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를 쳐도, 성채에 가두어도 소용없다. 막으면 막을수록 더 큰 소리로 심장을 딛으며 온다. 이명과도 같다. 아무도 들을 수 없지만, 당사자에게는 또렷이 들린다. 대상이 멀리 있을수록 강렬하다. 자력과도 같다. 서로 떨어져 있는 것, 분단된 것들끼리 당기는 힘이다. 그리움이 개인적이라면, 공동의 그리움은 염원이 된다.
이 시는 단 두 줄만으로 시가 왜 시인지 보여준다. 말은 다 해도 뜻은 다함이 없는 것, 언어의 경제성을 추구하는 최고의 장르가 시라는 것을 보여준다. 검객의 칼날처럼 간결하게 마음을 벤다.
〈반칠환 시인〉
파리의 하늘 아래(Sous Le Ciel Paris) (영화 "파리의 하늘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주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