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직관경험담 에세이
교육공학 교육행정 융합전공 E58063 정재권
직관에 대해 돌아보면서, 내가 얼마나 직관적으로 살고 있나 합리적으로 살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사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직관적으로 판단했던 엄청난 큰 사건을 말하기는 보다는
내가 살면서 경험적으로 느꼈던 직관과 또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어떤 직관과 합리성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1. 나는 10여년 전에 군시절 운영통제실 운영병, 행정병 이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힘든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내 군시절에는 외적으로 '분위기'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나는 10년 1월 군번으로 부대 내에서도 전투비행기 추락사고,
부대 외로도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비롯해 정말 다사다난했던 일들을 많이 겪었다.
연평도 사건 당시 비슷한 시기에 근처 최전방 육군부대에 복무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집에 전화를 돌리고, 미리 손톱을 깎아서 유서를 써놓고, 완전군장을 한 채로 먹고 자고 생활했다고 한다.
나는 대대의 운영통제병으로 위기관리반 소집이나 스케줄 편제 역할도 맡고 있었다.
군대에서는 철저히 메뉴얼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오래전이지만 사실 여러 상황을 겪으며 메뉴얼 체계대로 움직이거나, 군대 내 질서 안에서도
책임과 권한이 그렇게 명확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오롯이 나의 직관적 경험이라면...부대에 한 다른 부서 행정병이 보궐선거 투표용지를 체송받았다.
부대의 병사들은 각 근무지에 파견, 스케줄근무, 당직, 휴가 등으로 대대의 전 병사가 수령후 직접투표하기는 불가능
에 가까웠다. 결국 한 병사는 임의로 보고 없이 대리투표를 시도하였다. 사실 내 일이 아니었는데, 나는 그 일을 제지하였다. 많은 요령과 융통성, 혹은 회피로 포지션을 잡았던 군생활에서 처음 FM대로 내린 판단이었다.
항상 이상과 현실의 문제도 어렵다. 사무실과 현장의 이야기와 언어도 많이 다르다.
그래도 당시의 군 복무 경험이나 시간을 생각해보면,
지난 일들에 얽매이고 쉽게 잊지 못하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앞으로 살면서 큰 의미부여 없이
직관으로 전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2. 인공지능바둑과 직관에 대하여
인공지능 바둑과 관련된 뉴스나 유튜브는 항상 빠지지 않고 찾아보는 편이다.
오랜만에 인공지능과 바둑을 두었다. 내가 인공지능을 마지막으로 이겼던 바둑은,
프로에게 4점 정도 접어주는 프로그램인 프랑스의 Crazy Stone 으로 기억한다.
알파고 등장 이후의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과의 승패는 의미가 없다.
바둑과 인공지능에 대한 뉴스나 소식은 빠짐없이 찾아보는 편이다.
http://www.itdaily.kr/news/articleView.html?idxno=100127
위 기사와 같은 바둑에 관한 칼럼을 읽는 것은 흥미롭다.
https://deepmind.com/alphago-vs-alphago 사이트에서 '알파고 마스터'의 50국의 바둑을 보았다.
'알파고 마스터'는 '알파고 리'의 다음 버전으로 인간의 기보를 기반으로 학습한 것으로 인간의 바둑과 비슷하다.
그리고 '알파고 마스터'를 넘어 자가학습으로 개발된 '알파고 제로'의 성장과정을 보면
놀랍게도 사람이 바둑을 학습해 나가는 과정과 거의 일치한다.
처음에는 18급과 같은 수와 의미없는 착점을 하다가, 중앙에도 둬보고, 나중에는 3.3을 선택하고,
후에는 화점정석과 소목으로 까지 이어진다.
인간이 수많은 경험과 통계를 통해 어느정도 기술과 공식을 대입한 결과물인 '정석'과 비슷하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진다.
내가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를 한번 이겼을 때(물론 낮은 버전의) 가장 짜릿했던 경험이 있다.
'알파고 제로' 가 가장 늦게 터득했다고 하는 축을 이용해 대형 바꿔치기를 해서 이겼었던 것 같다.
비슷한 이유로 나는 사실 AI 바둑프로그램에 대해 전공자도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AI 바둑 프로그램이 직관력을
완전히 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래 사진과 같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상태(state)에서 최적의 해를 찾는
방식이니, 정말 직관을 도입했는지는 아니라 여겨진다.
결국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확률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내리지만,
애초에 판이 변형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지니 아직 약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인공지능 바둑을 보면서 오히려 인간의 직관영역이 더 중요해졌다고 믿는다.
엄청난 피지컬과 함께하는 각종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기계와의 비교는 애초에 무의미하다.
허나 결국 인간의 영역은 한정된 계산능력과 한정된 정보, 제한된 세계에서 앞으로 헤쳐나가는 힘은 직관력일 것이다.
가끔 스마트폰으로 심심할 때 한게임바둑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9줄 바둑을 둔다.
9줄 바둑은 내가 알기로는 덤의 크기에 의해 이미 승패가 정해져있는 필승의 조건이 있다고 알고있다.
사실 나는 그 9줄기보를 보는것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내가 그 세계안에 갇혀 사고가 고정될기 두렵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배스킨라빈스 31' 라는 게임이 있다. 굉장히 단순한 이 게임을 이기는 방법을 많이들 알고 있을것이고,
나 역시도 우연히 20여년 전에 이 게임을 무조건 이기는 필승방법을 어떤 게임의 정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알고나면 게임의 재미도 덜하고, 변수가 생기거나 규칙이 바뀌면 적용할 수 없다.
나는 지금도 333큐브를 지금까지도 겨우겨우 한 쪽면만을 맞춘다. 그것을 손에 잡아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이번 기회에 '공식을 찾아보지 않고' 꼭 내가 직접 모든 면의 색깔을 맞춰볼 것이다.
그래야 내가 '직관'과 '경험적 학습'에 의해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을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