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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야기] 14
S#1. 경찰서 외경 / 아침
차가 도착하고 검사와 검사보들이 내리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간다.
S#2. 경찰서 로비
들어서서 안으로 이동하는 검사들을 이만치의 대기의자에 앉아서 구경하는 신. 옆을 돌아보면 좀 떨어진 곳에 은수가 앉아있다.
은수는 두 손에 핸드폰을 쥔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다.
신 : 들어가요.
은수 : (딴 생각을 하다가 놀라서 신을 돌아본다)
신 : 나야 매인 몸이라 여기 잡혀 있는 거구요. 옆에 있을 필요 없으니까 들어가라고. 뭐하러 새벽같이 달려와서 보초 서구 있어요.
은수 : 저기.. 근데 전화가 안 오는데요. 제니.. 아니 경아씨.
신 : 그러니까 연락이 오면 내 말만 전해주면.. (하다가 관둔다)
신이 할 말을 잃고 다시 경찰서 안쪽을 본다.
S#3. 수사본부 사무실 앞 복도
형사 중의 하나가 문 앞에 종이를 붙이고 있다. 종이에는 [양우선사건 상황실]이라고 쓰여있다.
그 옆 저만치에는 재명이 비뚤게 서 있다. 지겨워하는 중이다.
S#4. 수사본부 사무실
형사들이 대여섯명 기다리고 있다.
한쪽에는 김경주가 삐딱한 자세로 벽에 기대 서있다.
옆의 벽에는 형사 하나가 사건현장의 사진을 붙이고 있다. 지금 붙이고 있는 것은 강에 빠진 시장의 자동차 사진.
형사 하나는 브리핑 자료 복사 된 것을 나누고 있다.
경주가 손목 시계를 본다. 기다리기 초조하다.
S#5. 서장실
서장이 벌떡 일어나 들어오는 검사를 맞이한다.
검사의 뒤에는 수행해온 검사보가 문을 닫고 막듯이 선다.
서장 : 아이구 어서 오십시오. 검사님. 이렇게 부러 안 오셔도 되는데. 우리 강력계 믿을만 합니다.
제가 직접 수사본부의 수사를 지휘할 생각이니까요. 안심하셔두 됩니다.
검사 : 수사본부의 지휘는 강력계 과장이 맡아주시면 될 거 같구요.
서장 : 아니 제가 직접..
검사 : 아직 얘기 못 들으셨어요? 서장님 징계위에 올라간 거 같던데.
서장 : ..예?
검사 : 이번 양시장 사건. 수사 축소 의혹이 있다고 내가 말해줬어요.
서장 : 제가.. 의혹? 축소..
검사 : 이거 언론에서 알면 골치 아파집니다. 그래서 그 얘기 좀 할라고 왔어요.
서장 다리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다.
S#6. 경찰 로비
기다리던 신이 무심코 고개를 돌리다가 멈춘다. 거기 오이사가 비서관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오이사가 신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옆으로 두어걸음 비켜서 안쪽으로 간다..
안에서 나오는 경주와 재명이 오이사와 마주친다.
재명을 보고 다시 오이사가 반사적으로 두어걸음 옆으로 비키더니 엇갈려 간다.
신이 일어나서 경주를 맞이하면서도 시선은 오이사에게 가있다. 머리 속에서 뭔가 생각나고 있는 중.
그 때 경주가 신에게 들고온 핸드폰을 던져주는 바람에 겨우 받는다.
경주 : 압수했던 핸드폰 돌려주면서 마지막 경곱니다. 다시 한번 내 허락없이 삼미터 밖으로 빠져나가면 바로 집어쳐 넣을 겁니다.
신 : 명심하겠습니다.
경주 : 삼미터어..
하면서 앞서 간다.
신이 재명과 함께 따라가다가 멈춘다. 돌아서 은수 쪽으로 간다.
경주가 스읏.. 화를 내려다가 옆에 와서 멈추는 재명에게.
경주 : 저 여자가 채동수 회장 딸?
재명 : 어떻게..
경주 : 어떻게 뭐.
재명 : 그렇게 아는 게 많습니까.
//은수의 앞에 선 신이 귀찮은 기색을 감추지 않으면서.
신 : 내 핸드폰 찾았으니까 이제 내가 알아서 할게요.
은수 : 네.
신 : 가요. 택시 저 앞에 많던데..
은수 : (웃는다)
신 : 웃어요 지금?
은수 : 나 보살펴줘야 되는 여자 아니에요.
신 : 아.. 네.
은수 : 가보세요. 저 형사분. 기다리시네.
S#7. 조사실
나란히 앉은 재명과 신의 앞 책상에 툭툭 던져놓는 두 개의 파일.
경주가 그 중에 한 파일을 연다. 맨 앞장에 보이는 사진은 시장의 차가 벼랑 밑에 떨어져 있는 사진.
경주 : 시장님 소식 듣고 달려오는 도중에 재미난 얘기를 들었지. 시장님과 붙어 다니던 애들이 있는데. 시장님 사고를 알자마자
바로 채도우란 자를 찾아가서 난동을 부렸다는 거야. 어떤 애들인가 궁금하겠지? 그래서 약간 조사를 해봤더니.
다른 파일의 겉장을 연다.
재명이 움찔한다. 거기는 도만희의 차가 떨어져 있는 사진.
경주 : 이게 엄청나게 구린 거야. 도재명. 니 아버지 도만희. 채동회장의 오른팔. 교통사고사.
어때. 이 두 개의 현장 사진. 뭔가 비슷하지 않나.
