지커요", "티모볼이요" 대답합니다.
하아..
ALC인가요, ZLC인가요 재차 물을 때 바로 제대로 답하는 분들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립 색깔도 때타서 구분이 안되고 글자도 지워지고.. 그런 분들 용품은 최초 구입 가격을 통해 유추해 볼 수는 있습니다.
10만원대였으면 ALC, 20만원대면 ZLC, 30 넘었었다면 수퍼ZLC.^^
그렇지만 또 '중고로 사서요..'에는 답이 없긴 합니다.ㅋㅋ
버터플라이의 누구누구 시리즈에는 그 선수 이름 뒤에 특수소재의 종류에 따라 모델명이 이어붙여졌고 선수이름과 특수소재 종류까지 제대로 불러야 어떤 블레이드인지 확실해지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티모볼이요, 장지커요 말고 티모볼ALC입니다, 장지커 수퍼ZLC입니다..라고 불러주시는 게 어떨까요.
공룡
첫댓글 잘읽고 배웁니다!~ 저는 티마운트사의 티코어f700 하이퍼카본을 씁니다^^
감사합니다.^^
요즘은 국내 브랜드들의 제품도 많이들 쓰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저는 제목과 썸네일만 보고 '비스카나리아' 정도가 등장하려나 했는데 혼자 너무 갔네요~ ^^;;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하하하
혹시 비를 Vㅣ로 쓰자고 했다면 그게 좀 더 공룡다운 거였겠네요.ㅋ
아니면 ㅂ순경음을 부활시키자고 주장하든가요.ㅎㅎ
잘 읽었습니다.
근데 비스카리아는 무슨 뜻일까요?@
비스카리아는 조그만 꽃 이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연보라색 깔끔한 꽃일 걸요.
@공룡 와 의외네요 꽃이름이라니 !
뭔가 전문가만 알만한것까지 아시네요
정말 라켓이나 러버가 이렇게 까지 비싼 이유를 모르겠네요
덩달아 중국 제품들도 가격이 ...
십여년 전만해도 중국제 허리케인 3 가 3,000원씩 중국에서 판다고 들었는데 여기선 8,000원에 팔고 있었구요.
난 주세혁 7만 몇천원 할 때 여러개 라켓 사고는 아직 쓰는데 평생 쓸듯요 ㅎ
본문에도 썼듯이 선수들 스폰 주려면 그만큼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죠.
선수 스폰은 무상으로 계속 나가기에 그 돈을 결국 일반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스폰 선수가 제일 많은 버터플라이 제품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제품도 사용하는 선수가 많아질수록 비싸집니다.
"마 니이름 머꼬?"
- 모래요
"썽은?"
- 쟤요
"이노무시키 한번에 대답안할래"
- 쟤모래요
(이름만 물어노코 ㅈㄹ이네)
"세모래 근마랑 비슷하네"
- 가가 접니다
"그래? 아라따 시라"
...
PS. 닉네임 변경시 헷갈리지 않게 똑바로 밝힙시다.^^
닉네임을 변경하지 맙시다.ㅋㅋ
헷갈립니다. 재모래님?
세모래가 익숙해요.^^
@공룡 계정통합되면서 뭐가 꼬였는지 예전 닉넴으로 접속이 안되네요. ㅜㅠ
@쟤모래 아.. 그런 일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