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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불망(前事不忘)
옛 일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를 다스릴 때 옛 역사를 관찰해 처신한다면 실수를 없앨 수 있다는 말이다.
前 : 앞 전(刂/7)
事 : 일 사(亅/7)
不 : 아니 불(一/3)
忘 : 잊을 망(心/3)
중국 한(漢)나라 초 정치사상가였던 가의(賈誼)가 쓴 신서(新書)에 나오는 '옛일을 잊지 않고 뒷날의 본보기로 삼는다(前事不忘 後事之師)'는 문구다.
나라를 다스릴 때 옛 역사를 관찰해 처신한다면 실수를 없앨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앞의 실패를 본보기 삼아 주의하라는 '전차복 후차계(前車覆後車戒)'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채근담은 '권력을 갖고 중요한 자리에 있을수록 품행을 엄격하고 투명하게 해야 하며(處權門要路 心氣要和易), 더럽고 냄새나는 무리를 가까이 해선 안 된다(毋少隨而近腥之黨)'고 했다. 지도자가 지녀야 할 지조와 행실을 가르친다.
시경은 이렇게 훈계한다. '부끄러워 하는 얼굴을 갖고 사람을 대하는 이가 오히려 무슨 짓이든 저지른다'(有전面目 視人罔極). 사람은 겉모습만 가지곤 모른다는 얘기다.
사실 사람의 얼굴만 보고는 선악 분간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물은 건너봐야 알 수 있고, 사람은 겪어봐야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옛말도 있다.
자신의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고소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며 지도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여권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미투' 사건을 보면서도 경각심을 갖지 못하고, 전철(前轍)을 그대로 밟은 것이다. 선행이나 악행은 단 번에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드러난다.
순자는 '작은 것들이 다하면 커지고, 미세한 것들을 쌓으면 드러나게 된다(盡小者大 積微者箸)'고 했다.
공직자의 악한 행실을 알면서도 오히려 미화하는 세상이다. 정의, 인권이란 간판을 걸고, 모든 악덕을 정당화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다.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중국 진(秦)나라 왕 영정(嬴政)은 5백 년에 걸친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끝내고 마침내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세웠다. 그는 자신을 시황제로 부르게 하고, 이후의 황제는 이세황제, 삼세황제, 이런 식으로 대수를 계산하여 부르게 하였다.
진시황은 자신의 제국이 만세황제에 이르기까지 영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진시황의 기대와 달리 진나라는 겨우 15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진나라의 흥망성쇠를 서술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이 훗날의 스승이다.'
사기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 나오는 말이다. 천신만고 끝에 천하통일을 이룩하고도 15년 만에 멸망한 진나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뜻에서 후세의 제왕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지난 과거가 아무리 후회스럽더라도 되돌릴 수는 없다.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 지난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지난 과거의 잘못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뿐이다.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이 훗날의 스승이라고 하였다. 배울 수만 있다면 과거는 미래의 스승이다.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이전의 경험과 교훈을 잊지 않고 귀감으로 삼다
지난 주말, 학교에서 주최한 토론경연대회 심사를 맡았다. 대학생들의 토론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번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원은 작년에도 참가했던 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정말이지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발전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학생을 만나 '정말 비약적인 발전이야! 정말 잘했어!'라는 말로 격려했다.
조금은 쑥스러웠는지 얼굴이 붉게 변한 그 학생이 '작년에 지적해주셨던 말씀을 잘 듣고, 스스로 많이 고쳤어요'라고 화답했다. 경험과 교훈의 가치는 실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를 마치고, 심사위원 중 한 분이 '학생들의 학습능력은 무궁무진(無窮無盡)해요! 작년에 얼어서 말도 못하던 학생들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요'라고 운을 떼었다.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요즘 대한민국 상황이 머리에 맴돌기 시작했다. 우리는 여러 차례 대선을 치렀고, 대통령 탄핵국면도 겪었으며, 굵직한 사건들도 수 없이 목도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정말이지 엉터리 같은 대통령을 뽑았고, 그 뒤에 숨겨진 순 깡패 같은 비선조직이 있음을 감지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정녕 경험과 교훈을 아무런 의미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일까? 머리가 복잡해졌다.
전국책(戰國策)의 고사가 떠올랐다. 춘추(春秋) 말년(末年), 진국(晋國)의 대권(大權)을 손에 쥐고 있었던 지백(智伯)이 조양자(趙襄子), 위환자(魏桓子), 한강자(韓康子) 세 사람에게 토지를 요구하였으나 조양자가 이를 거절하였다.
지백이 대노하여 위환자와 한강자의 군대와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가서 조양자를 진양성(晋陽城)에 몰아넣고 겹겹이 포위하였다.
