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녹색당 100차 탈핵시민행동, ‘귀 닫고 눈 감은 불통’ 원자력안전위원회의 10대 악행 폭로

[녹색당]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원자력안전규제를 위해 2011년 10월 대통령직속 기관으로 출범하였다. 하지만 2013년 3월 정부조직이 개편되면서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로 그 위상이 격하되었다. 사실 1960년대 핵산업이 국내에 도입되고 1980년대 핵발전소 상업운전이 시작된 이후 수십 년이 지나서야 안전규제기관이 생긴 것도 이상하다. 더군다나 안전규제를 제대로 시행해야할 원안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 위상마저 격하된 것은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안위 스스로도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원안위의 위상과 조직 규모 등이 취약하여 부처 간 협력 및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데 다소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난 2014년 <원자력안전체계의 실질적 강화를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 발전방안 마련> 정책연구용역을 통해 밝힌 바 있으나, 그 뒤로 바뀐 것은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총9명으로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상임위원이며, 나머지 7인은 비상임위원으로 구성되었다.

녹색당은 지난 2015년 3월 5일부터 오늘까지 원안위를 감시하고 탈핵에너지전환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곳 광화문 원안위 앞에서 매주 탈핵시민행동을 벌여왔다. 100차가 될 때까지 한 회도 거르지 않은 녹색당의 탈핵시민행동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원안위의 잘못된 결정과 판단은 계속되었다.

오늘 녹색당은 국민을 위협에 빠트린 10대 악행을 선정하여 발표한다. 오늘의 발표는 원안위의 악행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 모든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탈핵에너지전환을 이루는 그날까지 녹색당의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녹색당 선정-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 원자력안전위원회 10대 악행

1. 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 결정(2015. 2. 26)
   – 서울행정법원 무효 판결
2. 경주 지진으로 멈춘 월성1,2,3,4호기 재가동 결정(2016. 12. 5)
   – 지진에 무방비, 시민들은 불안하다
3. 일방적인 신고리3호기 운영허가(2015. 10. 29)
   – 세계 최대 밀집도 + 세계 최대 원전 위협 허용
4.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2016. 6. 23)
   – 부실한 안전성 검토를 바탕으로 위법 결정
5. 자격 없는 위원이 중대결정(2015. 2. 26)
   – 김용환 위원장, 조성경 위원 즉각 사퇴하라
6. 한국원자력연구원 핵폐기물 무단소각, 매립, 배출(2017. 2. 9)
   – 제보로 파악, 관리감독 능력없음
7. 신고리3,4호기 부품결함(2015. 4. 11)
   – 부품제작사가 알려줘야 결함 파악
8. 역대 최대 규모 지진에도 내진설계 재검토 미흡
   – 직무유기
9. 비현실적인 방재계획과 피난계획
   – 무사안일
10. 투명한 정보 공개도, 제대로 된 의견수렴도 없는 원전 규제
    –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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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행 1. 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 결정(2015. 2. 26)

– 서울행정법원 무효 판결

2015년 2월 26일 새벽 1시, 원안위는 표결을 통해 월성1호기에 대해 계속운전 허가를 결정했다. 그러나 2017년 2월 7일, 서울행정법원 제 11행정부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 국민소송’에서 무효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수명연장을 위한 설비교체 과정이 위원회의 의결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처 과장 전결로 추진한 점, △수명연장 심사과정에서 설비교체를 위한 허가사항 변동내역이 기술된 비교표가 제출되지 않은 점, △수명연장 허가 이전에 설비교체를 위한 투자 선행은 위법인 점, △수명연장 심의 과정에 결격사유가 있는 원안위 위원이 결정에 참여한 점, △R-7 등 최신기술기준을 안전성 평가에 적용하지 않은 점을 판결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러한 명백한 허가 결정과정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안위는 2017년 2월 14일, 월성1호기 수명연장 무효판결에 대한 항소를 하였다. 개념도, 절차도, 안전도 지키지 못하는 원안위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악행 2. 경주 지진으로 멈춘 월성1,2,3,4호기 재가동 결정(2016. 12. 5)

– 지진에 무방비, 시민들은 불안하다

2016년 9월 12일, 경주 5.8 규모 지진으로, 월성 1,2,3,4호기 내의 충격이 최대지반가속도 0.2g를 넘겨 발전소 가동을 멈췄다. 원안위는 활성단층인 읍천단층과 수렴단층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최대잠재지진 규모를 6.0으로 평가하고, 지진이 발생할 경우 월성1호기의 영향을 0.186g로 산정했다. 그러나 원안위와 한국원자력기술원에서 제시했던 결과가 무력했음이 증명되었다. 2016년 12월 5일, 원안위는 자체조사도 아닌 원자력사업자가 제출한 결과보고서를 인용한 채 단순보고 사항으로 처리해 월성 1,2,3,4호기 재가동을 결정했다. 경주 인근에서 600여 회 이상의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재가동된 월성1,2,3,4호기, 시민들은 불안하다.

