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고지는 눈앞에 있고 전투가 한창이다. 그런데 최전선에 나가 있는 지휘관 중 1명에게 느닷없이 전역 통지서를 보냈다. 본인은 이미 알고 있던 일이라 해도 동료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아는 1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31일자로 김봉근 투수코치와 계약을 해지했다.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김코치를 제외하고 대신 문희수 2군 투수코치를 올렸다. 김코치는 30일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서울에 남았고, 1일 SK에 합류해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행 비행기에 오른다.
2주전부터 기아는 투수코치 보강을 위해 적당한 인물을 물색해왔다. 방송 해설자 조계현씨가 물망에 올랐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고, LG 이광우가 입에 오르내렸다. 그동안 기아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김코치는 "갑자기 이뤄진 일이 아니라 이미 결정돼 있었다"며 "SK에서 코치 제안이 왔고, 양팀 최고위층의 합의하에 이적이 결정됐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구단 사정에 따라 코칭스태프의 거취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나 플레이오프를 끝낸 뒤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데….
일부에서 새나오고 있는 기아 코칭스태프의 불화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물음표가 끊임없이 꼬리를 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