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학산(鶴山) 금광평(金光坪)<6>
<10> 학산(鶴山)은 역사의 마을
비로자나불 / 사당(舍堂) / 비로자나불의 지권인(指拳印) / 굴산사(암자) / 머리 없는 불상
굴산사 기와조각 출토 / 석천(石泉) 복원 / 굴산사지 승탑(僧塔) / 학(鶴)바위 / 굴산사지 당간지주(幢竿支柱)
학산리 본동(1리)은 명실공히 역사의 고장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옛날 역사의 유물유적이 수도 없이 출토될 뿐만 아니라 천년단오(千年端午)라 불리는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인 범일국사(梵日國師)께서 태어나신 출생지이기도 하다.
앞서 잠시 언급하였지만 범일국사가 이곳에서 출생하는데 신기한 출생비화(出生祕話)가 전해온다.
현재 학바위라고 부르는 바위 언덕 아래에 살던 양갓집 처녀가 아침에 우물(石泉)에 물을 길러 가서 바가지로 물을 뜨니 마침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日)가 바가지에 떠(汎) 있었다.
처녀는 목이 말라 먼저 바가지 물을 한모금 마셨더니 곧바로 태기(胎氣)가 있었고, 산달이 되어 아이를 낳았는데 처녀가 아이를 낳았으니 남들에게 소문이 날까 두려워 부모는 아이를 뒷산 바위 밑에 가져다 버렸다.
처녀는 마음이 애틋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이튿날 새벽 바위로 올라가 보았더니 학(鶴)이 날개를 벌려 아이를 감싸고 있고 산짐승들이 젖을 물리고 있었다. 깜짝 놀란 처녀가 아이를 안고 내려와서 키우니 바로 훗날 범일국사(梵日國師)이다. 학이 아이를 감싸고 있던 바위를 학(鶴)바위라 부르게 되었고, 아기의 이름을 범일(梵<汎>日-해가 뜨다)이라 지었다고 한다.
매년 음력 5월 5일 강릉단오(江陵端午)가 되면 대관령 성황당(城隍堂)에 모시고 있는 국사성황(國師聖皇) 범일국사(梵日國師)의 위패를 모시고 내려오다가 학산에 들러 굿을 한 후 남대천 변 단오장에 모시는데 그 역사가 천년(千年)이나 되어 천년단오(千年端午)라 한다.
강릉단오에 모시는 신위(神位)는 국사성황(國師聖皇) 범일(梵日), 대관령 산신(山神) 김유신(金庾信), 경방댁이다.
또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정한 학산마을의 유적들을 살펴보면 ①굴산사지 승탑(국가지정 보물 제85호) ②굴산사지 당간지주(국가지정 보물 제86호) ③굴산사지 (국가지정 사적 제448호) ④굴산사지 석불좌상(강원도 지정 문화재자료 제38호) ⑤조철현 가옥(강원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87호) ⑥정의윤 가옥(강원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93호) ⑦강릉학산오독떼기(강원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5호)가 있다.
또, 현재에도 앞서가는 농촌마을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5가지 우수마을로 지정받았다.
①대한민국 문화 역사마을(문화관광체육부 지정:2005년) ②새 농어촌 최우수마을(강원도 지정:2005년) ③정보화마을(정보통신부 지정:2006년) ④녹색농촌 체험마을(농림수산부 지정:2006년) ⑤창조마을(농림축산식품부 지정:2019년)로도 지정을 받았으니 자랑스러운 나의 고향이라 하겠다.
