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 덕유산 종주(1,614m)
ㅇ 일시 : 2009년 1월 17(토) 맑음 ㅇ 코스 : 설천봉→향적봉→중봉→동엽령→무룡산→삿갓골대피소→삿갓봉→월성치→남덕유산→영각사 ㅇ 동행 : 담배가게 아가씨/ 대전 청솔산악회 ㅇ 거리 : 약 19.3km (약 8시간 소요) ㅇ 메모 : 지난해 12월 20일 눈꽃 산행을 위하여 찾았다 겨울비로 힘든 산행을 하였던 덕유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에는 ?은 날씨와 함께간 직장동료 부부가 힘들어해 산행시간이 지체된 탓에 종주코스 도중인 삿갓골대피소에서 황점으로 하산을 하였었는데, 이번에는 꼭 종주를 해보기로 마음 먹고 출발 하였다.
덕유산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명산이지만 특히 겨울산행코스로 유명하다. 지형적 여건으로 남부지방에 위치하였으면서도 적설량이 많기 때문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탓에 우리부부는 덕유산 향적봉은 여러번 가보았지만, 남덕유산은 가 본 경험이 없었다.
□ 덕유산 개념도 (사진을 클릭시 확대사진 보기)
□ 덕유산 산행 정보
덕유산은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의 경계를 이루며 위치해 있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남한에서 4번째로 높고 1000미터 이상의 봉우리가 20개도 넘는 거대한 산이다. 그 장엄한 기세가 2도 4군 8개면에 걸쳐 있으니 덕유산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이처럼 산세가 웅장하다보니 수량도 대단하여 유명계곡으로 이름난 '무주구천동'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살았다 하여 '구천동'이란 설이 있고 또 다른 설로는 <박문수전(朴文秀傳)>에 의하면 이 골짜기에 '구씨(具氏)'와 천씨(千氏)가 살며 집안 싸움을 하는 것을 어사 박문수가 해결해 준 뒤부터 '구천동(具千洞)'이라 불리다가 지금의 구천동(九千洞)으로바뀌었다는 설이다. 덕유산 산행은 주로 북덕유산(향적봉)일대만 산행지로 꼽지만 일정에 여유가 있으면 남덕유산을 잇는 능선종주도 해 볼 만하고 삿갓골재에 산장이 있기 때문에 1박2일코스로 잡는 것이 좋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서 칠연폭포쪽으로 올라 갈 수가 있고 경남 거창군에서는 송계사쪽으로, 함양군에서는 영각사로 올라갈 수가 있다. (이상은 인터넷 산행정보에서 발췌)
덕유산 당일 종주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탓에 무주스키장에서 곤도라를 이용하여 설천봉까지 오른후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을 경유하는 코스를 선택하면 당일 종주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요즘은 스키 시즌인 탓에 곤도라 이용객(스키객, 향적봉 관광객, 등산객)이 많아 곤도라 승차 대기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우리 일행은 약40~50분이 지나서야 곤도라를 이용 설천봉에 올랐다.
(무주스키장 모습) (곤도라 승차를 위하여 늘어선 등산객 들)
(설천봉 휴게소)
□ 설천봉에서 바라본 향적봉
□ 향적봉11:05 (설천휴게소에서 15분소요)
□ 향적봉 대피소
□ 저멀리 다음 목적지인 중봉이 보인다.
□ 향적봉- 중봉 (점잖게 생긴 주목아래서 한컷!)
□ 중봉(1,594m)이다. 11:22분 총37분소요 중봉에는 남덕유산으로 가는 동엽령 방면(오른쪽)과 오수자굴-백련사를 거쳐 삼공리로 하산하는(왼쪽) 갈림길이 있다. 오늘 바람은 제법 쌀쌀하지만 참을만 한것이 비교적 푸근한 날씨다.
□ 중봉에서 동엽령쪽으로 이어진 능선
중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방면 능선 (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이 저멀리 자리를 잡고 있다.)
동엽령을 향하다가 뒤돌아 서서 중봉의 모습을 찍었다. (중봉과 왼쪽으로 향적봉이 보인다.)
□ 송계삼거리 11:22분 (총37분 소요)
□ 동엽령. 12:22분 (총1:37분소요) 안성쪽에서 오르는 등산객들로 동엽령은 꽤나 붐볐다.
다시 무룡산을 향하여 진행을 한다.
지난 달 덕유산 종주 때 점심식사 하였던 곳에 도착하였다. 현재시각 13:32분 오늘도 이곳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였다. 지금까지는 계획된 시간대로 지연 없이 산행속도가 유지되고 있는데. 걱정은 대전에서의 버스 출발시간도 조금 늦었고, 무엇보다 스키 인파들로 인하여 무주리조트 진입시간과 곤도로 이용 시간이 많이 걸려, 당초 계획보다도 산행 시작이 약 50분가량 지연 된 것때문에 과연 종주를 마칠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들었다...
보온병에 담아온 따끈한 된장국과 보온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 준비중인 담배가게아가씨, 종주 욕심에 내가 서두르는 눈치를 보이자, 그녀는 무릎이 안 좋으면서도 아직까지 내게는 내색도 안하고 있다.
