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축사(회고사)
2024.1.11.
에버그린 친구들 졸업을 축하합니다. 에버그린 친구들을 졸업시키느라 애쓰신 선생님들과 부모님들께 깊은 감사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에버그린 친구들이 졸업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은 곳에서 지원과 응원, 기도해주시며 사랑으로 함께 해주셨던 학교법인 광암학원 이사장이신 이용훈 주교님과 법인 관계자와 내외분, 동문과 은인들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뜻깊은 시간을 맞이하며, 더욱이 안법학교는 월 15일 날짜로 개교 115주년을 맞습니다.
경기도 전역 80개 넘는 중학교에서 부푼 꿈을 간직하고 1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안법학교에 들어와 오늘 졸업식을 맞는 에버그린 친구들! 놀 땐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때는 열나게 공부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던 에버그린 친구들! 여러분은 마스크 쓰고 입학했지만, 마스크가, 아니 코로나가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막거나 짓밟아 놓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젊음과 여러분의 멋진 꿈과 희망이 코로나의 맹위를 잠재워 버렸습니다.
여러분의 학년 명칭 ‘에버그린’, ‘상록수’답게 여러분은 그 어떤 추위와 더위와 눈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늘 잘 버티며 푸르름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은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코로나에 걸려 병원으로 집으로 오고 가는 상황에서도, 여기저기에서 진행되는 교육환경 개선공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여러분은 선생님들의 멋진 지도와 사랑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 찾아 진행했습니다. 자기 꿈을 만들어가기 위한 자기주도 학습 교육, 대강당에서 기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인성수련회, 그리고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낮에는 교실과 운동장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뛰놀면서 여러분의 건강과 지성과 인성 함양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저녁에는 장학관에서 정말 공부다운 공부를 하면서, 지성의 지평선을 넓히는 노력의 뿌듯함을 체험하는 시간을 맞이했었습니다. 그리고 첫 지필고사와 그 나온 점수를 보면서 울고 웃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간직하며 정진했습니다.
그 용맹정진의 정신을 안토니오 축제와 체육대회에서 마음껏 펼쳤습니다.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고, 뛰고 달리고 함께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다시금 일어나 승리의 환호성을 지른 여러분 에버그린 친구들입니다.
한치의 여유가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어지는 수행평가, 각종 크고 작은 행사들과 프로그램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교육, 민주시민 교육, 어른이 되어가는 교육, 공부와 연결된 축제들, 창의 인성 한마당, 다문화 축제, 통통통 토론대회, 수학 축제 같은 인문학 축제가 즐비하게 펼쳐진 가운데서도 여유만만하게 즐기는 여러분의 모습. 정말 멋있고 대견했습니다. 특별한 감동은 여러분의 제주도 수학여행 때 더 빛났습니다. 버스 기사들과 숙소 직원들까지 감동시켰던 여러분들의 착한 모습들.. 칭찬받아 마땅했습니다. 수학여행 마지막 밤, 하늘이 열리고 땅이 꺼지고 옆 사람의 옆구리가 터질 만큼의 재미있고 흥겹게 이끌어갔던 에버그린 친구 여러분! 참 멋있었습니다.
에버그린 친구들 여러분이 더 멋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아요? 그것은 바로 수능 바로 전날까지 정말 조용한 가운데, 열심히 공부한 것이에요. 신부님이 여러분 건물 기도실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건물 내에 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었습니다. 그만큼 숨죽이며 열심히 공부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의 대학 진학 결과는 최종적으로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기에, 어느 대학에 가든지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은 공부다운 공부를 이미 해보았고, 어떻게 놀고,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배우고 익혔으니, 여러분은 대학을 넘어 세상에 가서 참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도 남으리라 봅니다.
교장 신부로서 여러분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끝까지 선생님들을 믿고 따르며, 수시원서와 정시 원서를 쓰는 모습, 스승과 제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을 보며, 멋있는 것을 넘어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발견한 순간에, ‘안법에 왜 교권 침해가 없고, 학생 인권 침해와 학폭이 거의 없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 학부모님들도 선생님들을 존중하고 존경하시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선생님들, 학생들, 학부모님들 모두의 승리라고 봅니다. 이와 같은 교육의 참다운 승리의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제일 큰 공을 세우신 분은 3학년 교장 이남기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들이십니다. 진정한 교육을 위해 애쓰신 우리 선생님 모두에게 격려와 감사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제 에버그린 여러분을 더 큰 세상으로 내보냅니다. 가서, 더 큰 안법인, 글로벌 인재로 살기를 바라며 축복합니다. 그곳에서 살다가 지칠 때쯤 다시금 돌아와 소싯적 때 익혔던 안법인 정신을 다시금 담금질하기를 바랍니다. 바로 그때, 여러분의 선생님들이 이곳 안법 못자리에서 여러분을 기쁘게 맞이해 주실 것입니다. 115년이 지난 지금에도 공베르 신부님이 우리를 맞이해 주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시금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늘 여러분에게 이야기했던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안법인의 십계명’을 외우며 저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1. 안법인은 어떠한 일을 하든지 하늘의 뜻을 먼저 생각한다.
2. 사람답게 살겠습니다.를 실천한다.
3. 편한길 빠른 길보다 옳은 길을 선택한다.
4. 사람 살리기 위한 진로와 진학과 직업을 선택한다.
5. 사람과 환경 살리기에 최선을 다한다.
6. 자신의 행복만큼 다른 사람의 행복을 존중한다
7. 다른 사람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아픔에 함께 아파한다
8.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 자신의 되돌아본다(내 탓이라고 한다).
9. 끝까지 친절하도록 노력한다.
10. 안법인이 지나간 자리에는 미소가 머물게 한다.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