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이 알약을 분쇄하는 과정에서 소량의
탤크가 노출되지만 호흡기를 통한 흡입량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 기준치를 초과한
석면 함유 탤크 파동이 있은 후 보건의료인에게 탤크 노출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로, 올 3월 완료돼 용역기관인 식약청에 제출됐다.
과제명은 '의약 분야에서 석면 검출 탤크 노출자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선행 연구'로 중앙대의대 예방의학과 박정덕 교수 주도로 연구가 진행됐다.
11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평균 석면 검출 탤크 사용량이 가장 많은 의료 관련 기관은 대학병원, 병원, 약국, 의원, 치과의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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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관련 기관별 최근 3년간 연 평균 석면 검출 탤크 사용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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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7개 기관에서 평균 0.495kg의 석면 검출 탤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약사들이 알약을 분말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탤크의 노출을 평가하기 위해 약사가 알약을 분말로 만드는 과정을 재연하게 한 후 탤크 노출 평가를 시행했다.
알약을 분말로 분쇄하는 작업은 처방이 나온 알약 3~8개 가량을 분쇄기에 넣고 분쇄 후 나온 분말을 포장기계에 투입하는 작업.
1회 분쇄 작업 시간은 3분 전후로 이때 탤크가 비산돼 노출될 가능성은 분쇄 후 나온 분말을 포장기계에 투입할 때와 분말을 시럽에 투입할 때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재연을 통한 노출 평가 결과 대체적으로 알약 1개에 탤크는 10mg 이내로 포함돼 있는데, 1회 분쇄 작업 시 알약에 포함돼 있는 탤크는 최대 80mg 정도이다.
연구진은 하지만 탤크가 약사의 호흡기를 통해 노출되는 량은 매우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병의원의 경우 석면에 오염된 탤크를 처리한 고무장갑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켤레의 고무장갑에 처리되는 탤크의 양은 약 50mg.
고무장갑의 겉과 속에 탤크가 묻어 있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은 주로 고무장갑의 착용 및 탈착하는 작업에 의해 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작업 중 탤크가 손의 땀과 섞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작업 후 손을 씻기 때문에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양은 아주 작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23년간 고무장갑에서 탤크를 처리하는 작업을 한 간호보조원이 '간질성 폐섬유화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장기간 근무자들은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의사·약사,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들의 탤크 노출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연구가 제한적 자료와 환경에서 수행된데다 초보적인 위해성 평가단계에 해당하므로 보다 면밀하고 체계적인 평가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