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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우주정거장 용의 나라를 찾아서
26번 우주정거장을 지나고 있을 때 우리를 태운 UFO는 마치 거대한 파도에 떠밀리듯 출렁거리며 요동을 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의 빈 공간에서 UFO가 출렁거리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물 위에 떠 있는 것도 아니고 바람에 밀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어떤 강한 힘에 밀려가듯 우주공간에서 곤두박질치고 있는 UFO의 현상이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그 현상을 아니는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지금 우리는 파뵤시 대기류의 바다를 건너고 있어요."
파뵤시의 투명한 에너지가 대기류를 만들며 강물처럼 흘러가는 장소란 뜻이었다.
파뵤시 대기류는 보이지 않는 파도와 회오리 같은 파동을 만들어 내며 UFO를 흔들고 솟구치게 만들고 출렁거리게 했다.
그 현상을 보면서 아니에게 질문했다.
"우리를 태운 UFO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파뵤시의 대기류에 밀려 우주의 공간을 떠돌아야 하는 것이오? 아무리 신출귀몰한 UFO라도파뵤시 대기류 앞에서는 맥을 못 추나 보지요?"
아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렇지는 않아요. UFO가 파뵤시 대기류를 감당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파뵤시 대기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기 위해서 비행을 중단한 것뿐이에요."
"그러면 UFO가 모든 작동을 중단하고 파뵤시 대기류의 힘으로 밀리면서 곤두박질을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군요?"“그렇답니다.”
"그러면 26번 우주정거장은 이 파뵤시 대기류가 흐르는 우주공간에 떠 있는 별인가요?"
"26번 우주정거장은 별이 아니라 바로 이곳, 파뵤시 대기류의 바다에요. 이곳이 바로 우주공간의 이쪽과 저쪽을 다른 영역으로 갈라놓는 투명한 막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요. 이 투명한 막을 통과하면 지구가 속해 있는 우주의 공간과 차단된 다른 영역의 우주가 나타나서 서로 다른 기질의 문명세계가 조성되고 있답니다. 아마도 지구에서 앞으로 우주의 끝까지 바라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다면 이 파뵤시 대기류의 투명한 막을 경계로 더 이상은 관찰하지 못할 거예요. 투명막을 통과하는 빛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우리처럼 우주를 여행하는 UFO를 만들어 낸다 할지라도 이 투명막을 경계로 우주의 끝이라고 단정하여 되돌아가고 말 거예요. 우리들처럼 무한이론을 바탕으로 한 4차원 문명세계의 힘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우주의 벽이니까요."
"그러면 당신들이 살고 있는 샤르별도 이 투명막을 경계로 한 다른 영역에 속한 별이란 뜻인가요?"
"그렇지 않답니다. 우리들 샤르별은 지구와 동일한 우주영역에 속한 별이랍니다. 우주의 다른 영역에서는 서로 다른 기질의 세상이 존재하지만 샤르별과 지구는 똑같은 기질의 세상으로 이루어진 동일한 영역의 우주에 존재하고 있답니다."
"우리들이 서로 다른 기지의 세상에서 태어나지 않고 동일한 영역의 우주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오. 그러면 우주는 투명막을 경계로 두 개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오, 아니면 또 다른 경계가 더 있다는 뜻이오?"
"우주는 다차원의 세상으로써 수많은 우주영역의 경계들이 존재한답니다. 다른 영역의 우주에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존재하지요.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현실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기질의 물질과 새로운 기질의 자연계가 존재하고 있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은 다른 우주의 섭리 속에서 현실과 다른 삶의 조화를 펼치며 살아가고 있겠군요?"
"그렇답니다.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나타나고, 바다를 건너면 또다른 바다가 나타나듯, 우주의 새로운 영역의 공간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새로운 모습으로 숨 쉬며, 그 새 하늘과 새 땅의 살아가는 모습들이 현실세계와 다른 섭리로 펼쳐지고 있답니다."
“그래서 우주를 양파 껍질 속에 감추어진 세상과 같다고 표현하는군요. 껍질을 아무리 벗겨도 새로운 껍질이 나타나는 양파 껍질 속의 세상…. 그래서 우주를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그것을 전부라고 판단하지 말라고 하는군요.”
"그렇답니다. 우주를 종횡무진하는 UFO를 타고 끝없이 우주를 여행한다 할지라도, 그 여행은 끝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그것들을 우주의 전부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다차원의 영역으로 이루어진 우주의 현상이랍니다."
"그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이루어진 다른 영역의 우주를 우리가 여행하는 것이 가능하오?"
“우리를 태운 UFO는 시공을 초월하여 우주의 모든 이질적인 영역을 통과할 수 있는 영물이랍니다. 즉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공간에서 자유로운 영물체가 UFO라고 설명할 수 있지요. 우리는 잠시 후 그 이질적 영역의 새로운 하늘에서 새로운 현상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빨리 그 이질적 영역의 우주로 UFO를 이동시키도록 합시다.”
