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축구 부자들..선수들의 재테크
네빌-긱스 등 '부동산 큰손' |
1등 재벌 베컴, 아내도 맞벌이…수입두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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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원은 무엇이오?"
"메르세데스 벤츠를 한번 진짜 빨리 몰아보는 겁니다." 영국의 유명한 축구전문잡지 '포포투(Four Four Two)'가 1999년 8월 득점기계 셰브첸코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포포투'는 2007년 신년호에서 '이제
셰브첸코는 6만9815파운드(약 1억2000만원)짜리 벤츠를 314명의 친구에게 사 줄 수 있는 부자가 됐다'는 말로 셰브첸코의 재력을 표현했다. 영국에서 축구 선수는 움직이는 기업이다. '포포투'는 2007년 신년호 특집으로 '영국 축구계 부자 랭킹 100'을 선정, 발표했다. 첼시의 구단주이자 러시아 석유재벌 아브라모비치는 108억파운드(약 19조원)의 재산으로 부동의 1위에 올랐다. 선수 중 가장 부자는
데이비드 베컴. 100위안에 든 선수 중 상위 20여명은 재산을 어떻게 모았고,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지 분류해봤다.
◎영국도 부동산 열풍? 맨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
개리 네빌. 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그의 넓은 시야는 경기를 읽는데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맨체스터 도심의 150만파운드(약 27억원)짜리 펜트하우스 등 맨체스터 지역에 집 두 채를 갖고 있다. 그는 해외 부동산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몰타 지역에 70만파운드(약 12억원)짜리 빌라를 구입한 것.
그러나 진정한 '부동산 제왕'은 따로 있다. 리버풀의 로비 파울러다. 그는 80여개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하도 집이 많으니 경기장 한켠에 "우리는 전부
로비 파울러의 집에 살고 있다"라는 농담이 적혀 있을 정도다.
'왼발의 달인' 긱스는 부동산에서도 달인급에 속한다. 올시즌 맨유와 주급 7만5000파운드(약 1억3500만원) 수준의 2년 계약을 한 그는 그 돈을 곧장 190만파운드(약 34억원)짜리 저택을 구입하는데 투자했다. 팀동료 리오 퍼디난드 역시 테니스장과 농구장, 음반 제작을 위한 녹음실을 구비한 250만파운드(약 45억원)짜리 저택을 갖고 있다.
◎소문난 맞벌이 커플 웨인 루니와 약혼녀 콜린 맥러플린은 베컴 커플 이후 광고주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커플로 통한다. 루니의 '악동' 이미지는 콜린의 사랑스러운 미소로 상쇄된다. 콜린이 2005년 12월 내놓은 다이어트 DVD는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난 5월엔 LG 초콜릿 슬라이드 휴대폰 광고 모델로 계약했다. 잡지에 칼럼을 연재하고 자선사업도 열심이다. 루니와 콜린은 각자 자서전을 써 총 700만파운드(약 126억원) 이상의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베컴의 아내 빅토리아 역시 왕성한 사업 수완으로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빅토리아는 자기 이름을 딴 청바지 브랜드의 사장님이자 패션 서적을 쓴 전문가다. 올시즌 아스널에서 첼시로 이적한 애슐리 콜 역시 영국 5인조 여성 팝그룹 '걸스 얼라우드'의 멤버인 아내 셰릴 트위디 덕에 10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리도 사장님 자기 이름을 내세운 회사를 설립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은 '오언 프로모션'이라는 회사를 운영한다. 자산 규모는 340만파운드(약 61억원). 사업 분야는 경마용 말 생산과 햄버거 체인 운영이다.
리오 퍼디난드는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화이트 초크 레코딩 컴퍼니'라는 음반회사의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2004~2005년엔 5만6000파운드(약 1억원)의 손실을 봤다.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는 '스티븐 제라드 프로모션'이라는 회사를, 솔 캠벨도 '솔로 맨 리미티드'라는 회사를 갖고 있다.
