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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류선성(高柳蟬聲)
높은 버드나무의 매미소리라는 뜻으로, 청량함을 일컫는 말이다.
高 : 높을 고(高/0)
柳 : 버들 류(木/5)
蟬 : 매미 선(虫/12)
聲 : 소리 성(耳/11)
출전 : 김윤식(金允植)의 운양집(雲養集) 제2권 詩
조선말기 문신이자 학자인 김윤식(金允植)의 운양집(雲養集) 제2권 시(詩)에 이 성어 구절이 나온다.
次素山李令公 應辰 新居 三十首
소산 이 영공 응진의 '신거(新居)'에 차운하다 30수
癸酉夏, 余自楊根移居于漢城北山下毓祥宮傍.
계유년(1873) 여름, 나는 양근(楊根)에서 한성 북산 아래 육상궁(毓祥宮) 옆으로 거처를 옮겼다.
時素山李丈亦移居楓溪, 示新居雜絶三十首.
그때 소산(素山) 어른 역시 풍계(楓溪)로 이사했는데 '신거잡절삼십수(新居雜絶三十首)'를 보여주었다.
余依韻和之.
나는 그 운에 의거해서 화답했다.
(첫수)
十載江湖鷺夢空
向來志事愧桑蓬
강호 십 년에 해오라기 꿈은 비고, 지난 날의 뜻은 상봉에 부끄럽네.
如何晩作騎驢客
誤了鵶溪一釣翁
어찌하여 만년에 기려객 되어, 아계의 낚시하는 노인을 그르쳤는가.
(註)
○ 육상궁(毓祥宮) : 서울 종로구 궁정동 1-1에 위치한 사적 149호이다. 조선 시대 영조의 생모인 숙빈(淑嬪) 최씨(崔氏)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1725년(영조1) 영조가 즉위하면서 생모를 기리기 위해 사당을 지었는데, 지을 당시에는 숙빈묘라 이름 하였다. 1744년에 육상묘로 고쳤으며, 1753년에는 육상궁으로 승격하였다.
○ 상봉(桑蓬) : 상호봉시(桑弧蓬矢)를 말한다. 뽕나무 활과 쑥대화살을 뜻하며, 남아가 출생하면 뽕나무 활과 쑥대 화살로 천지 사방에 쏘아서 남아가 마땅히 사방에 뜻을 두어야 함을 상징했다. 남아의 큰 뜻을 말한다.
○ 기려객(騎驢客) :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나귀를 타고 골똘히 시를 읊다가 경조윤(京兆尹)의 행차와 부딪힌 적이 있다. 이후 기려객은 시인을 의미하게 되었다.
(생략)
桃花洞口接仙源
萬點春來落水痕
도화원 입구가 선원에 접해있어, 봄이면 꽃잎 떨어져 흔적을 남기네.
聖代元無逃世客
尋常秖作賣花村
성대엔 본디 세상 피하는 객 없으니, 그저 보통의 꽃 파는 마을일 뿐.
나의 집 뒤에 도화동(桃花洞)이 있는데, 거주민들은 복숭아나무를 심는 것을 생업으로 삼는다.
高柳蟬聲夏亦寒
談風吟露夕陽欄
키 큰 버드나무 매미 소리에 여름도 춥고, 바람을 이야기하고 이슬을 읊자니 석양이 지네.
滿城滾滾緇塵裏
地位超然占淨乾
온 성 가득 메운 검은 먼지 속에, 이곳만은 초연히 깨끗한 땅 차지했네.
祠官本是職淸閒
去住猶愁不自關
제관은 본디 청아하고 한가로운 자리라, 떠남과 머묾에 대한 근심은 신경 쓰지 않네.
欵段借來無棧豆
乘凉權放菜花間
관단을 빌려왔으나 구유에 콩대가 없어서, 서늘한 틈을 타 풀꽃 사이에 짐짓 풀어 놓았네.
余時官景慕宮令.
나는 이때 경모궁령(景慕宮令)으로 있었다.