"잠시만 기다리면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나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를 태운 UFO는 드디어 파뵤시 대기류의 큰 바다를 건너서 우주의 또 다른 영역에 진입하고 있었다. 대기류의 바다는 7 광년 거리의 넓고 넓은 공간이었으며, 보이지 않는 대기류의 파동은 끝없이 낭하를 지으며 우주공간을 흐르고 있었다.
그 끝없는 7 광년 거리의 낭하를 따라가니 새 하늘과 새 땅이 펼쳐지는 이질적 우주영역이 나타났다.
우주의 다른 영역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세상은 27번 우주정거장 용의 나라였다. 그 별의 이름이 셔시이푸라고 했다.
셔시이푸별에도 밤과 낮이 존재했고 우리들은 일부러 밤의 땅으로 향했다. 밤의 땅에 내린 목적은 우주의 밤하늘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셔시이푸별의 밤하늘에도 무수한 별이 떠서 반짝이고 희미한 은하수가 여기저기 우주공간에서 흐르고 있었다. 별자리들은 다르지만 지구의 밤하늘을 바라보는 전경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밤공기는 맑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결이 춥지도 덥지도 않고 기분을 좋게 했으며, 숲속에서 우는 새소리도 들리고 시냇물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도 들려왔다.
밤이라서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환경이 좋은 세상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지구와 비슷한 자연환경이 펼쳐진 세상이라고 판단되었다.
우주의 다른 영역이요 우주의 새 하늘과 새 땅이 펼쳐지고 있는 이 세상도 역시 지구 우주와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이질적 세상이라고 찾아왔는데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는 자연환경.
그러한 생각도 잠시…. 밤하늘에 나타난 이상한 빛들을 발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글거리는 불덩어리들이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이상한 전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불덩어리들이 하늘을 날아갈 때 쉭- 쉭- 하는 바람 소리도 들리고, 우-웡- 우-웡- 하거나 크르렁- 크르렁- 하는 등등의 우렁찬 울음소리도 들리곤 했다.
거대한 짐승이 하늘을 날아가며 지르는 울음소리인 것 같았다.
그 울음소리에 대해서 아니가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용의 울음소리랍니다. 불덩어리는 용의 눈에서 빛나는 빛이구요."그 말을 듣고 놀라서 내가 반문했다.
"용? 용이라니.... 진짜로 이 별에는 용이 살고 있다구요?"
"그렇답니다. 이곳이 용의 나라이며 이 세상의 주인이 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답니다.”
“이 세상에는 사람은 살지 않고 용들만 살고 있다는 뜻이오?"
"신령들과 용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반신반인의 세상이랍니다.”"반신반인이 무슨 뜻이오?"
"반신반인이란 사람도 아니고 신도 아닌 그 중간쯤의 존재를 일컬음이지요. 사람처럼 육신을 입었으되 육신이 아니며, 신처럼 빛으로 살아가되 육신을 가진 존재들이 반신반인이지요. 반신반인들이 용과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 이곳의 이질적 풍광이랍니다."
“지구에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용에 관한 전설이 많지만, 용이 상상속의 동물이 아니라 실제로 우주에 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소.”
"실재하지 않는 현상은 인간의 머릿속에 상상으로 떠오르지 않는답니다. 그 실재는 과거의 실재이든 현실의 실재이든 미래의 실재이든 상관없이, 당장에 눈앞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려지는 현상이 상상이랍니다. 전설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과거에 이미 존재했거나 미래에 나타날 이야기를 재구성한 내용이며, 실재하지 않는 내용이 전설의 이야기로 꾸며져 나오지도 않는답니다. 그래서 앞으로 지구의 인류들이 전설을 단순한 이야깃거리로만 생각하는 버릇은 고쳐져야 할 것입니다. 용이라는 동물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구 인류들이 상상을 했거나 전설로 만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지구인류들이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어떤 전설의 이야기도 우주에 존재하는 실제현상임을 믿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아니와 나누고 있을 때 밤하늘을 밝히는 커다란 불빛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몸에서 빛이 나는 어떤 존재가 용처럼 보이는 동물의 등에 앉아서 하늘을 날아가고 있는 장면이었다. 용처럼 생긴 동물은 그 눈에서 이글거리는 빛을 발산하고 있었으며, 그 동물의 등에 앉아 있는 존재의 몸에서는 오로라 같은 빛이 밝게 빛나며 어두운 밤하늘을 환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는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신령이 용을 타고 가는 모습이에요."
용의 등에 타고 있는 신령의 모습은 멀리서도 거룩하게 보였다. 빛나는 얼굴은 용광로에서 달구어진 쇠처럼 보이고 그 머리에는 오로라 빛을 크게 둘렀으며 온몸에서 발산하는 서기는 어두움을 환하게 만들었다.
