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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도초등학교 총동문회 원문보기 글쓴이: 56이세진
문원폭포 보러 가는 길 – 관악산(돌산,장군봉,깃대봉,삼성산,팔봉,육봉,문원폭포)
1. 관악산 육봉능선의 제4봉. 육봉능선의 하이라이트다.
해가 돋기를 기다리며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봉우리로는 용각봉(龍角峯)과 비호봉(飛虎峯), 바위로는 문암(門巖)과
옹암(甕巖)이 있었으니, 모두 거쳐 온 곳이다. 의상봉(義上峯)에 이르렀는데, 옛날 의상(義上)이 살았던 곳이다.
관악사(冠岳寺)와 원각사(圓覺寺) 두 절을 지나서 영주대 아래에 이르러 영주암(靈珠菴) 터에서 쉬고, 마침내 대에
올랐다. 돌을 뚫어서 층계를 만들었는데 사람 하나 들어갈 만한 바위틈을 따라서 가장자리를 붙잡고 조금씩 올라가
빙 돌아서 대의 꼭대기에 이르니, 삼면은 막힘없이 전부 바라보이고 서쪽에는 깎아지른 벽이 서 있었다. 벽에는
불상(佛像)이 새겨져 있고 다시 돌로 처마를 만들어 불상을 덮었다. 바위에 의지하여 단(壇)을 쌓았는데 돌을 쌓고
흙을 채워서 50여 명은 앉을 만하였으며, 바위 머리에 또 구멍을 파 등불 밝힐 곳을 만들어서 성중(城中)에 통지할
수 있었으니, 대개 나라에서 불교를 숭상하던 때에 한 일이라고 한다. 다시 차일봉(遮日峯)을 거쳐 북자하를 굽어보
고 동자하를 지나서 폭포를 구경하고 돌아왔다.
ⓒ 한국고전번역원 | 김성애 (역) | 2010
――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 「관악산 유람기(遊冠岳山記)」에서
주) 영주대는 1392년(태조1)에 고려의 유신들이 개성(開城)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 하여 연주대(戀主臺)라
고도 하였다.
▶ 산행일시 : 2023년 7월 22일(토), 맑음, 바람
▶ 산행코스 : 관악공원 입구,돌산,칼바위,장군봉,깃대봉,삼막사,삼성산(479m),삼성산(481m,통신대),무너미고개,
팔봉능선,육봉능선,문원폭포,한국화학융합연구원,정부과천청사역
▶ 산행거리 : 도상 13.9km
▶ 산행시간 : 7시간 42분
▶ 교 통 편 : 전철로 가고 옴(갈 때는 신림선으로 환승하여 관악산(서울대)역으로 가고, 올 때는 정부과천청사역으
로 옴
▶ 구간별 시간
07 : 10 – 관악산(서울대)역, 산행시작
07 : 43 – 돌산(233m)
08 : 20 – 칼바위(382m)
08 : 34 – 장군봉(410m)
09 : 00 – 깃대봉(446m)
09 : 30 – 거북바위, ╋자 갈림길 안부
09 : 37 – 삼막사(三幕寺)
09 : 55 - 능선
10 : 05 – 삼성산(三聖山, 479m)
10 : 20 – 삼성산(三聖山, 481m), 통신대
10 : 50 – 무너미고개
10 : 55 – 삼성천, 휴식( ~ 11 : 05), 팔봉능선
12 : 15 – 제8봉(국기봉, 550m), 점심( ~ 12 : 25)
12 : 45 – 육봉능선 제6봉(528m)
13 : 40 – 문원폭포(文原瀑布)
14 : 30 - 한국화학융합연구원
14 : 52 – 정부과천청사역, 산행종료
2. 관악산 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안양 1/25,000)
▶ 돌산(233m), 장군봉(410m), 깃대봉(446m)
장마철인 요즘 일기예보 비 소식이 오락가락하여 원행하기보다는 서울 근교산행을 생각하였다. 관악산이 그간 너무
적조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육봉능선 아래 문원폭포의 안부가 궁금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서울대입구역에 내
려 버스 타고 서울대 입구로 가서 길게 돌아갔는데 신림선이 작년에 새로 생겼다. 신림역에서 환승하여 종점인 관악
산(서울대)역으로 간다. 길이와 폭이 짧은 3량의 꼬마 전철이다. 역사 나오니 관악공원 일주문 앞 광장이다.