재명도 신도 말이 없다.
경주 : 어뜩게 된거야?
대답이 없다.
경주 : 채도우가 니들 정식 고소한 거 알어? 니들께서 이번 살인사건에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면
바로 폭력건으루 들어가야 될 건데.
신 : 그 문젠데요. 저한테 하루만 주면 그 고소 취하시킬 수 있겠는데.
경주 : 뒷산에 합의금이라도 묻어 놓으셨나.
신 : 우리 써먹을만한 거 이미 증명해드렸잖아요. 자유의 몸이 돼서 제대로 도와드리겠다구요. 그 살인범 잡는 일.
경주 : 뭔 짓을 할라고.
신 : 원투 스트레이트 전에 잽? 아니면 사냥감 몰이? 우리가 뒤에서 몰아줄테니 형사님은 길목에서 지키다가 잡으시라구요.
다만 하루동안 우리가 뭘 하는지만 눈감아주세요.
경주가 신을 가만 보다가 재명을 돌아본다. 신도 재명을 돌아 보다가 멈칫하는 느낌.
재명은 도만희의 사고 사진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S#8. 호텔 객실 거실 / 낮
외출복을 입은 경아가 핸드폰을 찾고 있다. 이곳저곳 소파 쪽도 뒤져보는데. 핸드폰의 전원이 켜지는 소리.
도우 : 이거 찾아요?
경아가 돌아보면 도우가 경아의 핸드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아 : 어머 거기 있었어요?
받으려고 다가서며 손을 내미는데, 도우가 오히려 손을 뒤로 빼며.
도우 : 내가 감췄었어요. 어제 밤에.
경아 : 왜요. (가벼운 마음. 웃으며)
도우 : 경아씨한테 온 문자를 엿봤거든요.
경아, 이상해서 보는. 아직 웃고 있다.
도우 그제야 핸드폰을 내준다. 경아 웃으며 받아 문자를 체크하다가 굳어진다.
도우 : 경아 니가 꼭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어. 만나자. 연락해라. 그렇게 왔드라구요. 김신에게서.
경아 : 그러네요.
도우 : 만날 거에요?
경아 : ..만나지 말까요?
도우 : 나 알거 같거든요. 김신이 경아씨에게 하려는 말. 경아씨가 꼭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경아 : 뭘까.
도우 : 나 정신병 치료 받은 적 있어요. 아주 오래. 십년도 넘게.
경아. 미소가 멈춰져서 본다.
S#9. 거리
신이 기다리고 있다. (문호가 오기로 한)
주머니에서 꼼지락거리던 손을 빼낸다. 핸드폰을 들고 있다. 내려다보며 망설인다.
S#10. 호텔 객실
이제 둘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있다. 경아는 도우를 향해 돌아앉은 자세.
도우 : 아버진 이상하게 날 싫어하고 심지어 무서워하셨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내가 함께 있었다는 걸로
마치 내가 엄마를 죽인 거처럼 생각하구 싶어했죠. 그래서 날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생각도 하셨어요.
경아 : (찡그려서 본다)
도우 : 아버지가 원해서.. 정신과 치료를 다녔어요. 의사는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온갖 병명을 나에게 붙이고 싶어했죠.
나... 좀 힘들었어요.
경아가 도우의 팔을 가만가만 쓸어준다.
도우 : 아마.. 그 얘기를 들었을 거에요. 김신. 경아씨의 옛남자가.
그때 경아의 핸드폰이 울린다. 진동으로.
동시에 핸드폰을 보는 두 사람.
S#11. 거리
신이 전화를 하고 있다. 경아가 받아주길 기다린다.
S#12. 호텔객실
울리는 전화벨.
경아 선뜻 받지 못하고 있는데.
도우 : 김신. 이 사람 왜 이렇게 날 힘들게 하죠? 이런 식이면 나 정식으로 고소할 수 밖에 없어요.
전과가 있으니까 이번에 들어가면 좀 오래 있어야 할텐데.
경아 전화를 받는다.
경아 : 서경압니다.
S#13. 거리
신이 전화하고 있다.
신 : 문자 받았지? 그대로야. 할말이 있고. 전화로는 힘들고. 만나야겠는데. (대답이 없다. 기다리다가) 경아야?
S#14. 호텔객실
경아는 앞의 도우를 빤히 보면서 전화를 받고 있다.
경아 : 너.. 정말 좋은 남자야. 내가 너를 몇 번씩이나 아프게 하고 니 반대편에서 니 발을 걸어 넘어뜨렸는데
아직도 내 걱정을 해주는 거야?
도우가 일어서더니 바 쪽으로 간다. 그런 도우를 계속 지켜보면서.
경아 : 나라면 나같은 여자 벌써 삭제해버렸을 거야. 아니면 아주 증오하든가. 너 너무 착해.
S#15. 거리
신 : 이상하게 요즘은 착하다 소리를 들으면 아주 화가 나네. 내가 근본이 백수잖아. 백수가 원래 그래. 생각 별루 안 해.
지 마음 편한 거 따라가. 그래서 묻는데. 어디서 만날까.
S#16. 객실
경아 : 나한테 해 줄 얘기란 거. 도우씨 정신병력에 대한 거야?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 침묵동안 도우는 바에서 잠자코 양주를 따르고.
S#17. 거리
신 : (어이없다가) 알아?
S#18. 객실
경아 : 알고 있어. 알면서 나 도우씨한테 붙었어.
도우가 바에서 돌아서 양주를 마시며 경아를 본다.