(註)
○ 관단(欵段) : 원래는 말이 느릿느릿 걷는 모양을 가리키는데, 더 나아가 말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고류선성(高柳蟬聲)
뉘엿한 저녁 연구실을 나서다가 올해 첫 매미 소리를 들었다. 잘못 들었나 싶어 차 시동을 끄고 창문을 내렸다. 내다보니 하늘이 문득 높고, 매미 소리는 이제 막 목청을 틔우느라 나직하다. 테니스장을 지날 때 다시 한번 창을 내렸지만 거기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색(李穡)은 '매미 소리(蟬聲)'에서, '매미 소리 귀에 들자 내 마음이 움직인다(蟬聲入耳動吾情)'고 썼다. 윤기(尹愭)는 '매미 소리를 듣다가(聽蟬)'에서, '빈 산에 해묵은 나무가 많아, 여기저기 매미 울음 그윽도 하다. 그대여 시끄럽다 싫어 말게나, 시끄러운 가운데 고요함 있네(空山老樹多, 處處蟬聲邃. 請君莫嫌喧, 喧中有靜意)'라고 썼다.
과연 매미 소리는 주변을 고요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김윤식(金允植)의 '신거(新居)' 시에도, '키 큰 버들 매미 소리 여름에도 서늘한데, 석양 무렵 난간에서 바람 이슬 노래하네. 성 가득 자옥한 검은 먼지 가운데, 이곳만 초연하게 깨끗한 땅 차지했네.'
高柳蟬聲夏亦寒, 談風吟露夕陽欄.
滿城滾滾緇塵裏, 地位超然占淨乾.
서울로 이사한 벗의 새집을 축복한 글이다. '그대가 서울로 이사를 오니, 자네 집 버들엔 매미가 울어 시원하군. 티끌뿐인 서울에 특별한 청정 구역이 만들어진 느낌일세.'
송시열(宋時烈)이 창강(滄江) 조속(趙涑)을 위해 쓴 만시는 이렇다. '여러 날 매미 소리 맑더란 얘기, 글에 써서 어른께 보내드렸지. 그 어른 이제는 계시잖으니, 이 마음 마침내 뉘게 말할까?'
數日蟬聲語, 書之寄丈人.
丈人今不在, 此意竟誰陳.
앞의 두 구절은 전거가 있다. 주자가 여백공(呂伯恭)에게 편지를 보냈다. '며칠 사이 매미 소리가 더욱 맑습니다. 들을 때마다 높은 풍도를 그리워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數日來, 蟬聲益淸.
每聽之, 未嘗不懷高風也.
이 17자가 편지의 전문이다. 매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대의 맑은 모습이 떠오른다.
송시열은 앞선 편지에서 조속에게 이 편지의 사연으로 그리운 마음을 전했는데, 이제는 그런 편지 쓸 곳마저 없어져서 서운하다는 얘기다. 나무마다 가득한 매미의 합창을 기다린다.
매미소리에 대한 단상(斷想)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뻐꾸기소리가 지칠 때쯤 매미소리가 이어서 배턴을 받는다. 칠월의 폭염과 녹음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뻐꾸기소리로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이 산 저 산에서 적막하게 주고받는 뻐꾸기소리와는 달리 매미는 여러 마리가 떼로 운다. 여름 숲의 매미소리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시끄럽다고 꺼버리거나 볼륨을 줄일 수도 없다. 여름 한철 산천초목은 매미소리와 함께 떨며 녹음방초 우거진 진경을 이룬다.
매미는 3~7년을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다가 밖으로 나와서는 우화하여 한 달 가량을 산다고 한다. 캄캄한 땅속에서 오랜 세월을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왔으니, 뜨겁게 내리쬐는 폭양과 녹음 우거진 이 세상이 얼마나 눈부시게 찬란할 것인가.
삶이란 이렇게 떨리도록 아름다운 거라고 온몸으로 구가(謳歌)하는 매미소리에 산천초목이 공명하는데, 인간사회에는 오히려 살 떨리고 치 떨리는 끔찍한 일들이 너무나 많다.
