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8월 13일
1. 떡 찌는 스팀기가 고장났습니다.
얼마전부터 스팀기에서 수증기가 삐질삐질 새어나오더니 이젠 엔진부분에서 물이 떨어집니다.
차단기가 자꾸 떨어져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돌려도 안돼네요.
떡 반죽은 잔뜩 해놓았는데요, 급식도 해야하고 고사도 지내야하며 기재도 모셔야는데...
AS를 불러서 손을 보는데도 실력이 없는지 일부로 안고치는지 결국 기계를 바꿨습니다.
방앗간에서 스팀기가 제일 비싼 장비 중에 하나입니다.
업자께서 하시는 말씀이 스팀기는 오래가지 않는답니다. 4~5년 썻으면 오래쓴거라네요.
옛날 기계는 10년 20년도 가는 것 같은데 요즘 기계는 오히려 수명이 짧은거 같네요.
새벽에 봉사 오신분들은 기계 때문에 애태우다가 가셨습니다.
결국 빻아놓은 떡은 냉장고에 넣어버렸습니다.
2. 오늘은 산에 안갈 수도 있었습니다.
본래 계획은 고사를 아침 일찍 다녀오는 것이었지만 변경하여 오후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산에 갈 수 있었습니다.
안가겠다는 사람들도 떼를 써서 데리고 갔습니다. 요즘처럼 봉고차가 잘 쓰여지는 때도 없는거 같네요. 아이들 캠프 이외는 잘 쓰는 않았던 봉고차가 요즘은 산에 간다고 이용하고 있으니 뿌듯하네요.
11명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이젠 몇 번 다녔다고 제법 잘 걷습니다.
입추가 지난 후로는 더위도 덜하고요.
딱 한시간 걸었네요.
산이 거의 대부분 평지처럼 평평한 숲속 오솔길이지만 가파른 구간도 있으니 운동도 되고 힐링도 됩니다.
3, 방에서 씻고 뒹글뒹글 하다가 10시 쯤 떡방으로 내려갔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는 것을 보니 다 고쳤나봐요?
근데 고친게 아니고 교체했네요. 새 기계입니다. 그래서 보니 전부 새것이네요.
아까운 기계!! 아직도 새것처럼 보이는데 벌써 폐기되다니...
냉장고에 넣어뒀던 쌀가루를 가져와서 쪘습니다.
오늘은 호박 떡입니다. 호박을 잘게 썰어서 쌀과 같이 갈았고요. 양대 콩을 넣고 찌면 호박떡이 됩니다.
여러명이 도와 주셔서 떡을 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법당에 올라가 사시불공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기제사가 있네요. 어르신 한분이 부모님 기제사를 모십니다. 다리가 불편한데도 좌복에 앉아 계시더라구요, 강의할 때는 의자에 앉으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도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강의했죠.
“도력이란 능력을 말하는데요, 신통력을 쓰는 것과 뭔가를 이루는 힘, 세상을 통찰하는 힘 등을 도력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높이려면 일단 원력(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구제해야겠다는 원력이 없으면 도력은 높아지지 않습니다.
그저 소원성취 또는 힐링, 취미 등의 이유만으로 도력이 높아지지 않죠.
그리곤 정진을 하여야 합니다. 팔만대장경을 다 이해하고 외우려 노력하여야 하며, 반드시 선정에 들어야 합니다. 사마타 집중 수행을 하여 깊은 삼매의 경지에 들어야합니다.
또, 그 만큼 중요한 것이 무시받고 천대받아야 합니다. 실패와 무시, 천대 등은 나의 마음을 깊이 바라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자신의 상이 얼마나 높은지, 문제가 뭔지 그럴 때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니 무시받고 천대 받을 때 진정한 공부가 되는 것입니다.
깊은 삼매에 들었다해도 실패와 좌절, 무시, 천대 등의 상황에서 평정심을 잃으면 삼매도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몸이 아픈 때와 사람들과 갈등 있을 때도 역시 마음공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5. 영덕에 가서 고사 지냈습니다.
거사님이 산에 일을 하시는데 영양에서 주로 활동하지만 일이 없으신지 영덕에서도 활동하려면 이곳에도 사무실이 있어야 한다고 하시네요.
제가 알기론 지금 정부에선 산림 예산을 대폭 삭감한 거 같더군요.
산림 예산이 풍성해야 지역에서 살고 계신 분들이 산을 가꾸면서 먹고 살 수 있을텐데,
오래전부터 해오던 산림 산업들이 이번정부 들어서 다 고사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입니다.
산을 가꾸는 작업을 주로 하시는 것 같아 산신재를 모셨습니다.
산신 재를 모시고 나니 산이 달라 보이네요. 그냥 좋았던 산이, 그냥 야산에 불과했던 산도, 신령스러움이 느껴지네요.
기도는 우리의 의식을 깨웁니다.
방생을 하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 더 크게 느껴지고, 바다에서하면 물의 신비함과 물속 생명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되듯 산신재를 모시고 나니 산이 그냥 산이 아니게 됩니다.
기도의 효과는 제가 제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