그런 도우를 보며.
경아 : 그 사람. 그런 과거 있고. 신이 너의 반대편인데도 그 사람에게 붙은 거야. 놓치기 싫어.
난 신이 니가 좀 멀리 갔으면 좋겠어. 니가 더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구.
S#19. 거리
신. 쉽게 말이 안 나온다. 한두번 말을 하려다 말고.. 그러다가 감정을 삼키고 말한다.
신 : 경아야. 내 말 잘 들어. 니가 지금 어떤 세상에서 어떻게 버티구 있는지 난 모르겠지만. 이건 알아둬.
나한테 넌 가족같은 사람이었어. 형. 형수. 너. 애들. 그래서.. 너 땜에 상처를 암만 받아도, 걱정은 돼.
니 걱정을 안 할 수는 없다고. 그러니까 더 늦기 전에. 채도우 그 자에 대해서 더 알아봐. 제대로. ..알아들었어?
S#20. 호텔 객실
경아 : (도우를 보며) 고마워. 걱정해줘서. 그치만.. 더 이상은 우리 연락 안 하는 걸로 하자. 이만.. 끊을게.
끊는다. 도우를 본다.
경아 : 끝났어요.
도우 : (보기만)
경아 : 고소하지 마요. 그냥.. 냅둬요. 이 친구. 어차피 도우씨 힘들게 할 힘도 없어요.
도우는 미소를 보이며 손에 든 양주를 홀짝 좀 더 마신다. 도우는 경아를 관찰하고 있었다.
S#21. 거리
신이 우두커니 서있다. 더러운 기분으로.
그 때 도착해 서는 중호가 운전하는 봉고 차. 뒤쪽에서 문호가 기웃해서 신을 내다본다.
S#22. 거리 문호의 차 내부
달리는 중호의 차 안. 핸즈프리 스피커로 들리는 경태의 목소리.
경태소리 : 오상원씨가 시장이 된데까지는 일. 사. 천. 리. 로 진행되었습니다.
S#23. 경태의 방
경태가 바퀴 의자를 이리저리 끌고 돌리며 이 모니터를 보고 저 자료를 보고 하면서 말하는 중.
경태 : 2일 오만섭 전부시장이 사직서를 냈습니다. 며칠 후 채도우가 양시장님을 부릅니다.
S#24. 회상 11부 노천까페
노천까페에서 도우가 양시장에게 오이사를 소개하는 모습. 그 위로.
경태소리 : 기부금 줄게 새 부시장 앉혀줘. 라고 부탁합니다. 그러기로 합의합니다.
S#25. 회상 12부
양시장. 재명의 앞에서 도우가 사인을 하고 있다.
경태소리 : 그 다음에 채도우는 1억의 기부금을 줍니다. 그날 기부내역서하고 수표 사라집니다.
S#26. 회상 12부
시장 집 앞. 형사들에게 끌려나오는 시장.
경태소리 : 시장님. 횡령죄로 체포됩니다.
S#27. 차 내부
뒷좌석의 신이 침울하게 말한다.
신 : 거기서 끝났다면. 시장님은 시장직 박탈로 앤드. 새로 부시장이 된 오상원이 시장 대리로 올라섰고. 그걸로.. (말 잇지 못하는)
문호 : 야 김신.
신 : 시장님은 살아계셨을 거에요. 내가.. 끼어들어서 채도우하고 싸우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기지 않았다면 시장님은..
문호 : 그럴 수 있지. 횡령죄로 감옥에 들어가서 평생 쌓아온 명예 그딴 거 다 개똥이 돼서 살아계셨을 수도 있지.
그 얘기 하자는 거야?
신. 저도 모르게 떨리는 자기 주먹을 자기 손으로 감싸는데.
경태소리 : 계속합니다. 양시장님.. 돌아가십니다.
S#28. 경태 방
경태가 마이크에 대고 말한다.
경태 : 바로 오상원 부시장이 시장대리가 됩니다. 이구이사는 요 스토리 중에서 전부시장을 찔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전부시장 오만섭씨는 골프장에 있습니다.
문호소리 : 대단하다 너. 그건 어떻게 알아냈냐?
경태 : (잠시 생각해보더니) 집에 전화해서 부인에게 물어봤습니다. 지금 어디 계시냐고.
S#29. 골프 클럽 외경
S#30. 골프 클럽 주차장
골프복 차림의 오만섭이 친구와 함께 웃으며 나오고 있다.
친구는 자기 차로 가고 오만섭은 이쪽으로 온다. 자기 차 앞에서 마악 문을 열려고 하는데 양쪽에서 끼어잡으며 서는 신과 중호.
신 : 오만섭씨? 행정안전부에서 나왔습니다. (현재 신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만섭 : (겁먹었다) 어디요?
신 : 행정안전부 감사원 소속.
하면서 검은 지갑 안의 신분증을 휘릭 보이고 다시 집어넣는다. 무궁화 마크 비슷한 것은 보였는데 뭔지는 모르겠다.
신 : 조사담당 박신입니다. 잠깐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여쭤볼 게 좀 있는데. (스윽 자기들의 봉고차 쪽으로 민다)
만섭 : 아니. 전 이제 공무원이고 뭐고 아니고요. 그냥 민간인인데..
냉정하게 만섭을 차에 밀어 싣는다.
밀려서 차에 타던 만섭이 움찔한다.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문호. 선글라스에 일본순사같은 모자까지. 깐깐한 얼굴로 보고 있다.