관악공원 대로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길바닥에 중앙선을 그어놓고 우측통행할 것을 당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
은 간편한 차림인데 묵직한 배낭 맨 내 행색이 어색하다. 물레방아 나오는 ┣자 갈림길에서 오른쪽 박석 깐 서울둘
레길로 간다. 한적하다. 등로 옆 계류가 졸졸 흐른다. 그러니 물레방아는 잠시 멈췄다가 물받이에 물이 차면 돌아
쏟곤 한다. 장승거리를 지난다. 길 양쪽으로 도열한 수십 개의 장승을 사열한다. 산불방지대장군 장승도 있다.
계류가 밭고 왼쪽 사면을 데크계단으로 올라 지능선을 붙든다. 지난주 수락산 산행 때 비에 젖기도 했지만 그보다
먼저 땀에 속옷까지 젖어 허벅지 안쪽이 젖은 속옷과 잦은 마찰로 쓸리는 바람에 된통 곤욕을 치른바 있어 오늘은
그 부위에 미리 바셀린을 듬뿍 발라 코팅한다. 발걸음이 한결 자유롭다. 하늘 가린 숲속 길이다. 갈림길이 나온다.
서울둘레길은 왼쪽 사면을 돌아가고 직진은 인적이 흐릿하다. 당연히 직등한다. 바위 슬랩의 연속이다.
가파른 대슬랩이 나온다. 잼잼하여 손맛 다시고 달라붙는다. 양손 손바닥을 암벽에 밀착하고서 끌어 올린다. 슬랩
상단에는 굵은 밧줄이 달려 있다. 밧줄 붙잡으니 손맛 보는 재미가 줄어든다. 오르다말고 뒤돌아보는 전경이 거침없
는데 미세먼지가 훼방한다. 남산도 인왕산, 북악도 북한산도 가렸다. 건너편 관악산 연릉 연봉만 실루엣으로 보일뿐
이다. 슬랩을 마저 오른다. 태극기 펄럭이는 돌산 정상이다. 사방 둘러보나 막막하다. 곧바로 암릉을 내린다.
안부에서 방금 전에 헤어졌던 서울둘레길과 만나고 함께 간다. 오솔길이다. 잰걸음한다. 예전에도 이랬던가 싶게
가파를만하면 데크계단이 나온다. 데크계단 옆으로 옛길이 아기자기한 슬랩이기에 그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봉봉이
암봉이다. 꼬박 직등한다. 하늘 트인 정상에 오르면 제법 세찬 바람이 불어댄다. 곰바위는 긴 데크계단 마다하고 옆
의 암릉 옛길을 오른다. 칼바위. 위험하니 돌아가라고 안내한다. 일단 1단을 직등했다가 건너뛸 바위와 이어 2단의
직벽이 겁나 뒤돌아서 데크계단으로 오른다.
당분간 평탄한 숲길을 간다. 반대편에서 오는 부부 등산객을 만난다. 여기가 장군봉이다 아니다 저기가 장군봉이다.
부부가 말다툼한다. 나더러 중재를 해달라고 한다. 오룩스 맵을 작동하여 그들에게 보여준다. 남편 분의 말씀이 맞
습니다. 사실 나도 몰랐다. 장군봉이라면 그에 걸맞은 우뚝한 암봉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듯 펑퍼짐한 산릉이
장군봉이라니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장군봉을 벗어나면 그 긴 내리막하며 깃대봉과 팔봉능선에서 바라보는 산봉
우리는 그렇게 이름할 만했다.
넙데데한 사면 내리막에 길이 여러 갈래다. 서로 비교 계량하여 더 잘난 길을 골라 간다. 안부. 오르막 사면 비스듬
히 난 데크계단을 오른다. 데크계단이 끝나고 잘난 길은 오른쪽 사면을 계속 돌아가지만 나는 흐릿한 소로 쫓아 직
등한다. 곧 암벽과 맞닥뜨린다. 큰 숨 한 번 길게 쉬고 달라붙는다. 내 심장 박동소리가 크게 들린다. 바위틈에 주먹
쥐어 재밍(jamming)한다. 바위 턱 오르고 금줄 넘는다. 주등로 암릉을 간다.