전쟁과 테러와 폭정이 끊이지 않고 그로 인해 살상과 기아에 허덕이는 백성들이 부지기수다. 세상사 벗어나 한나절 여름 숲 그늘에 앉아 매미소리를 들어보라. 삶의 온갖 소란과 고달픔을 까마득히 잊고 찬란한 생의 환희에 떨게 될 것이다.
청량한 매미소리에 여름 한낮이 떤다/
녹음 우거진 상수리 숲이 떨고/
높다란 키를 세우고 미루나무가 떤다//
캄캄한 땅속에서 오랜 세월 꿈꾸어온/
이 세상 얼마나 찬란한 곳이냐고/
매미는 온몸을 떨며 온종일 노래한다//
살 떨리고 치 떨리는 인간사 너무 많아/
차라리 눈 감고 귀 막고 싶은 세상인데//
삶이란 떨리는 거라고, 목청껏 노래를 한다’
- 졸시 ‘매미소리’
옛날 유학자들은 매미가 다섯 가지 덕(德)을 갖추었다고 칭송했다. 머리에 파인 줄무늬가 선비의 갓끈과 비슷하다고 문(文)을, 나무의 수액만 먹고 산다고 청(淸)을, 곡식을 축내지 않는다 하여 염(廉)을, 살 집을 따로 짓지 않는다하여 검(儉)을, 계절에 따라 오고감에 믿음이 있기에 신(信)을 덕목으로 꼽았다.
그래서 임금이 쓰던 익선관과 오사모의 양쪽 뿔도 매미의 날개를 본떠서 만든 거라 한다. 하지만 매미가 저를 내세우려고 시끄럽게 울어댄다고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무성한 미루나무가 매미소리를 쏟아낸다. 매미소리가 아니면 미루나무 수만 이파리가 침묵할 수밖에 없고 여름날이 그만큼 숨 막힐 것이다.
미루나무가 수액으로 매미를 키우는 것은 결국 매미소리를 키우는 것이다. 매미가 미루나무 수액을 빨고 내는 소리는 그러니까 미루나무의 소리인 셈이다. 여름 숲은 잎만 있고 입이 없어서 온갖 새소리와 매미소리, 바람소리를 키운다.
온종일 청량한 매미소리가 들리는 여름 숲은 광합성으로 뭇 생명의 양식을 만들어내는 커다란 공장이다.
저 공장에는 굴뚝이 없네/
무한정 햇빛을 가공해서/
뭇 생명의 양식을 만드는/
저 초록공장에는 매연이 없네/
온종일 신경 긁는 소음대신/
청량한 금속성이 들리네//
노동자와 고용자가 따로 없어//
분규도 쟁의도 파업도 없이/
이 한 철 성업 중인 저 공장으로/
도시락 싸들고 출근하고 싶네‘
- 졸시 ‘여름 숲’
인고의 세월 거쳐 세상 밖으로 매미 우화(羽化)
‘맴~맴~맴’ ‘매에에에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더위가 시작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매미울음 소리가 또다시 힘차게 들린다. 특히 덩치도 크고 목청 좋은 말매미의 울림이 크다.
암컷매미에게 전하는 사랑의 세레나데다. 아니 며칠 남지 않은 자신의 생 동안에 번식을 하려는 수컷들의 진한 울부짖음이기도하다. 암컷은 발성 기관이 없어 소리를 내지 못한다.
갑자기 성경(시편 27:7)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여호와여 내가 소리 내어 부르짖을 때에 들으시고 또한 나를 긍휼히 여기사 응답하소서”
매미 애벌레들은 종에 따라 대략 땅속에서 3~6년 살다가 세상으로 나와 탈피를 하고 겨우 열흘에서 길게는 한 달 만에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본능적으로 알을 낳고 돌봐야하는 암컷 매미는 조금 더 생명을 유지한다. 그래봤자 며칠 더 사는게 고작이다.