무룡산을 오르던중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진 김에 잠시 쉬어간다.
무룡산 직전의 계단
□ 무룡산(1,492m). 14:20분 (총3:35분 소요) 동엽령에서 1시간 58분이 지나 무룡산에 도착하였다. 도중에 점심 식사시간 27분을 빼면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산행지도에 표시된 소요시간이 1시간 45분이니깐 현재까지는 계획데로 진행을 하고 있다.
무룡산에서 삿갓골대피소 방향의 내리막 계단이다.
내리막 계단에서 담배가게아가씨가 산행시간이 지연된다. 무릎이 아픈 탓인가? 앞에 우리 산악 회원님이 가고 계시다.
□ 삿갓골 대피소에 도착했다. 15:00 (총 4:13분 소요)
삿갓골 대피소에서 생수 2통을 구입했다. 가지고 온 물이 떨어진것은 아닌데.. 계획대로 남덕유산을 거쳐 영각사로 갈 경우 식수가 부족할 것 같아서 미리 구입을 했다. 대피소에는 산행에 필요한 대 부분을 판매하고 있다.
□ 남덕유산을 거쳐 끝가지 종주할것이냐? 아니면 지난번에 이어 또다시 포기하고 황점으로 하산할 것인가!! 산악회 버스에서 내리기전 산악회 회장님이 삿갓골 대피소에 오후 2:30분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남덕유산 종주가 무리니깐, 황점골로 하산하라는 당부도 있었고, 선행그룹이 표시한 시그널에 선두보다 1:20분가량 뒤 처져 있고,, 남덕유산으로 갈것인가 포기하고 황점으로 하산 할것인가? 갈등이 생긴다.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남덕유산 방면으로 진행하는 등산객이 있으면 함께 가려고 살폈으나. 모두들 황점으로 내려가신다. 담배가게아가씨는 황점으로 하산하자고 의견을 제시하였지만 나는 또 남덕유산을 못 보는 것이 아쉬워 담배가게아가씨 보고 혼자 황점으로 하산하라고 권하고, 나는 꼭 남덕유산을 가봐야 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나도 정이 없는것은 아니었다. 첫째는 담배가게아가씨의 체력이 문제였고, 둘째는 겨울산행인데 한번도 가보지 않은 험난한 6km 정도의 코스를 늦은 오후시간에 겨울산행을 한다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과, 셋째는 하산이 늦어져 함께오신 일행들께 오랜시간 기다리는 불편을 끼치는 것 등이었다.
결국 고민 끝에 나는 남덕유산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담배가게 아가씨는 이런 신랑이 마땅치 않았지만 묵묵히 뒤를 따른다. 이제 믿는 것은 우리부부의 팀웍과 렌턴, 식수, 비상식량, 방한복 들이다.
□ 삿갓봉(1,418m). 15:36분 ( 총4:51분 소요) 대피소에서 삿갓봉까지는 무척 가파른 것이 눈도 많아 하산하는 등산객들은 썰매 타듯이 내려온다. 간간히 남덕유산에서 오는 등산객들만 보일뿐 같은 방향으로 가는 등산객은 영각사 하산시 까지 만날 수가 없었다.( 대피소부터 28분이 소요되었다.)
담배가게아가씨가 점점 속도가 지체되는가 싶더니 휴식을 요청한다. 그리고는 배낭에서 진통제를 꺼내 달란다. 무릎이 많이 아픈탓이다. 나는 "그 정도 였으면 대피소에서 말을 하고 황점으로 하산을 했어야지.. 나는 그 정도인줄도 몰랐잖아...!" 오히려 아픈 그녀에게 퉁퉁 거렸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내가 괜한 고집을 부려 그녀를 고생시키는것 같아 미안한 마음과 애처러운 마음이었다.
□ 월성재(1,240m). 16:21분 (총5:58분 소요) 월성재에 도착하니 남덕유산 쪽에서 넘어온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황점으로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당초 계획되로 삿갓골 대피소로 갈것 인가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 부부 역시 여기서 황점으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황점까지 1시간 이상 걸릴꺼고 그러면 17:30분 그시간 까지 산악회 버스가 우릴 기다리에는 너무 긴 시간이라... 힘들지만 계획대로 남덕유산을 향한다.
저멀리 마지막 봉우리인 남덕유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마지막 봉우리를 남겨놓고 담배가게 가씨가 점점 더 힘들어 한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화이팅~!!! 을 외치며 "당신 대단해,군대가도 되겠어~!" 라고 농을 하자, 그녀는 산에서 얼어 죽을까봐 죽을힘을 다해 가고 있다고 답을 한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그녀는 삿가골 대피소 이후 오면서 내내한 걱정은 함께 온 산악회 일행들이 우리 때문에 기다릴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남덕유산을 오르는중 반대편에서 홀로 하산하는 젊은 등산객을 만났다. 인사를 나누며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등산객을 몇분전쯤 만났냐고 물었더니.. 못 봤다고 한다. 겨울 산행이라 우리처럼 무리하게 등산하는 사람은 없는가 보다. 다시 힘을 내어 정상을 향한다. 마지막 코스의 가파름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 드디어 남덕유산(1,507m)이다. 17:12분 총 6:00분소요
주변이 서서히 어둠에 잠길 무렵 드디어 남덕유산 정상에 도착 하였다. 삿갓골 대피소에서 약1:40분가량 소요 되어 당초 계획보다 보다 더 걸린 것은 아닌데... 날이 어두워진 탓에 하산길이 걱정이 된다.
