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존이]
ㅡ극과 극ㅡ
올해 들어 8개월째 매스컴에서 '코로나19'가 톱 뉴스다. 첨단 시대에도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인류와 동고동락이다. 바이러스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하니 인간은 굴러 온 돌의 입장인 객이다.
"내가 나를 이기면 강强이고, 남보다 앞서면 힘力이다"라고 노자는 말한다. 부드럽고 연약한 것이 생명의 어머니라고 했는데 과연 인간은 어느쪽인가.
대포나 총으로도 대적할 수 없는 바이러스, 피하는 게 상책이다. 수호천사守護天使는 어디에 있는가! 절실하다. 극과 극을 중화시키는 물질은 무엇인가. 지나가는 소나기 쯤으로 생각했는데 오산이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 맞아도 아프지 않기를ㅡ!
ㅡ인연ㅡ
KBS TV에서 5부작 아침 방송 '금쪽같은 우리 스님' 프로를 보았다. 처음부터 다 보지 못했는데 후반부에 흥미로웠다. 어제가 마지막 방송이다.
경북 봉화산사 두 비구니 스님의 일상이다. 성격이 서로 맞는 데가 없고 재능도 다르다. 그러나 실무와 이론이 만나 어긋나지 않아 절 살림을 잘 꾸려가고 있다. 의견이 일치되면 진행하고, 생각이 서로 다른 것은 그냥 접어 둔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로 표현해본다.
18년 전 용인의 어느 선방에서 인연이 되지 않았다면 각자 어느 길을 걷고 있을까 상상해본다. 나도 극적으로 만날 인연을 찾아볼까, 불현듯 용인의 기도처에 가고 싶어진다.
지욱 스님은 양성 기운이 있고, 송준 스님은 천상 여자의 유전자를 지녔다. 지욱 스님을 맥가이버라고 한다. 트랙터를 운전하며 농사일까지 하는 만능 재능을 지닌 스님과 세상사 이론에 능한 구도자求道者와 삶의 연출이다.
동양과 서양의 장점을 이용하는 다정다감한 두 스님! 나름대로 성품을 오행으로 분류를 해보니 각자 고루 지녔다. 그래서 조화로운가! 나무랄 데를 찾는 중이다.
ㅡ창조와 존재성ㅡ
창조성이 있는 지욱 스님은 봄과 여름 기운인 청색,적색(木,火)이고, 공양주 보살은 교차로 역할을 하는 황색 (土)이다. 존재성을 갖춘 송준 스님은 가을과 겨울인 흰색과 검정(金,水)의 기운을 받은 듯하다.
1인 2역을 충분히 감당하며 3박자가 잘 맞아 혈맥이 순조롭게 돌고 있다.
송준 스님의 내면은 나름대로 씩씩하다. 국방에 일조한 학사 장교 출신이다.
부족하거나 넘친다고 절대로 상대를 탓하지 않는다. 허물을 덮어주고 모자라는 부분을 살핀다. 오만하지 않고 겸손을 앞세운다. 서로의 능력을 교유하며 콤비를 잘 이룬다.
자신의 은혜를 공치사 하지 않으니 선善은 저절로 쌓인다. 변덕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면 오래도록 정이 깊어질 것이다.
도라지청과 연밥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 나눈다. 베풂이 몸에 배어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 정신은 본받을 일이다.
노자의 말을 한 번 더 빌린다. "무엇을 빼앗고 싶다면 먼저 주라." 바로 그 정신력이다. 지나가던 바람이 후덕한 봉화 산사의 풍경을 흔들어 깨운다.
스님들과 일면식은 없지만 자연을 만끽하는 절땅이 궁금해 밟아보고 싶다. 오늘도 산사에서는 도道의 탑이 높아가고 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묻어주는 두 스님! 용광로에 넣어도 녹지 않는 마음의 부처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0.08.22.
첫댓글 "무엇을 빼앗고 싶다면 먼저 주라." 는 노자의 말씀이
극과 극의 풍경에서 우리를 깨우네요...
당면한 힘든 현실이
섭리와 음양의 조화를 저버린
굴러온 돌의 최후 같아서
문득 시지프스의 신화가 떠올라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심오한 진리를
예시로 쉽게 풀어주셔서
글 읽기가 수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