한참을 지나니 반대편 하늘에서 또 다른 신령의 모습이 나타나 우리 쪽을 향해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다. 처음에 나타났던 신령은 빠르게 하늘을 지나갔는데 나중에 나타난 신령은 느릿느릿 산책하듯 하늘을 날고 있었다.
밤하늘을 날아가는 용은 공중에서 꿈틀거리며 용트림을 쳤다. 용이용트림을 치며 하늘을 날아가도 그 등에 타고 있는 신령은 안전하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처음과 나중에 나타난 신령들의 몸에서 빛나는 밝기와 색은 서로 차이가 있었다.
그 현상에 대하여 아니가 이런 설명을 들려주었다.
"우주기운의 에너지가 크게 증폭된 신령의 몸에서는 큰 빛이 발산하고 작게 증폭된 신령의 몸에서는 작은 빛이 발산하는 현상이랍니다. 즉 이 세상에서는 모든 권능이 몸의 빛으로부터 나오며 큰 빛의 소유자가 큰 권능을 갖게 되고 작은 빛의 소유자들은 작은 권능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큰빛을 몸속에 증폭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지요. 마음을 수행하고 도를 닦는 일들이 모두 몸속에 우주의 기운인 빛을 증폭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요."
또 이런 설명도 덧붙여 주었다.
"하늘과 땅에서 큰 재산은 물질과 명예가 아니라 몸속에 증폭된 빛이랍니다. 큰 빛을 몸속에 증폭시키면 우주의 영원한 큰 부자이고, 작은 빛을 간직하면 우주의 영원한 가난뱅이에 지나지 않답니다. 그래서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날마다 우주정신세계를 수련하며 큰 빛을 몸속에 증폭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샤르앙도 이러한 이치를 잊어선 안 됩니다.”
아니로부터 이런 설명을 듣고 있는 사이에도 또 다른 신령들이 용의 등에 앉아서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모습들이 눈에 띄곤 했다.
큰 빛의 신령도 날아가고 작은 빛의 신령도 날아가는데, 큰 빛의 신령이 훨씬 거룩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도 큰 빛을 몸속에 증폭시켜 큰 빛의 신령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해 보곤 했다.
우리는 다시 밤풍경의 땅을 떠나서 낮풍경의 땅으로 향했다.
낮풍경의 땅에 도착하니 온 세상이 기화요초가 덮고 있고 꽃구름이 산과 바다와 초원의 하늘을 짙거나 또는 얇게 퍼져서 떠다니고 있었다.
꽃구름 속에 용이 숨어 있거나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밤에는 어렴풋이 보였는데 낮에는 확실하게 보였다.
용의 몸길이는 보통 30미터 이상이고 큰 것은 100미터 가까운 것도 있었다. 생긴 모습은 그림으로 보았던 것과 흡사했고, 반짝이는 비늘이 온몸을 덥고 있으며 배에는 갈기처럼 보이는 비늘이 돋아 있었다.
용이 하늘을 날아갈 때는 배의 비늘이 앞뒤로 움직였는데, 비늘의 움직임에 의해 추진력이 발생하는 것 같았다.
머리에는 사슴 같은 뿔이 가지가 갈라지며 돋아 있고 눈썹은 수염처럼 길게 자라서 날카로운 가시처럼 뻗쳐 있었다. 턱에도 역시 갈기 같은 수염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두 눈에서는 광채가 나고 혓바닥은 길고 붉었으며 입안에 돋아 있는 이빨은 날카롭게 보이고 보석처럼 반짝이며 빛이 났다.
용의 턱밑에는 여의주로 보이는 구슬이 매달려 있는데, 용마다 구슬의 크기도 다르고 빛도 달랐다. 여의주 구슬은 모든 용마다 달려 있지 않았다. 여의주를 달고 있는 용이 있고 그렇지 않은 용이 있었다. 여의주의 생긴 모습에 따라서 용의 등급도 달라지는 것 같았다.
용마다 생긴 모습도 차이가 있었고 색깔도 달랐다.
청룡, 적룡, 자룡, 황금룡을 비롯해서 흑룡이나 백룡등이 섞여 있었다. 백룡이나 흑룡의 기세가 가장 등등한 것 같았다.
주로 큰 빛의 신령들이 백룡이나 흑룡을 타고 다녔다.
용을 타고 다니는 신령들의 몸에서 나는 빛은 낮에는 밤보다 크게 밝아 보이지 않았다. 밤보다 밝지는 않지만 머리를 두르고 있는 오로라 빛과 몸에서 발산하는 서기는 역시 아름답게 빛나기는 마찬가지였다.
몸에서 빛이 나는 신령들이 용을 타고 꽃구름 사이를 헤치고 용트림하면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요 천상계의 비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세상에도 아름다운 자연세계가 존재하고 다양한 생명체들이 존재하지만 인간들의 모습이나 문명의 흔적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오로지 용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령들의 모습만 간간히 눈에 띌 뿐이었다.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한 세상이었다.
