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천황과 내기중인 그 녀석 -2부- 126%>
며칠 후... 성민에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성민아... 그동안 잘 지냈지...?'
'네...'
'그래... 어디 아픈 데는 없고? 그래.. 학교는...? 학교는 다닐 만 한 거냐...?'
'괜찮습니다, 걱정 하지 마세요.'
'그래... 다행이구나.... 성현이는..? 성현이도 잘 지내지..? 지금 성현이랑 같이 있으면
잠깐 바꿔 줄 수 있겠니?'
'저 혼자입니다....'
'그래.. 그렇구나.... 미안하다... 곁에서 챙겨 주지 못하고... 아버지로서 해 준 것이 없구나...
이번엔 2주정도 더 머물게 될 것 같은데.... 내일이 일요일이기도 해서.. 혹시 시간 있니..?'
'네, 괜찮습니다.'
'그럼 내일 만날까..? 될 수 있으면 성현이도 같이 나오면 좋겠구나...'
'....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그래... 내일 보자....'」
한편 진아는....
'진아야~ 오늘 학교 끝나면 놀러가자~ 이현이가 사탕도 많이 사줄게~!'
'윤이현! 너 또 우리 진아 꼬셔서 어디 데려 가려고!!! 절대 안 돼!!'
'은..형아... 소리... 지르지.... 마...'
'어..? 어.. 미..미안... 괜찮아? 너 왜 그래 갑자기...? 어디 아파..? 말 해봐.... 왜 그래...'
'아..아니....야... 그..그냥... 조..금... 놀라서... 놀라서... 그래... 괜..찮아.. 나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
'데려다 줄게...'
'아..아니야... 괜찮아... 그냥 여기 있어...'
'내가 안 괜찮아... 너 정말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왜 이렇게 땀을 흘리고... 말해봐.. 응?'
'나... 괜..찮으...니까.... 걱정.. 하지... 마... 괜..찮으니까....'
'정말...이지..? 정말 괜찮은 거지...?'
'으..응....'
급히 복도에 나가 달리던 진아가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하빈과 부딪친 후
넘어지려 하자 하빈이 받쳐주며 진아를 살핀다.
'괜..찮아....? 어디 아친데 없어?'
'으..응... 괜찮아... 미안...'
'다친데 없으면 됐어... 그래도 앞으로 조심해... 그렇게 뛰어다니다 다른 사람이랑
부딪쳐서 다치면 아프잖아.... 너 아픈 거 싫어... 그러니까 조심해 알았지?'
'으..응... 조심... 할게....'
'저기.... 진아야, 내일.. 시간... 있어..?'
'응..? 내..일...? 다른 약속은 없어...'
'그럼... 내일 만날래....? 일요일이니까... 만나서 놀자..'
'잘 모르겠어.... 오빠들한테 허락 받아야... 해서...'
'그래... 그럼.. 허락 받고 전화 해줘... 기다릴게...'
'으..응...'
(나... 정말.... 괜찮을까...? 이렇게 해도...? 분명... 많이 아플 건데... 많이 힘들어 할 텐데...
나... 욕심이 많아서.... 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애라서... 미움 받기 싫어서... 그래서...
아직까지도 아무것도 못하고... 이렇게... 시간만 보내고 있어... 날 미워하게 해야 하는데...
나를 미워해서 모두가... 하나...둘... 내 곁에서 떠나가게 해야 하는데... 그래야... 그래야만
조금이라도... 덜... 아플 텐데.... 조금이라도 덜 힘들 텐데.... 미안해... 이기적이어서...
미움 받기 싫어서... 그래 서... 어쩌면... 난... 끝까지... 아무 말도 안하고.... 그러다....
아무도 몰래.... 갑자기... 멀리 가버릴 지도 몰라.... 미안해... 이기적이라서... 미안해.... by 진아)
'이하빈...? 너.. 우리 진아랑 무슨 얘기 했냐?'
'내가 은형 너한테 말 해줘야 하는 의무라도 있냐? 말 해줘야 할 의무 없는 걸로 아는데?'