S#31. 명도시 도로
달리는 중호의 차
통행량이 거의 없는 간척지 주변의 길을 달리고 있어서.
S#32. 차 내부
문호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닳고 닳은 수사관 같은 어투.
문호 : 얼마 받았습니까?
만섭 : 뭘..요?
신 : (거칠게) 당신. 신임 오상원 시장하구 부시장 자리 바꿨잖아. 그 댓가로 얼마 받았냐고.
만섭 : 무슨 말씀이신지..
신 : (버럭) 차 세워.
중호 휘릭 운전대를 돌리며.
중호 : 사람 좀 안 보는 데로 가서 세우겠습니다. 아 나 이거 나중에 또 시말서 쓰는 거 아냐.
신이 웃옷을 거칠게 벗고 와이셔츠 손목 단추를 푼다.
문호 : 아아 자식. 또 성질 나왔네. 야야 상처는 내지 말라 어? 안 보이게 하라구.
만섭. 완전히 겁먹고 있다.
S#33. 바닷가
인적이 드문 곳. 봉고차가 거칠게 세워진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신이 내리는데. 만섭을 질질 끌어 내리고 있다. 만섭이 어떻게든 안 끌려 내리려고 애쓰며.
만섭 : 이보세요. 나 민간인이구요.
신 : 잘됐네. 민간인. 빽 없단 얘기잖아.
만섭 : 아니. 요즘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신 : 요즘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묻나.
만섭 : 아이구우.. (하면서 도로 봉고차 안으로 기어들어가 문호에게 매달리는) 제대로 조사해주십쇼. 예? 인권 문제. 생각해주세요.
문호 : 인권 문제 생각해달래.
뒤에서 신이 만섭을 도로 끌어내린다.
신 : 나한테 조사 받는 게 나을거야. 저 안에 있는 분은 남산 시절 제대로 교육 받은 분이거든.
만섭 : 그니까아... 뭘 대답하면 됩니까. 예. 아무거나 물어보세요.
신 : 물어봤잖아. 오상원이하고 거래 내용이 뭐냐고.
만섭 : 그게.. 무슨 거래.. 가 있다구..
신이 그대로 만섭을 잡아끈다.
문호 : 야 거기 물 있네. 물에 몇 번 박아봐.
만섭이 질질 주저앉아 버린다.
중호가 뒤로 다가온다. 주머니에 손 넣고.
그 중호가 겁나서 만섭이 앉은걸음으로 피하다 보면 신이 막는다.
만섭 거의 운다.
신 : 그래 대답하지 마셔. 나 오늘 기분 드러우니까 당신한테 좀 풀자. 제발.. 대답하지 말라고.
하며 만섭의 멱살을 잡아채는데.
만섭 : 땅이요.
신 : (멈춰 보는)
만섭 : 땅 받았습니다. 앞으로 상가 들어설 곳에 땅을.. 준다고..
신 : (멱살을 놔주고) 계속해보지.
만섭, 선뜻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데. 어느새 차에서 내려온 문호가 만섭의 앞에 오더니 쭈그리고 앉아서
문호 : 솔직히 우리 타겟은 오만섭씨. 당신이 아니에요. 우리가 잡고 싶은 건 따루 있어요.
그러니까 조용히 협조하시고. 몸보신 하시죠.
만섭 : 다.. 말하면 전..
문호 : 이면계약서 썼죠?
만섭 : (문호보고 신을 보고)
문호 : 그것만 주세요. 안그럼 수색영장 받아서 당신네 집 쳐들어가야 되는데 그렇게 소란 피다가 우리 주범 다 놓칠까봐 그래.
만섭 : 그럼.. 그럼.. 내 땅은 어뜩게 되나요?
신, 어이없어 웃는다.
S#34. 조사실
재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
앞에는 형사가 노트북을 놓고 치고 있고. 경주는 저쪽 벽에 기대 서서 보고 있다.
형사 : 그 다음 다시 시장님을 태우고 오방동 쪽으로 갔다. 그거죠?
재명 : 거기가 어딘지는 모릅니다. 가란대로 갔을 뿐.
형사 : 거기서 잠시 차에서 내렸다.
재명 : 예.
형사 : 그리고 돌아봤을 때 차가 사라졌다. 그 시간이 몇시쯤이죠?
재명 : 저녁 아홉시 23분에서 24분 사이.
형사 :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해요?
재명 : (핸드폰을 내준다) 거기서 내 친구하고 통화를 했고 그 시간이 여기 찍혀있습니다.
그 통화를 하고 1분 이내에 차가 사라졌습니다. 시장님하고 같이.
형사 : 그 시간 당신은 어디 있었고.
재명 : 한블럭 떨어진 길 가에.
형사 : 그거 증명해줄 사람 있어요? 당신이 그 차하고 시장님하고 같이 간 게 아니다.
경주 : 있어. 탐문 조사 내가 먼저 했어. 여기 이 친구. 그 시간에 어떤 할머니가 기억했고.
한동안 그 주변 뛰어다닌 거 본 사람들 둘 더 증언 확보해놨고.
형사 : 저기. 제가 조사하는 동안은 좀 저한테 맡겨주시면..
경주 : 아 급해서 그래. 빨랑 끝내고 얘 좀 내보내줘. 끌구 다닐 데가 많다고.
재명 : 그런데..
형사와 경주가 재명을 본다.
재명 : 내가 범인이라면, 수사본부까지 설치되면 도망부터 칠텐데. 내가 아는 그 놈이라면.
형사 : 뭘.. 안다구?
