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민재 신부 "신앙 불꽃 지키려 노력하는 후배들 응원해 달라"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홍대 인근 '청년문화공간JU'에서 전국가톨릭대학생 동문 모임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동문을 비롯해 원주, 청주, 수원, 대전, 춘천, 광주, 전주교구 등 전국에서 모인 선후배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과거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신앙 안에서 친교를 나누었다. 모임은 소그룹별로 ‘성령 안의 대화’ , 동문 미사와 인사 나눔, 저녁 식사 순으로 이어졌다.
2026년 4월 25일, 전국가톨릭대학생 동우회 모임 참석자들이 미사 후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대학생사목부)
미사 강론을 맡은 황정연 신부(예수회 한국관구장, 서가대연 87학번)는 가대연 활동의 본질을 '생명의 체험'이라고 정의했다. 황 신부는 "대학이라는 각자도생의 공간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벽에 머물지 않고 예수님이라는 문을 통해 신앙 공동체 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가대연은 특정 이념이나 단순한 사회운동 전략에 머물지 않고 주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생명의 초원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길거리 구호나 정세 토론보다 함께 성경을 공부하고 손을 잡고 기도하던 순간이 실천과 기도를 하나로 이끌었음을 강조했다.
4월 27일, 황정연 신부(가운데)가 전국가톨릭대학생 동우회 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황 신부 왼쪽은 임승재 신부(가르멜회, 원주가대연89), 오른쪽은 박민재 신부(서울대교구 대학교사목부 담당 사제). ⓒ경동현 기자
그는 졸업 후 세상의 성취와 인간관계만으로는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고 일상 속의 불안과 과거 공동체에 대한 애착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체험한 생명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선물"이라며 "과거에 갇힌 나를 붙들기보다, 오늘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고 그분의 창조 사업에 응답하자"고 동문들을 독려했다.
미사에 앞서 진행된 '성령 안의 대화 모임'은 시노드를 위한 기도로 시작했다. 5개 조로 나뉜 동문들은 가톨릭대학생연합회가 자신의 삶과 신앙에서 어떤 의미인지 경험을 나눴다. 미사 후 나눔 발표에서는 80~90년대 시대의 아픔과 두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을 믿으며 사회운동에 임했던 치열한 기억이 쏟아졌다. 동문들은 가대연이 차별과 무지에 빠지지 않게 하는 배움의 장이었으며, 맹목적 신앙에 머물지 않고 질문하는 신앙을 갖게 해준 토대였다는 점에 공감했다.
졸업 후 세계 곳곳에서 삶을 이으며 학생회 시절의 경험이 어떻게 삶의 기둥이자 신앙생활의 원동력이 되었는지에 대한 고백도 이어졌다. 가부장적이고 차별적인 교회의 모습에 실망해 한때 무신론에 빠졌다가 새로운 신앙으로 돌아온 경험, 과학이 오히려 하느님의 존재와 신앙을 더욱 경이롭게 만든다는 의사의 고백 등 현재 삶을 진솔하게 공유했다.
4월 25일, 전국가톨릭대학생 동우회 동문들이 '성령 안의 대화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 전국가톨릭대학생동우회)
미사 끝에 환영 인사를 전한 박민재 신부는 현재 가톨릭학생회 후배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하며 선배의 따뜻한 이해를 당부했다. 박 신부는 상명대, 동국대, 광운대 등 여러 대학의 학생회가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그는 현재 가톨릭대학생 운동이 잃어버린 신앙을 되찾으려는 '회복 운동'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신입생 때 활동을 시작했지만, 요즘 후배들은 다양한 활동을 거친 뒤 3학년 2학기나 대학원생이 되어서야 공동체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는 "후배들은 신앙의 불꽃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의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공동체를 유지하려는 후배들의 수고를 넉넉한 시선으로 응원하고 기도로 함께해 달라"고 호소하며 동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가톨릭대학생 동우회는 매년 4월 마지막 주에 여는 동문 모임 외에도, 5월이 되면 '조성만 열사 추모미사'와 '5.18 광주 순례'를 천주교 사회운동 단체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26년 조성만 열사 추모미사와 5.18 광주 순례 웹자보. (사진 제공 = 전국가톨릭대학생동우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www.catholicnew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