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중령(2017년) 해군3함대사령부 성남함장] "바레인에서 느낀 충무공의 위대함'
"버레인에서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겼다!"라고 말하면 대부분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필자는 2017년 7월부터 약 1년 동안 중동의 작은 국가 바레인에 위치한 연합해군사령부에서 한국군 선임장교로 파병 근무를 했다. 당시 만난 외국군 장병들은 이역만리 떨어진 타지에서 나에게 이 충무공의 위대함을 느끼게 했다.
흔히 '영국에 트라팔가르 해전의 영웅 넬슨 제독이 있다면 한국에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있다'라고 하는데, 세계인의 시각으로 본 이 충무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장수였음을 경험한 일화를 소개한다. 파병 4개월 차였던 지난 2017년 10월, 청해부대 25진 충무공 이순신함이 아덴만에서 임무를 시작할 때, 외국함정이 바레인에 정박하게 되면 늘 그랬듯이 연합해군사령관은 함명 제정의 유래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래서 한국군 선임장교였던 나는 각종 문헌과 인터넷을 찾아 보며 막연히 알고 있었던 그의 업적, 품성과 철학 등 충무공의 전반적인 삶에 대해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대한민국 해군 장교이지만 충무공에 대해 몰으는 것이 많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이 충무공에 대한 여러 연구를 통해 그분의 업적과 해전사는 물론, 해군 지휘관으로서의 철학과 진심을 다해 부하를 다루는 통솔력, 그리고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알게 됐다. 이 충무공에 대해 능동적으로, 더 깊이 흥미를 가지고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그분은 인사, 정보, 작전, 군수 등 전 부야에서 부족함이 없는 대가이셨다. 드디어 약속했던 시간이 왔고, 연합해군사령관님을 비롯한 주요 참모진에게 이 충무공에 관한 이야기를 부리핑하며 준비해왔던 모든 것으 쏟아냈다.
새삼 가슴 뿌듯해지는 느낌으로, 외국군들 앞에서 충무공의 후예로서 충무공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낼 수 있었다. 영국 해군은 매년 10월 21일이 되면 부대별로 넬슨 제독의 트라팔가르 해전 승리를 기리는 행사를 하는데, 내가 있는 바레인 연합해군사에서도 행사가 진행됐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보는 트라팔가르 해전의 용맹한 기상이 내 마음을 울리던 차에 더 큰 감동이 찾아왔다. 당시 주최자였던 연합해군 부사령관께서 대한민국 해군 장교로 와있던 나를 찾으섰고,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넬슨 제독에 비할 만한 게 아니라, 넬슨 제독이 충무공 이순신 제독에 비할만 하다'라고 말씀혀쎴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다.
이 훌륭한 분의 이름을 딴 충무공 이순신함이 아덴만 대해적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언급과 함께 충무공의 후예인 것만으로도 마음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듯한 가슴 벅찬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충무공 탄신일 (28일)을 앞두고 머나먼 타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리 해군 장병, 충무공의 후예들이여, 충무공의 후예로서 자긍심과 정체성을 확립해 자랑스러운 그분을 기억하고 이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