깃대봉. 여기도 태극기가 펄럭인다. 예전부터 깃대봉 동쪽 능선을 가보고 싶었다. 간다. 여기 또한 주등로다. 바위길
250m이다. 그 끄트머리는 암벽이다. 등로는 왼쪽 가파른 사면에 설치한 철계단이다. 암벽에 바짝 다가가 조망한다.
죠스바위, 새머리바위, 코바위, 말머리바위, 도사바위 등등을 짚어본다. 뒤돌아 깃대봉을 다시 넘고 거북바위 ╋자
갈림길 안부다. 삼막사는 오른쪽 포장한 임도로 간다. 삼막사를 들르기로 한다. 처음 가는 길이다.
3. 맨 뒤 왼쪽은 안양 수리산, 가운데 오른쪽은 수암봉
4. 왼쪽도 삼성산(479m)이고 오른쪽도 삼성산(481m, 통신대)이다.
능선은 암릉이고, 봉봉 또한 암릉을 오르내린다.
5. 깃대봉(446m), 평평한 능선 오른쪽은 암벽이다.
앞 왼쪽 바위는 연꽃바위다.
6. 팔봉능선
8. 멀리 왼쪽은 안양 수리산, 그 오른쪽은 수암봉
10. 앞은 팔봉 능선, 삼성산 연릉
▶ 삼막사, 삼성산(三聖山, 479m)
산모롱이 길게 돌아 반월암 지나고 산모퉁이 길게 돌아 삼막사다. 일주문 앞 광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자전
거 라이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주문 주련 “빛깔은 고와도 지고 마는 것/이 세상 그 누구 무궁하리요”가 죽비
처럼 내 등짝을 한 차례 갈긴다. 어쩌면 출전(出典)이 있을 것. 인터넷을 검색하였다. 그랬다.
설산동자(雪山童子, 석가모니불이 과거세에 동자로 있으면서 설산에 들어가 불도를 수행하던 때의 이름)의 무상게
(無常偈)를 일본 밀교 진언종의 개조인 공해(空海)대사가 의역한 것이라고 한다.
설산동자의 무상게(無常偈)는 다음과 같다.
諸行無常 세상의 모든 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어서
是生滅法 한 번 나면 반드시 없어지나니
生滅滅已 나고 죽음에 끌려가는 마음이 없어지면
寂滅爲樂 적멸의 고요가 즐거우리라
공해(空海)대사의 의역이다.
빛깔은 고와도 지고 마는 것.
이 세상 그 누구 무궁하리요.
유위(有爲)의 깊은 산을 오늘 넘어서.
얕은 꿈 안 꾸리 취(取)함도 없이
유위(有爲)는 인연(因緣)에 따라 발생하고 형성되는 모든 현상, 즉 원인과 조건과의 결합을 통하여 현실로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말한다고 한다.
삼막사의 유래에 대하여는 귤산 이유원(橘山 李裕元, 1814~1888)이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 다음과 말하고
있다.
“관악산은 시흥(始興)과 과천(果川)의 경계에 있다. 그곳에 삼막사(三幕寺)라는 절이 있는데, 삼한 시대에 지어진
고찰이다. 신라 승려 원효(元曉)는 성이 설(薛)이고, 의상(義湘)은 성이 아(牙)이고, 윤필(尹弼)은 성이 윤(尹)이니,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다른 형제이다. 관악산에서 나누어 살았는데 원효의 일막(一幕)은 지금 폐허가 되었고,
의상의 삼막(三幕)은 아직도 남아 있으며, 윤필의 이막(二幕)은 염불암(念佛庵)이다. 이로 인하여 세상 사람들이
삼성산(三聖山)이라고 한다.”
