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향토음식 가지고 문제 일으키면 가중처벌 해야...
△ 추어탕이 끓고 있다. 인천시 가좌동에 소재한 '금강산추어탕' 에서는, 정직하게 끓여내는데다 맛까지 있어 지역민에게 인기가 높다
미꾸라지 한 마리는 연못을 흑탕물로 만든다. 4월 2일 방송된 불만제로에서는 ‘추어탕의 비밀’ 을 방송해서 시청자들 식욕을 뚝 떨어뜨렸다. 비 위생적이고 부도덕한 일부 업체가 미꾸라지가 되어서, 신뢰라는 연못을 흐리게 하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서 고발하는 핵심은 두 가지였다. 불량식재와 부도덕한 양심. 불량식재라 하면 미꾸라지 외 재료이다. 추어탕에는 미꾸라지가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냉동망둑 이라는 듣보잡 생선이나 고등어, 참치 같은 게 들어가고 있었다. 추어탕에 추어가 없다? 그따위 쓰레기를 음식이라고 만들어 파는 인간들은 추어탕이 붕어빵이라도 되는 줄 알았나 보다.
두번째 핵심은 부도덕한 양심이다. 불량식재를 사용하는 것도 부도덕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부도덕함은 원산시를 속여 파는 행위이다.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게 가장 일반화 된 수법이었다. 프로그램에서도 분명히 밝혔다. 중국산 미꾸라지는 당국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여 들어오기 때문에 그 자체가 안전하지 않은 식재는 아니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국산이라고 속여 파는 심리는 대체 뭐란 말인가. 중국산 미꾸라지가 맛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업주의 비양심이 맛을 떨어뜨리지 싶다.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전국의 수많은 추어탕집들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국민들 냄비근성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니 말이다. 맛객은 불만제로에서 다룬 문제의 추어탕 핵심은 추어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량하게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업체가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선의의 업소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손해이다. 때문에 이 문제는 본질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
맛객은 이번 추어탕 사태의 본질은 우리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에 있다고 본다. 현재 맛객이 꼽는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문제는 식재에 있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은 식재의 질보다는 가격과 양을 더 중시여기는 편이다. 수많은 분점에 식재를 대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양을 필요로 하고, 그것들을 최대한 낮은 단가에 들여와야 한다. 필연적으로 식재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얘기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추어탕 업체도 전국에 100여개가 넘는 점포를 내고 있었다. 그 많은 점포에 대는 추어탕 원료의 값을 한 그릇에 100원씩만 낮춰도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데 달, 년으로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이문을 남길 수 있다. 값싼 냉동망둑이라는 요상한 물고기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힘들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거대 프랜차이즈업체가 깬 신뢰, 단일점포들이 회복시킬 수 있을까?
△ 거대 자본을 앞세운 프랜차이즈 업체가 깬 신뢰로 인해 일반업소까지 피해를 보고있다. 불만제로에서 다룬 추어탕의 문제는 모든 추어탕가게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부정한 점포와 대형프랜차이즈 업체의 문제이다. 사진은 인천 가좌동의 한 추어탕집. 믿고 먹을 수 있는 업소이다
맛객은 감자탕을 먹을 때, 프랜차이즈업체와 대형업체를 외면한다. 대부분 수입 싸구려등뼈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되도록 작은 업소에서 또, 대도시보다는 지방 중소도시에서 먹고자 한다. 외식업체 문제는 끊임없이 터지고 있지만 아직 단일점포에 대한 신뢰는 거두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다.
불만제로에서 추어탕을 다룬 후, 인천의 한 추어탕 업소를 찾았다. 맛객이 몇번 이용한 업소였다. 입지조건이나 주변 상권을 고려하면 매출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나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 가게이다. 그동안 손님에게 신뢰를 쌓은 덕분인지 방송이 나간 후에도 손님의 변화는 크지 않다고 한다. 실제 지켜본 바에 의하면 점심시간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사장님도 불만제로를 시청하였다고 한다. 덕분에 수월하게 질문을 할 수 있었다.
- 추어탕을 파는 업소로서 시청소감은?
-여긴 해당사항 없나?
-미꾸라지와 추어탕 끓이는 과정 보여줄 수 있나?
업소 뒤로 돌아가 보니 주방 옆에 추어탕 끓이는 공간이 있었다. 수족관에는 미꾸라지가 가득했고, 당일 올라왔는지 큰 비닐자루에도 미꾸라지가 담겨져 있었다. 약 한 시간여에 걸쳐서 끓이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미꾸라지에 소금을 뿌려 해감을 시킨 후, 물로 씻고있다.
미리 끓여놓은 육수에 미꾸라지를 넣고 끓인다.
미꾸라지가 익으면 건져서 간다.
미꾸라지 간 것을 끓이다가 시래기를 넣는다.
어느정도 끓으면 고추기름을 넣는다. 업소에 따라 고춧물이나 추어탕용 고추장을 넣기도 한다.
붉어진 추어탕이 끓으면 최종적으로 간을 한다.
추어탕이 완성되었다
미꾸라지와 시래기, 그리고 고추기름과 몇 가지 양념에 의해 만들어지는 추어탕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하였다. 추어탕은 선인들이 물려준 훌륭한 음식유산이다. 이렇게 훌륭한 요리를 멀리하게 만들었던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는 깨끗하게 정리하고 이 바닥을떠나길 바란다. 당국도 우리의 전통음식이나 향토음식가지고 문제 일으키는 인간들은 가중 처벌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바란다.
한번 깨진 신뢰는 쉽게 회복하기 힘들다.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가 깬 신뢰, 단일점포들이 다시 회복시켜주길 바란다. 미꾸라지매운탕에 한잔 하면서 생각이 참 많아졌다.
다열금강산추어탕 032)573-9009 위치: 인천광역시 가좌동 진주아파트 5동 후문 |
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
첫댓글 찐한 추어탕 한그릇 땡기고 음식갖고 제발 장난 치지 마셔요 믿고 먹을수 있는 시대가 언제 였던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