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의 의미
(고후 8:1-15)
우리가 어릴 적에는 ‘헌금’이라는 말보다 ‘연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연보라는 말은 헬라어로 ‘율로기아’로 쓰였는데 그것은 ‘축복’이란 말이다. 그래서 8장에서 연보를 말할 때 ‘은혜’라는 말이 가장 많이 쓰였다(1, 4, 6, 7, 9).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 베푸는 일에 참여된 사람들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 베푸시는 일에 참여하는 것은 재정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 드린 사람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균등하게 된다.
13, 14절에 나오는 ‘균등’이라는 말은 ‘이소테스’라는 말은 ‘equality’란 말로 ‘평균케 한다’는 의미가 있다. 당시 유럽은 경제적으로 예루살렘보다 훨씬 넉넉했다. 특히 고린도 지역은 마케도냐 지역보다 더 잘 살았고, 예루살렘 교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넉넉했다. 그래서 순회 전도자들은 풍부한 지역에서 연보를 거두어 가난한 지역의 교회 성도들에게 전달하였다.
물론 이런 연보 전달 과정에서 초대 교회에서 사고도 났었지만 비교적 가난한 교회에 잘 전달되었다. 바울은 그런 선한 일에 대하여 매우 조심하였고 신중하였다(8:20, 21). 바울은 이 가난한 자들을 위한 연보를 ‘성도 섬기는 일’이라고 말하였다(8:4, 9:1).
성도를 섬기는 일에 사역자들은 말씀으로 최선을 다하고, 성도들은 물질로 돕는다. 연보하는 일이 성도를 섬기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크신 은혜를 하나님께 보답해야 하는 데 그것을 성도들에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께 드리는 것이 곧 사람을 위한 것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고 말씀하신 주님을 생각하면 성도를 섬기는 일이 곧 주님을 섬기는 일이다.
바울은 또 연보를 ‘사랑의 진실함’(7, 8, 24)이라고 말하였다. 사랑한다는 것은 말로도 하지만 말뿐이면 안 된다. 야고보서에는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하지 배부르게 하라는 말을 해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씀한다. 사랑은 실천으로 하는 것이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구제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 안의 사람들을 돕는 일도 중요하지만 교회 밖의 어려움을 외면하면 안 된다. 교회가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것은 그 지역에 존재하는 교회로서 직무유기다.
끝으로 바울은 연보를 ‘너희에게 유익한 일’(10)이라고 말한다.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연보는 고린도교회가 일 년 전부터 원하던 것이었고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심는 대로 거두게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너희에게 유익한 일이라고 말하였다. 그것은 ‘은혜’라는 말과 통하는 것이다.
8:15의 말씀과 9장 6절의 말씀은 갈라디아서 6:7의 말씀과 통한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기록된 것 같이 많이 거둔 자도 남지 아니하였고 적게 거둔 자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느니라”는 8:15의 말씀은 출 16:18의 일용할 만나를 거두는 일에서 인용한 말씀이다.
9장 6절의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는 말씀도 복을 심는 자는 복을 거둔다는 뜻이며, 잠언 11;24, 25의 말씀에서 나온 원리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
잠언 19:11에는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고 말씀한다. 잠언 28:27에는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자는 궁핍하지 아니하려니와 못 본 체하는 자에게는 저주가 크리라”고 말씀한다.
이런 말씀들에 근거하여 가난한 자를 구제하기 위한 연보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은혜를 아는 사람의 은혜 받을 일이며, 빈익빈 부익부를 해결하여 공생하는 길이며,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며, 사랑의 진정성을 표현하는 길이며, 결국 연보를 하는 자신을 유익되게 하는 일이다. 연보에 대한 교훈은 9장에서 더 자세히 나온다. 우리 주님의 은혜가 항상 넘쳐서 은혜를 베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