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에서 만났다!
(송현 로마노 신부)
미국 최고의 명문 대악힌 예일 대학과 하버드 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제네시 일기등 20여 권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나웬 (1932-1996) 신부
그는 1986년 돌연 교수직을 사임하고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라르슈 공동체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정신지체아들의 용변을 치우고 목욕을 시켜주며 살았습니다.
말년에 이르러 그가 고백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오직 꼭대기를 향해 오르막길만 걸어왔다.
어릴 때부터 늘 일등으로 달려 하버드 대학 교수직에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지금 정신지체아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인간이란 내리막길을 갈 때 더욱 성숙해진다는 사실이다.
나는 오르막길에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었는데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평화의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을 낮출 때 위대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내려갈 때 비로소 주님 말씀이 내 안에서 살아 숨쉬게 됩니다.
내가 그토록 잘나고 똑똑한데 성경 말씀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내가 누구보다도 뛰어나고 높은데 교회 가르침이 귀에 들리겠습니까.
우리는 오르막길에서가 아니라 내리막길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높고 귀한 사람도 많고 잘나고 똑똑한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오묘한 신비는 겸손한 사람에게만 드러납니다.
주님의 위대한 능력은 겸손한 사람들에 의해 그 영광이 빛납니다.(집회3.17-20)
왜냐하면 하느님 역시 당신 자신을 낮추어 인간이 되실 만큼 지극히 겸손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르스의 성자..라 불린 요한 비안네 신부는 말합니다.
겸손은 모든 덕을 엮어놓은 묵주와 같고 교만은 모든 악을 엮은 묵주와 같습니다.
나무에 뿌리가 없으면 나무가 지탱할 수 없듯 사람에게 겸손이 없으면
다른 모든 덕도 지탱할 수 없습니다.
반면 오만에 빠지면 하느님과 멀어지게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죄악도 거기에서 나옵니다.
인류의 원죄도 오만 방자함의 결과요.
더욱 높아지려고 바벨탑을 쌓던 이들은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신앙인은 자신을 굽히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낮추는 그만큼 하느님이 높여주시고 드러내지 않는 그만큼 하느님이 갚아주시기 때문입니다.
마치 예수님을 들어 높이신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사람들에게 받는 것보다 하느님께 받는 것이 훨씬 더 값지고 은혜로운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