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재 컬러에 맞춰 직접 선택한 파고라와 처음엔 창고 용도였지만, 다 만들어진 후 너무 마음에 들어 ‘여름별장’이라 이름 붙이고 사용 중인 별채의 모습
집짓기의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 이제 그 땅 위에 집을 지어줄 시공사를 선정해야 했다. 경제적 여건에 맞춰 원하는 바를 잘 풀어줄 시공사를 찾고자 부부는 많은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수고도 마다치 않았다.
“잡지를 보다 머릿속에 그려온 집과 닮은 집을 발견했어요. 바로 여기다 싶어 그 길로 사무실로 가 이야기를 나눴죠. 집을 짓고 난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마주한 터는 가파른 경사지였지만, 앞으로는 환하게 트여 있었다. 마을의 끝에 위치해 사생활 보호도 저절로 되는 최적의 입지였다. 이미 부부는 필요한 공간에 대한 의견을 명확하게 준비해 시공사에 전달한 터라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2층에서 내려다본 마당은 주변 산세와 잘 어우러진다. 마당 한편엔 작은 텃밭도 마련했다.
주택 후면에 자리한 부부만의 산책로 / 목재 마감재로 포인트를 준 현관. 일본에서 사 온 레인 체인이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먼저 남동향의 반듯한 땅을 두 개의 단으로 나눠 위쪽에는 집을, 아래쪽에는 잔디마당을 꾸미기로 했다. 이제 땅에 가장 어울리는 집의 모습을 찾는 건 설계자의 손에 달려 있었다.
“땅 모양에 따라 집은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공간의 쓰임에 따라 분리된 두 영역이 형태적으로 각각 특색을 가질 수 있게 디자인 방향을 잡았어요. 아름다운 터의 풍경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했죠.”
무엇보다 디자인 의도와 방향에 대한 부부의 이해와 존중이 있었기에 사는 이에게 필요한 요소를 구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고 설계자는 설명했다.
대지를 두 단으로 나누어 위에는 주택을, 아래는 잔디마당을 배치했다.
높은 천장고의 거실 전경. 넓게 펼쳐진 산줄기가 큰 창을 통해 시원하게 들어온다.
현관에 들어서면 창 너머 보이는 석축과 배롱나무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주방 옆에 마련된 다용도실은 넉넉한 크기로 설계해 보조 주방과 세탁실의 역할을 겸한다.
PLAN - 1F (103.4㎡) / PLAN - 2F (37.8㎡)
주방은 필요한 요소만으로 깔끔하게 꾸몄다.
거실 한편에 놓인 벽난로가 바깥 경치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준다.
집 내부는 현관을 중심으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분리된다. 먼저 우측에는 이 집을 찾는 모든 이를 맞이하게 될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이 자리한다. 지붕의 경사 방향을 뒤쪽으로 함에 따라 높은 층고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전면창으로 가득 들어오는 자연경관과 함께 시원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좌측에는 1층에 부부침실을, 2층에 손님의 공간인 사랑방을 배치했다. 부부침실에는 욕실과 드레스룸을 같은 동선상에 두어 사용자의 편의를 배려해주었고, 정원으로 열린 창에 한식 창호를 달아 운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벽면을 따라 이어진 창은 자연의 변화를 오롯이 담아낸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 / 1층 욕실에는 여닫을 수 있는 작은 창을 내어 습기와 환기를 고려했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삼화 친환경페인트 도장, DID 실크벽지
바닥재 : 구정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바스미디아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한샘 키친바흐
조명 : KD라이팅
계단재 : 애쉬 집성목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영림몰딩도어
붙박이장 : 한샘
데크재 : KD우드테크 밀보드 클래식 라임오크
붙박이장으로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한 드레스룸 / 부부침실과 같은 동선상에 배치된 욕실에는 편안한 휴식을 위한 월풀욕조를 두었다.
한식 창호 덕분에 방안은 한결 따스하고 안락한 분위기가 감돈다.
손님을 위한 2층 공간. 집의 전망대가 되어주는 발코니와 창은 박공지붕의 기하학적인 선을 더욱 부각시킨다.
길에서 바라본 주택. 지붕의 경사를 뒤로 해 빗물받이와 선홈통 없는 깨끗한 입면을 만들었다.
“집을 짓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어요. 주말에 소파에 누워 TV만 보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찾을 수 없죠. 하하.”
음악을 들으며 정원을 산책할 때도, 텃밭을 가꾸며 살아있는 자연의 모습과 마주했을 때도 더없이 행복함을 느낀다는 부부. 토지 선택부터 건축까지 정성을 다해 지었기에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두 사람에겐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