지백이 다시 분하(汾河)의 물을 끌어다 진양성에 부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조양자의 수하에 있던 장맹담(張孟談)이 어둠을 틈타 성을 벗어나 위환자와 한강자에게 가서 함께 지백을 멸망시킬 것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였다.
사후(事後)에 조양자가 장맹담에게 봉상을 내리려 하자 장맹담이 거절하면서 '내 공로가 너무 커서 오히려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예는 역사상 대단히 많지요. '이전에 있었던 일을 잊지 않고 이후의 일에 귀감으로 삼아야 하지요(前事不忘 後事之師).' 저는 은거할 생각입니다'고 말하였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태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경험과 교훈을 얻어야 할까?
국민이 정치에 보다 많은 관심을 지녀야 하고,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확립되어야 하고, 검찰도 권력의 시녀에서 벗어나야 하며, 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 체제에 대한 개선도 이루어져야 하며,
리더 한 사람을 보고 이루어지는 정당 활동도 사라져야 한다. 이에 대한 반성과 각오가 없다면 우리는 또 다시 악취나는 역사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
현 대통령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 있다. 스스로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어 미래이 귀감이 되라.
이 땅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에게 부정은 결국 용서되지 않는다는 위대한 교훈을 남겨라. 노력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나라가 될 수 있는 길을 열고 떠나라.
(배득렬 교수)
복철지계(覆轍之戒)
넘어진 수레바퀴자국을 보고 경계하다. 앞 수레가 넘어지면 뒷 수레는 이것을 보고 경계하여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 성어는 문신으로 병자호란 때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선생의 시문집 청음선생집권지십팔(淸陰先生集卷之十八)권 헌부(憲府)에 있으면서 물 흐르듯이 간언(諫言)을 따라 주기를 청한 차자(憲府請從諫如流箚)에서 발췌하여 본다
伏願殿下, 翻然悔悟, 瞿然改圖.
삼가 바라옵나니 전하께서는 지난날을 뒤돌아보고 깨우치고 뉘우쳐서, 다시 또 돌아보고 꾀하여 고쳐서,
遠法前聖轉圜之美.
近鑑昏朝覆轍之戒.
멀리로는 앞선 성현들이 원활하게 글러가듯 간언을 하여 준 아름다움을 법 이어받고, 가까이로는 혼란한 조정이 엎어진 수레를 거울로 삼고,
讜正之論, 虛受如流.
곧고 올바른 논의는 물이 흐르는 것처럼 비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過激之言, 包容財量.
지나치게 격한 말은 도량을 넓혀 포용하고,
培養直氣, 以來忠諫.
곧은 기운을 길러서 충성스러운 간언이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則旣去之勢, 庶或可反於百一也.
즉 이미 떠나간 세력이라도 거의 혹 백에 하나는 되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성어는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앞에 가는 수레가 넘어진 것을 뒤의 수레가 경계하지 않았으므로 뒤의 수레가 넘어진 것이다(前車覆而後車不誡 是以後車之覆也)'는 말과 순자(荀子)의 성상(成相)에, '앞의 수레가 넘어지면 뒤 수레는 이를 거울 삼는다(前車覆 後車鑑)'는 말 등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복철지계와 같은 유의어로 복거지계(覆車之戒), 전거지감(前車之鑑), 전거가감(前車可鑑)등의 같은 비슷한 뜻의 성어들이 있다. 또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즉 '앞의 일을 잊지 않는 것은 뒷일의 스승이 된다'는 비슷한 말도 있다
우리에게 복철지계(覆轍之戒)의 정신은 꼭 필요한 말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과거의 잘못된 실수를 거울삼아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모든 일에 임하거나 실행을 할 때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다시는 전철과 같은 전복되는 실수나 과오를 자행하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이 어떻게 하길 바라지 말고 자기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함으로서 타인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와 함께 상생하는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함을 마음속에 새겨본다.