(冠岳在始興果川之界。有三幕寺。三韓古刹也。新羅僧元曉姓薛。義湘姓牙。尹弼姓尹。一母異父兄弟也。分居
冠岳。元曉一幕今只墟。義湘三幕尙存。尹弼二幕念佛庵是也。世謂之三聖山。)
ⓒ 한국고전번역원 | 안정 (역) | 2000
삼막사 절집은 명부전, 육관음전, 천불전으로 단출하다. 절벽 위의 망해루(望海樓)에서 보는 전경은 시원하다. 맑은
날이면 서해가 보인다고 한다. 어쩌면 아침이면 망망대해의 운해가 보일 것 같다. 다음은 천불전의 주련이다. 친절
하게도 각 주련 아래에 조그만 글씨로 해석을 써놓았다. 어렵다. 나로서는 이해불가다.
纔降王宮示本然 겨우 왕궁에 탄생하사 본연도리 보이시고
周行七步又重宣 사방으로 일곱 걸음 거듭 선설하시며
指天指地無人會 하늘과 땅 가리키나 아무도 아는 이 없어
獨振雷音遍大千 우레 소리만 외로이 대천세계 울리도다
삼성산을 오르자 하고 길 찾으려고 주위를 둘러보자 오른쪽 계단 오르막이 보인다. 산신각이다. 산신각 지나 데크계
단 오르니 석불 모신 원효굴이다. 길은 끊겼다. 목책 넘어 슬랩을 기어오른다. 바윗길 지나 잡목 숲 헤치고 가파르고
흐릿한 인적을 찾아낸다. 숨차게 오른다. 능선에 올라선다. 삼성산(통신대)에서 200m쯤 아래 450m 고지다. 암릉을
오르고 내린다. 안부께에 이정표가 안내하는 삼막사(0.5km)를 오가는 주등로가 있다.
우회로가 있으나 가파른 슬랩 오르막에 쇠줄을 달았고 발판을 만들어 놓았다. 싱겁다. 슬랩 오르고 한 차례 더 핸드
레일 잡고 릿지 지나면 태극기가 펄럭이는 삼성산(三聖山, 479m) 정상이다. 오석이 정상 표지석 들여다보고 뒤돌
아간다. 암릉 길도 잘났다. 봉봉 오르내리다 길게 오르면 또 삼성산이다. 정상 표지석을 통신대 시설이 점거하고 있
어 이곳으로 옮겨놓았다고 한다. 통신대 철조망 따라 왼쪽 사면을 돌아간다.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오르락내리락한
다. 통신대를 오가는 도로가 나오고 도로 따라 내린다.
안부에 다다르고 이정표가 이상하다. 무너미고개 방향표시는 없고 서울대입구, 삼막사 등만 안내한다. 안부에서 쉬
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무너미고개를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그중 한 분이 자기가 무너미고개로 가려던 참이라
며 함께 가자고 한다. 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오른다. 방금 전에 통신대 사면을 돌 때 180도 돌아야 하는데 90도만 돌
았다. 거북바위 안부로 내려왔던 것이었다. 마저 사면을 길게 돌아 능선에 올라선다.
쭉쭉 내린다. 내리막 마사토 섞인 슬랩이 미끄럽다. 무너미고개 가기 전 안부에서 오른쪽 소로로 빠지는 편이 팔봉
능선을 오르기에 훨씬 가깝다. 골짜기 5분 내리면 안양천 발원지 계류다. 너른 계곡에 물이 가는 물길 따라 졸졸 흐
른다. 그래도 곳곳의 소마다에는 물이 넘친다. 이곳 또한 피서지인양 소마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다. 나도 옥계암
반 하나 차지하고 휴식한다. 배낭 벗어놓고 물가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오늘 카메라가 이상했다. 모니터에 날짜와 시간을 설정하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전원은 꺼져 있다. 배터리 접촉이
잘 안 되는가 보다 하고 배터리를 뺐다가 다시 넣으면 전원이 켜진다. 그러면 사진을 찍었다. 얼마쯤 지나 다시 사진
을 찍을 때면 그러한 현상이 반복되었다. 모처럼 배낭 벗어 놓고 휴식하는 김에 카메라에 날짜와 시간을 설정하였
다. 그런 다음에야 자동으로 전원이 켜진다. 아, 이만하기 다행이었다. 날짜와 시간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억지로 전원을 켜고 셔터를 눌렀어도 사진이 찍히지 않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십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허사였다.
