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돌병풍
글 대순진리회 교무부
도장 참배 시 대부분 그 앞에서 교화를 듣는 장소가 있다. 청계탑과 그 뒤에 자리한 돌병풍이 그것이다. 병풍은 본시 바람을 막거나 가리개로 쓰였던 것인데 나중에는 그 용도만이 아니라 병풍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 예술적인 작품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궁궐의 용상 뒤에 일월도가 그려진 병풍을 펼쳐놓듯이 무언가 소중한 존재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으로도 사용된다. 도장에서는 청계탑의 배경으로 돌병풍이 서 있고, 그곳에는 청계탑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상제님께서 인세에 강세하셔서 천하의 병을 진단하시고 그에 대한 처방을 내리신 병세문과 교훈을 담은 시가 새겨져 있다. “원한은 강물에 새기고 은혜는 바위에 새기라.”는 옛말이 있다. 원한은 강물에 새긴 글이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잊으라는 것이고 은혜는 바위가 누천년이 흘러도 그 자리에 의연히 있듯이 오래도록 잊지 말라는 뜻이다. 돌에 새겨진 글은 단순히 머리로 듣고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잊을 것이 아니라 각골명심(刻骨銘心) 하여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글이다. 돌병풍에 새겨진 상제님의 가르침은 우리 도인들 각자의 뼈에 새겨 자나깨나 잊지 않고 수도의 완성과 대순진리회의 목적을 이룩하기 위하여 성ㆍ경ㆍ신을 다하여 실천하여야 한다. 돌병풍 앞에 서서 볼 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면서 그림과 글씨가 새겨져 있다. 맨 우측에 소나무 그림 밑에 두루미 두 마리가 조각되어 있고 그 옆에는 칼을 칼집에서 빼는 신장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소나무는 예부터 선비들이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하나로 그 절개를 높이 샀고, 사철 푸르른 모습은 불로장생의 상징이었으며 절벽 위에 고고하게 자라는 소나무의 자태는 가히 초목 중에 군자라 할만하다. 소나무의 어원을 보면 솔 +나무로 ‘ㄹ’ 탈락으로 소나무가 되었고 ‘솔’은 ‘수리’의 변형으로 ‘수리’는 우두머리라는 뜻이다.01 두루미는 학이라고도 하며 민간에서는 평화와 장수의 상징으로 그림이나 자수에 많이 넣었다. 또한, 두루미는 평생 일부일처제로 살아 행복과 행운의 상징이 되기도 하였다. 두루미는 한 발로 서서 잠을 자는데, 이것은 수도인들에게 잠을 자도 중심을 잃지 않는 일심(一心)의 경지를 자각케 한다. 두루미의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를 호의현상(縞衣玄裳: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이라 하여 고고함과 신선함을 상징하였고, 천 년이 지나면 푸른색의 청학이 되고, 다시 천 년이 지나면 검은색의 현학이 되는 불사조로 믿었다. 그래서 청학이 사는 곳을 청학동이라고 신성시 하였다. 그 옆에는 상제님께서 동곡 약방 기둥에 친필로 쓰신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세로로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02
新天地家家長歲日月日月萬事知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福祿誠敬信壽命誠敬信至氣今至 願爲大降 明德觀音八陰八陽至氣今至願爲大降
신천지에는 집집마다 불로장생을 누리고 해와 달과 같이 지혜가 밝아져 만사를 알게 된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복록도 성경신이요 수명도 성경신에 달려있다. 지극한 기운이 지금 크게 내리기를 원하옵나이다. 명덕과 관음, 팔음팔양의 지극한 기운이 지금 크게 내리기를 원하옵나이다. 삼계해마 대제신위 원진천존 관성제군
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 爲天下者不顧家事 桀惡其時也湯善其時也天道敎桀於惡 天道敎湯於善桀之亡湯之興在伊尹
마음을 바로 하고 몸을 닦고 가정화목을 이루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 천하를 위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을 내 가족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03 걸왕이 그 당시에 악하였고 탕왕은 그 당시에 선하였다. 하늘의 도가 걸에게는 악을 가르쳤고 하늘의 도가 탕에게는 선을 가르쳤는데 걸은 망하고 탕이 흥한 것은 이윤에게 있었다.
