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드인이었던 이레나 샌들러(Irena Sendler, 1910~2008)는 간호사였다.
그녀는 간호사 복장으로 세계 2차 대전 중에 동료들과 함께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대인 어린이들을 대학살에서 구해 냈다. 그녀는 바르샤바의 유대인 거주지에서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와 비유대인 가정이나 고아원, 수도원 같은 안전한 집에 맡겨 그들이 새로운 신분으로 무사히 살아가게 했다. 그녀는 뜻을 같이 하는 30명의 여인들을 모아 ‘체고타’라는 비밀 조직을 만들어 2500명이 넘는 유태인들을 죽음에서 구조했다. 약 2천5백 명의 어린이가 이런 방법으로 생명을 건졌다.
1943년에 이레나 여사는 게슈타포에 체포, 수감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정신을 꺾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누설하지 않았다. 그녀를 취조한 나치들은 동료들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 그녀의 다리를 부러트리고 손톱 발톱을 뽑았다. 마침내 그녀가 죽은 줄 알고 쓰레기장에 내다버렸지만 그녀는 아직 살아있었고, 기적적으로 동료들에게 구조되었다.
그녀의 영웅적인 행동은 1999년에 ‘병 속의 삶(Life in a Jar)’이라는 연극으로 그려져 미국과 유럽에서 200회 넘게 상연되었다.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인 야드 바셈에는 그녀를 기리는 나무가 서 있고, 2007년 폴란드 정부는 그녀에게 최고 명예훈장을 추서했다. 그녀는 97세에 인터뷰를 하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부모님은 늘 누군가 물에 빠지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난 모든 이들을 사랑합니다. 이 세상은 나아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면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포용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이것이 내가 삶을 살아가는 세 가지 원칙입니다.”
죽음의 위협을 이겨내고 생명을 살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는 두려움을 이기는 힘입니다. 그런데 이 두려움을 이기는 힘은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용기는 생명을 포함한 나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지만 용기를 품지 않은 사랑은 악을 현상유지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불의한 것을 보면서도 항거하지 않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비겁을 포장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습니다. 악의 그림자인 죽음의 위협을 이기기 위해서는 생명을 내놓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불의한 조직 관행에 대해 항거하려고 들 때 그 조직으로부터 받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가장 친한 동료로부터도 소외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야 만 가능합니다. 강고한 권위에 대해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권위로 인하여 내 생존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야만 가능합니다. 두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이 이 시대를 앞서 자기 희생을 통해 파열구를 낸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행복을 누린다면 바로 그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첫댓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