S#35. 경찰서 로비
서장과 오이사가 긴밀하게 얘기를 나누며 나오고 있다.
오이사가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하고 서장이 끄덕이고. 둘이 한편인 듯이 악수를 나누더니 헤어진다.
이쪽으로 오던 오이사가 엄마야 소리라도 낼 듯 놀라서 선다. 기다리고 있던 신. 가까이 다가서더니
신 : 지금 제가 채도우 단장을 만나러 가는 길인데 같이 갈라구 기다리구 있었어요.
근데.. 새시장님하고 서장님하구 아주 친해보이네요.
S#36. 기획단 건물 내부 복도
도우가 케이와 빠르게 걸어오고 있다.
도우 : 필리핀 쪽에 거처를 마련해놨으니까 당분간 거기 가 있도록 해.
케이 :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도우 : (멈춘다 돌아본다)
케이 : 절대로 저하고 연결되는 흔적은 찾지 못할 겁니다.
도우 : 필리핀. 가 있어. 부를 때까진 연락하지 말고.
케이 침묵하고 있다. 도우. 신경이 날카로와지면서 한마디 하려는데.
케이가 후딱 도우의 뒤쪽을 본다. 도우도 돌아보면 거기 경주와 형사 둘이 오고 있다.
그 뒤로 따라오는 재명. 케이를 보더니 시익 웃는다. 똑바로 손을 들어 케이를 가르키더니.
재명 : 저 놈입니다.
형사 둘이 후다닥 케이를 향해 온다.
케이 저도 모르게 뒤로 후딱 물러서다가 도우를 보고는 멈춘다. 형사들이 케이를 양쪽에서 끼어 잡는다.
경주 : 확실합니까.
재명 : 저 자가 분명히 내 배를 찌르고 내 총을 훔쳐갔습니다.
도우가 케이를 본다. 케이 불끈해서 재명에게 다가서려다 형사들의 제지를 받는다.
경주 : 강치용씨. 살인미수에 강도 용의자로 긴급체포합니다.
형사들이 케이에게 수갑을 채운다.
경주 : 변호사 선임 권리 있구요. 묵비권 행사하셔도 되구요.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경주가 말하는 동안 케이는 도우를 보고 있다.
도우는 한발짝 떨어져서 표정없이 그 모든 것을 보고만 있다가 케이와 시선이 마주친다.
도우의 표정없는 침묵에 케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 말 하지 않을 거라는 나름의 표현.
마악 형사들이 케이를 이끌어 나간다.
그런데 그 앞에서 신이 오이사와 함께 오고 있다.
오이사 끌려가는 케이를 보고.. 얼었다.
경주가 신을 스윽 보고 못 본척 그 옆을 지나간다.
경주의 뒤를 따라가던 재명이 한 손을 옆으로 내민다.
신이 오면서 그 손을 쳐준다. 도우의 앞에 오더니.
신 : 돌아가신 시장님이 좋아하시던 거 하러 왔는데.
도우 : (사람들 앞에서 불쾌할수록 가면처럼 되어가는 표정)
신 : 거래. 알지? 난 이거 내놓고 그쪽에서 저거 내놓아서 서로 좋게 해결하는 거.
S#37. 뮤즈 입구 밖
유리와 누리가 꽃에 물을 주는 중.
유리가 주는데 누리는 자기도 준다고 조리개를 달라고 조르며 따라다니고 있다.
유리가 안된다고 도망가고 그 뒤를 쫓아가던 누리.
그런 애들을 보고 있던 채회장이 아주 불안하다. 저 저.. 하며 보다가 에이. 불편한 걸음걸이로 지팡이를 짚고 안으로 들어간다.
S#38. 뮤즈 내부
채회장이 들어오며 궁시렁궁시렁.
채회장 : 쪼끄만 것들이 도대체가 시끄럽고 수선스럽고 정신없고.. 하루종일 깩깩..
하다가 보면 홀 안에는 아무도 없다. 이쪽 저쪽 기웃거려 누가 없나 보다가 경태의 방 쪽을 돌아본다.
S#39. 경태의 방
휭휭 의자를 이리저리 밀어가며 경태는 열심히 조사 분석 중이다.
웹에서 뭔가를 발견했는지 만족해서 의자를 휘잉 돌리다가 들여다보고 있는 채회장과 눈이 마주치고 의자에서 떨어질 뻔 한다.
채회장 : 다들 어디 갔어.
경태 : (당황해서 손가락 코드 꼽을 데를 못 찾아 헤메는)
채회장 : 아 대충 대답해. 말하는 게 뭐 그리 힘들다고.
경태 : 시장 갔습니다. 형수님. 은수씨.
채회장 : 넌 뭐하는데.
경태 : 기다리고 있습니다. 잘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이구이사가.
채회장 : 뭘 기다려.
경태 : 채동.. 주식.
채회장 : (들어서더니 의자를 당겨 앉는다) 계속해봐.
경태 : (말해도 되나..)
채회장 : 니놈이 백날 들여다봤자 모르는 걸 내가 알고 있으니까 다 불러봐. 뭘 기다려.
경태 : 채동에 채도우. 현금이 별로 없을 겁니다.
채회장 : 없어. 바닥일거야.
경태 : 그런데 채동은 대주주 지분이 큽니다. 저번에 경영권 싸움하면서 지분 엄청 늘렸습니다.
채회장 : 70퍼센트쯤 될거야. 그래서.
경태 : 그럼 작전 펴기 참 좋은 주식입니다. 유통량이 적으니까.
