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v.daum.net/v/20230314070003740?x_trkm=t
제목처럼 '영광'일 줄 알았는데, 끝내 '영광'에 이르지 못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감독 안길호) 파트2가 꿈꿨던 영광의 '용두용미' 결말은 문동은(송혜교 분)과 주여정(이도현 분)의 키스신 탓에 미완에 그쳤다.
'더 글로리' 마지막회에서 모든 복수에 마침표를 찍은 문동은은 주여정과 함께 바다를 보러 갔다가 "여기가 끝이다"라며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떠났다. 얼마간의 시간 후 동은은 여정 앞에 다시 나타났고, 매일 바둑판을 바라보며 공허와 상실을 느꼈던 여정은 "왜 날 또 떠났냐"며 원망을 쏟아냈다. 동은은 복수가 잘 안됐다는 여정에게 '복수 과외'를 해주겠다며 "이제 선배가 흑 잡는 거다. 착수는 내가 하겠다"고 말한 뒤 다가가 키스했다.
'더 글로리'의 흐름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들끓는 복수심으로 아파하고 있는 여정에게 갑자기 나타나 뜬금없는 키스라니. 몰입이 확 깨졌다. 이 키스신은 대사만 달랐을 뿐 김은숙 작가의 이전 로맨틱 코미디 속 한 장면을 가져다 붙여넣은 느낌마저 들었다. 사랑했던 남녀가 오랜만에 재회해 사랑을 확인하는 서사 속에서 그려졌다 해도 무리가 없는 키스신이었다.
동은과 여정의 공감대는 '피해자'와 '복수'다. '피해자들의 연대'라는 카테고리 속에서 시작돼 관계를 유지해 왔던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키스신은 당황스러웠다. 키스신에 앞서 두 사람의 스킨십은 포옹 정도였는데, 이는 연인의 것이라기 보다는 동지의 모습이었다. 한발 양보해서, 동은과 여정의 마음 속 서로를 향한 깊은 연애 감정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해도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키스하며 완벽한 연인의 모습으로 관계가 재정립되는 전개는 자연스럽지 못했다.
앞서,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 파트1 비하인드 코멘터리 영상에서 문동은과 주여정 커플 관련 "감독님이 안 말렸으면 4부 엔딩은 키스신이다. 국룰이거든"이라며 키스신을 넣으려 했지만, 제작진들의 반대에 생각을 바꿨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 덕에 제가 쓴 커플 중 제일 멋진 커플이 나온 거 같다"고 자평했다.
김은숙 작가는 끝내 키스신을 버리지 못했다. 두터웠던 동은-여정 커플 관계의 서사는 '키스'라는 설정 안에 갇혔다. 그 탓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얼마나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응원하는지 해석하고 상상해 볼 여지는 사라져 버렸다. 사랑 그 이상의 감정으로 사랑하고 있을 이 커플의 마음은 키스라는 1차원적인 설정으로 표현됐다.
어떤 남자에게 잘 다려진 셔츠가 아내의 '사랑'이고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 엄마의 짝짝이 신발이 '눈물'이듯, 동은과 여정의 관계 역시 키스가 아닌 다른 설정으로 그려졌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난 좋았는데 ㅎ 동은아 행복해라 넌 그럴 자격 있어
난 키스신은 없었어도 괜찮갔을 것 같아
로맨스나오면 다넘김
난 괜찮던데 애초에 연애감정 있는데 스킨쉽 거의 없는거 에바였음 다른 사람들 수위랑 비교하면 안하는게 더 깼음
어디든 사랑은 존재하잖아.
다양한 형태로.
저 둘에겐 사랑이 곧 구원이고.
그냥 아름다웠던거같아 나는….
절절해서 더 가슴아프고 괜히 눈물낫던 장면
사람들이 우리나라 드라마는 다 로맨스 아니면 안된다는 말에 프레임이 생긴 거 같아
근데 생각해보면 그게 맞지않아?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때도, 중고등 대학생때도, 사내에서도 늘 사랑은 존재했잖아
지극히 인간다운 거 같은데 로맨스가..
인간의본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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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체리 잉 공감해줘서 고마워 여시야
금요일 재미나게 행복하게 잘 보내쟙
내가 유일하게 스킵한장면... 노래랑 키스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