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고 갈래?”
이 말이 왜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있지만 아래의 설명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영애, 유지태 주연의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은수(이영애 분)가 상우(유지태 분)를 유혹할 때 사용한 대사에서 시작했다. 이 영화가 개봉이 된 것은 2001년이 꽤 오래된 것인데 여기에서 나온 말이 근래에 와서 유행을 타게 된 것입니다.
정확한 대사는 "라면 먹을래요?"지만 "라면 먹고 갈래?"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나중에 은수가 라면을 끓이다가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상우에게 묻는다. "자고 갈래요?"라고… 시나리오의 대사는 ‘커피 먹고 갈래요?’였는데 이걸 이영애 씨가 영화에서는 ‘라면 먹을래요?’로 바꾼 것이라고 합니다.
라면 먹고 갈래? 이 대사는 아프리카 BJ도복순에 의해 다시 재 유행이 되었는데 BJ도복순이 방송에서 ‘라면 먹고 갈래?’를 아프리카 방송에서 유행시키며 흥한 뒤 나중에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SNL 코리아에서 개그우먼 안영미가 이 유행어를 밀어붙여서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으로 얘기가 나옵니다.
“라면 먹고 갈래?”는 20세기의 "커피 한 잔 하고 갈래?", "텔레비전 보러 갈래?"를 완벽하게 대체한 표현으로 노골적인 성적 욕망을 드러낸 것으로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사에서는 별 의미가 없는 거지만 젊은 남녀 사이에서는 이 유행어의 뜻이 "우리 이제 사귈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분명히 돌려서 말을 하는 표현인데도 더욱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의미로, 보통은 "섹스하자!"라는 의도를 180도 돌려서 전달하고 싶을 때 쓰이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물론 상황이 전개되다가 아니다 싶어서 수틀리면 진짜 라면만 먹고 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애용되었던 표현이라 젊은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아무 이성에게나 별 뜻 없이 사용하면 성희롱 취급을 받을 지경이 되었고, 원래 평범한 문장이었으므로 이 유행어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썼다가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미성년 여아에게 "집에 가서 라면 먹고 갈래?" 등과 같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주거지로 유인한 혐의를 받는 70대 노인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이 노인 측은 "오해할 수 있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과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선처를 요구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한경환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21일 열린 A(70)씨의 미성년자 유인미수 등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할 것을 요청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A씨는 자신의 요양보호사 및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출석했다.
A씨는 지난 7월1일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서 지나가는 미성년 여아 B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려고 했으나 B양이 이를 거절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양에게 "밥은 먹었느냐"고 말을 걸고 안 먹었다고 하자 "집이 바로 근처니까 라면을 끓여주겠다. 함께 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 변호인은 "당시 상황을 보면 대낮에 차들이 다니는 길가에서 옆에 요양보호사가 함께 있을 때였다"며 "보시다시피 A씨에게는 치매 증세도 있고 여러 가지로 외롭게 살다가 아이들이 지나가서 '예쁘다'고 말을 한다는 게 조금 과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별생각 없이 한 말인데 결과적으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된 것 같다"며 "A씨는 요양보호사가 없으면 잠시라도 생활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집에 가는 도중에 여자 아이가 비실비실해 보이길래 밥을 먹었냐고 물어봤더니 '안 먹었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집이 바로 여기니까 같이 가서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했는데 안 간다고 해서 바로 버스를 타고 혼자 갔다"고 말했다.
A씨의 1심 선고공판은 내년 1월20일 진행될 예정이다.>뉴시스. 박민기 기자
이게 어떻게 결론이 나올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가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아무 일이 아닐 수도 있고, 또는 미성년자 유인의 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하필이면 “라면 먹고 갈래?”라는 말을 해서 문제가 된 것은 아닌지 생각이 됩니다.
“말”이란 참 묘한 것이어서 별 생각 없이 한 말이 때에 따라서는 큰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라면 먹고 갈래?”라고 한 것이 무슨 문제랴 싶기도 한데 또 다른 맥락에서는 성적 회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라면 먹고 갈래?” 생각 없이 해서는 안 될 말로 보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