채회장 : (계속하라고 손짓)
경태 : 곧 작전 들어갈 겁니다. 그걸 기다리고 있습니다.
채회장 : (물끄러미 보다가) 들어가면. 받아칠 자금은 있어?
경태 : 없습니다.
채회장 : 그런데 뭘 기다려. 뭐할라고.
경태 :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이구이사가.
흥.. 하는 기분으로 경태가 채회장을 본다.
S#40 기획단 회의실
전에 시장과 같이 왔던 방.
신이 방을 둘러본다. 여전히 거기 걸려 있는 신명도시의 지도.
신 : 며칠 전에 왔었지. 여기. 시장님을 따라서.
도우 : 김신씨. 자꾸 만나는 것도 이젠 지겨워지려고 하네. 오시장님.
오이사 : 예.
도우 : 무슨 일이에요?
오이사 : 그게.. (죽을 맛이다)
신 : 여기 새로 시장이 되신 오상원씨. 뇌물공여로 잡아넣을 생각이야. 증뢰죄..라고도 하든가.
도우, 찌푸려 오이사를 본다. 오이사 시선을 피한다.
신 : (둘둘 말아쥐고 있던 종이를 도우에게 던져준다) 오시장하고 이전에 부시장이 나란히 사인한 이면계약서야.
일단 복사본 먼저 읽어봐.
도우 : (기분 나쁜 듯 집어서 읽어보는)
신 : 좀 전에 알아봤는데 뇌물죄가 가중처벌이 돼서 1억 이상이 되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이래.
도우 : (내용을 보니 짜증이 나려고 한다)
신 : 여기 계신 분. 명도의 새 시장으로 만들려고 채도우. 너 별 짓 다했잖아.
그렇게 애써서 만들어놓은 시장. 감방에 집어넣을라고. 내가.
도우 : 이런 이면계약서 같은 거. 법적으로 효력도 없어요. 그리고..
신 : 상관없어. 그냥 기자들 불러서 떠들기만 할 거야. 이 시장께서 전 부시장한데 뇌물을 줬다더라.
그게 상가건물 지을 땅인데 그 땅 임자는 채동이더라.
도우 : (보는)
신 : (마주 보는)
도우 : 원하는 게 뭐에요
신 : 나하고 도재명에 대한 고소 취하.
도우 : (웃는)
신 : 너무 싸지? 그래도 그걸로 만족할께. 나머지는 이분한테 벌써 받았으니까.
오이사, 도우의 시선을 피해 아예 돌아선다.
신이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도우, 옆의 전화를 끌어 당긴다. 스피커폰을 눌러서.
도우 : 장변호사, 연결 시켜줘요.
신이 웃더니 돌아보는 곳. 거기 조감도가 있다. 잠깐 시장이 조감도 위에 겹쳐 보인다.
// 11부. 조감도 위에 여기저기 손가락질을 하며 열심히 말하는 시장.
신이 돌아본다. 도우가 신을 빤히 보며 전화를 하고 있다.
도우 : 장변호사님? 일전에 폭력사건 고소했던 거. 취하할 거에요. ..이유는 아실 거 없구요. 일단 준비해주세요.
여기 확인 하나 하고 연락드릴테니까 바로 조치해주시구요. (끊는다)
신 : 역시 대단하네.
도우 : 이제 주셔야지. 원본 계약서.
신 : 심복은 잡혀가고, 가시같은 놈은 제 손으로 풀어주게 생겼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어. 이거 어뜩게 해야 되나.
도우 : 아직 용건이 남았어요?
신 : 어뜩해야 채도우 니 속을 뒤집어 드러낼 수 있지? 자폭시키는 수 밖엔 없나?
도우가 신을 보다가 웃는다.
신도 마주 웃는다.
S#41. 주차장
형사들이 케이의 차를 뒤지고 있다. 트렁크의 바닥까지 뒤져대지만 별다른 수확은 없다.
S#42. 조사실
취조를 하는 형사가 답답해서 본다.
그 앞에 마주앉은 케이는 아예 눈을 감고 묵비권을 행사하며 앉아있다.
S#43. 호텔 객실
케이가 묵고 있던 일반 객실. 입구에는 정복 경찰이 지키는 가운데.
형사 둘이 수색을 하고 있다. 옷장의 옷들을 뒤집어 내고 서랍을 뒤지고. 매트리스 아래를 보고 등등,
역시 별 수확은 없다.
S#44. 경찰서 로비 / 밤
나오고 있는 재명과 신. 그 앞을 걸어오며 경주가 읊어대고 있다.
경주 : 현재 주거하고 있는 호텔객실. 본가. 다 뒤져봤지만 총이고 칼이고 나온 게 없습니다.
도재명이 말한 여자 증인은 찾을 수가 없고. 48시간 안에 중거확보 못하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자의 일방적인 말만으로는
구속 못시킵니다.
재명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끄덕인다.
S#45. 경찰서 앞 / 밤
여전히 떠들며 나오는 경주.
경주 : 다만 출국금지를 받아낼 수는 있을 겁니다. 특별감시 대상자로 박아놓을 수 있고.
멈춘다.
신과 재명도 멈춰 돌아보면.
경주 : 근데 도재명이 니가 뺏겼다고 주장하는 총. 어디서 났어?.
재명 : Right of silence.
경주 : 우리나라에선 말이다. 허가없이 총 같은 거 갖고 있기만 해도 최고 징역 10년짜리야. 알아들었냐.