악행 3. 일방적인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2015. 10. 29)

-세계 최대 밀집도 + 세계 최대 원전 위협 허용

2015년 10월 29일 원안위는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승인했다. APR1400 표준설계 모델인 신고리 3호기 핵발전소는 MB정부가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핵발전소와 동일 모델이다. 신고리 3호기는 건설단계부터 비리와 부실부품 납품, 노동자 사망사고까지 이어진 문제투성이 핵발전소다. 2014년 6월11일, 한전은 운영허가도 안 난 신고리 3호기의 가동과 송전을 명분으로 경찰 2천여 명과 밀양시 공무원, 한전 직원 200여 명을 투입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폭력으로 짓밟았다. 원안위가 일방적으로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승인함으로써 고리·신고리 핵발전 단지는 7개의 핵발전이 밀집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핵발전 단지가 되었고, 설비용량 1400MW의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가 가동되는 위협을 승인한 것이 되었다. 검증이 되지 않은 핵발전소의 일방적인 승인으로 시민들은 핵발전의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되었다.

악행 4.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2016. 6. 23)

– 부실한 안전성 검토를 바탕으로 위법 결정

2016년 6월 23일, 원안위는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를 승인했다. 이로서 한국은 10기의 핵발전소가 한 부지에 밀집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밀집지역에 대한 기록을 자체적으로 갱신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다수호기 안전성, 다수기 확률론적 안전성평가(PSA)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원안위는 ‘안전관련 설비를 호기 간 공유하지 않아 설비 고장이 다른 원전 안전에 영향을 줄 연계사항이 없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확률론적안전성평가 연구사례를 제시하며, 다수호기 위험성 연구를 마친 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를 결정하자는 제안도 수용하지 않았다. 원안위는 건설허가를 위법적으로 결정한 이후 ‘다수기 PSA 규제방법론 R&D 기획연구 계획’을 보고(‘16.1.14., 제49회 원안위)하는 등 앞뒤가 바뀐 절차를 추진 중이다.

악행5. 자격 없는 위원이 중대결정(2015. 2. 26)

– 김용환 위원장, 조성경 위원 즉각 사퇴하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원자력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자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하였거나 관여하고 있는 사람’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 무효판결에서 드러났듯이, 한수원의 원자력정책자문위원회 위원(2012년 12월)으로 활동한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한수원의 신규 원전 부지선정위원회 지역·사회 환경분야 위원(2010년 12월~ 2011년 11월)과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을 신규 원전 부지 선정(2011년 12월)에 참여한 조성경 위원은 위원으로 활동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2016년 9월 30일에도 정부추천으로 비상임위원으로 위촉되었던 문주현 위원도 3년 이내 원자력 관련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 위촉 후 4일 만에 사임하였다. 원자력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자단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찬핵인사가 핵발전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지금도 뻔뻔하게 위원역할을 하고 있는 조성경 위원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또한 조성경 위원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에 참여할 때, 실질적 실무 책임자였던 원안위 사무처장이자, 현재 원안위원장인 김용환 위원장에게도 이 책임을 물어 동반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악행 6. 한국원자력연구원 핵폐기물 무단소각, 매립, 배출(2017. 2. 9)

– 제보로 파악, 관리감독 능력없음

2017년 2월 9일,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콘크리트를 불법으로 외부 매립했고, 액체방사성폐기물을 무단 배출했으며, 허가받지 않은 방사성폐기물을 소각하고 배기가스 감시기 측정기록을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원자력 연구를 표방하는 전문가 집단에서 핵폐기물의 위험을 무시하고, 무단 배출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더 큰 문제는 ‘무단 폐기 제보’없이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법행위를 감시 감독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원안위에서 매년 승인하고 있는 ‘원자력안전 연구개발 사업’ 예산은 2014년 268억 원, 2015년 268억 원, 2016년 288.56억 원, 2017년 308.66억 원이다. 매년 예산은 증액되지만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기본적인 핵폐기물 관리와 안전 기준조차 못 지키고 있다.

