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오는 즈음
급작스런 기온 하강과 더불어 매서운 칼바람까지 불어대던, 을씨년의 끝판왕이라도 보여주려는듯 그 스산함이 끝간데 없이 온세상을 잠식하던 날 하필 해질녁에
온몸을 움츠리며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가로질러 현관문을 당기는 순간 휘다닥!
뭔가가 내발등에 납작 엎드린다
옴마야 깜딱야!
하반신 마비가 된 땡이
그 해 봄
어미로부터 버림받은 부상입은 새끼 고양이가 집마당으로 들어왔다
버림을 받아서 다친건지
다쳐서 버림을 받은건지 모른다
옆지기가 정성으로 치료해주고 먹이고 완전 회복하여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동네서 젤잘나가는 미스캣진으로 성장하더니만 어느 날 반신불수가 되어 나타났다
고양이계에선 얼굴작은애들이 열성이랜다
인간계에선 얼굴이 작아야 우성이구만
당최 물컹거리는걸 만지는것도 함께하는것도 불가능한 난 쯧쯧 혀 한번 차주는걸로 의리를 지켰다
그 아이 땡이가 지금 내 발등에 엎드려 죽은듯 있다
뭘 어쩌라구!
1분 3분 5분.....
현관문을 열지도, 놓지도 못한 그 짧은 순간에 뭔 갈등이 그리도 동시에 창궐할수가 있는건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죽는순간 후회할 일이 생긴것이다
그렇게 나의 거실 한켠을 차지한 내인생 첫 인간아닌 동거종과 겨울을 보냈다
봄이되어 하반신을 끌고 다니는 녀석이 임신을 했다 환장하쥬
하반신을 일으켜세워 걷는 기적을 보여주기까지 하는 모성에 나몰라라 할 수 없어 툇마루한켠에 울타리를 치고 산실을 만들어 주었는데....
3마리 사산 3마리 생산
그 힘겨움에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
고양이는 태어난 첫날 폴폴기어나갈수 있다는걸 무지한 집사들은 몰랐다
온힘이 빠진 어미는 케이지 사이로 빠져나가는 새끼를 아우르지 못했다
두마리 실종, 한마리 가녀린몸 한가운데가 푹 잘린채 발견 아! 끔찍하구나
기진맥진해 있는 어미 앞에 놓아 주었다
땡이가 오직 한마리 남은 그 새끼를 살려냈다
그런데 기어코 또 사고가 났다
케이지 사이로 나가 마당까지 기어나간 새끼가 또 다친것이다
이제 내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식구가 되던지 내치던지
식구가 되면 모녀는 영원히 바깥에 나갈수 없는것이고
내치면 모녀는 .... 것이다
어설피 거둬 대를 이어 불구가 되는 일은 너무도 서글푸고 끔찍한 일인것이다
그렇게 나는 약하디약한 모녀의 집사가 됐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일어날일이 거의 아니다
화장실도 갈수 없는 완전 무너진 몸으로 젖을 먹이고 핥아주고 장난을 받아주고.....하더니
그 새끼가 첫 사료를 먹게된 날 정확히 바로 그 날 떠나드라
대소변 받아주는 은인 고생덜어주려 그렇게 딱 지새끼 젖떼자마자 가버렸다
땡이의 새끼 우주도 얼굴이 아주 작다
절대로 네벌~! 밖에 나갈수 없다
나는 고양이 싫어
절대 안키워!
왜 그랬을까?
앞날을 감히 지가 어찌 안다고
첫댓글 말 못하는 짐승들에게 잘 하시는 분들은
마음이 착하고 고운 사람이랍니다.
우주님의 고운 마음에 박수를 드립니다.고양이가 아주 이쁩니다.
고운 글 잘 읽었습니다...^^
워낙 못하니까 신께서 상황을 이리 맹그셨나 생각합니다
반고양이파들이 저를 놀려요
그러라쥬머^^
참 고운마음씨를 가지셨습니다.
저도 강아지 등 동물들을 좋아하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서 작년 11월 9일에 떠난 아톰(진돗개)을 끝으로 더이상 연을 맺지않으려고 합니다.
곱디고운 마음씨 고맙습니다.
떠나보내고 다시는.... 맘먹지만 늘 그렇듯 상황이 내의지와 상관없이 흐르곤 하지요
쉽지 않은 결정에 박수를
정들면 다 이쁘죠
불구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고양이가 이쁘네요
허리부분에 짙은 상흔이 있을뿐 건강합니다
까칠한 성격 빼고는요 ㅋㅋ
몸이 온전치 못하다는 것은 견디내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목숨이 붙어 있는 모든 생명체는 다 그렇지요.
이들을 품어 더불어 살아간다는것은 어느한계까지는 분담해야 하는것이 전제가되지요.이 또한 같이 살아가는 한 마땅히 나눠야 하는 힘듬이지싶습니다.
생명존중의 우주적 섭리라 보고 마음으로나마 따뜻한 응원의 마음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바랍니다.
위기에 닥친 생명들은 살길을 찾죠
그 살길위에 제가 있었으니 어쩔~
ㅋ
뭐든 곁에두면 情이 듭니다
기어코 끈을 잇고 가는군요 ... 생명이란 ??
정이 들다못해 집착에 이르고 있는듯요
두 우주가 가관이네요 ㅋㅋ
재작년 산불경보로 짐을 챙기는데 1순위가 고양이 짐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