장맛비가 잠시 멈췄던 지난 20일 저녁 뚝섬로에 위치한 서울숲을 찾았다. 땅거미가 지자 한낮 매미전문사냥꾼 직박구리 등 천적을 피해 나무뿌리에서 땅표면까지 올라와있던 매미 애벌레들이 여기저기서 날카롭고 단단한 앞발로 수년간의 어둠을 헤치고 땅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길게는 10년 넘게 땅속에서 유충으로 사는 종도 있단다. 매미는 번데기 단계 없이 알, 애벌레 2단계만을 거쳐 성충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매미의 종은 녹색 바탕에 검정 무늬를 가진 참매미를 비롯해 말매미, 애매미, 털매미, 소요산매미 등 13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확인이 가능한 종은 10종이 넘지 않는다고 동아시아환경생물연구소 김성수(63) 소장은 말한다.
이날 우화(羽化‧곤충이 유충 또는 약충이나 번데기에서 탈피하여 성충이 되는 일)를 위해 땅 밖으로 나온 매미는 대부분 말매미였다.
이들은 자신이 탈피를 해서 날개를 성공적으로 피고 잘 말릴수 있는 나무나 관목을 찾아 힘차게 이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장도에 개미들과 억센 풀들이 훼방을 놓지만 거침없이 단단하고 날카로운 앞발로 헤쳐나가며 등정을 시작한다.
얼마나 올랐을까 매미들은 탈피에 적당한 장소를 찾으면 다시한번 강한 앞발톱과 뒷발톱들로 단단히 고정한 후 몸을 좌우로 흔들어 우화하기에 안전한 장소인지를 확인한다. 20~30분 휴식을 취한 후 드디어 탈피를 시작한다.
기자가 컴컴한 나무 앞에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받쳐놓고 무언가를 찍고 있자 산책하던 시민들이 기자 옆으로 다가와 질문한다. “어두운 밤에 무얼 찍으세요. 나무에 뭐가 있나요?” “지금 막 매미가 허물을 벗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함께 지켜본다.
김성수 소장은 “자연 속 생태환경은 수학공식과는 틀리다. 특히 매미들이 땅속과 땅위에서 얼마나 사는지 우리나라에 몇 종이 분포하는지도 정확히 조사된 데이터가 아직 없다.”면서 “울음소리가 가장 요란한 말매미는 원래 남방계열이어서 제주도를 비롯해 남쪽지역에 주로 분포했으나 온난화로 인해 남한 전역으로 확산되어 있다.”고 말했다.
20여분이 흘렀을까. 나무 표피에 달라붙어 정중동 하던 매미의 등이 굽은 새우처럼 점점 부풀어 오르더니 천천히 탈피 각이 머리 쪽부터 세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매미의 눈이 먼저 보였다.
매미의 눈은 두 개의 커다란 겹눈과 머리 한가운데 홑눈 세 개를 포함 총 5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꼬리부분만 빼고 머리와 몸이 서서히 껍질에서 빠져나온다. 한동안 껍질에서 빠져나온 몸을 일으켰다 눕혔다 하는 동작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허물을 벗는 단계마다 힘에 부친 듯 중간 중간 동작을 멈추고 숨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 한참이나 껍질과 거의 일직선으로 누워 접혀 있던 날개가 3분의 1쯤 펼쳐지자 이내 몸을 세워 앞다리로 나무와 붙어있는 껍질 머리를 잡고 마지막 남은 꼬리부분을 껍질 밖으로 빼냈다.
수년간의 유충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경건한 순간이다. 이후 나머지 날개도 서서히 펼친다. 대략 땅에서 올라와 2~3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우화과정이다.
나무에서는 우화 도중 개미들의 공격으로 안타깝게 그들의 먹잇감이 되거나 날개돋이를 하는 도중 외부 자극이나 선천적인 이유로 고만 중도 탈락하는 유충들도 눈에 띄었다. 이같이 모든 시련과 고통의 과정을 통과한 매미들만이 날개를 말리고 몸을 단단히 굳히면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했다.
