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회의 2017년 춘계 정기총회가 “로마 미사 경본” 등 여러 중요한 출판물, 지침과 해설서를 심의, 승인하고 3월 23일 나흘 만에 끝났다.
또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22일 명동성당에서 있었던 희망원 관련 단체들의 시위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3월 24일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의장 김희중 대주교, 홍보국장 이정주 신부, 사무처장 김준철 신부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러한 총회 결과를 설명했다. 주요한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 | | ▲ 주교회의 2017년 춘계 정기총회 결과 요약 (자료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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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명동성당 시위에 “유감” 희망원 문제 등 “이해와 보완 노력 필요”
한편 이 자리에서 김 대주교는 3월 22일 주교들이 모여 미사를 봉헌 중이던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희망원 대책위가 시위를 벌인 것은 “유감”이라며, 대통령선거와 세월호 인양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김 대주교는 22일 명동성당 시위에 대해 “그분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며 “조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 봉헌 중 시위를 한 것은 제사 도중인 집에 들어가 제사상을 엎은 것과 같아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구 희망원 문제에 관해 김 대주교는 “단순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관청과 천주교 재단의 보조, 지원 부족으로 사회복지기관 운영에 필요한 것보다 인력을 줄여 쓰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예를 들며,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운영 과정에서 시행착오,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그동안 가톨릭교회가 장애인과 함께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종교를 떠나 장애 자녀가 있거나 치매 노인이 있는 가정과 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모든 사목자가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제까지 우리(천주교)가 해 온 일을 감안해 이해하며 보완해 가자”고 요청했다.
| | | ▲ 천주교주교회의 2017년 춘계 정기총회가 3월 20-23일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 = 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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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개헌론은 국민 무시”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이 당면한 여러 사회문제를 고민하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회의 쇄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총회 기간 중 3월 22일 열린 주교회의 상임위에서는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 생명윤리위, 생태환경위, 정의평화위가 사회교리에 따른 정책질의서를 공동으로 만들어,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에게 의견을 묻기로 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현재 정책질의서를 준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를 준비하는 위원회 명칭을 보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대통령 후보는 국가의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 탕평 인사, 민족 동질성 회복과 남북관계 진전, 소외계층에 대한 적극적 배려 등 4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정치인이 ‘개헌’을 말하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개헌 논의 전에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겪은 우리 사회 공동체성 회복 시급”
세월호 인양과 참사 진상규명에 대해 김희중 대주교는 “(총회 기간 중 주교들과) 사사로이 의견을 나눴다”며 “각 교구장 주교님들이 교구 정평위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해역을 관할하는 광주대교구 교구장이기도 하다. 그는 세월호참사는 “한 고등학교, 한 지역의 참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참사”라고 강조하고 “자기와 관계없으면 나 몰라라 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우리나라에 가장 시급한 정신운동은 공동체성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주교는 세월호가 차질 없이 인양되면 오는 4월 16일 진도 팽목항으로 예정된 세월호참사 3년 미사를 세월호가 옮겨진 목포 신항에서 봉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 김희중 대주교(왼쪽)가 최근 주교회의에서 번역 출간한 "덴칭거"에 사인하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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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경본, “또한 사제와 함께”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로
“로마 미사 경본”(Missale Romanum)은 미사 거행에 필요한 경문, 규범을 종합한 책자다. “로마 미사 경본”의 한국어 완역본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 직후 미사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몇 년 뒤인 1976년부터 본격 쓰였다.
올해 말 새로 나올 “로마 미사 경본” 한국어판은 2000년대 들어 몇 차례 수정된 제3 표준판을 번역한 것이다.
이정주 신부는 그동안 미사 중 신자들이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답하던 것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로 바뀌게 되는 점이 신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할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또한 당신의 영과 함께”라는 뜻의 라틴어 “Et cum spíritu tuo”를 직역에 가깝게 옮긴 것이다.
또한, 원서를 충실하게 번역하기 위해 영성체 예식 중 사제가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고 말하는 앞 부분에 “보라.”(라틴어 “Ecce”)가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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