'야!! 이하빈!!!'
'아직 귀 안 먹었거든? 소리 지르지 마라, 고막 나가겠다...'
'됐어! 내가 말을 말지! 너 아니면 내가 모를 줄 아냐? 진아한테 물어보면 되지!'
'그러던지...'
'뭐? 뭐야... 그럼 내가 알아도 상관없는 얘기였냐? 난 또 나 모르게 무슨
비밀 얘기라도 한 줄 알았네... 됐다, 그런 거면 별로 상관없으니까...'
'은형... 너... 어째 평소랑 묘하게 뭔가가 다르다?'
'내가 뭘!'
'글쎄... 그냥 어딘지 모르게 묘하게 평소랑 다른 것 같은데...'
'그러는 넌! 너도 뭔가 달라! 평소랑!'
'그런가? 뭐.. 별로 상관없는데?'
'으휴... 됐다 됐어! 진아야!'
'으..응....? 왜... 불렀어... 은형아...'
'아니... 그냥... 내일 일요일 인데... 놀자...'
'저기.... 나... 내일은... 잘.. 모르겠는데...'
'왜? 너 약속 도 없잖아?'
'저기... 그러니까... 그게....'
'뭐야... 너... 혹시... 이하빈이랑 만나기로 한 거냐! 둘이서만..?'
'그게... 그러니까.... 아직... 잘... 모르고... 오빠들이... 허락하면... 그때...'
'안 돼! 절대로 안 돼! 이하빈 놈하고 단 둘이 만나는 건 절대 허락 못해!'
'은형.... 왜 네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데...? 허락 하건 안하건 선배님들만 허락하시면
내일 만날 거거든?'
'안 돼! 절대 안 돼! 진아의 사촌오빠로서 이하빈 너 같은 늑대랑 우리 순진한 진아
단 둘이 만나는 건 절대 허락 못 해!'
'말은 바로 하시지? 속마음은 그게 아니라 진아랑 둘이 데이트 하는 내가 부러워서
심통 부리는 거라고, 솔직히 너도 진아랑 놀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내 말이 틀리냐?'
'그..그건.... 아..아무튼! 너네 단 둘이면 절대 안 돼!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방해 한다!'
'후우... 새삼스럽게 진아가 가여워진다... 이런 놈도 사촌이라고 둬서는...'
'야! 이하빈!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듣고서도 다시 물어보는 이유가 뭐냐?'
'야! 너 나랑 한번 해보자는 거냐!!'
'뭐... 못 할 것도 없지...?'
하빈과 은형의 말싸움이 절정에 달했을 쯔음... 진아가 슬며시 그 자릴 벗어나 옥상으로
향하는 것을 본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 춥네.... 그래도... 시원해서 좋아... 이렇게 탁 트인 학교 옥상에서 하늘을 보는 것도....
이젠.... 얼마 안 남았을 테니까... 지금이라도 시간이 남아있을 때 많이 봐둬야지...
헤에.... 이렇게... 하늘을 보고 있으면... 정말 좋은데... 왜... 눈물이 나오려는 거지...?
또.. 눈물나오는 데가 고장 나 버렸나...? 이제... 정말.... 조금만... 조금만 더...
욕심 부릴게요... 조금만.... 내일 까지만... 욕심 부리고... 그 다음부턴....
정말... 나쁜 애가 되어서.... 하나... 둘...씩... 내 옆에 다가 서지 못하게 할게요....
그렇게... 하나.. 둘씩... 떠나보내고 나서... 아무도 없을 때... 혼자서... 몰래.... 갈게요...'
옥상난간에 기대서서 속삭이듯 말하는 진아의 양 뺨에 투명한 빛줄기가 지나갔다
그런 진아를 위로하듯.... 미풍이 불어와 한동안 진아의 주위를 맴돌며 양 뺨의 투명한
빛줄기의 흔적을 지워주곤 멀어져 갔다... 그에 진아가 살며시 미소 지으며...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소릴 작게 내뱉었다...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이런 생각 하는.... 애라서... 이렇게 이기적인...