所願人道願君不君願父不父願師不師 有君無臣其君何立有父無子其父何立 有師無學其師何立大大細細天地鬼神 垂察
인간의 도리가 행하여지기를 원하는 바 임금이기를 원하나 임금이 되지 못하고 아비이기를 원하나 아비가 되지 못하고 스승이기를 원하나 스승이 되지 못한다. 임금만 있고 신하가 없다면 그 임금이 어찌 설 수 있고 아비가 있으되 자식이 없다면 그 아비는 어찌 설 수 있으며, 스승이 있으되 학생이 없다면 그 스승은 어찌 설 수 있겠는가. 크고 작은 모든 일은 천지의 귀와 신이 드리워져 관찰하고 있다.
天用雨露之薄則必有萬方之怨 地用水土之薄則必有萬物之怨 人用德化之薄則必有萬事之怨 天用地用人用統在於心
하늘이 비와 이슬을 박하게 쓰면 필히 만방에 원이 맺히고 땅이 물과 흙을 박하게 쓰면 필히 만물에 원이 맺히고 인간이 덕화를 박하게 쓰면 필히 만사에 원이 맺히나니 하늘과 땅과 인간의 쓰임이 모두 마음에 달려있다.
處世柔爲貴 剛强是禍基 發言常欲訥 臨事當如癡 急地尙思緩 安時不忘危 一生從此計 眞皆好男兒
처세에는 부드러움을 귀하게 여겨야 하나니, 강하고 억센 것은 화의 기초다. 말을 할 때는 항상 어눌하기를 바라고, 일에 임해서는 마땅히 어리석은 듯이 하라. 급한 곳에는 오히려 완만함을 생각하고, 편안할 때는 위태로움을 잊지 말라. 일생 이러한 계책을 따른다면, 진실로 호남아라 하리라.
오른쪽의 돌병풍에는 위의 글을 끝으로 무궁화 그림이 조각되어 있고 한 가운데에는 청계탑(靑鷄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이 가로글씨로 새겨져 있다.
청계탑(靑鷄塔) : 탑은 높이 四十五척, 둘레 三十一척의 十층탑으로 좌대 一층 심우도는 득도와 성도를 뜻하고 二층 현무도는 四방위와 四계절을 뜻함이며 三층 십이지신도는 十二방위와 十二월을 뜻함이다. 탑의 一, 二, 三층의 八각은 三八은 二十四의 二十四절후를 뜻하고 四, 五, 六, 七, 八, 九, 十층의 四각은 四七은 二十八의 二十八수를 뜻함이며 운형九층은 九천을 뜻함이다. 청계탑은 대순 一백 十六년 병인 十월에 대순진리회 수도장을 건립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대순 一백 十八년 무진 四월에 조성된 탑의 명칭이다.
왼쪽 돌병풍에 다시 무궁화 그림이 조각되어 있는데,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이다. 무궁화를 노래한 동요가사에는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라는 구절이 있다. 무궁화는 100일 동안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피었다 지고 다시 피는 것을 반복하여 ‘영원히 지지 않고 피는 꽃’이라는 뜻의 이름을 얻었다. 이런 모습이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의 민족성을 닮았다. 5잎의 꽃잎은 우리 민족 전래의 오행, 오복, 오곡, 오상(五常)을 상징하고 꽃잎 전체가 말리면서 지는 모습은 화합과 단결의 상징으로 여겼다. 무궁화 그림의 조각에 이어 다음의 글이 이어진다.
病有大勢 病有小勢 大病無葯小病或有葯然而 大病之葯安心安身 小病之葯四物湯八十貼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至氣今至願爲大降 大病出於無道 小病出於無道 得其有道則大病勿葯自效小病勿葯 04 自效 至氣今至四月來
병에는 큰 증세가 있고 작은 증세가 있다. 대병은 약이 없고 소병은 혹 약이 있으나 대병의 약은 안심 안신이고 소병의 약은 사물탕 80첩이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지기 금지 원위대강 대병은 무도한 데서 일어나는 것이고 소병도 무도한 데서 일어나는 것이니 그 도를 얻은 즉 대병도 약이 없이 낫고 소병도 약이 없이 낫는다. 지극한 기운이 4월에 이른다.
