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in 에세이 中에서-
클레오파트라: 팜므 파탈
-나이도 그녀를 시들게 하지 못하고 아무리 자주 만나도
그녀의 무한한 다양성은 지겹게 여겨지지 않아요.
다른 여자들은 그들이 채워주는 욕망을 물리게 하지만
그녀는 가장 만족하게 채워주었을 때 오히려 욕망을 더 느끼게 해요.
가장 야비한 일도 그녀에게는 그럴 듯하게 어울려서 거룩한 사제들도
그녀의 방종을 축복해줄 정도예요.-[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2막 2장 239-244행
역사상의 여인들 중에 팜므 파탈의 원형으로 클레오파트라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녀는 아름다운 용모와 우아한 자태, 천사 같은 목소리, 그리고 왕성한 성욕 등
팜므 파탈이 갖추어야 할 요소를 두루 갖춘 여인이다.
유명한 클레오파트라의 팜므 파탈의 모습,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와
극적인 삶과 죽음은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서 잘 그려져 있다.
“시간은 청춘에게 주었던 번성함을 없애고, 그 아름다운 이마에 줄을 그어 놓는다(...)
시간의 낫이 베려는 것에 견디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소넷트]60)라고....
이렇게 아름다움은 시간에 의하여 파괴된다고 노래하였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시간의 위력에도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도 그녀를 시들게 하지못”한다.
자주 만나서 보이는 여자의 다양성은 변덕스러움으로 비춰지지만,
클레오파트라는 보면 볼수록 야릇하고 풍부한 표정과 미소로
마음에 기쁨을 안겨주는 매력을 지녔다.
클레오파트라는 독사를 이용한 자살의 멋진 시적 장면에서도 공포나 자기연민 없이
죽음너머를 보는 자존심과 품위를 보여주는 본래의 품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죽으면서 입에 담는 언어는 여전히 관능적인 면모를 잃지 않는다.
“쉿! 내 가슴에 안겨 젖을 빨다 유모를 조용히 잠들게 하는 우리 애기(독사)가
보이지 않느냐? 향유처럼 기분 좋고, 공기처럼 부드럽고,
상냥하기로는, 오! 앤토니!”(5막 2장)
클레오파트라와 엔토니는 아주 멋진 연인인가?
안토니는 결국 사그라지지 않는 갈망을 지닌 팜므 파탈적 여왕에 대한
열열한 사랑 때문에 파멸되지만,
클레오파트라는 교활한 역사적 정치인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먼저 사랑에 빠진 여인이다.
셰익스피어가 그리고 있는 클레오파트라라는 팜므 파탈적인 인물은 그렇게 결말난다.
영문학박사 박성환 교수의 [셰익스피어 인 에세이]를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자꾸자꾸 읽어보고
또 읽어보던 것 일부를 여기에 옮겨 봅니다^^
그 중 '팜므 파탈'이라는 언어가 생경스럽기도 했지만 나에겐 커다란
해바라기처럼 강열함이 보였습니다, 닮아지고싶기도 했고 부럽기도 합니다^^
책 한권 모두 다 읽어 볼려면 아직 멀었지만 묘미가 있으면서 담담하고도
찬란한 언어로 표현한 상상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옛날옛날 학창시절에 못다한 공부를 이제야 다시공부하는 자세로
교과서를 탐독하는 느낌이 오기도 하고...
그때그때 이만큼 열심히 셰익스피어책을 읽었더라면 대학(영문학과)을 도중하차 하지도
않았을텐데....하는 후회도 듭니다^^
첫댓글 저도 이 책을 읽으며 보다 더 배워야 겠구나 이정도의 인문적 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하면서.....근래 보았던 책가운데 가장 질적으로 우수한 에세이 진정한 에세이의 요소를 발견하고 흡족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역시 가치를 알아보시는 님에게 박수보냅니다.
책은 저에게ㄴ 오랜 친구이자 긴 세월 편안한 반려자입니다^^ 더구나 좋은 책을 많이 갖고 있으면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고, 시원한 바람쐬며 책을 읽노라면...... 사랑이 그리울땐 사랑이고 마음이 허전할땐 고향이기도 하지요^^~
팜므파탈-치명적인유혹 돈 권력 명예 사랑 문학 학문 삶의 본질 모두가 유혹이라 성취하고 패배하고 절망하고 행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