그 세상의 신령들은 용을 타고 하늘만 날아다니지 않고 때로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들도 목격되곤 했다.
신령들은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모호하고 나이 같은 것은 더더욱 표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젊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늙어 보이는 것도 아니며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신비한 기운만 그 모습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신령들이 살고 있을 집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손으로 만들어진 어떤 형태의 문명적 산물도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신령이라고 하는 존재들은 어디서 생활을 하고 삶을 꾸려가는지 궁금하고, 잠은 자는지 먹고 사는 음식은 따로 있는지도 궁금했다.
우리들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신령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장소는 꽃구름이 아름답게 깔려 있는 산능선이었다.
산능선에 부드러운 풀밭이 솜처럼 덮고 있고 이름 모를 꽃송이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데 코끝을 스쳐가는 감미로운 향기는 황홀경을 더하게 했다.
그때 꽃그늘 사이를 헤치고 불현듯 나타난 그림자가 있었다. 그 세상에 살고 있는 신령이었다.
우리 앞에 나타난 신령이 이렇게 말했다.
"남의 집안에 웬 불청객들인고?"
우리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신령에게 공손하게 예를 올리고 아무 대답도 못했다.
신령은 다시 입을 열었다.
"어디서 찾아온 이방인들인고?"
우리들은 그 세상을 찾아온 경황에 대하여 자초지종 설명을 했다.
신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편하게 풀밭에 앉으라고 했다.
신령도 우리들 곁에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앉았다.
그리고 신령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곳이 바로 나의 안방이며 삶의 터전이기도 하니라. 이곳에 새 주인이 되어 터를 잡은 지도 어언 신선년 3백년이 흘렀고 그동안 나의 안방을 찾아온 첫 손님이 바로 너희들이니라.”
"신선년 3백년이라면…. 지구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긴 시간이지요?"
“이 세상의 시간으로 3백년이면 지구의 시간으로 3만 년의 세월이라고나 할까...."
"그러면 처음부터 신령님이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니었단 뜻이군요?"
"내가 처음 태어난 곳은 다른 우주하늘의 땅이었으며 그곳에서 마음을 수행한 후 도통의 경지에 다다라 육신의 허물을 벗고 빛으로 화신하여 천하를 주유하다가 이곳에 정착했느니라."
"이곳에 살고 있는 모든 신령들도 똑같은 경로로 이 세상을 찾아와서 정착하게 되었나요?"
"그러하니라.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신령들은 모두 각각 다른 우주하늘의 땅에서 태어난 존재들이었으나 나처럼 도를 닦아 득도의 경지에 달하여 빛몸으로 화신한 후 이곳을 찾게 된 경위가 되었느니라."
"그러면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신령들의 숫자는 얼마나 되나요?"
"그러한 숫자는 세어 본 적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냥 나는 나요 다른 신령은 다른 존재일 뿐이니라.”
“이 세상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집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데 신령들은 어떤 집에서 생활하고 잠을 자나요?”
"우리들은 잠을 자지도 않고 가정을 꾸밀 이유도 없느니라.”
"잠을 자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지요?"
"잠은 육신을 입은 자들이 피로를 풀기 위해 필요하지만 빛의 몸을 입은 존재들은 피로를 풀고 잠을 자야 할 이유가 없느니라.”
“그러면 진짜로 우리들이 머물러 있는 이 장소가 신령님의 안방이며 삶의 터전인가요?"
"그러하니라. 너희 눈에 보이는 이 산과 들과 계곡이 모두 나의 안방이며 생활의 터전이니라.”
"잠을 자지 않는다면 먹고 살아가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요?"
“빛의 몸이라도 활동하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니라. 그래서 잠은 자지 않지만 먹을 것은 필요하니라.”
“신령들이 먹고 살아가는 양식이 무엇이지요?"
“하늘과 땅의 기운을 마시며 살아가니라.”
“하늘과 땅의 기운을 마시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땅에서 자라는 소작들은 무엇이나 빛의 작용으로 생겨나고 빛의 작용으로 생겨난 소작들을 발효시키면 하늘과 땅의 온전한 기운으로 화하니라. 하늘과 땅의 온전한 기운을 우리들이 마시며 빛의 몸을 유지하며 살아가니라."
"우리들에게도 신령들이 마시며 살아가는 하늘과 땅의 기운을 맛보게 해 주실 수 있나요?"
“나를 따라오너라. 하늘과 땅의 기운을 마시게 해주마.”
신령은 우리를 데리고 주변에 있는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동굴 속은 어두웠지만 신령의 몸에서 발산하는 빛으로 환하게 밝아졌다. 신령의 몸에서 발산하는 오로라 빛과 밝은 빛은 캄캄한 동굴 속의 어둠을 환하게 비추고 남았다.