어렸을 때 들었던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마고(麻姑) 할멈이 치마폭에 살개바우(굴산사 당간지주) 두 개를 싸안고 황병산(黃柄山)을 넘어올 때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오느라 산꼭대기에 다섯 개의 봉우리가 생긴 것이 오봉산(五峰山)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예전 발방아(디딜방아)의 뒷부분 두갈래로 갈라져 사람이 발로 밟는 부분을 ‘방아살개’라고 했는데 우리동네에서만 쓰던 말이 아니었을까? 그래서인지 우리동네에서는 굴산사 당간지주를 살개바우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밖에도 고려말, 이성계에 의해 폐위되어 우왕(禑王)이 울며 이곳으로 쫓겨올 때 넘었다는 ‘왕고개’, 역사가 천년이 되었다는 소나무 천년송(千年松)과 은행나무, 우왕이 기거하였던 곳이라 하여 이곳을 장안(長安)이라고 했는지, 여찬리(余贊里)의 새끼미(새끼뫼)라는 작은 동네에서 학산으로 넘어오는 고개가 장안재(長安峙)인데 예전에는 노송(낙락장송)이 우거차 있던 언덕으로 백로(鶴)가 떼지어 살던 곳이었다.
장안(長安)은 중국 고대 한(漢)나라로 부터 수천년 간 수(隋)나라, 당(唐)나라에 이르기까지 수도(首都)였던 도시이다.
굴산사(崛山寺) 유적들은 금광평 북쪽 변두리로 학산 본동(1리)과 가깝지만 당간지주의 위치를 보면 대웅전(大雄殿)은 금광평 언덕 위라는 것이 확실하다. 석불(石佛/毗盧遮那佛)은 모두 4좌(座)가 있는데 첫 번째 사진은 얼굴을 밀어버려 평면이고 머리 위의 관(冠)도 어울리지 않은 것을 보면 후대 수난을 당하여 훼손된 것으로 보이며, 당간지주 옆에 작은 사당(舍堂)을 짓고 모셨다. 조금 떨어져 암자 규모의 조그만 불당(佛堂)이 있고 간판은 굴산사(崛山寺)라 하였지만 너무나 규모가 작고 마당에는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 형식의 탑을 세우고 법당에 두 분의 석불을 모셨다.
이 불상은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로 지인권(指印拳) 불상이라고 하는데 불상(佛像)의 손 모양을 보면 오른손가락을 위로 향하는 우인권(右印拳), 왼손가락이 위로 향하는 좌인권(左印拳) 모습이 신기하다.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은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지혜의 빛이 세상을 두루 비춘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 밖에 2002년 태풍 루사 때 칠성지, 동막지가 모두 붕괴되고 학산천이 범람하여 참혹한 수재(水災)가 나서 마을 분들이 몇 분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는데 그때 많은 유적들이 다시 드러나서 위 사진의 목이 없는 비로자나불, 기와 조각 등 많은 유물은 물론, 당시 스님들이 기거하던 승방(僧房)터도 발견되었다.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학산오독떼기는 농부들이 부르는 민요와 춤으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고 오독떼기 전수관도 있다. 제주의 오돌또기가 시원(始元)이라 하지만 전국 어느 곳에 가도 있는 민요이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海波浪路)을 지정했는데 환상의 트레일 코스로, 부산 오륙도(五六島)에서 동해안 북쪽 끝 고성군의 통일전망대(統一展望臺)까지 50개 구간으로 나눈 장장 770km에 달하는 해안 산책로(散策路)이다. 770km면 1.900리(里)가 넘는 어마어마한 거리이고 하루 10km씩 걷는다고 하면 77일, 즉 두 달 반을 넘게 걸어야 하는데도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그중 강릉지역을 지나는 수많은 산책로가 있는데 명칭이 ‘강릉 바우길’이며 총 17개 구간으로, 대관령 바우길, 울트라 바우길, 계곡 바우길, 아리 바우길 등이 있고 학산(鶴山)도 산책로가 지나간다.
해파랑길 산책로 구간 중 제37구간이 안인해변~학산 오독떼기 전수관 17.5km(6시간), 제38구간이 학산 오독떼기 전수관~솔바람다리 18.5km(7시간)인데 이 산책로를 일명 ‘굴산사(崛山寺) 가는 길’이라고도 한다.
첫댓글 마을유래를 잘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학산리가 1,2리로 나누어지고 다시 3리가 나누어지면서 현재기준으로 학바위나 석천우물 굴산사지등은 2리에 속하여 있습니다.마을 구분없이 역사문화마을로 학산리 주민들은 유대감을 갖고 잘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