나쁜 애라서... 미안해요.... 소중한 오빠들한테.... 상처 줘버릴 나쁜 애라.... 미안해요...'
순간... 옅은 미소에... 언뜻 비춰진 슬픔이 보였던 건... 착각일 거라는 듯...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감에 젖어 들 만한 너무 예쁜... 행복해 보이는 미소....
분명 예쁜 미소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깊은 슬픔이 묻어나는 미소였다...
'헤에... 결국... 울어 버렸네... 정말... 바보같이... 이렇게 울면 안 되는 건데....
이렇게 우는 건... 아무도... 좋아 해 줄 리가 없는데...'
순간... 자신의 한 말에 놀라며 가볍게 몸을 떠는 진아.... 그리곤... 작게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나.. 정말... 뭘 바라는 거야... 이제... 모두를 떠나보내야 하는데... 날 미워하게 해서...
나한테서 모두 멀리 떠나보내야 하는데... 미움 받을까봐 무서워하잖아... 이래서는... 난...'
'어..? 진아... 선배...? 추운데 여기서 뭐하세요?'
'한결...아.. 어..언제... 왔어...?'
'방금요... 그런데 무슨 일 있으신 거 에요?'
'아..아니야...'
'왜... 우셨...어요... 누가... 뭐라고 한 거 에요... 무슨 일이에요...'
'아..니... 그게... 저... 그러니까...'
'괜한 질문 한 것 같네요... 전에 말했었죠...? 이렇게 혼자서 울지 말라고요...'
'괜찮아... 그냥.. 좀... 뭐 생각 하다가.... 정말 괜찮아....'
'선배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죠... 추워요... 이제 그만 내려가요...'
'으..응... 저기... 한결아... 나... 여기서 운거... 말.. 하지 마.. 응...?'
'네... 그럴게요... 그러니까 선배도 앞으로는 혼자서 울지 마세요... 아셨죠...?'
'그건... 잘 모르겠어... 하지만... 되도록 울지 않을 거니까...'
'네... 그럼 됐어요... 이제 그만 내려가요 선배...'
'응!'
'선배... 손이 차요.... 옥상에 오래 계셨던 거 에요....?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요...'
'괜찮은데...'
'마이 걸치세요...'
'아니.. 괜찮아... 그러면 한결이가 추워...'
'전 괜찮아요... 후배이긴 해도 전 남자니까요....'
'응..? 남자는 안 추워? 남자는 추위 안타는 거야?'
'푸훗... 흠...흠... 죄송해요... 역시.. 선배는... 귀여워요... 물론 선배한테 귀엽다는 말이
건방진 소리로 들리긴 하겠지만요..... 후우... 제가 일 년이나, 이년만 빨리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니면 선배가 일이년 정도 늦게 태어나셨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쉬운데요? 푸훗... 어렵게 생각 하실 필요 없어요.... 그냥... 후배로서가 아닌...
친구로... 남자로 다가 가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진아선배는... 왠지 모르게 자꾸
여동생 같아서 보호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해서요... 반드시 보호해야한단 생각이...
아.. 이건 선배가 약하다거나 그런 뜻이 아니라... 저.. 그게...'
'으..응...'
'서..선..배....? 제가 기분 상하게 한 거 에요...? 죄송해요....'
'아니... 괜찮아... 다들... 그러는걸... 다들... 나를... 어린애로만 보니까....'
'서..선배...'
'괜찮아... 이제... 조금이니까... 그렇게 어린애로만 보는 것도... 조금밖에 안 남았으니까...'
'네...? 그게 무슨...'
'아니야... 나 먼저 내려갈게...'
'선배! 잠깐만요...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해요... 사과 하는 뜻으로....
내일 제가 선배 즐겁게 해드릴게요...'
'저기... 한결아... 나.. 내일은...'
'선배가 싫다고 하셔도 집으로 찾아 갈 거 에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저..저기...! 한결아...!'