신령을 따라간 그곳에 나무열매로 만들어진 다양한 크기의 그릇이 보이고 그 그릇마다 무언가 채워져 있었다.
나무뿌리나 열매 또는 잎 같은 식물의 종류들이었다.
단단한 열매껍질의 그릇에 담긴 식물들로부터 향기로운 술냄새들이 풍겨왔다.
신령이 그 술냄새 나는 물을 우리들에게 따라주며 마시라고 권했다. 작은 열매껍질 잔에 담긴 물을 마시자 어느새 우리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물을 마시고 나서 내가 신령에게 질문했다.
“이 물이 하늘과 땅의 기운인가요?"
신령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느니라. 너희가 마신 물은 하늘과 땅의 기운을 정제한 불로수이니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물이요 늙지 않고 병들지 않는 영생수니라."
신령의 설명대로 불로수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온몸에 술기운처럼 퍼지는 기운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알 수 없는 기운이 몸속에서 증폭되고 있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신령에게 부탁했다.
“제가 지구로 돌아가 이 불로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신령은 나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며 불로수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불로수 만드는 방법은 산과 들에서 자생하고 있는 약초의 뿌리나 열매 또는 잎과 줄기를 이용하여 발효시키는 방법이었고, 그렇게 발효된 물이 늙지 않고 병들지 않게 하는 불로불사의 명약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불로수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준 신령은 또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이 이방세계에서 이곳까지 방문했으니 찾아온 기념으로 용을 타보고 싶지 않느냐?"
우리는 천만 뜻밖의 반가운 제안이어서 얼른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령이 입으로 어떤 신호를 보내자 오색구름 사이에서 커다란 흑룡이 하늘로 날아서 나타나더니 신령의 곁으로 다가와 육중한 몸을 사뿐히 내려앉았다.
신령은 자신이 먼저 흑룡의 등에 올라타면서 우리들도 빨리 타라고 재촉했다. 우리들은 신령의 말을 듣고 곧바로 흑룡의 등에 올라탔다. 아니와 나는 신령의 앞에 타고 신령은 우리를 껴안듯 하는 자세로 뒤에 탔다.
셋이서 모두 흑룡의 등에 올라타자 신령이 용에게 무어라 지시를 내렸다. 신령의 지시를 받은 흑룡은 육중한 몸을 날렵하게 움직이면서 오색구름을 뚫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흑룡의 등은 푹신하고 안락했으며 스펀지 방석처럼 몸을 착 달라붙게 하여 안정감을 주었다. 흑룡의 길이는 50미터 쯤 되어 보였고 긴 몸을 꿈틀거리며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이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흑룡의 등에 타고 하늘을 날아가면서 황룡을 만나기도 했고 백룡을 만나기도 했다. 어떤 용은 다양한 색으로 얼룩거리기도 했다.
흑룡이 하늘을 날아가면서 큰 입을 벌리며 하얀 기운을 입김처럼 불어내는데, 그 기운이 멀리까지 날아가서 구름으로 변하기도 했다. 흑룡은 빨리도 날고 천천히도 날면서 용의 나라 전 세상을 골고루 구경시켜 주었다.
흑룡의 등에 타고 가면서 내가 신령에게 질문했다.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용들은 본래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었나요 아니면 신령들이 데리고 왔나요?"
신령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 세상의 용들은 본래부터 이 세상에서 살고 있었고, 이 세상을 찾아온 신령들이 길을 들여서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느니라."
"용은 사납고 무서운 동물이 아닌가요?"
“용이란 신령한 존재이고 영적인 동물이어서 생긴 모습처럼 포함하거나 약한 것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일이 결코 없느니라."
“지구의 인류들이 최고의 경전으로 신봉하는 성경에는 마귀가 뱀이요, 용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진짜가 아닌가요?"
"우주에는 마귀라고 하는 악질 반란세력이 존재하지만 용과는 무관한 일이니라. 용은 결코 우주의 평화를 깨트리거나 선한 세력에 대항하지 않으니 나쁜 선입관은 버리도록 하여라."
우리들을 등에 태우고 하늘을 날고 있는 흑룡은 신령과 우리들의 대화를 알아듣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지만 편안하고 안전하게 비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늘을 날다가 꽃구름의 바다가 나타나면 흑룡은 잠시 구름 속에 머물며 쉬었다 가기도 했다. 다른 용들도 구름바다 속에서 휴식을 취하듯 쉬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용은 땅보다 하늘에 뜬 구름이 더 편안한 쉼터인 것 같았다.
흑룡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 세상의 온 천지를 주유하면서 많은 구경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를 태우고 하늘을 날았던 흑룡의 턱 밑에 푸른빛이 감도는 여의주 구슬이 매달려 있었다. 턱밑의 수염으로 여의주를 감고 있기 때문에 용의 턱밑에 여의주가 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흑룡은 그 여의주를 입으로 물기도 하고 발톱으로 쥐고 굴리기도 하면서 장난감처럼 만지며 놀기를 좋아했다.