▶️ 高(높을 고)는 ❶상형문자로 髙(고)의 본자(本字)이다. 성의 망루의 모양으로 높은 건물의 뜻이다. 후에 단순히 높음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高자는 '높다'나 '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高자는 높게 지어진 누각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高자를 보면 위로는 지붕과 전망대가 그려져 있고 아래로는 출입구가 口(입 구)자로 표현되어있다. 이것은 성의 망루나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리던 종각(鐘閣)을 그린 것이다. 高자는 이렇게 높은 건물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높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높은 것에 비유해 '뛰어나다'나 '고상하다', '크다'와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高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그래서 高(고)는 (1)높은을 뜻함 (2)높이 또는 어떤 일을 한 결과 얻어진 양을 뜻함 (3)높이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높다 ②뛰어나다 ③크다, ④고상하다 ⑤존경하다 ⑥멀다 ⑦깊다 ⑧비싸다 ⑨뽐내다 ⑩높이, 고도(高度) ⑪위, 윗 ⑫높은 곳 ⑬높은 자리 ⑭위엄(威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융(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높은 지위를 고위(高位), 비싼 값을 고가(高價), 나이가 많음을 고령(高齡), 아주 빠른 속도를 고속(高速), 등급이 높음을 고급(高級), 뜻이 높고 아담함을 고아(高雅), 높고 낮음을 고저(高低), 몸가짐과 품은 뜻이 깨끗하고 높아 세속된 비천한 것에 굽히지 아니함을 고상(高尙), 상당히 높은 높이를 가지면서 비교적 연속된 넓은 벌판을 가진 지역을 고원(高原), 인품이나 지위가 높고 귀함을 고귀(高貴), 여러 층으로 높이 겹쳐 있는 것 또는 상공의 높은 곳을 고층(高層), 등급이 높음이나 정도가 높음을 고등(高等), 높은 산과 흐르는 물 또는 훌륭한 음악 특히 거문고 소리를 비유하는 말을 고산유수(高山流水),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베개를 높이 하여 편안히 잔다는 뜻으로 편안하게 누워서 근심 없이 지냄을 일컫는 말을 고침안면(高枕安眠), 높은 언덕이 골짜기가 된다는 뜻으로 산하의 변천이나 세상의 변천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안심곡(高岸深谷), 술을 좋아하여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고양주도(高陽酒徒), 학식과 품행이 우수한 제자를 일컫는 말을 고족제자(高足弟子), 지위가 높은 큰 벼슬자리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고관대작(高官大爵), 목소리를 높이어 크게 부르짖음을 일컫는 말을 고성대규(高聲大叫), 높다랗게 짓고 호화롭게 꾸민 집을 일컫는 말을 고당화각(高堂畫閣), 큰소리로 떠들고 마구 노래 부름을 일컫는 말을 고성방가(高聲放歌), 학문의 이치 따위가 고원하여 행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고원난행(高遠難行), 멀리 달아나서 종적을 감춤을 일컫는 말을 고비원주(高飛遠走), 사람이 우러러보는 산과 사람이 걸어가는 큰길이라는 뜻으로 만인에게 존경받는 사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고산경행(高山景行), 뛰어난 재주를 가진 인물로 키는 크고 걸음이 빠르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뛰어난 활동가를 이르는 말을 고재질족(高才疾足), 목청을 높이어 큰 소리로 글을 읽음을 일컫는 말을 고성대독(高聲大讀), 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자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고침단면(高枕短眠), 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고침단명(高枕短命), 고귀한 벗들이 자리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마음이 맞는 고귀한 벗들이 많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모임을 가졌음을 비유하는 말을 고붕만좌(高朋滿座), 높은 갓과 넓은 띠라는 뜻으로 신분에 걸맞지 아니한 의관 차림을 이르는 말을 고관광대(高冠廣帶), 높은 누대와 넓은 집이라는 뜻으로 크고도 좋은 집을 이르는 말을 고대광실(高臺廣室) 등에 쓰인다.