'내일 아침 8시에 선배 집 앞에서 기다릴게요!'
옥상에서 내려가는 한결을 바라보며 난감한 듯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진아
'그치 만... 내일은... 하빈이랑... 놀기로 했는걸... 아직 오빠한테 허락 안 받았는데...
한결이가 많이 기다릴 텐데... 어떻게 해... 나... 정말 왜 이렇게 바보같이 구는 거야...'
'바보같이 구는 게 또 귀여워 보이는데 한몫 하지...'
'어..언..제.. 왔어..?'
'나..? 올라 온지는 꽤 한참 됐는데....?'
'그..그럼... 언제부터 있었어...?'
'아마... 조회 끝나고 바로...? 1교시 시작 전에 왔으니까...'
'내가... 한... 말... 다 들었어...?'
'왜? 내가 들으면 안 될 비밀 얘기라도 한 거냐?'
'들었..어..?'
'흐음... 정말 내가 들어선 안 될 비밀 얘기라도 한 건가...?'
'대답해줘... 들은 거야....? 전부.. 다...?'
'아니, 지금까지 자고 있었는데...?'
'그럼... 무슨 얘기부터 들었어...?'
'한결 녀석이 너한테 집 앞에서 기다린다고 하는 것부터... 그런데 뭐냐?
너 한결 녀석이랑 사귀는 거야?'
'아..아니야.... 그런 거...'
'그럼 왜 한결 녀석이 너한테 집 앞에서 기다린다고 하는 건데? 그것도 일요일 아침부터'
'나는 정말 괜찮은데.... 한결이가.... 기분 상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대신 내일 즐겁게 해준다고...'
'뭐..라고? 한결 놈이 너한테 뭐라고 해서 기분 상하게 한 거냐... 말해봐'
'아..아니야... 나 기분 상하지 않았어... 나는 괜찮은데 한결이가 그렇게 생각 한 거야...'
'뭐야? 내가 한결 놈 잡아다 못 일어 날 만큼 패기라도 할까봐 그러냐?'
'으..응...'
'너한테는.... 내가 그렇게 나쁜 놈으로 밖에 안 보이는 거냐...? 툭 하면 후배나 패는
그런 한심한 인간이면서... 선배대접 받기를 바라는.... 그러 쓰레기로 보이냐?'
'아...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미..미안해... 미안....'
'후우... 됐다... 네 눈에 그렇게 비춰 진다면내가 정말 그런 놈이겠지...
나도 인정 한다 내가 좋은 놈은 아니 라는 거... 그럼 나 먼저 내려간다,
추우니까 너도 빨리 내려가라 그러다 감기 걸리지 말고'
'저..저기...! 잠깐만....!'
'왜'
'미안... 기분 나쁘게 해서.... 정말 미안해.... 너... 나쁘지 않아.... 정말이야.... 그러니까...'
어쩔 줄 몰라 하는 진아를 빤히 바라보다가 웃으며 진아의 머릴 흩트리는 재혁
그런 재혁을 올려다보는 진아
'쿡... 됐다... 별로 기분 상하거나 한 거 아니니까, 그렇게 애 쓸 필요 없어...
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도 꽤 귀엽긴 하지만.... 흐음.. 그렇게 미안하면
내일 만나서 재미있게 해줘라, 일요일이라 시간도 많을 테니까... 그럼... 그렇게 알고
내일 집 앞에서 기다린다..? 아.. 그리고... 시간은... 7시 30분쯤이 좋을까..? 쿡...'
'저..저기...!'
'7시 반이다! 시간 돼서 안 나오면 쳐들어 갈 테니까 그렇게 알아라? 쿡... 그럼 내일 보자'
'다들... 왜... 그래... 어떻게 해...하빈이도... 한결이도... 재혁선배도...
똑같은 날에 만나자고 하면 어떻게 해.... 나는 하나인걸...'
힘없이 교실로 돌아오는 진아... 그런 진아를 발견하고 급히 달려가는 은형
'야! 은진아! 너 지금까지 어디서 뭐하다 오는 거야! 걱정 했잖아!!'