다른 용들도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장면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용들이 가지고 노는 여의주마다 색깔도 다르고 크기도 달랐다.
내가 흑룡이 가지고 노는 여의주를 만져 보고 빼앗아 보기도 했지만 흑룡은 성질을 부리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흑룡이 상대방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내가 흑룡의 여의주를 만지면서 신령에게 질문했다.
“이 여의주를 얻으면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얻을 수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신령이 웃으며 대답했다.
“허허... 그래 네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느니라. 여의주를 손에 쥐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으나 무엇이나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니라. 정당하지 못한 소망은 아무리 여의주라 해도 이룰 수 없으며, 정당한 소망이라도 세 가지 이상의 소원을 빌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느니라.”
“저는 세 가지 소망이 아니라 한 가지 소망이라도 이루어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한 가지 소망을 이루면 또 다른 소망을 이루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이니라."
“아무튼.. 여의주를 얻어 가는 방법은 없나요? 여의주는 용이 아니면 소유가 불가능하나요?"
“여의주는 조화를 부리는 신물이니, 그 신물은 반드시 용이 소유하는 것은 아니니라. 신물이란 득도의 경지에 다다르면 얻을 수 있고, 신명들이 조화를 부릴 때 사용하기도 하느니라."
"용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온갖 조화를 부리는 이치가 용들이 가지고 노는 여의주 때문이라는 뜻이군요?"
"그러하니라. 여의주가 없다면 용은 하늘을 날지 못하니라. 용은 때때로 몸을 감추기도 하고 다른 모습으로 둔갑하기도 하며 다양한 조화를 부리는 영물이지만, 그 힘이 모두 여의주로 인하여 가능한 것이니라."
“그 말씀을 들으니 더욱 여의주를 갖고 싶어요. 우리가 그 여의주를 얻어서 돌아갈 수 없나요?"
“너희가 어렵게 우리들 세상을 방문했으니 기념으로 여의주 하나를 선물하겠다. 두 개는 불가능하고 하나만 가능하니 너희 둘 중에 한 사람만 여의주를 선물 받도록 하여라.”
이 말을 듣고 아니와 나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주저 없이 신령에게 제안했다.
"여의주를 하나밖에 주실 수 없다면... 그것을 아니에게 하사하시지요. 제가 받은 걸로 하고... 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선물로 아니에게 여의주를 손에 들려주고 싶습니다. 제가 아니에게 진 빚이 많습니다. 아니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제가 양보하려 합니다."
“그 말이 진실이렸다?"
"그러합니다. 신령님!"
나는 더욱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는 흐뭇한 표정으로 나의 제안을 경청하고 있었다.
신령은 나의 단호한 표정과 아니의 흐뭇한 표정을 번갈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 샤르앙의 마음이 가상키는 하다만……. 그렇다면 아니 너도샤르앙의 의견에 동의하느냐?"
아니는 여전히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네, 신령님 제가 여의주를 갖고 싶어요. 여의주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천상계의 영물이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무엇이냐? 어서 네 진심을 말해 보거라."
“저는 이미 샤르앙으로부터 여의주를 선물 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쩌면 여의주보다 더 큰 선물일지도 몰라요. 신령께서 하사하실여의주는 샤르앙의 손에 들려주고 싶습니다. 샤르앙이 마음에 품은 꿈을 다 이루는 것이 제 소망이거든요.”
신령은 허허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너희들 마음이 기특하구나. 그렇다면…. 너희들 각자에게 여의주를 선물할 테니 둘 다 하나씩 가져가도록 해라. 샤르앙은 지구에서 아니는 샤르별에서 요긴하게 잘 사용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여의주는 남에게 자랑할 물건이 아니니 함부로 내돌리지 말고 깊은 곳에 보관하고 소중하게 간직하도록 하여라.”
"정말요! 신령님?"
우리 둘은 동시에 반문했다.
신령은 계속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다시 활약했다.
"나의 약속은 변함이 없다!"
신령의 약속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청룡을 탄 신령이 오색구름을 두르고 나타났다. 청룡에서 내린 신령이 두 개의 주머니를 흑룡 신령에게 건넸다.
청룡 신령으로부터 두 개의 주머니를 받아 든 흑룡 신령이 우리들에게 한 개씩 나누어 주었다.
"주머니를 열어 보아라."
우리는 신령이 시키는 대로 받아 든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그 속에 여의주가 넣어져 있었다.
내가 받은 여의주는 맑은 청색이고 아니가 받은 여의주는 자색이었다. 큰 것은 아니고 탁구공 정도의 작은 것들이었다.
흑룡의 여의주보다는 작았다.