남덕유산까지 오는 도중에 산악회 회장님께 전화를 하려고 하였지만 휴대폰 신호가 잡히지 않아 연락을 못 드렷는데.. 정상에 도착하여 신호는 잡히지만.. 어라!! 휴대폰 뱃더리가 나가 버렷다..이것참 예비 뱃더리도 안가져 왔는데... 다행이도 담배가게아가씨는 예비용 뱃더리를 가지고 와서 회장님께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진행이 늦어져 18:30까지 영각사로 하산하겠다고.... 연락을 취하면서도 우리 때문에 일찍 산행을 마치고, 기다리실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계속되었다.
□ 남덕유산 - 영각사 18:50분 총 08:05도착
남덕유산에서 영각사까지 약 4km의 거리를 정말 힘들게 내려왔다. 산행전 찾아보았던 인터넷 산행기에서 남덕유산의 철제계단의 험난함을 일찍알고는 있었지만, 이미 지쳐있는 담배가게아가씨에게는 무척 어려운 코스였다. 더욱이 날이 어두워져 렌턴까지 착용한체 어둑 깜깜한 하산길을 내겨가려니 더 힘이 들 수밖에,,, 산행 개념도에는 정상에서 영각사까지 하산에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우린 1:30분이 걸려서야 영각사 통제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후 영각사 도착 무렵, 연락도 끊겼지(휴대폰 뱃더리 모두소모), 정상에서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우리 부부를 걱정하다 결국 산악회에 '피아노'님이 렌턴을 밝히며 우리 부부를 찾아 나서고 있었다. 그를 만나자 너무 반가웠다.
우리부부가 버스에 승차하여 "오랫 동안 기다리게 하셔서 죄송합니다"라고 일행들에게 사과를 드리자 모든 분들이 하나같이 무사히 하산하셔서 다행이라며, 오히려 우리 부부를 격려하여 주셨다. 너무도 이해심 많으시고 고마우신 분들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더니...... 특히 어느분께서는 고맙게도 자신의 좌석까지 집 사람에게 양보하여 주셨다. 다시한번 함께한 산우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또한 이번 산행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던 점에 감사드리며, 나를 믿고 함께 하였던 나의 반려자 담배가게아가씨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한다. 그리고 함께한 회원님들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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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희재네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느낌
첫댓글 종주 산행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행거리 약20km 상급자6시간 중급자7시간 예상하고 산행을 떠났는데 무주 리조트에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설천봉 출발부터 우리같은 중급자가 종주하기엔 주어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우리일행은 월성재에 4시에 도착했는데 남덕유는 여기서 접기로 하고 황점으로 하산 하였습니다 덕유산종주 조금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 되었습니다 느낌님 사진 즐감했구요 건강 산행 이어 가세요~~
우린 무리한 산행을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금바우님도 즐산 하시길 빕니다.
고생하셨네요^^월성재에서 뒤꼬리잡고 진행하고싶었는데 하산하라는 원추리님의 조언에따라 황점으로... 저도 종주는 다음기회로 미루고 아쉬움만 가득안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산했어요^끝까지종주하신"느낌님""담배가게아가씨" 화이팅~~~
격려 감사합니다. 저도 여름에 한번 더 종주해 보고 싶습니다.
종주 축하드립니다. 점심 같이먹은회원입니다. 담배아가씨가 주신 감 정말 꿀맛이었구요. 전 망설이다 황점으로 내려왓습니다. 조금기다리다 같이 산행 할것 후회돼네요 전 다음기회에 종주하겠습니다. 두분 보기 좋은 모습보고 무척 부러웠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산행 하세요 ㅊㅋㅊㅋㅊㅋ^^
아~ 점심때.....그러셨군요, 다음 산행때 또 뵙겠습니다..
꼼꼼한 일정의 산행기와... 남덕유산에 우뚝선 모습이 강원도의 힘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고생하셨구요. *^^* 동향인 이라시니 반갑습니다. 자주뵈요~~~!!
ㅋㅋ 오랫만에 듣는 강원도의 힘이네요.. 예전 지리산 종주때 대피소에서 우연히 고향 후배를 만나서.. 서로 그 야그를 했었는데.. 네~ 자주뵈요..
산에 푹 빠져 사는 산사람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군요... 이때는 무척이나 힘이 들었겠지요... 그렇지만 다음날은 종주를 마침에 마냥 행복하겠네요.... 종주 축하드립니다... ^^*
닉 네임이 멋지시네요~, 어렵게 산행하면 추억은 오래가더라구요~ 감사합니다..
담배가게아가씨 무릎도 안좋으신데 끝까지 종주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앞으로도 두분 즐거운산행 많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