재명 : (양손을 벌려보이는)
신 : 이제 우린 가두 되죠? 고소 취하되었으니 삼미터 해제 된거구요.
경주 : 니들 돌려받은 핸드폰. 단축번호 1번을 다시 보면 내 번호가 찍혀 있을 거다. 자주 연락하게 될거야.
하더니 돌아서 들어가버린다.
신과 재명이 자동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다.
S#46. 시장 빈소 / 밤
시장의 영정. 그 앞에 별로 많지 않은 사람.
김보좌가 한쪽 벽에 기대서 졸고 있고, 사내 한민수와 박영준이 얘기를 나누고 있고.
철거민 네명이 둘러앉아 고스톱을 치고 있는 게 전부. 은수가 부지런히 다니면서 그들이 내놓은 빈 소주병을 치우고 있다.
민수 : 거기 아가씨. 남은 안주꺼리 좀 있나?
은수 : 네 갖다 드릴께요.
하며 부지런히 나오다가 입구에서 보고 있는 신과 만난다.
신 : 뭐해요. 여기서.
은수 : (당황해서) 그냥 저기.. 새벽에 발인이라니깐..
하다가 신의 옆을 빠져나가 버린다.
신이 들어서며 앞을 본다. 시장이 웃고 있다.
신이 다녀왔습니다. 인사하는 기분으로 사진을 보고 섰다. 좀 웃어 보인다.
피곤해서 벽에 기대앉는다. 눈을 감는데.
민수소리 : 분신총각.
민수가 옆에 와 앉는다. 소주를 따라 주며.
민수 : 시장님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 거 우리가 다 알아. 좀 마셔.
신 : (웃고 마시는)
영준 : (옆에 와 앉으머) 근데 그게 사실이에요? 우리 시장님이 살해를 당했다면서요?
신 : 예.
민수 : 사실이네.. (고스톱을 치는 이들을 향해) 맞대. 우리 시장님 살해당한 거래.
고스톱하는 이들이 수런거린다.
영준 : 강도에요? 아니 우리 시장님 뺏어갈 게 뭐 있다고.
민수 : 만약에 강도라도 우리 시 사람은 절대 아닐 것이지. 우리 시장님, 청렴결백하고 불철주야 우리 시민을 위해 애써주시는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영준 : 사람 참.. 그렇게 아는 사람이 그래. 시장님 횡령했다구 나서서 떠들었어?
민수 : 내가 언제.
영준 : 그 기자들 왔을 때 그랬잖아.
민수 : 아 그거야 나왔다는 보상비가 안나오니까아..자네도 거들었잖아. 옆에서.
이제 고스톱치던 사람들까지 우루루 몰려와서 저마다 떠든다.
'우리 시장같은 분 또 없었지. 그렇지. 그런 양반이 세상이 또 어디있나. 모르면 명도시 사람이 아니지.'
그렇게 떠드는 이들을 보며 뭔가 생각이 나고 있는 신. 자세를 고쳐 앉더니.
신 :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모두 주의를 집중시킨다.
신 : (좀 더 소리를 낮추며) 경찰에서 슬쩍 들은 건데요.
사람들이 좀 더 바싹 조여든다.
신 : 누군가 사람을 시켜서 시장님을 살해한 거 같다는데요.
'뭐어. 말도 안돼. 누가 왜.' 사람들이 와그르르 떠드는데. 신이 입을 손가락으로 막아 조용히 시킨 다음에.
신 : 생각을 해보세요. 시장님이 죽기를 바랄만한 사람. 우리 시장님. 여러분이 살 수 있는 서민아파트 하나 건질려고
매일 뛰어다니던 분이세요. 어떻게든 보상비 받아내려고 별 일 다 하셨구요. 그래서 시장님 때문에 손해본다.. 이렇게
생각하는 쪽 있었을 거에요. ...생각을 해보세요.
사람들 서로 시선을 마주친다.
신, 문득 사람들 너머를 본다. 거기 은수가 전 같은 게 든 안주 접시를 든 채 서서 이쪽을 보고 있다.
신. 아아 젠장 하는 얼굴이 되어버린다.
S#47. 도우 집무실 / 아침
직원 하나가 도우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도우는 여러개의 서류철에 사인을 하면서 전화를 한다.
입구 쪽에서는 오이사가 안절부절하며 서 있다.
도우 : 경찰에선 아무 증거도 못 찾아냈다는 거죠? 그럼 빨리 빼내주세요. 내가 신경쓰이니까 오래 끌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변호사님 혼자 힘드세요? 더 붙여드려요? ..그럼 수고해주세요.
도우가 전화를 끊고. 사인을 다 받은 직원이 나간다.
도우 : 오시장님.
오이사 : (움찔) 예?
도우 : 그거 뿐이었어요? 김신한테 털어놓은 정보.
오이사 : 예. 그냥.. 김신이 묻길래 별 거 아니니까 대답을..
도우 : 정확하게 김신이 뭐라고 물었어요.
오이사 : 그야 말씀드렸던대로..
도우 : 다시 묻잖아요. 다시 대답해보세요.
오이사 : 이렇게 물었습니다. 명도시에서 채도우 그놈이 아직 못 가진 데가 어디에요? 그..죄송합니다. 그대로 말하라 하시니..
도우 : 그래서요?
오이사 : 벌써 명도시는 대부분 단장님 손에 다 들어왔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도우 : 그러면서 농벤을 얘기했다는 거군요.
오이사 : 그렇죠. 하지만 농벤도 거의 손에 넣으신 거나 다름 없으니까.