▶️ 柳(버들 류/유)는 ❶형성문자로 栁(류), 桞(류)는 통자(通字), 桺(류)는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흐르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卯(묘, 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가지나 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 곧 버드나무를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柳자는 '버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柳자는 木(나무 목)자와 卯(토끼 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卯자는 조그만 간이 문을 열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서의 柳자는 木자 아래에로 卯자가 그려진 형태였다. 이것은 치렁하게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갑골문에서의 柳자는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 버드나무의 부드러움과 연약함은 가녀린 여인을 연상케 했다. 그러다 보니 柳자는 '연약한 여인'이나 '허약함'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柳(류/유)는 ①버들, 버드나무 ②상여(喪輿)의 장식(裝飾), 관(棺)의 장식(裝飾) ③수레의 이름 ④별의 이름 ⑤오음(五音)의 하나 ⑥혹(=瘤) ⑦모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들 양(楊)이다. 용례로는 버들가지처럼 가늘고 부드러운 미인의 허리를 유요(柳腰), 버드나무의 잎을 유엽(柳葉), 버드나무 가지를 유지(柳枝), 버드나무의 꽃을 유화(柳花), 미인의 눈썹을 유미(柳眉), 버드나무의 그늘을 유음(柳陰), 버드나무 가지와 같은 고운 맵시를 유태(柳態), 가지가 가는 버드나무를 세류(細柳), 꽃과 버들을 화류(花柳), 강 언덕에 서 있는 버드나무를 안류(岸柳), 여자의 글재주를 기리는 말을 유서지재(柳絮之才), 푸른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는 뜻으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사람의 손을 더 하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유록화홍(柳綠花紅), 버들은 무성하여 그윽이 어둡고 꽃은 활짝 피어 밝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강촌의 봄 경치를 이르는 말을 유암화명(柳暗花明), 버들 같은 눈썹에 개미 같은 허리를 일컫는 말을 유미봉요(柳尾蜂腰), 갯버들 같은 모습이라는 뜻으로 허약한 몸을 이르는 말을 포류지자(蒲柳之姿), 갯버들 같은 체질이라는 뜻으로 나이보다 빨리 늙어 버리는 체질이나 몸이 약하여 병에 잘 걸리는 체질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포류지질(蒲柳之質), 길 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은 누구든지 쉽게 만지고 꺾을 수 있다는 뜻으로 기생을 의미함을 일컫는 말을 노류장화(路柳墻花), 마른 버드나무와 시든 꽃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안색이 쇠한 미인의 모습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패류잔화(敗柳殘花), 바람 앞에 나부끼는 세버들의 뜻으로 부드럽고 영리한 사람이 성격을 평하여 일컫는 말을 풍전세류(風前細柳) 등에 쓰인다.
▶️ 蟬(매미 선/날 선, 땅 이름 제)은 형성문자로 蝉(선, 제)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單(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蟬(선, 제)은 ①매미(매밋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②날다 ③뻗다, 펴지다 ④잇다, 연속하다 ⑤겁내다, 두려워하다 ⑥아름답다 ⑦애처롭다 그리고 ⓐ땅의 이름(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선음(蟬吟), 매미가 탈바꿈할 때에 벗은 허물을 선퇴(蟬退), 매미의 허물을 선각(蟬殼), 높은 벼슬아치의 관 앞에 대는 장식으로 금으로 만든 매미를 붙이는 것을 선당(蟬璫), 매미가 욺을 선명(蟬鳴), 매미의 우는 소리를 선성(蟬聲), 말매미를 선충(蟬蟲), 금석에 새긴 매미 모양의 무의를 선문(蟬紋),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는 선탈(蟬脫), 매미가 시끄럽게 운다는 선조(蟬噪), 매미가 떠들썩하게 울고 개구리가 시끄럽게 운다는 뜻으로 논의나 문장이 졸려함을 이르는 말 또는 여럿이 모여 시끄럽게 떠듦을 이르는 말을 선조와명(蟬噪蛙鳴), 봄철 개구리와 가을 매미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무용한 언론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와추선(春蛙秋蟬), 버마재비가 매미를 엿본다는 뜻으로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뒤에서 닥치는 재해를 생각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당랑규선(螳螂窺蟬),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매미가 허물을 벗다는 뜻으로 껍질은 그대로 있고 몸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허세를 꾸며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금선탈각(金蟬脫殼) 등에 쓰인다.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