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순권사님 편히 쉬십시오.
이별이 슬프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별을 두려워하고 이별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찮게 쓰던 물건마저도 버리지 못한 채 집안 곳곳에 쌓여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별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일 중 가장 아프고 힘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한 주간 이런 아픔에 쓰라려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한 지체요 신앙의 선배인 이효순 권사님을 떠나보냈기 때문입니다. 한번 죽는 것이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임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갑자기 들려온 권사님의 임종 소식은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황망해하며 마음을 헤집는 여러 감정에 함께한 세월이 길지 않았는데도 이렇게도 마음 깊이 들어와 계셨구나라는 말을 되뇌었습니다.
함께한 세월이 길지 않는 저희 마음이 이러한데 함께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상실감이 있겠습니까? 서로 위로하고 서로 빈자리를 채워가고 서로를 격려하는 교회 식구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권사님을 생각해 보면 언제나 변함없이 예배의 자리에 수줍은 듯 앉아계셨지만 중심에는 주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천국 소망이 바위처럼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권사님의 임종이 갑자기 일어난 일이지만 돌아보니 권사님의 영은 이미 알고 계셨는지 천국 가시기 일주일 전에 저에게 교회에서 뵙자고 하셨습니다. 교회에서 권사님은 아픈 몸을 위한 기도와 가족들에게 복음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하시며 조심스럽게 봉투 하나를 내미셨습니다. 신앙생활 하는 동안 어려운 환경으로 제대로 헌금 한번 못 드렸다며 200만원을 이름을 밝히지말고 해외건축헌금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떨리는 손과 음성에서 뭔가 다급함을 느꼈지만 저는 그것이 권사님의 마지막이라고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결국 권사님께 무명으로 헌금하겠다고 했던 그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했네요.
권사님의 38년 신앙 여정 가운데 은혜사랑교회의 신앙의 기간은 아버지께서 권사님께 쉼을 주신 기간이고 교회에는 신앙의 본을 보이시게 한 기간이었던 같습니다. 저는 모든 사명을 다하시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시는 권사님의 모습 속에서 참된 믿음의 선배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효순권사님! 이제 모든 짐 내려놓고 주님 품 안에서 편히 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