▶️ 前(앞 전/자를 전)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歬(전)으로 이루어졌다. 歬(전)은 舟(주; 배, 탈것)와 止(지; 발의 모양, 나아가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前자는 '앞'이나 '먼저', '앞서 나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前자는 月(달 월)자와 刀(칼 도)자와 함께 상단에는 머리 모양이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前자의 금문을 보면 舟(배 주)자와 止(발 지)자가 결합한 歬(앞 전)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배가)앞으로 가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갑골문과 금문, 소전에서는 歬자가 '앞'이나 '앞서 나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舟자가 月자가 바뀌었고 止자는 ()로 변형되었다. 여기에 刀자까지 더해지면서 지금의 前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해서에서 刀자가 더해진 것은 '가위'를 뜻하기 위해서였다. 후에 '자르다'라는 뜻은 剪(자를 전)자로 따로 만들어지면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前(전)은 (1)이전(以前) (2)막연하게 과거를 이를 적에 쓰는 말. 그건 (3)어떤 직함이나 자격 등을 나타내는 명사(名詞) 앞에 붙여 전날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4)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전기(前期)의 뜻을 나타냄 (5)일부 명사 앞에 붙어 앞부분의 뜻을 나타냄 (6)연대(年代), 연호(年號) 앞에 붙어 기원전(紀元前)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앞 ②먼저 ③미래(未來), 앞날 ④미리, 앞서서, 사전에 ⑤거무스름한 빛깔 ⑥가위 ⑦앞서다 ⑧나아가다 ⑨인도하다 ⑩뵙다, 찾아뵙다 ⑪소멸하다 ⑫자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의논할 때 먼저 내세우는 기본이 되는 것을 전제(前提), 앞과 뒤와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전에 가졌던 직업 또는 벼슬을 전직(前職), 지난해나 작년을 전년(前年), 앞으로 나아감을 전진(前進), 이미 있었던 사례를 전례(前例), 앞쪽이나 일선을 전방(前方), 앞쪽에 친 진을 전진(前陣), 지나간 시대를 전대(前代), 앞서의 경력을 전력(前歷), 미리 나타나 보이는 조짐을 전조(前兆), 전번의 시기를 전기(前期), 직접 뛰어든 일정한 활동 분야를 전선(前線), 글이나 편지 전문을 생략함을 전략(前略), 전에 그 임무를 맡았던 사람을 전임(前任), 앞에서 이미 서술함을 전진(前陳), 앞의 부분을 전부(前部), 앞으로 갈 길을 전도(前途), 앞에 게재함 또는 지난해를 전재(前載),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자정으로부터 낮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전(午前),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실행하기 전을 사전(事前), 이전이나 이제까지를 종전(從前), 바로 앞이나 일이 생기기 바로 전을 진전(直前), 식을 거행하기 전을 식전(式前),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앞 수레가 엎어진 바퀴 자국이란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주의하라는 교훈을 이르는 말을 전거복철(前車覆轍), 앞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뒷수레가 경계하여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말로 전인의 실패를 보고 후인은 이를 경계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의 말을 전거가감(前車可鑑),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놀랍거나 새로운 일을 이르는 말을 전대미문(前代未聞), 이전 세상에는 듣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지금까지는 들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임의 비유하는 말을 전고미문(前古未聞), 이전 사람이 아직 밟지 않았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아무도 손을 대거나 발을 디딘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전인미답(前人未踏),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고 있으려니까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는 뜻으로 재앙이 끊임 없이 닥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전호후랑(前虎後狼), 앞으로 갈 길이 아득히 멀다는 뜻으로 목적하는 바에 이르기에는 아직도 남은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요원(前途遙遠), 앞으로 잘 될 희망이 있음 또는 장래가 유망함을 이르는 말을 전도유망(前途有望), 일에 부닥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앞뒤를 재며 머뭇거림을 이르는 말을 전첨후고(前瞻後顧),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전무후무(前無後無), 처음에는 거만하다가 나중에는 공손하다는 뜻으로 상대의 입지에 따라 태도가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전거후공(前倨後恭), 앞길이나 앞날이 크게 열리어 희망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양양(前途洋洋), 앞길이나 앞날에 어려움이나 재난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다난(前途多難),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이르는 말을 문전성시(門前成市),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화(風前燈火),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등에 쓰인다.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어버이를 섬김에 효도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친이효(事親以孝),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임금을 섬김에 충성으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군이충(事君以忠),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일컫는 말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일컫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일컫는 말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을 사대주의(事大主義), 옛 사람의 교훈을 본받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사불사고(事不事古), 한 가지 일도 이루지 못하거나 하는 일마다 다 실패함을 일컫는 말을 사사무성(事事無成),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일을 함에는 신속함을 중요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사귀신속(事貴神速), 이미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지차(事已至此), 여러 가지 사변이 자꾸 일어나 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변무궁(事變無窮)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노인이 서로 가까이 교제하는 젊은 벗을 일컫는 말을 망년우(忘年友),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자신을 잊어 버리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망아지경(忘我之境),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일컫는 말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뜻으로 사私를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공을 위해 헌신함을 이르는 말을 망신망가(忘身忘家),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 또는 술의 딴이름으로 술을 마시면 근심 걱정을 잊게 된다는 데서 온 말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일컫는 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 특히 연소자의 재덕을 인정하여 연장자가 하는 말을 망년지우(忘年之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