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가인(歌人)의 출현에 부쳐
‘티비 조선’이 기획한 ‘미스 트롯’ 프로그램이 신드롬이라 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감이 크지만 어쨌든 묘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스 트롯 진에 선발된 가수 송가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1990년대 후반에 IMF외환위기라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던 때에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면서 세계최고권위의 미국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골프계의 박세리 선수나 역시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의 결과 세계여성피겨 스포츠계의 신화적 존재로 우뚝 선 피겨스포츠계의 김연아 선수를 떠올리게 된다.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은 불모의 지대의 영웅이라는 점이며 아울러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연예계에 대해서나 사회 및 경제에 대해 무지하기 짝이 없는 내가 왜 가수 송가인에게 이런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많은 긍적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 무겁게 다가오는 현실의 암울성이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일본의 침략전쟁을 무력화시킨 충무공과 같은 좋은 지도자가 참으로 절실하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런 좋은 지도자가 나타날 때까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그 누군가를 은연중에 필요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송가인의 등장은 우리에게 위로의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또 한 가지는 가수 송가인이 나름대로 걸어온 역경의 길이다. 송가인에 대해 ‘신더렐라’하고 부르는 사람은 아직 없지만 나는 그가 신더렐라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신더렐라(Cinderella)는 ‘재’라는 의미에 ‘신더(cinder)' 에 여자의 이름인 ’엘라(ella)'가 붙은 것이니 굳이 우리말로 고치자면 ‘재순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무명의 시절을 보낸 것은 아마 그로서는 마치 도(道)를 닦는 기간으로 결코 헛된 세월이 아니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굿당까지 팔아 딸의 뒷바라지를 한 어머니의 후원 역시 큰 힘이 되었으리라는 생각과 함께 그로부터 부모의 사랑으로 잘 자란 딸의 이미지를 느낀다.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자조적 느낌을 가지고 있는 점도 결과론이긴 하지만 미모나 성형에 기대고 있는 다른 연예인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요즘 세태가 미모나 사회적 배경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는 굴하지 않고 참다운 용기를 가지고 실력만으로 승부하겠다는 건전한 노력을 통해 성공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가수 송가인에 대해 가장 뿌듯한 마음을 갖게 하는 점은 역시 오랜 국악수업을 한 우수한 우리음악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크로스오버(cross-over)가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그녀로 하여금 광역의 장르를 종횡무진 누비게 해주는 요인은 바로 우리 국악이 가진 우수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미스트롯 초기에 애교로 던졌던 전라도 사투리에 인터넷 상의 많은 빈축에 상처입고 울먹이는 그녀를 경남 사천 와룡문화제에 참가한 많은 시민들이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는 소식에 접하면서 이미 그녀는 가요를 통해 국민들의 크로스오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팬의 층도 청년층, 중년층, 노년층을 아우르는 팬 연령대의 크로스오버현상이 흥미로운데, 이 점 그녀의 음악 속에 깔려있는 우리 국악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오랜 국악수업 후에 시작한 무명가수 생활을 끝내려고 하는 그녀에게 나이 든 우리들이 더 이상 상처를 주어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가수 송가인이 자신의 말처럼 초심을 지켜 훌륭한 예술인으로 발전하면서 삶에 지친 많은 국민들에게 큰 위로를 주는 존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끝.
첫댓글 인간승리입니다^^ 노래너무잘불러요..
네,정말동감입니다.^^
나라는 시끄러운데
훌륭한 가수가 탄생해 기쁨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원융(圓融)아 아쉬운 시기에 정서적
공감대라도 확장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