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에 있는 보이차 전문점 차우림에 가기로 합니다.
최근에 난소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중인 친척이 있어서
보이차를 소개해 주려고..
차우림은 검은 통나무로 지은 찻집으로 현관계단을 올라서면
오른쪽에는 500여종류의 보이차를 보관하고 있는 차박물관
왼쪽에는 차도 마시고 강의도 하고 음악회도 하는 2층이 있는 공간입니다.
음악교사였던 안주인이 원인모를 병에 시달리며 오랫동안 병원을 다니다가, 끊고
먹거리와 운동, 보이차로 병을 내보내고 건강을 되찾은후
전재산을 털어 부부의 즐거운 놀이터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오전9시20분에 집을 나섭니다.
약속한 장소에 10시에 도착해서 환자와 시어머니, 시동생과 함께 양주로 출발합니다.
양주역 11시30분, 자연치유하는 선생님을 만나
함께 차우림으로 갑니다.
들어서니 안주인이 환호하며 반갑게 맞아줍니다.
작년 크리스마스날 모여서 차마시고 얘기하고 노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 이후,
매달 그리움을 담은 문자로 청하는데도 시간을 못 내다가
급한일이 생기니 이렇게 달려가게 되었네요.
먼저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기로 합니다.
조미료를 치지 않고, 도토리칼국수, 시래기만두, 김치만두, 고기만두를 잘 하는 집.
다른곳에 계시던 주인장도 연락받고 오셔서 함께 드시고.
다시 차우림으로 가서 차를 마시기 시작합니다.
햇차부터
2002년 만전차
7년동안 걸렀다가 딴 차
육대산차의 좋은 찻잎 병배한 것
오래될수록 탕색이 점점 짙어집니다.
모두 맑고 여러번 우려내는데도 탕색이 처음 그대로 변함이 없습니다.
주인장이 차를 주시면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내십니다.
암이란 무엇인지?
왔다갔다, 생겼다없어졌다, 암의 정체는?
암의 실제 사례 3가지
몸과 병은 어떤 관계인지?
삶과 죽음은 다른것인지? 같은것인지?
지난주에 돌아가신 주인장의 어버님 얘기도 들려주십니다.
아버님 연세 75세에 암이 생겨 수술 받지 않고 푸성귀 길러 드시고
보이차를 전문가 이상으로 잘 우려 드시며 10년을 사시다가 지난주에 돌아가셨다고.
당신 수발드는 분들께 고맙다는 안사까지 다 하시고
더 이상 자식들 번거롭게 하지 않고 그만 가시겠다고 말씀하신지 3일만에 맑은 정신으로...
모두 마음을 내려놓고 차맛을 느끼며 이야기를 듣습니다.
오래되고 잘 익고 귀한차를 아낌없이 우려 주십니다.
함께 간 시동생은 직장스트레스와 요즘 젊은 부부들의 고민을 얘기 하고
커피숍과 다른 분위기,
편안하면서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어 힐링이 된다고 좋아 합니다.
안주인은 본인의 병에 대한 경험을 차분히 얘기해 주시고
구체적으로 실천할 내용들을 세세히 알려주시고 메모도 해 주십니다.
‘암’이란 몸이 차고 기가 막혀 통하지 않는 ‘냉병’입니다.
마음을 풀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법도 알려주십니다.
차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4~5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이제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음악을 듣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
넓은 공간, 편안한 소파에 기대어.
환자의 마음과 가족들의 생각을 서로 이야기 합니다. 또 2시간여 동안.
여성암은 남편과의 관계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남편이 함께오지않아 아쉽습니다.
불통이 몸의 병을 만든것인데..
이제 일어서려는데 매월 여는 음악회때 출연하는 가수부부가 오십니다.
음악회는 아니지만 청을 하니 선뜻 들어주십니다.
차우림 안주인의 부드러운 노래,
통기타 치는 남편의 신청곡 5곡,
국악전공한 부인의 민요와 판소리
마지막에 다함께 부른 ‘진도아리랑’
노래를 듣고 추임새를 넣고 함께 부르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답답하던 마음이 좀 풀린 듯도 하구요.
하루 종일 차를 우려주신 주인장과 가수부부도 대접할 겸 다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갑니다.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신 주인부부께 고마움을 전하고 헤어집니다.
우리 모두는 나와 너가 다르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인드라망’
우리 이웃이 편치 않으면 나도 편치 않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의 문제는 곧 나의 문제이기도 하구요.
모두가 환자의 건강을 위해 마음을 모아준 하루였습니다.
오는길이 막혀 밤11시가 되어 집에 도착하니 피곤이 확 몰려옵니다.
긴~하루
귀한차
많은 얘기,
고마운 분들..
여운이 많이 남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