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9231537311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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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열 :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어제 베를리너자이퉁(Berliner Zeitung)신문에 8년 동안 연방의회 의원을 지낸 독일 기독민주당
(CDU) 소속 엘리자베스 무트쉬만(Elisabeth Mutschmann) 의원이 기고한 글에 대해서 물어보겠습니다. (기고문)
그 의원은 베를린 미테 구에 세워져 있는 소녀상에 대해서 일본정부가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일본군 '위안부' 사안에는 한국과 일본 정부 사이에 역사 해석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오는 9월 28일까지인 동상 설치 허가 기간을 끝으로 설치 연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합니다.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범세계적인 기념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토비야스 : 독일 기독민주당(CDU)의 전 연방의원 엘리자베스 무트쉬만은 일본 제국과 일본군의 전시 성폭력이 유럽과는 무관한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독일 제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제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정치적 이상뿐 아니라 물질적 자원도 함께 지원했습니다.
평화의 동상을 소수의 한국 활동가의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 뻔뻔한 일입니다. 오히려 전쟁 당시의 세부사항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면 독일 제국이 일본 제국의 전쟁이나 사회범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전시 성폭행 피해자와 '위안부'로 동원된 여성들은 일본 여성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중국,대만 등 훨씬 많다는 점을 알면서도 무시했어요. 엘리자베스 무트쉬만 전 의원이 평화의 소녀상 대신 건립을 주장하는 전시물, 즉 "모든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기념비"는 이미 그 곳에 존재합니다. 바로 지금 있는 평화의 소녀상입니다. 베를린과 카셀에 지금 서 있지 않습니까?
평화의 소녀상은 단지 2차 세계 대전 중 여성과 소녀들의 성노예가 된 것을 상기시키는 것뿐만이 아니예요. 그 소녀상에 붙여 진 이름은 아르메니아 여성 아리(Ari)와 쿠르드 여성 누인(Nujin)입니다. 이렇게 이름을 붙임으로써 모든 전시 성폭력의 피해자들과의 분명한 연대를 통해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적 폭력을 전 세계적으로 상기시켰습니다.
장광열 : 카셀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 했나요?
토비야스 : 총학생회 대의원회를 통해서 결정을 내렸어요. 25명의 대의원이 진행한 대의원회에서 학생회관 앞 마당에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장광열 : 학교 당국이 평화의 소녀상의 철거를 요청했다고 들었습니다. 학교는 왜 철거를 요청했나요?
토비야스 : 일본 정부는 카셀 지방정부를 통해서 카셀 대학교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셀대학교 총장을 만나서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 합의로 보상을 끝냈고, 더 이상 거론 안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하면서요. 또 학교 내에 동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갈등을 유발하고 물리적 충돌을 낳을 수도 있으니 이런 위험요소는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압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학 총장이 그 이야기를 듣고 '위안부' 이슈는 한일 양국 견해 차이가 많은 사안이므로 독일에 있는 우리 대학교가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철거했으면 좋겠다고 전달했어요.
그러나 학생회는 소녀상은 우리 학문 연구의 소재라는 점을 들어서 보존하겠다는 뜻을 전했어요. 저희는 제국주의 이후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소녀상 건립운동은 중요한 연구의 주제입니다. 그렇기에 계속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현재는 학교 당국과 소녀상 유지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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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열 : 최근 서울 중심부에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서 있는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한국 우익 단체의 시위가 있었고, 소녀상을 지키려는 단체들의 시위가 있었어요.
토비야스 : 이런 일은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일본에서도 벌어지는 것 같아요. 극우세력들은 역사를 부인해요. 그들은 우리가 과거에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극우들은 과거에 대해 다루는 것을 싫어해요. 왜냐면 그 동상이야말로 자신들의 범죄를 잘 보여주는 상징물이거든요.
대부분의 한국 남자 정치인들 또한 '위안부' 문제를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죠. 자신들이 당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한국 여성은 다릅니다. 그 시대 한국 여성의 일이고, 결국 여성들이 피해자이니까요.
그래서 이 사안은 단순히 한일 양국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성차별 문제와 성평등에 대한 요구, 다시 말해서 페미니즘 이슈이기도 해요. 왜냐면 '위안부'들은 여자였죠. 남자가 아니죠. 이들은 여성이었기 때문에 성적인 학대의 피해자가 된 겁니다. 단순히 한일 정부 관료 사이의 타협으로 덮을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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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출처로
첫댓글 https://www.openpetition.de/petition/online/rettet-die-friedensstatue-nujin-in-kassel
카셀대학교 소녀상 철거 반대 서명
와 인터뷰 너무 좋다...그저 한일 양국의 역사적 문제를 넘어 남성과 여성의 성차별 문제와 성평등에 대한 요구라는 부분이 많은 깨달음을 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