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단짝이었던 친구가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자살을 했습니다. 늘 다른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정도로 똑똑하고 예뻤던 친구였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뒤부터 정신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자살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스물다섯 해가 지나갔지만, 저는 가끔 인터넷에 그 친구 이름을 검색해보곤 합니다. 이민을 갔거나 일하는 분야가 달라 만날 일이 없어진 친구들처럼 그 친구도 분명 어디선가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잘 살고 있을 것만 같아서 그렇습니다. 한참을 동명이인들의 근황을 살피고 나서야 ‘“아 이젠” 이 세상에 없구나’ 하는 걸 새삼 실감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