'미..미안... 해...'
'어디 가서 뭐하고 있었냐고!!'
'옥..상...에서... 하늘... 보고... 왔어... 하빈..이랑... 은형이랑... 싸워서...
둘이... 싸우는 거... 싫은데... 미..미안해... 미안해... 잘못 했어... 미안해...'
'너... 정말... 자꾸 그렇게 걱정 시킬래... 후우... 바보야.... 말을 하지... 싸우지 말라고
말리지.... 그럼 안 싸웠을 거 아냐... 말 안 들으면 소리라도 지르던가....
아니면 때리기라도 해서 말리지... 왜 피하냐..? 이하빈이랑 내가 싸우는 거 싫으면
안 싸울 테니까... 이제 앞으로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혼자 없어져 버리면 안 된다...
알았지..? 약속 해...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미안해...'
'됐어... 너한테 화 난거 아니니까... 그리고 미안... 소리 지르고 놀라게 해서...'
'괜..찮아... 그래도... 이젠... 그렇게 싸우면 안 돼...? 응...? 은형이도.... 하빈이도...
친구들이 싸우는 거 싫어... 소중한 친구잖아...'
'그래... 알았어...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으..응...'
'너... 옥상 가서 무슨 일 있었어...? 왜 그렇게 힘이 없어? 어디 아픈 거야?'
'아..아니야... 그냥.. 조금... 생각 할게... 괜찮아.... 괜찮으니까 걱정 하지 마...'
'말해봐, 무슨 걱정이 있는지... 사촌오빠로서 사촌동생의 고민을 들어 주는 것 정도는
해 줄 수 있겠지? 자, 무슨 고민이 있는지 이 오빠한테 다 털어 놓아라 사랑스러운 꼬맹아...'
'은형이 너어~!'
'쿡... 반응을 보니까... 놀리는 거 한 번에 알아 버린 것 같네? 우리 꼬맹이 많이 컸는걸?'
'놀리지 마... 싫단 말이야... 그렇게 어린애 취급만 하는 거.... 싫단 말이야...
그렇게 어리기만 한건 아니란 말이야... 그렇게... 보호만 받아야 할 존재도 아니야...
그렇게.... 자꾸... 어린애라고 생각하면서.. 챙겨주려고.... 하지 말란 말이야... 그러면...
내가... 더... 미안하잖아... 자꾸... 그러니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잖아...
혼자가 될 때... 아무것도 못해서... 무서워하잖아... 나... 정말... 이런 내가... 너무나 싫어...
언제까지나... 주위사람들한테 기대는... 의지하는....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이런 내가 너무 싫어... 날 미워하게 될까봐... 무서워하는 나도.... 너무 싫어...
정말... 이런... 내가... 너무... 싫어... 차라리... 이런 나... 처음부터 없었더라면...
그랬으면... 모두들... 좋았을 텐데... 나 때문에... 힘들지도... 아프지도... 걱정하지도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나 하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 피해 줘버리는...
내가.... 정말... 너무나.... 싫어.... 내 멋대로... 기대는 거 의지해버리는 거...
너무 미안해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버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혼자가 될 까봐.... 무서워하는...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무서워하기만 하는 내가... 겁쟁이라서 싫어...'
'진아야...'
'싫어! 나 안아 주지 마! 괜찮다고 말 하지 마! 동생이니까 그러는 거 당연 한 거라고
말 하지 말란 말이야... 자꾸 그러니까... 안심해버리고... 자꾸만 기대고 싶어지잖아
자꾸만 욕심내잖아... 이러다가... 정말... 아무 것도.... 못하다가... 끝까지.. 마지막 까지....'
'바보야... 왜 그렇게만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하면서 혼자서 힘들어해...
너 때문에 다들 웃고 있잖아, 너 하나 때문에 다들 행복해 하잖아... 너 하나로 인해
네가 이 세상에 살아서 숨 쉬고 있는 것으로 존재자체로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하잖아...'
