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여고 총동창회
성명서
추미애 동문,
5,60년대 도시 농촌 가리지 않고 심야에 울려 퍼지는 꽹가리 굿판이 떠오릅니다. 사방에 촛불 밝히고 소매 긴 무의를 걸친 신 내린 무녀의 눈에는 광기를 내 뿜고 떨리는 두 손엔 살기 어린 칼날이 번득였습니다. 추 동문은 지난 90년대 금녀의 벽을 깨고 이 나라 정치판에 등장해서 그동안 '추 다크'란 명성에 걸맞게 범상치 않은 족적을 남겼습니다. 원래 보수의 본고장과 양반의 땅인 대구·경북에서 자란 우리 동문들은 그동안 이런 추 동문의 행보를 호기심 반, 부러움 반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비록 큰 힘이 되어 주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 동문들은 언제 어디에 가 살든지 항상 가슴에 품고 사는 자랑이 있습니다. 이 나라 역사를 이끌어온 자랑스러운 대구·경북의 후예라는 점과 이를 내조해온 백합의 가족이라는 점입니다. 가까이는 6.25전란 중에도 이 나라를 지킨 마지막 보루가 대구·경북이며 조국근대화의 주역을 길러낸 곳도 이 땅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동문들은 스스로 명문 가운데 명문 출신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남다른 애국·애족의 사명감, 정통보수의 산실이라는 긍지를 공유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런 동문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부심과 사명감, 긍지에 추 동문은 이제 무녀의 칼로 난도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동안 추 동문의 정제되지 아니한 언동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저 개인적 일탈로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추 동문이 장관이란 감투를 쓰자말자 기다렸다는 듯 독기어린 언동으로 법치의 심장에 칼을 꽂고 연일 온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줄뿐 아니라 우리 동문들에게도 개교 이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치와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추 동문은 이제 마녀사냥 당한 잔다크가 아니라 검찰을 사냥하는 마녀로 한국여성사에 가장 추한 이름으로 새겨지고 있습니다.
이에 부득이 모교와 동창의 자부심과 긍지를 지키자는 목소리를 모아 추 동문 (이후로는 '동문'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겠습니다)을 파문하고 동창의 이름에서 지우기로 하였습니다. 이것이 무녀의 칼춤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모교와 동창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가슴 아픈 결정이란 점을 온 국민이 함께 공감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20년 1월
경북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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