11. 안양으로 가는 관악산 남릉
12. 팔봉능선 제8봉
13. 팔봉능선 제7봉
14. 관악산 주릉 제8봉(국기봉)
15. 육봉능선
16. 맨 뒤가 관악산 정상
17. 육봉능선
▶ 팔봉능선
팔봉능선을 간다. 이정표는 없다. 계곡 오른쪽 잘난 길을 쫓는다. 여자 한 분이 팔봉능선을 가려고 하는데 길을 모른
다고 하며 따라 가겠다고 한다. 준족이다. 바위 타는 자세가 흠 잡을 데 없다. 그런데도 팔봉능선은 처음 간다고 한
다. 내가 녹아난다. 내가 앞장서기는 했지만 그 여자 분이 바짝 따라붙는 통에 계속 발걸음을 서둘러야 하니 가쁜 숨
을 몰아쉬며 아등바등 오른다. 쉬어가자는 말이 없다. 숨찬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체면치레하느라 비지땀 뻘
뻘 흘리며 봉봉을 오르내린다.
제4봉이다. 가파르고 긴 슬랩을 기어오르고 한 그루 노송이 그늘 드리운 암반이 나오기에 그만 쉬어가자 하고 주저
앉는다. 조망 좋다. 지나온 산릉이 다 보인다. 수리산과 수암봉이 반갑다. 물 한 모금으로 목축이고 일어난다. 봉봉
을 직등한다. 짜릿한 손맛 본다.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날등을 더듬는다. 그 여자 분은 눈썰미도 좋다. 내가 오를
코스는 물론 홀더도 미리 대뜸 알아본다. 암벽 공부하셨느냐고 묻자, 그냥 암벽 타기를 즐긴다고 한다.
제7봉 직벽을 핸드레일 붙잡아 내렸다가, 완만한 슬랩(여기도 핸드레일을 설치하였다) 오르면 제8봉이다. 관악산
주릉이다. 팔봉능선 도상 1.4km를 1시간 10분 걸려 올랐다. 나로서는 전에 없는 최단기록이다. 그 여자 분 때문이
다. 그 여자 분에게 쫓기듯 올랐다. 연주암은 저쪽이니 나는 육봉으로 가겠노라 하고 잘 가시라 인사하고 헤어진다.
성호 이익이 올랐다는 용각봉(龍角峯)과 비호봉(飛虎峯), 바위로는 문암(門巖)과 옹암(甕巖), 마침내 이르렀다는
의상봉 등이 지금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사가들은 그가 안양 쪽에서 올랐을 거라고 추측한다. 그의 「관악산 유람
기(遊冠岳山記)」 첫 부분이다.
“이해 2월 아무 날에 삼각산에서 방향을 돌려 관악산(冠岳山)에 들어갔다. 관동(冠童) 두서너 명과 함께 동강(東岡)
을 넘어서 불성암(佛成菴)에 이르러 노승(老僧)과 이야기하였는데, 산승(山僧)이 말하기를, “관악산은 영주대(靈珠
臺)가 실로 가장 높은 봉우리인데 산의 승경(勝景)이 이보다 뛰어난 곳이 없습니다. 그다음 가는 것은 자하동(紫霞
洞)인데, 자하동이라고 이름 붙인 동이 네 군데 있습니다.
불성암에서 남쪽 아래에 있는 것을 남자하(南紫霞)라고 하고, 남쪽에서 방향을 틀어 서쪽으로 들어간 것을 서자하
(西紫霞)라고 하는데, 모두 특별히 칭할 만한 점이 없습니다. 영주대 북쪽에 있는 북자하(北紫霞)는 자못 맑고 깨끗
하지만 그래도 동자하(東紫霞)의 기이한 경관만은 못하니 거기에는 못도 있고 폭포도 있어서 영주대의 다음이 됩니
다. 그 외에도 절이나 봉우리 등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습니다.” 하였다. 나는 곧 해질녘에 서암(西巖)에 올라 일몰
(日沒)을 보고 그대로 암자에서 잤다.”
