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했던 불가리아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나 세종시청 책문화센터를 방문, 환영 행사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8일 오전 11시 세종시 보람동 세종시청 책문화센터. 불가리아 잼버리 단원 37명이 들어서자 최민호 세종시장과 시청 직원들이 손뼉을 치며 환영했다. 긴장했던 단원들은 환대에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전북 부안 새만금을 떠나 2시간 만에 세종에 도착한 이들 표정은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인지 상기돼 있었다. 이들은 10일까지 2박 3일간 세종에 머물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또 세종호수공원 등에서 K-팝과 버스킹 공연을 관람한다.
상기된 얼굴로 세종 도착한 불가리아 단원
이날 오후 2시 남세종청소년센터를 찾은 불가리아 단원들은 실내 클라이밍 체험과 3D 펜 체험을 마친 뒤 인근 전통문화체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단원들은 한국 전통의 다도(茶道)와 명상을 체험했다. 크리스티안 카메노프(16)는 “TV 드라마나 유튜브에서만 보던 모습을 직접 체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자신들이 먹을 사찰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 하나하나 꼼꼼하게 손질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캐나다 단원 등 220명이 머무를 경기 수원시 아주대는 이날 오전부터 분주했다.
아주대는 지난해 완공된 기숙사 114개 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원에게 제공할 수건과 슬리퍼·세면도구 등을 준비하느라 모든 교직원이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다. 이날 오후 3시쯤 아주대에 도착한 학생들은 규칙 안내 등을 받은 뒤 방으로 향했다.
이들은 햇볕에 그을리긴 했지만,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주대 관계자가 “피곤하냐”고 묻자 한 대원은 “괜찮다”며 웃음으로 답했다.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했던 불가리아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난 8일 세종시 남세종 종합청소년센터를 찾아 떡볶이 요리법을 배우고, 직접 만들어 시식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서울‧수도권 등 8곳으로 흩어진 잼버리
새만금 야영지를 떠난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3만6000여명은 이날 서울‧경기‧인천‧대전‧세종‧충북‧충남‧전북 등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했다.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 예보 때문이다.
이들을 맞이하는 각 자치단체는 지원 방안과 문화 체험‧관광 프로그램 등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 가 K-문화를 두루 체험하는 ’코리아 단체 관광’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각 지자체는 잼버리 대원 맞이에 분주하다. 지원반이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대원 관리와 식사‧물품‧의료 지원, 관광지 안내, 통역 등을 전담하게끔 했다.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도착한 라트비아와 세르비아, 에스토니아 스카우트 대표단이 숙소로 들어가고 있다.
8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과학기술대에 도착한 브라질 소속 대원들이 버스에서 내려 숙소인 기숙사로 향하고 있다.
박물관·한옥마을에 장항습지 체험도
먼저 서울시는 지난 6일 잼버리 참가자를 위해 광화문광장 등에서 열리는 ‘세종 썸머 페스티벌’ 등 각종 축제 참여와 카약이나 요트 등 한강에서 수상스포츠를 체험할 기회를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오후 6시까지 하던 서울시립미술관이나 서울역사박물관, 남산골 한옥마을 등 운영 시간을 오후 9시~10시까지 연장했다.
경기도는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인 경기 고양 ‘킨텍스’를 비롯해 관광 자원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북한산이나 행주산성, 자연생태 체험 명소인 람사르 ‘장항습지’ 등을 활용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태풍 영향을 고려해서 야외뿐만 아니라 실내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문화·역사·평화·힐링·감동을 테마로 시티 투어와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 등을 마련한다.
당일 일정뿐만 아니라 1박 2일‧3박 4일 등의 코스도 준비 중이다.
수원시는 한복 입기 체험이나 ‘수원 문화재 야행(夜行)’ 등을 고려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관계자는 “우리 시에 오는 대원 500여 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TF팀을 꾸려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보령 머드축제를 방문한 벨기에 청소년들이 머드 광장에 설치된 체험존에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보령시청 제공.
수목원‧곤충생태관에 ‘머드 마사지’도
대전은 국립중앙과학관과 대전 시민천문대 등 ‘과학수도 대전’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시간여행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미래의 대전 모습을 볼 수 있는 ‘2023 대전 0시 축제’에 대원을 참여하게 한다. 대전 0시 축제는 11일 개막한다.
경기도(1만3000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00여명의 대원이 방문하는 충남은 지역 색깔을 살린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보령머드축제 현장에서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해 오는 10일까지 ‘머드 마사지 셀프 존’을 무료로 운영한다. 공주·부여 백제 문화유적과 국립생태원 등 역사와 문화를 연계한 관광·체험행사도 진행한다.
충북은 구인사가 있는 단양에서 1580명이 지낼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템플스테이를 원했다고 한다. 충북도는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와 단양 도담삼봉 등 대표 관광지를 소개하고, 보은군 법주사와 세조길을 탐방하는 코스도 짰다.
전북도는 새만금에선 떠났지만, 전북에 남아있는 5000여명을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고군산군도 섬 트래킹, 하섬 생존 캠프 등 영외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주 한옥마을 방문, 김제 금산사 템플 스테이 등을 준비했다.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11일 상암서 다시 모이는 대원들
전국으로 흩어진 잼버리 대원들은 서울 상암에서 다시 모인다.
정부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는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콘서트는 오후 7시에 진행되고, 폐영식은 이보다 앞서 진행된다.
대원 상당수는 폐영식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갔다가 12일 폐막 이후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