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를 위해 태어난 43억원짜리 저택
By Arian Campo-Flores
빌 딘(48)은 워싱턴DC 조지타운 대저택에서 성대한 파티를 자주 여는 인물로 유명하다. 7월4일 독립기념일에는 비키니를 입은 여성 바텐더들이 등장하는 파티가 열린다.
그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에 리모델링할 집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파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걸지도 모른다.
그는 9,510m² 부지에 옥상 바, 옥외 스파 4개, 일종의 나이트클럽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아늑한 풀 하우스(pool house)까지 설치해 파티를 열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집을 지었다.
정부와 기업에 하이테크 시설을 제공하는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인 엠씨딘의 CEO인 빌 딘은 워싱턴DC의 사교계도 유명하지만 마이애미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마이애미가 훨씬 더 매력있죠.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사시사철 만날 수 있으니까요.”
버지니아주 체사피크만에 집이 한 채 더 있는 딘은 몇 년 전에 따뜻한 지역에 세 번째 집을 구입하기로 했다. 그는 카리브해 연안을 샅샅이 훑다가 비행기를 타고 오고 가야 하는 먼 곳에 집을 사는 것이 의미없다고 느꼈다. 지사 34곳을 방문하느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출장이 빈번하다보니 해외여행이 지겨웠던 것.

- Alexia Fodere for The Wall Street Journal
- 이 집의 핵심은 푸른색 광채 유리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한 거대한 수영장이다. 슬라이드쇼 보기
그는 2008년 겨울 사우스비치 세타이호텔의 펜트하우스를 임대했다. 이 때 그는 마이애미와 사랑에 빠졌다.
그가 구하는 집의 첫 번째 요건은 자신과 친구들의 요트를 정박할 충분한 부두가 확보돼야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수로 두 개가 만나는 곳을 발견했다. 집 양 편으로 바다로 뻗어나간 182m 길이 부지가 확보됐다. 집 자체도 마음에 쏙 들었다. 케이마트의 전신을 창업한 세바스찬 스퍼링 크레스지가 1937년 지중해 양식으로 지은 여름 별장이었다.
딘은 2009년 면적이 1091m²고 침실은 6개인 주택을 800만달러에 구입했다. 그는 공사비 320만 달러에 공사 기간을 2년으로 잡고 건물을 몇 개 더 증축하는 리모델링을 하기로 했다. (침실 13개짜리 인근 주택은 지난해 7월 131만달러에 팔렸다.) 부동산에는 침실 7개짜리 메인하우스, 스파, 게스트룸 4개, 풀하우스가 포함됐으며, 총 면적은 1681m²다. 오는 8일(금)에는 빌 딘의 생일과 주택의 개장을 축하하는 화려한 파티가 열릴 예정이다. 마이애미 유명인사 500명이 초대된다.
딘은 열대성 기후를 만끽하기 위해 독특한 옥외공간을 마련했다.
“옥외를 거주공간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이 집의 핵심은 푸른색 광채 유리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한 거대한 수영장이다. 수영장 네 귀퉁이에는 잎이 우거진 갯포도 나무가 서 있다. 수영장은 즐겁고도 유익한 공간으로 꾸몄다.
리모델링 공사를 총괄한 마이클 카포니는 빌 딘과 함께 2011년 스페인 이비자를 방문했을 때 영감을 얻었다. 카포니는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스페인 사람들은 수심이 얕은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수영 자체에 그렇게 의미를 두는 사람은 많이 없다. 수영장은 사교공간으로 변모했다.”

- Alexia Fodere for The Wall Street Journal
- 스파 내부 모습. 슬라이드쇼 보기
이 같은 통찰이 이번 수영장 디자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수영장 양 끝은 물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반원 모양의 데크를 설치했다. 사람들은 여기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수영장에서 가장 깊은 부분 수심도 1.2m정도다. 네트를 걸고 수구를 하기에 적당한 수심이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데일 오웬 오버마이어 아키텍츠’ 소속 프로젝트 매니저인 제레미 플레처는 수영장 옆의 풀하우스는 일본 가쓰라 별궁을 모방해 높은 탑 스타일로 지었다. 오락과 휴식의 공간으로 설계된 풀하우스는 줄 마노와 화강암으로 만든 길다란 바, 첨단 사운드 시스템, 한없이 게을러질 수 있는 침상과 소파 여러 개를 갖췄다. 벽은 방음재를 두둑히 넣고 천장은 고동색 사이프러스 목재로 마감했다.
파티에 지친 손님들이 휴식할 수 있게 집 끝 편에는 스파를 지었다. 타일로 지붕을 만든 작은 오두막 여러 채 중 하나다. 주변에는 잔디를 깔았다. 스파에도 손님이 묵을 수 있는 방 4개와 체육실이 있다. 스파에서는 테니스 코트와 수로가 내려다 보인다. 스파 주변에는 하와이 대나무와 종려죽으로 그늘을 만들었다. 집주인은 일본 젠 스타일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다. 잔디는 마름모꼴로 부드러운 카펫처럼 깔았다. 잔디밭에는 욕조와 냉탕이 있다. 스파 안에는 수치료 욕조, 사우나, 한증실, 터키식 목욕탕이 있다. 욕탕에는 부드러운 자기질 타일을 깔았다.
이번 공사에는 신축이 많았다. 그러나 메인하우스만큼은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려고 했다. 빌 딘이 소유한 조지타운 저택도 1826년에 세워진 것이다.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지으면 차라리 비용이 많이 절약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건축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 Alexia Fodere for The Wall Street Journal
- 일본 젠 스타일 스파. 슬라이드쇼 보기
가장 고된 작업은 지붕을 50cm 높이는 것이었다. 얼마 안 되는 높이 같지만 이만큼만 높여도 2층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바다 조망의 시야가 극적으로 넓어진다. 집 주변의 처마 돌림띠와 화려하게 장식된 석조 부분도 복원해냈다.
1층에 있는 다이닝룸, 거실, 서재에서는 긴 강철 유리창을 통해서 바다가 보인다. 클래식한 느낌과 현대적인 느낌을 섞은 가구들은 대부분 맞춤 제작했다. 인조 셰그린 가죽으로 마무리한 세 피스짜리 테이블이 특히 인상적이다.
인테리어 색상은 은은한 아이보리, 파란색, 녹색을 기본으로 하고 오렌지로 액센트를 줬다. 인테리어가 주변 요소와 조화를 이루도록 중점을 뒀다.
2층 부속 건물에는 주인이 호젓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이애미의 숨막힐 듯한 스카이라인이 내다보이는 널찍한 욕실, 침실, 거실이 있다. 이 공간이 풀하우스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파티 중에 주인은 그만 쉬고 싶은데 손님들의 여흥은 계속될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