'안 돼... 그러면... 안...돼.... 나 같은 건... 그냥 내버려 두란 말이야... 어떻게 되건...
혼자서 힘들건 말건.... 그냥... 모른 척 내버려 두란 말이야... 왜... 왜.... 그렇게 신경 써...
왜.. 그렇게.... 좋아해줘... 내가 뭐라고.... 내가 뭐길래... 다들... 잘해주는 거야.... 왜...
나 따위... 그렇게... 잘 해 줄 필요 없단 말이야... 처음부터... 나한테는....
아무도 없어야 했단 말이야...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챙겨 주는 거야... 왜...
차라리... 처음처럼.... 아무 것도 몰랐더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알지 못했더라면...
그랬더라면.... 이렇게까지... 아프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좋은 사람들... 너무나... 착한 사람들... 힘들게만 해서.... 나... 나중에...
벌 받으면... 그래서... 만날 수 없게 되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잖아...'
'진아야...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 이제.... 시간이... 없단 말이야.... 주위 사람들... 너무나 소중한... 착한 사람들...
힘들게만 해서... 이런 건가봐... 그래서... 벌... 받는 건가봐... 그런데... 나... 무서워...
너무나... 나빠서... 힘들게만 해서... 그래서.... 하늘에서도... 만날 수 없으면... 어떻게 해...
꼭... 말 하고 싶은데... 말해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꼭... 말해야 하는데...
꼭... 하고 싶은 말... 있는데... 물어 보고 싶은 것도 있는데... 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해... by 진아)
'진아야.. 진아야...! 은진아!! 정신 차려! 진아야... 제발... 너... 이러지 마라...
혼자서 아파하지 마... 혼자서... 힘들어 하지 마.. 제발.... 너... 너무 착해서...
벌 안 받아... 만약에... 실수해서.. 뭔가 착오가 생겨서 벌 받아야 하면 내가...
내가 대신 받으면 되잖아... 너한테 잘못 한 거.... 그거 갚아야 하니까... 내가... 대신...'
'바보.... 은형이... 정말... 바보 같아... 은형이도.... 나 많이 챙겨 줬는데...
나한테 잘 못 한 거 없는데.... 왜 그런 말해... 은형이가 나한테 잘못 한 것도...
갚아야 할 것도... 없는데... 왜... 항상... 나한테 미안해 해... 왜.... 정말... 바보 같잖아...
오빠들도... 그래... 왜... 오빠들이... 미안해 해.... 왜.. 오빠들이... 그렇게 잘해줘....
왜 그렇게.... 챙겨줘... 나... 때문이잖아.... 내가 잘못 한 건데... 나 때문에 힘든 건데....
왜.... 다들... 나한테... 미안해 해... 왜... 왜.. 그렇게... 바보같이... 잘해주기만 하냔 말이야.'
'너... 오빠한테 바보라고 하는 거 아니야... 만약 성민이 형이 들었으면 또 혼났을 거야...'
'그치 만.... 다들... 바보 같잖아...'
'그럼 넌? 울보에다가, 바보 꼬맹이잖아? 안 그래 초딩아? 엄청 단순해서 진지하게
말 하다가도 말 돌리면 금방 넘어오면서.... 정말 바보는 너야... 욕심 부릴 줄도 모르고
한 없이 착하기만 하고, 바보야... 사람은 누구나 다 이기적이야 그게 정상이야
너처럼 그렇게 기대면 힘들어 할까봐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고 혼자서 힘들어하고
혼자서 아파하고 그런 사람은 없어... 다들 자기가 편한 데로 자기가 좋은 대로 하는 거라고
기대라고 할 때 기대, 행복해져도 돼, 많은 상처 가졌으니까 이제 행복해져야지,
욕심도 부려야지... 너무 착하니까 손해만 보잖아, 가지고 싶은 건 욕심 부려서라도 가지고...'
'이미 많이 행복하니까... 지나칠 만큼 넘칠 만큼 많이 행복했으니까... 평생 항복할거
다 행복했으니까... 그러니까... 이젠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욕심 부리지 말아야지... 이제... 정말로... 딱... 내일까지만 욕심 부리고...