21. 안양으로 가는 관악산 남릉, 뒤는 모락산
22. 육봉 남쪽 지능선
23. 육봉능선 제5봉
24. 육봉능선 제4봉
꼭대기 아래 바위틈으로 오르내린다. 주로 뒤쪽에서 오른다.
25. 육봉능선 제3봉
26. 육봉능선 제3봉 직벽구간 30m
지도에는 암장 ‘연습바위’라고 표시되어 있다. 육봉능선에서 가장 위압적이고 까다로운 구간이다. 오르는 것보다
내리는 것이 더 겁난다. 나는 중간에 돌출한 바위 혹에 슬링을 걸고 내려왔다. 저 여자 분과 팔봉능선에 이어 육봉
능선을 함께 넘었다.
27. 육봉능선의 명물인 코끼리바위
꼭대기에 아기코끼리 모습이 보인다. 대개 직등한다.
▶ 육봉능선, 문원폭포
육봉능선이 잘 보이는 전망바위에 올라 자리 잡고 점심으로 샌드위치 먹는다. 육봉의 험준한 암릉을 보니 비싼 샌드
위치 맛을 도통 모르고 먹는다. 육봉능선의 제6봉. 암봉이다. 빼어난 경점이다. 데크전망대도 만들어 놓았다. 동서
남북 둘러보는데 아까 연주대 쪽으로 간 줄 알았던 그 여자 분을 또 만난다. 육봉능선을 가기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리로 가는 길을 몰라 헤매고 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너무 위험하다고 하여 갈까 말까 망설이
는 중이라고 한다. 함께 간다.
내가 선등한다. 경점인 걸음걸음이 무척 조심스럽다. 팔봉능선과 달리 육봉능선은 아무런 시설이 없다. 함부로 덤비
지 말고 잘난 우회로를 가라는 메시지다. 제4봉은 직등하지 않고 오른쪽 테라스로 돌아 넘는다. 이다음 제3봉이
육봉능선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30m. 직벽에 가까운 슬랩이다. 오르기보다는 내리기가 까다롭다. 가운데 오목
한 바위틈에 온몸을 밀착하여 내린다. 오목한 바위틈이 끝나고 버틸 데가 없다.
배낭에서 20m 슬링을 꺼내 바위 혹에 건다. 슬링이 벗겨지지 않도록 그 여자 분에게 누르고 있으시라 이르고 내린
다. 그 여자 분은 슬링을 붙잡고 않고도 내릴 수 있겠다 한다. 코끼리바위는 오른쪽 테라스로 돌아내린다. 제2봉
긴 슬랩에서도 제법 짭짤한 손맛을 본다. 제1봉을 내린 안부는 ┫자 갈림길로 왼쪽이 문원폭포로 간다. 드디어 문원
폭포를 보러 간다. 사람들 소란스런 소리가 안내한다. 수량이 적다. 문원폭포가 보잘 것 없는 실폭포다.
그래도 문원폭포 상폭과 하폭 아래 소에는 물이 넘친다. 여기도 수락산 은선동계곡과 다를 바 없다. 대중탕으로
남녀노소 혼탕이다. 민망하여 눈 둘 데가 없다. 그 여자 분과 헤어진다. 나는 계곡 너덜 내리다 독탕이 나오면 땀 좀
씻고 가겠노라고 했다. 그럴듯한 소는 차일을 치고라도 일단의 사람들이 선점하였다. 계곡 너덜을 한참 내린다.
어렵사리 바위틈 소폭 아래 독탕을 찾아낸다. 물속에 머리만 내밀어 숲속 살짝 열린 하늘을 우러른다. 검은 비구름
이 바삐 오간다.
28. 저 너머가 관악산 정상이다
30. 문원폭포
관악산은 바위가 많아 비가 그치면 물이 금세 빠진다. 문원폭포 오른쪽에 ‘유주암’이라는 기도처가 있다.
32. 문원 하폭포
33. 정부과천청사 정원에 핀 무궁화
34. 정부과천청사 앞 도로에서 바라본 육봉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