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엔 일본의 디자인을 다소 도용하기도 했지만,
한국과 일본의 등산 뺏지는 모든 면에서 확연하게 다릅니다.
한국은 민화풍의 경쾌한 스타일인데, 일본은 진경산수에 가깝고 근엄합니다.
그런데 뺏지의 내용에 있어서 일본의 것을,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것을 차용한 걸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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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LIFE 지가 '1000년간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세계의 100인'이라는 특집을 했을 때,
카츠시카 호쿠사이가 유일한 일본인으로서 선출되었다고 합니다.
눈에 익으시겠지만, 대표작은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로 바로 이겁니다.
짙푸른색의 거친 바도와 파도에 몸을 맡긴 배들, 저멀리 원근법으로 표현된 후지산.
이 작품은 '19세기 유럽에서도 일본적인 것을 동경하던 예술가들을 크게 매혹했고,
모네의 여러 그림과 릴케의 시 <산>,
드뷔시의 교향시 <바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에 영감을 제공했다' 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놀랍게도 1970년대에 그 흔적을 한 등산뺏지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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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엔 대천해수욕장이 동해엔 경포대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뺏지를 발행했습니다.
말인즉슨 우리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뜻이겠죠.
경포대 해수욕장의 그 많은 뺏지를 보시려면 ㅁ1, ㅁ2
그 중에 단연 '예술적으로'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거센 파도가 치고 저멀리 섬이 원근법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갈매기 한마리가 날고 있습니다.
갈매기조차 위의 그림에서 구름의 형상과 별 다를 바 없습니다.
경포대라는 글자만이 이곳이 경포대임을 알려줍니다.
위의 경포대 뱃지를 클릭해보시면 알겠지만, 이는 류를 좀 달리 합니다.
정통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그렇게 본다면, 그 예술가는 일본의 카즈시카 호쿠사이가 가장 가까울 것 같습니다.
이 뺏지를 도안한 이는
뜻을 얻지 못한 그 어느 예술가였을까요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한 미대생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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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지방의 초시'라는 작품도 있군요.
이런 그림, 유럽인들도 매료시켰다는,
1800년대 초 중반에 이런 그림이 일본에서 가능했다니...
이어령 교수가 '축소지향의 일본인'에서 이런 그림을 놓고 일본인의 심성을 분석했다는데,
뭐랄까. 원님은 벌써 이조판서가 되어 있는데 나팔부는 격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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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의 여느 뺏지들과 조금 뉘앙스가 다른 뺏지들 두개를 더 소개합니다.
해수욕장의 뺏지들은 '해변으로 가요' 식의 달콤함을 담은 것들이라, 파도는 대체로 잔잔합니다
김추자^^처럼 이 압도하는 파도는 무엇일까요.
볼에 점하나를 찍으니까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군요.
경포대라는 루각을 파도의 뜬 포말 위에 배치한게, 불교식 세계관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반이상 감싸고 있는 욕망으로 인해 육도를 윤회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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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자료입니다.
아침 일찍 들어오셨네요...~ 오늘 내일 황금같은 주말 다이아몬드^^처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