그만 욕심 부려야지... 그런데.... 어떻게 하지...? 나... 내일이면... 또... 다음날로...
미룰 거 같은데... 행복해서.... 조금 더... 조금만 더 욕심 부려야지.. 내일까지만..
오늘까지만... 하면서... 이렇게 계속 해서 욕심 부릴 거 같은데... 이렇게 자꾸만...
욕심 부리면 싫어할 텐데....'
'니가 무슨 욕심을 부린다고 그러냐? 욕심이나 부려보고 그런 말해라,
자...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손잡고, 그리고.... 니가 욕심 부려도 너 싫어 할 사람
아무도 없어 아니 오히려 다들 니가 조금 더 아니 많이 욕심 부리기를 바랄 걸?
내가 장담 한다, 괜찮으니까 너 마음껏 욕심 부려 괜찮아 너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괜찮아, 네가 욕심 부리는 건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어... 넌 지금까지 아무 욕심도
안 부리고 너무 착하게만 살았으니까... 손해만 보면서... 그렇게 지냈으니까...
이제부터라도 욕심 부려 알았지?'
'고마워.... 그렇게 말 해줘서... 이젠... 괜찮을 거 같아.... 은형이혼자서라도....
그렇게 말해줘서... 괜찮을 거 같아...'
'이것 봐, 그렇게 웃으니까 예쁘잖아...'
예쁘게 웃는 진아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비추며 진아의 머릴 가볍게 흩트리는 은형이었다.
'하지마아~! 나 강아지 아니야!'
'쿡... 아무튼... 귀엽다니까... 우리 초딩 또 삐졌네? 그렇게 양 볼을 잔뜩 부풀리고...'
'은형이 너어~! 자꾸 그렇게 놀릴 거야?'
'쿡..쿡... 정말... 단순하다니까... 귀여워~ 이렇게 뻔히 보이는 말 돌리기에 걸려드는 건
너 밖에 없을 거다... 그런 점이 있어서 이렇게 금방 울다가도 웃을 수도 있는 거겠지...
너 이니까...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거겠지.... 진아야, 너 그렇게 얼굴 찡그리면 못생겨 진다?'
'응..? 정말로..?'
'쿡... 그럼, 정말이지... 그러니까 넌... 내가 이렇게 머리 흩트려 놓아도 찡그리면 안 돼,
예쁘게 웃어야지... 예쁘게 웃어야 예쁘지... 안 그래?'
'그치만... 나 강아지 아니야... 그러니까 머리 그렇게 쓰다듬어 주는 거 싫어...'
'강아지한테만 머리 쓰다듬어 주는 거 아닌데 왜 그러냐? 예쁜 애들한테도 이렇게...
머리 쓰다듬어 주잖아? 이렇게 머리 흩트리는 것도 너 예쁘다고 칭찬 하는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얼굴 찡그리지 마 알았어?'
'그래도... 강아지 된 거 같아... 자꾸 그렇게 하면...'
'칭찬이라니까 칭찬~ 그러면 문제! 맞춰봐, 칭찬받으면 그렇게 얼굴 찡그리고
싫어하는 게 맞을까 예쁘게 웃는 게 맞을까?'
'으..음... 웃는..거...?'
'그래.. 그래... 그러니까 너도 그렇게 얼굴 찡그리지 말고 웃어 알았지? 자아.. 약속...'
'응..? 으..응...'
(진아는 정말... 단순한 건지 순진한 건지... 약속이라는 말 한마디에 얼떨결에
손가락을 걸면서 대답해버린다.... 정말 귀엽다니까... 이런 진아를 보고 있으면
나이를 먹어서 아무리 커도 항상 이 모습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버린다)
'다 왔네? 오늘은 토요일 이니까, 성현이형은 조금 이따 올 거고 성민이 형은 집에 있겠지?
아니 어쩌면 여자 친구랑 데이트 하러 나갔을지도...'