악행 7. 신고리 3,4호기 부품결함(2015. 4. 11)

– 부품제작사가 알려줘야 결함 파악

2015년 4월 11일 원안위가 얼마나 무능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GE社가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밸브 부품 플러그에 결함이 있다며 리콜을 하겠다고 원안위에 통보한 일이다. 원안위는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에 대한 3번째 심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GE社가 통보할 때까지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원안위에 핵발전소 안전관리와 검증을 맡기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

악행 8. 역대 최대 규모 지진에도 내진설계 재검토 미흡 – 직무유기

지진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지난 해 9월 경주에서 발생했고 이후 600여회의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 녹색당과 시민사회가 내진설계 재검토를 비롯해 국내 핵발전소 일대에 대한 지진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안위는 지진에 대한 어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원자로 압력관 내진여유도가 0.2g의 1%미만임이 지적되었고, 핵발전소 부지의 최대지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원안위의 대책은 여전히 부실하다. 핵발전소를 건설하기 전부터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평가를 제대로 했어야 하지만 오히려 은폐한 원안위는 이미 그 자격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며 간당간당한 기준을 가지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시민들의 안전을 최대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지진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지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재난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불안한 핵발전소를 멈추는 것이 답이다.   

악행 9. 비현실적인 방재계획과 피난계획 – 무사안일

<원자력시설등의 방호 및 방사능방재대책법>에 의해 원안위는 국가방사능방재계획을 수립하여 방사능재난을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원안위에서 수립한 방재계획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핵발전소지역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된다고 가정해보자. 핵발전소 인근 대부분의 도로가 넓게 확보되어 있지 않아 금세 마비돼 영화 판도라보다 더 심각한 아비규환의 상황이 될 것이다. 방사능비상계획구역설정이 30km까지 확대되었으나 그 범위설정을 지자체에 맡겼으니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21km로 결정돼 버렸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로 부산시민들은 10기의 핵발전소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만약 고리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난다면 21km이상 거주하는 부산시민들은 어떤 보호조치도 받을 수 없다. 방사능에 피폭된 시민들에게 나눠줄 방호물품과 약품 등도 보유량이 적고 의료기관과 의료진도 적기 때문에 피폭으로 인한 피해는 초기대응도 실패할 것이다. 사고에 대비한 훈련 또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 원안위의 방재대책은 전반적으로 핵발전소사고 피해를 줄이기에 역부족이기에 시민의 안전을 원안위에 맡겨도 될지 의문이다.

악행 10. 투명한 정보 공개도, 제대로 된 의견수렴도 없는 원전 규제(계속) – 불통

우리나라는 원안위 위원으로 위촉이 되었을 경우조차 ‘국가기밀’을 이유로 자료를 공유하지 않고 열람만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월성1호기 수명연장 소송에서 증언한 하정구 캐나다 원전 전문가는 국내에서 국가기밀로 간주하며 원안위원조차 열람만을 허용한 자료가 캐나다 현지에서 아무렇지 않게 공개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원안위는 제한된 인원에게만 방청을 허용하고, 기록을 금지하고, 핸드폰 반입도 금지하고 있다. 국회 방청에서조차 하지 않는 정보공개 제약을 원안위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투명한 정보 공개도, 제대로 된 의견수렴도 없는 원안위를 시민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녹색당의 주장과 활동계획

원자력안전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진흥기구인 원자력진흥위원회와 규제를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로 분리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 100주 동안 녹색당이 지켜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 허가승인과 수명연장을 위한 원자력부흥기관에 지나지 않았다. 원전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규제 전문기관인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는 서로의 입장을 대변하며 원자력 ‘진흥’에 열중하고 있다. 원안위는 정부에 종속된 또 하나의 원자력 ‘진흥’ 기구로 전락했다.

지금의 원안위는 핵발전소 사고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요구하는 시민으로부터 핵발전소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녹색당은 기존의 원안위로는 절대로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핵발전소의 허가, 운영,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관이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녹색당은 원안위 해체와 재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16일 저녁 7시 30분, 녹색당은 탈핵네트워킹 파티를 통해 탈핵시민행동 시즌2를 선포한다.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의 마피아를 하나씩 심판대 위에 올리는 ‘핵마피아 열錢’을 통해 핵마피아와의 2차전을 시작한다. 시민들과 함께 ‘원자력불안전위원회’를 만든 김용환 위원장을 포함해 핵발전 산업에서 이권을 챙기고 있는 여러 핵마피아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부패를 폭로할 것이다. 그리고 핵발전 산업은 값싼 에너지를 내세워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토건산업이기도 하다. 재정 민주주의를 거부하고 비밀로 꽁꽁 싸인 핵발전 산업 관련 예산은 이제 시민이 원하는 공공예산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녹색당은 한국이 부패와 토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탈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더 이상 핵마피아가 시민의 안전과 에너지 정책을 좌지우지 못하도록 앞장 설 것이다.

2017년 2월 16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