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아] 『아무나 회사원, 그밖에 여러분』 미싱링크*

[걸찬]

미싱링크* 

유현아

야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야식으로 피자를 주문했다

그리고 나는 퇴근했다

피자를 배달하는 청년과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다

아주 잠깐

오토바이를 탄 청년은 오토바이와 함께 하늘로 타올랐다

내가 타려던 버스는 여태 오지 않는다

청년은 횡단보도에 흉터가 되어 가지런히 그려져 있었다

길가의 흉터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청년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환대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절망이 꿈틀꿈틀 피어올랐다

그리고 더 이상 자라나지 않았다

이제 청년에게 피자 배달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내가 타려던 버스가 이제야 온다

청년의 몸이 이제야 발견되었다

10분 만이다

버스바퀴에서 울음냄새가 난다

* 잃어버린 고래라는 뜻으로, 생물의 진화 계통을 사슬의 고

리로 볼 때, 그 빠져 있는 부분으로 상정되는 미발견의 화석

생물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