醫統 忘其父者無道 忘其君者無道 忘其師者無道 世無忠世無孝世無烈是故天下皆病 有天下之病者用天下之葯厥病乃愈
의통 어버이의 은혜를 잊으니 그것이 무도함이요, 임금의 은혜를 잊으니 그것이 무도함이요, 스승의 은혜를 잊으니 그것이 무도함이다. 세상에 충이 없고, 세상에 효가 없고, 세상에 열이 없으니 천하가 다 병이 들었다. 천하의 병은 천하의 약을 써야 치유된다. 聖父 聖子 元亨利貞奉天地道術葯局在全州銅谷生死判斷 聖身
성부 성자 원형이정 봉천지 도술약국 재전주 동곡 생사판단 성신
大仁大義無病 三界伏魔大帝神位遠鎭天尊關聖帝君 知天下之勢者有天下之生氣 暗天下之勢者有天下之死氣 東有大聖人曰東學 西有大聖人曰西學都是敎民化民 孔子魯之大司寇 孟子善說齊梁之君
크게 어질고 크게 의로우면 병이 없다. 삼계복마 대제신위 원진천존 관성제군 천하의 대세를 아는 자는 천하의 사는 기운이 있고 천하의 대세에 어두운 자는 천하의 죽는 기운이 따른다. 동쪽에 대성인이 있어 가로되 동학이요 서쪽에 대성인이 있어 가로되 서학이라 하는데 모두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다. 공자는 노나라의 대사구였고 맹자는 제나라와 양나라의 임금에게 선을 설하였다.
天地從容之事自我由之天地紛亂之事 自我由之 한가로이 하는 담화로 가히 풍진을 일으킬 수 있고 한가로이 하는 담화로 능히 풍진을 없앨 수도 있다. 천지가 조용한 것도 나로부터 말미암는 것이고 천지가 분란한 것도 나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다.
萬國活計南朝鮮 淸風明月金山寺 文明開花三千國 道術運通九萬里
세계만국을 살릴 수 있는 계책이 남조선에 있으며, 그 이치는 청풍이 불고 밝은 달이 비치는 금산사에 있다. 장차 문명이 삼천국에 꽃피어나고, 도술의 운은 구만리에 통하리라.
이 글을 끝으로 칼을 칼집에서 빼는 모습의 신장이 조각되어 있고 그 옆에 소나무와 두루미가 양각되어 있다. 전체 돌병풍의 밑단은 연꽃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위와 같이 돌병풍에는 천지인 삼계를 운용하는 중심은 결국 인간의 마음에 있다는 것과 인간세상에서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부드럽게 처세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과 함께 상제님께서 인세에 강세하셔서 인간 세상의 병세를 진단하시고 병명은 무도병(無道病)이고 처방 약은 안심ㆍ안신이며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도리에 맞게 보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씀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 세상의 병세를 건지는 계책이 남조선에 있다는 말씀과 대도의 이치가 금산사에 깃들어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이 장차 도술의 운이 통하는 도화낙원으로 화하리라는 예견의 말씀이 담겨있다. 우리는 돌병풍에 새겨진 상제님의 말씀을 뼈에 새기고 마음에 깊이 간직하여 잠시도 잊지 말고 개인의 수도 완성과 지상천국 건설이라는 우리 도의 목적을 이룩하는 데 성ㆍ경ㆍ신을 다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__주__
01 금전영우, 『우리 소나무』, 현암사, 2004.
02 주문은 가급적 해석을 삼가고 다른 글귀도 직역 수준에서 간단히 해석하였다.
03 “‘위천하자 불고가사’라는 것은 세상 사람들을 다 내 가족과 같이 사랑하라는 뜻이다.”라고 하신 도전님의 평소 말씀을 참고하여 의역한 것이다. (『대순회보』 118호 「청계탑」 ‘위천하자 불고가사’ 참조)
04 행록 5장 38절에는 藥으로 나오는데 꽃밥 약(葯)에는 약의 의미도 있다. 중문대사전에는 葯이 藥의 속자로도 쓰인다고 한다. 중문대사전편찬위원회, 『중문대사전』, 중국문화대학출판부, 중화민국 82년, p.12420 참조.
출처: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