'데이트? 언니랑 오빠랑? 재미있겠다! 나 오빠랑 언니 데이트 보고 싶어!'
'응? 그럼... 성민이 형 데이트할 때 따라 가볼까...? 꽤 지미 있을 거야... 그치?'
'은형아... 진아한테 그런 건 가르치지 마라.... 혼자서 무슨 엉뚱한 짓을 할지도 모르는데...'
'어? 성민이형? 집에 있었어? 토요일이라 학교도 안 갈 텐데... 데이트 안 해?'
'데이트는 무슨.... 어린애한테 집을 맡기고 나갈 수가 없지...'
'응...? 어린애..? 어디? 어린애가 어디 있어 오빠...?'
'은진아... 너..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 그래... 몰라서 묻는 거겠지... 넌 몰라도 돼,
알아서 좋을 거 없으니까 몰라서 좋은 것도 있는 법이다...'
'응...? 왜..? 모르면 왜 좋아?'
'됐어, 빨리 옷이나 갈아입고 내려와, 교복 안 불편하냐?'
'응? 응..! 금방 갈아입고 올게!'
'성민이형... 진아... 진짜 단순하긴 하지...? 옷 갈아 입고오라니까 금방 넘어 가는 것 봐...'
'언제 크려고 저러는지... 걱정이다... 하여간 애라니까...'
'진아가 애라는 느낌이 강하긴 하지... 그에 비해.... 성민이형은... 아버지 같은 느낌?'
'아..버지....?'
'그렇게 인상 쓸 거 없어~ 늙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그렇다고~ 에이~ 다 알면서~
그럼, 나도 옷 갈아입고 올게!'
'후우... 아버지...라... 역시... 내가 늙어 보인다는 거잖아... 20살에 “아버지 같다” 라니...
이러다가.... 30살 되면.... "할아버지 같아" 라는 말... 듣는 거 아니야...?'
'오빠!'
'왜'
'언니랑 데이트 언제 해?'
'왜'
'나도 갈래! 언니랑 오빠 데이트하는 거 구경할래! 궁금해~! 재미있을 거 같아...!'
'쓸데없는 소리 하긴... tv나 보고 있어'
'어? 오빠 어디가? 데이트가? 나도! 나도 갈래!'
'집에 있어라, 잠깐 뭐 좀 사러 가는 것뿐이야'
'뭐 사러 가는데? 나도 갈래...'
'은.진.아.'
'으..응....?'
'데이트 같은 걸로 나가는 거 아니니까 집에 있어'
'치이... 치사해... 그냥 구경만 할 건데...'
'후우... 은형이랑 놀아, 금방 다녀 올 테니까...'
'성현오빠한테 말 할 거야.. 나 떼놓고 데이트 갔다고...'
'성현이한테 말을 하건 말건 그건 마음대로 하고, 얌전히 집에서만 놀아 알았어?'
'몰라... 나도 밖에 놀러 갈래'
'집에서 얌전히 놀고 있으라고 했다? 은형아 진아 잘 데리고 있어 금방 다녀 올 테니까'
'어... 진아야, 이리와 놀자... 뭐야... 너 또 삐진 거야? 이리와 봐...'
진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은형
'데이트 구경 할 거면 그렇게 대놓고 구경하면 재미없어, 몰래 따라가서 구경해야지...
구경꾼이 잇는데 데이트를 잘 할 수 잇을 리가 없잖아? 우선 집에서 논다고 하고
성민이형이 안심하고 나가게 내버려 두고 나중에 몰래 따라가자... 알았지?'
'응..? 응! 오빠 나 은형이랑 놀고 있을게 다녀와! 그게 더 재미있을 거래!!'
진아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곤 현관을 나서는 성민이었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4대 천황과 내기중인 그 녀석 -2부- 126%>
S타락천사S
추천 0
조회 171
07.03.03 11:50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ㅋㅋ 오랫만에 올리네. 언제 또 올려 주려나. 진아 많이 아픈가? ...휴.. 진아가 멀리가면 아파할사람이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