◎얼굴만으로도 먹고 산다 융베리는 팬티 한 장만 걸친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 속옷 브랜드 캘빈 클라인의 광고 모델이라 축구 전문 잡지뿐만 아니라 패션 잡지에서도 그의 얼굴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군살 하나 없이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는 그를 찾는 사진작가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융베리는 2003년 패션 전문 잡지 엘르가 선정한 가장 스타일리시한 남자에 뽑히기도 했다. 융베리는 스포츠웨어 푸마와 의류브랜드 캘빈클라인과의 모델 계약을 통해 연간 200만파운드(약 36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얼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베컴. 그는 아디다스, 펩시, 모토롤라, 디젤, 폴리스 선글라스, 질레트 등과 고액의 광고 계약을 했다. 질레트 한 곳과의 계약금만 3년간 4000만파운드(약 720억원)에 이른다. < 권영한 기자 champano@>
'포포투' 2007년 1월호의 축구부자 리스트는 철저한 재산조사를 근거로 랭킹이 매겨졌다. '포포투'는 톱100에 들만한 인물들의 재산을 조사하기 위해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계좌를 낱낱이 훑었다. 범위는 영국과 관련된 축구인을 총망라했다. 영국 시민권자와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의 축구리그에서 활동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대상이었다.
영국 국내 외에서 수익을 올리는 클럽 이사들과 주식보유자들은 전부 포함됐다. 유명선수들도 빠뜨리지 않았다. 첼시와 맨유, 리버풀, 아스널, 레알 마드리드 등 유명 클럽에서 최소 975만파운드(약 175억원) 이상의 계약을 한 선수들은 1차적으로 리스트에 올랐다. 상장기업의 주식가치는 올해 10월까지를 기준으로 했고, 비상장기업의 가치는 연간 순이익의 10배로 계산됐다. '포포투'는 정확한 통계를 위해 파이낸셜 타임즈, 페임&대시(기업데이터 제공회사) 등의 자료도 참고로 했다고 밝혔다. < 박재호 기자 jhpark@> |
사령탑 랭킹
감독 최고부자는 '1년차' 로이 킨 |
선수시절 연봉덕…무리뉴감독 사실상 으뜸 |
감독 중 최고 부자는 풋내기 사령탑이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었던 로이 킨 선덜랜드(2부리그) 감독이 최고 부자 감독으로 뽑혔다. 지난해 이 부문 1위였던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은 한 계단 내려앉았다. 그러나 킨 감독의 랭킹이 오래 가지는 못할 듯하다. 왜냐면 올해는 킨 감독이 선수 유니폼을 벗은 첫 해였기 때문에 벌어들인 연봉이 많았다. 내년부터 킨은 두둑한 선수 연봉이 아닌 2부리그 감독에 어울리는 몸값을 받게 된다.
'1년 천하' 킨 감독의 재산 규모는 2700만파운드(약 486억원). 전체 랭킹(100위)에선 63위를 마크했다.
킨 감독은 10년 이상 맨유 선수로 뛰면서 최고 주급 9만달러(약 1억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또 마지막으로 셀틱에서 선수로 활동하며 디아도라 축구화 계약건으로 50만파운드(약 9억원)의 뭉칫돈을 챙겼다. 킨 감독은 자서전 출간으로 선금 100만파운드(약 18억원)를 부수적으로 벌기도 했다. 그 자서전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고, 킨 감독은 다음 책을 집필 중에 있다.
잠시 1위 자리를 내준 조세 무리뉴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지도자다. 올해 감독 연봉으로만 520만파운드(약 93억원)을 받았다. 그 외에도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 아디다스 등과 건당 25만파운드(약 4억5000만원)의 CF계약을 했다. 무리뉴 감독은 그의 이름을 최고 기업의 브랜드로 팔아 돈을 벌기도 했다.
3위를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엄청난 재산을 다양한 방법으로 모았다. 연간 410만파운드(약 73억원)의 연봉, 경마회사 지분 수익금(약 250만파운드), 자서전 수익금(100만파운드) 등으로 주머니를 채웠다.
4위의 스벤 예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감독은 독일월드컵 이후 무직이지만 대단한 재산가다. 2001년부터 5년 동안 잉글랜드 사령탑으로만 총 1400만파운드(252억원) 이상 벌었다. 계약에 따라 직장을 구할 때까지 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계약된 연봉을 받고 있다.
이천수에게 관심을 보인 포츠머스의 해리 레드냅 감독은 5위. 그는 축구 사령탑 연봉으로 착실히 돈을 모아 고급 부동산에 투자해 짭짤하게 재미를 봤다.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최근 연봉 300만파운드에 계약하며 감독 랭킹 6위, 총 94위에 올랐다.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애스턴 빌라의 마틴 오닐 감독, 블랙번의 마크 휴즈 감독, 잉글랜드 대표팀의 스티브 맥클라랜 감독은 100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감독 순위에서 각각 7~10위를 차지했다. < 노주환 기자 no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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