주머니 속의 여의주를 꺼내서 손바닥에 놓고 바라보니 한없이 신비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어떤 신비한 조화가 눈앞에서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비한 감상에 젖어 있는 우리들에게 신령이 이렇게 말했다.
“여의주는 반드시 여의주 주머니에 보관해야 한다. 여의주 주머니는 너희들 세상의 우주에서는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조화를 부린다. 그러므로 여의주를 주머니에 보관하면 누구의 눈에도 발견되지 않고 안전할 것이다. 너희는 이미 천하를 얻을 수 있는 권능을 손에 쥐었다. 그 권능의 무기를 통해 야욕을 버리지 못하면 오히려 큰 재앙이 될 것이다. 나쁜 야욕이 너희 자신들의 재앙 뿐 아니라 하늘과 땅의 재앙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여의주는 아무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신물이 아니다. 이제부터 헛된 욕망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너희 마음을 잘 관리하고 수행하도록 하여라.”
아니와 나는 함께 입을 모아 신령에게 다짐했다.
“비록 저희들의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헛된
않도록 신령님의 당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야욕에 유혹당하지
신령은 우리 두 사람의 등을 번갈아 도닥거려 주며
“나는 너희들의 청량한 마음을 이미 읽었다. 나는 너희들의 청량한 마음을 믿는다. 마음이 청량한 영혼들은 하늘이 지켜 준다. 하늘에는 아직도 사악한 세력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구는 사악한 세력의 횡포가 심각한 세상이다. 사악한 세력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최고의 무기가 청량한 마음이니, 사악한 세력의 음모에 휘말리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라.”
신령의 말을 듣고 내가 좀 근심된 생각이
“지구에서 그토록 사악한 세력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면 제가 여의주를 소유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생각이 바뀐 것이냐?"
말했다.
들어 질문했다.
"네... 혹시라도 여의주가 지구의 사악한 세력의 손에 들어가면 그 엄청난 재앙을 피할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안심하라. 여의주의 주인은 하늘이니 사악한 무리의 손에는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늘의 여의주는 보이지 않는 기운으로 보호하니 사악한 세력은 보이지 않는 기운으로 감춰진 보배를 찾을 수 없으리라. 하늘의 소유물이 사악한 세력의 손에 넘어간 사례는 없으니 하늘을 믿고 안심하라."
“그렇다면 다행스런 일입니다만... 여의주는 꼭 소원을 이루는 신물로만 사용하나요?"
“여의주는 좋은 기운을 모으는 신물이다. 여의주를 신변 가까이 두면 하늘의 영감이 열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지혜가 강물처럼 샘솟을 것이다. 사악한 세력이 다가와 해를 끼치지 못하며, 악심을 품고 다가오는 세력이 오히려 패망을 자초할 것이다. 하늘은 아무에게나 신물을 선물하지 않는다. 그 신물을 도구 삼아 하늘과 땅과 세상을 이롭게 하여라.”
신령의 설명을 듣고 안심이 된 나는 주머니 속에 넣어진 여의주를 꺼내서 손으로 만져 보며 신비한 눈길을 떼지 못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서 의식을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무수한 무리의 신명들이 나의 뒤에 도열하여 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전달되어 왔다.
그때 보이지 않게 들리는 음성이 있었다.
〈이제부터 천만의 호위군이 너를 지킬 것이다. 네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이미 이루어졌고 천만의 호위군들은 네 입에서 떨어진 말을 수행할 것이다. 옳은 일을 실천함에 두려워 말라. 재물이 필요하면 재물이 기다릴 것이요. 땅이 필요하면 땅이 기다릴 것이요. 사람이 필요하면 사람이 기다릴 것이다. 네 주머니는 마르지 않고 네 곁에서 사람이 떠나지 않으리니, 큰일을 도모함에 망설이지 말라. 항상 옳은 자의 편을 들고 네 이익을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노출하지 말라.>
신령에게 보이지 않게 들리는 음성의 내용을 설명했더니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대답했다.
"땅에서 풀리지 못한 일은 하늘에서도 풀리지 못한다. 땅에서 막힌 문제로 하늘에서 막히고 있다. 땅에서 막힌 문제는 청량한 마음과 고운 영혼들이 풀어갈 것이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청량한 마음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땅에는 이미 청량한 마음들이 출현하여 하늘의 보호를 받고 있다. 천만군의 호위로서 그들을 보살필 것이다."
여의주를 받아들고 돌아오면서 신령에게 좀 엉뚱한 질문을 했다. “여의주는 용이 낳은 알인가요? 아니면 용이 조화를 부려서 만들어낸 신물인가요?"
