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잡고 갈래?』
이인호 동화집|윤미숙 그림
3단계(초등학교 5~6학년 이상)|196쪽|값 11,000원
ISBN 978-89-320-3058-6(73810)
판형: 152*212|KC 마크 인증
(주)문학과지성사
“우리가 어쩌다 친구가 됐지?”
들키고 싶지 않은 조마조마했던 일들이 별로 안 친한 애 앞에
드러나고 말았는데……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나와 다르지만 자석처럼 끌리는 마음이 만들어 낸 10대들의 아름다운 우정
■ 안 친해도 친구는 친구니까!
월간 『어린이와 문학』에 동화 부문 3회 추천 완료로 등단한 작가 이인호의 첫 동화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고민 많은 네 명의 아이들에게 찾아온 변화를 따스하면서도 맛깔스럽게 담아낸 이야기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건들을 전혀 진부하지 않게 풀어내 끝까지 호기심을 품은 채 힘 있게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특히 첫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문장력과 생생한 캐릭터,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평범한 아이들이 일상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의 민낯들을 무리한 설정이나 과도한 전개 없이 누구나 수긍하고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만들어 낸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고 믿음직하다.
네 편의 이야기 안에 담긴 네 가지 빛깔의 개성 넘치는 우정은 비교와 경쟁에 내몰려 어느덧 친구에게도 높은 벽을 치고 자기 방어를 먼저 하게 되는 아이들을 무장해제시킨다. 일상생활과 관계에 지친 아이들에게 다가온 친구들은 모든 일에 단단하게 굳어 가던 마음을 가뭄 속의 단비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아이들은 ‘나와 다르다’는 ‘편견’ 때문에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칠 뻔한 것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
■ 조금 특별한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갑자기 달동네로 오게 된 근호를 위해 준비한 나은이의 깜짝 선물, 앞집으로 이사 온 엄마 친구 아들이 그야말로 ‘엄친아’여서 매사가 곤란해진 야구광 동주,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자기보다 한 살 많은 누나를 지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 엉뚱하지만 믿음직한 서준이,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던 현택이가 자신을 속였지만 그런 현택이가 결코 밉지 않은 지환이. 서툴지만 서로에게 다가가는 네 아이들의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이 어디에서 행복을 찾고 성장하는지 발견하게 된다.
고민 많고 걱정 많은 10대들의 모습을 건강하고 담백하게 그린 작가는 슬픔과 아픔에 직면한 아이들을 감상적으로 담지 않았다. 힘들어도 때로는 웃을 수 있는 아이들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산되도록 곳곳에 유머와 재치를 심어 놓았다. 또한 자신들 가까이에서 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는데, 이 또한 큰 미덕이 아닐 수 없다.
근호와 나은이, 동주와 승재, 서준이와 누나, 지환이와 현택이. 저마다 아픔을 안고 있는 우리 주인공들은 이제 자신들이 발 디디고 있는 현실을 꿋꿋하고 씩씩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어떤 외부의 물리적인 도움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또래 친구와의 소통과 마음 나눔을 통해 스스로 힘을 길러 낸 것이다. 짠한 듯 유쾌한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동네든 놀이터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찬찬히 둘러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승재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야구에서 3할 3푼 3리는 굉장한 성적이라는 거. 열 번 중 일곱 번 실패했다고 낙담할 필요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승재는 애들 많은 엘리베 이터도 아무렇지 않게 타고, 뒷자리에서 한눈을 파는 날도 올 거다. 그때 승재를 데리고 야구장에 도 한번 가야겠다. 거기서 신나게 응원해야지. 까짓 거 경기에 지면 좀 어떠냐. 내일은 내일의 경 기가 있다. 인생은 길고 야구는 계속된다!_「3할 3푼 3리」 중에서
■ 작품 소개
․ 「계단」
어느 날 갑자기 달동네로 이사를 가게 된 근호는 그 사실을 숨기고 싶다. 친한 친구 진규한테도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 가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데 하필이면 나은이랑 같은 동네라니. 눈앞이 깜깜하지만 나은이랑은 평소 말도 잘 안 하는 사이니까 그나마 안심이 된다. 그런데 자꾸만 나은이한테 진짜 비밀로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 들키고 만다. 더 이상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고 하면 할수록 어쩐 일인지 항상 근호 곁에 있는 나은이.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는 나은이는 정말 근호의 슈퍼맨이라도 되는 걸까?
․ 「3할 3푼 3리」
공부보다는 야구를 좋아하고, 집보다는 운동장을 좋아하는 ‘야구의 신’ 동주. 공부는 좀 못하지만 나름 행복하게 살던 동주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시련이 찾아왔다. 앞집에 이사 온 ‘공부의 신’ 승재가 나타나고부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동주는 엄마 친구 아들 그야말로 ‘엄친아’이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비교 당하는 것도 모자라 승재를 따라 학원까지 다니게 된 동주는 공부밖에 모르는 승재가 한심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왕재수 승재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동주는 자꾸만 승재에게 신경이 쓰인다. 동주는 승재의 구원투수가 돼 줄 수 있을까?
․ 「내일의 할 일」
엄마의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서준이와 누나 서영이. 한 살 터울이라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집안엔 정적만이 흐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둘은 치킨 때문에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만다. 바쁜 아빠를 대신해 누나가 나름 살뜰히 챙겨 주지만 누나가 부쩍 승호 형이랑 가까워진 것 같아 서준이는 누나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정신이 없다. 급기야 누나가 밤에 몰래 나갔다 온 사실을 알게 되자 서준이는 엄마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는데…… 알고 보니 누나랑 승호 형 사이에는 특급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서준이는 끝까지 누나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을까?
․ 「비밀번호」
어릴 적 화상으로 왼손에 분홍빛 상처를 갖고 있는 지환이는 늘 의기소침하고 친구를 사귀기 힘들어한다. 그런 지환이에게 어느 날 스스럼없이 현택이가 다가온다. 학교도 가지 않는지 아파트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던 현택이는 마치 알고 지냈던 사이처럼 지환이를 살갑게 대한다. 어느새 마음의 문을 연 지환이는 혼자 있는 집에 현택이를 데리고 가고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게 된다. 하지만 둘 사이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현택이가 지환이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몰래 들어오면서부터. 친구라고 믿었던 현택이를 지환이는 용서할 수 있을까?
■ 차례
계단
3할 3푼 3리
내일의 할 일
비밀번호
■ 작가 소개
글을 쓴 이인호는 야구를 좋아하고, 밥은 꼭꼭 챙겨 먹으며 어린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에 늘 귀 기울이고 있다. 2015년에 월간 『어린이와 문학』에 동화가 3회 추천 완료되었고, 단편동화 「팔씨름」으로 제7회 정채봉문학상을 받았다.
그림을 그린 윤미숙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04년 『팥죽할멈과 호랑이』로 볼로냐 라가치 우수상을 받았다. 『내 친구가 마녀래요』 『그 나무가 웃는다』 『웃음은 힘이 세다』 『토끼와 자라』 『작은 배가 동동동』 『펭귄』 『흰 쥐 이야기』 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