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 제가 또래 친구들보다 잘했던 일이 하나 있습니다. 나무에 붙은 매미를 찾는 것. 매미를 찾으려면 나무 자체에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보통 매미는 나무와 구별되지 않는 색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매미를 잘 찾기 위해서는 나무의 껍질, 즉 수피와 허공의 경계 면을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보인다고 해서 매미를 잡으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칠 년 정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밖으로 나와 고작 보름을 살아간다는 매미. 이런 한살이가 어린 마음에도 불쌍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매미의 맴맴 소리는 노래가 아니라 울음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울지 않으려고 사람이 부르는 노래처럼 혹은 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