신령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여의주는 용이 낳은 알도 아니고 용이 만든 신물도 아니니라. 더구나 여의주는 용의 몸에만 붙어 있는 용의 전유물이 아니며 천하를 호령하는 큰 기운을 품은 자들이 소유하는 하늘의 선물이니라. 그래서 여의주는 용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늘의 소유물이니, 다만 용은 여의주의 조화로 신명들의 뜻을 호위하고 도와줄 뿐이니라. 여의주를 손에 들지 못하면 누구도 천하를 호령하지 못하노라.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조화를 부리지도 못하노라. 여의주는 눈에 보이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여의주도 존재하노니, 눈에 보이는 여의주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여의주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니라. 곧 너희들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여의주가 있으니, 너희 마음속에 존재하는 여의주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너희의 큰 뜻을 이루도록 하라.”
이런 말을 마치고 나서 신령은 눈 깜짝할 사이에 용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잠시 후 용은 꽃구름 사이로 숨어 버리고 용을 탄 신령의 희미한 여운만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신령을 향해 깍듯이 예를 올리고 UFO 분체를 타고 대기류의 바다를 건너와 우주여행을 다시 시작했다. 여의주 하나씩을 손에 쥔 우리는 앞으로 우주에서 어떤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도 안전할 것 같은 든든한 생각이 들었다.
UFO 본체로 돌아와서 초시에게 용의 나라를 방문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여의주를 받아 온 사연까지 들려주자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의주는 너희가 우주여행을 하면서 얻은 아주 귀중한 선물이니 잘 간직하여 하늘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사용하도록 하여라. 여의주를 신령이 선물한 것 같지만 하늘이 너희에게 선물한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샤르앙이 지구로 돌아가면 여의주를 요긴하게 사용할 때가 있을 것이다. 여의주는 네 자신을 위해 쓰지 말고 하늘과 땅을 위해 사용하고 지구의 운명이 위태로울 때 사용하여라. 그것이 여의주를 네 손에 들려 준 하늘의 뜻이다."
나는 이후부터 우주를 여행할 때나, 샤르별에 도착해서도, 지구로 돌아올 때까지 여의주를 손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아직까지 여의주를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바라보기만 해도 큰 힘을 얻을 때가 많았다.
하늘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신물...
그 조화의 신물만 사용하면 천하를 얻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사용한다면 그 욕망의 함정에 스스로 함몰되어 갈 것이란 이치도 나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단 세 번의 기회만 주어진 여의주는 언제 사용할 것인가? 하늘이 지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있을 뿐이다.
여의주란 결코 용이 가지고 노는 신물이 아니다.
여의주를 손에 넣고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원하는 소망을 다 이룰 수 있지만, 그 여의주는 모든 이의 마음속에 하나씩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도 나는 알고 있다.
용이 가지고 노는 여의주는 세 번의 소망만 이룰 수 있지만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여의주는 몇 번이라도 소원을 이루게 한다.
그 마음속의 여의주를 이용해서 인간들은 선한 욕망을 이루기도 하고 악한 욕망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선한 욕망은 하늘이 지켜 주지만 악한 욕망은 스스로 멸망한다는 사실도 깨닫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하늘은 무엇 때문에 모든 인류의 가슴에 여의주를 선물한 것일까? 악한 자에게 쥐어 주면 악한 무기가 되고 선한 자의 손에 쥐어 주면 선한 무기가 되는 여의주…….
악한 자는 악한 능력을 발휘하는 여의주를 손에 쥐고 온갖 악행으로 천하를 얻고, 의로운 자는 의로운 능력을 발휘하는 여의주를 손에 쥐고 천하를 얻는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여의주를 얻고 싶어한다.
여의주가 곧 권능이며 모든 인간의 소망은 권능만큼 이룬다.
하지만 악한 권능은 오래 유지시키기 어렵다. 악한 권능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다수에게 억울한 피를 흘리게 하고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의 불행을 자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악행은 한계가 있으며 악한 권능은 장수하기 어렵다.
그래서 악한 권능을 발휘하는 여의주는 아무나 손에 쥘 것이 아니며, 손에 쥐었다고 행사할 일도 아니다.
나는 용의 나라를 방문한 후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의 손에는 보이지 않는 여의주가 들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여의주는 타고난 그릇과 능력만큼만 소원을 성취하는 신통력을 가지며, 그릇이 아닌 자에게는 아무리 큰 여의주가 손에 들려 있어도 무용지물이란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3 <4차원 문명세계를 향한 UFO 여행기> - 박천수著
첫댓글 잘봤읍니다^^
울아부지가 6.25때 청룡이 승천하는걸 보셨다네여,
올해가 청룡의해 이지만 작년에 87세로 돌아가셨읍니다.
앗 아네 그러셨군요 ~
청룡승천
넵 올해가 갑진년 청룡의해 입니다
맞습니다
올해도 큰 변화의 해입니다
갑진 을사년
예언서 비결서에 많이 나오는 해입니다
나중에 아버님도 신선으로 부활하실수 있습니다 항상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날을 기다리고 계실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우주여행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넵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