도우 : (벌써 스피커폰을 연결 중)
오이사 : 그리고 걔들이 뭐 고급정보를 안다구 해서 별 수 있겠습니까? 다들 거지들인데.. 아시잖아요. 걔들 거지로 만드신 분이..
도우 : 서이사에게 연락해줘요. 바로 와달라고. 그리고 대진에 정실장하고 연결해주고.
오이사 :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거 같은데.. 너무 과민하게..
도우 : 가보세요.
오이사 : ..?
도우 :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다) 왜 두 번씩 말하게 하죠? 가보시라구요. 지금.
S#48. 뮤즈 내부
가방을 멘 유리가 뛰어들어오며.
유리 : 학교 다녀왔습니다.
카운터에서 커피를 만들던 문호가.
문호 : 오냐. 재밌었어?
유리 : 네에.. (한쪽의 채회장을 보더니) 할아버지 학교 다녀왔습니다.
채회장 : (큼큼 기침만)
누리를 데리고 명선이 뒤따라 들어온다.
명선 : 다녀왔어요.
누리 : 다녀왔어요.
문호 : 근데 그 먼 학교까지 매일 어떻게 델구 다녀요.
명선 : 안그래도 가게 옆으로 방 알아보고 있어요. 떡볶이 집도 계속 남에게 맡겨놓을 순 없어서요.
방을 구하면 가까운데로 학교도 옮겨야죠.
그들 말하는 동안에 누리는 채회장의 옆으로 가서 붙어 앉았다.
어느새 방에서 나온 경태가 유리 가방 벗는 걸 도와주고 있다.
유리 : 작은 삼촌. 나 오늘 받아쓰기 백점 받았다.
경태 : (유리의 머리에 손가락을 대고) 참 잘했어요.
또 문이 열리며 신과 재명 은수가 우루루 들어온다.
신 : 다녀왔습니다.
문호 : 장지까진 잘 모셨고?
신 : 시민들이 많이 와서요. 정신없었어요.
유리 : 삼초온.
달려가서 신에게 매달린다. 그런 유리를 쓸어주며.
신 : 삼촌 좀 씻어야 되는데.
유리 : 아아 냄새..
하며 옆의 은수에게 간다.
유리 : 새언니 나 오늘 받아쓰기 백점 받았다.
은수 : 우와. .진짜?
하며 손을 잡고 가는 은수와 유리. 은수가 채회장을 그제야 보고.
은수 : 다녀왔습니다. 누리 안녕.
누리 : 새언니 안녕.
재명 : 이층 욕실 쓸 거냐?
신 : 나 좀 먼저 씻자. 난..
하는데 재명이 뛰기 시작한다. 신이 다른 쪽 계단으로 뛴다. 둘이 양쪽 계단으로 요란하게 달려 올라간다.
채회장이 그런 떠들썩한 가운데 앉아서 그 모든 것을 보고 있다.
경태는 반가이 은수를 맞이하고. 은수는 밝게 웃고 있다.
채회장에게 붙어 앉은 누리가 인형의 머리를 빗겨주다가 놓친다. 채회장이 말없이 집어서 준다.
S#49. 기획단 회의실 / 낮
조감도 앞의 도우와 경아. 그 외 세명 정도의 직원.
도우 : (지도상의 농벤 자리를 가리키며) 농업벤처. 여기만 지금 남아있어요. 정가운데 이것만 비어있다고. 어뜩게 된 거에요?
직원 : 매입건 다시 타진해봤는데 어렵습니다.
직원2 : 그 벤처 부지가 주인이 따로 있는 데가 아니구요. 소작농들이 공동출자해서 매입한 땅이거든요.
도우 : 소작농들이라면 몇 명이나 되는데요.
S#50. 뮤즈 내부
신. 문호. 재명이 경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 문호는 노트북 옆 뒤에서. 재명은 저만치 늘어져서.
경태는 노트북을 작동하면서 설명 중.
경태 : 천명이 넘습니다.
문호 : 그니까 거기가 뭐하는 벤처인데?
경태 : (자료를 클릭해보며) 첨에는 콩나물로 시작했고..
문호 : 콩나물을 키우는데 무슨 벤처야.
경태 : 아닙니다. 이젠 많습니다. 버섯종균. 접목선인장. 화훼. 화훼.. 관상용 화초를 심어기르는 원예..
문호 : (신에게) 그래서 이 벤처가 왜 다음 목푠데.
신 : 일단 명도시에서 채도우한테 넘어가지 않고 남은 게 이 땅이고. 또 내가 미끼를 던졌거든요.
내가 이번에는 여길 건드릴 거다. 하구. 그 놈이라면 아마 받을 거 같은데..
문호 : 김신아. 내가 한번 더 말하는데 넌 사기꾼 체질이야. 본 투 사기꾼. 응?
그러니까 이렇게 복잡하게 말구.. 나랑 손잡고 제대로 한번..
신 : (무시하고 경태에게) 선생. 선생이 만약 이 농업벤처를 갖고 싶으면 어떻게 할 거 같아?
경태 : (생각해보고는 고개를 젓는) 갖고 싶지 않습니다. 별로.. 절대.
신 : 그러니까.. (하다가) 채도우라면 아마 시세대로 이 땅을 사지는 않을거야. 지금 돈도 별로 없거든. 그럼 무슨 방법이 있을까.
경태 : ..벤처 망하게 합니다. 망하면 여기 사람들 다 떠납니다. 그럼 땅값이 똥값이 됩니다.
잘 안 보이는 곳에 있던 채회장이 찻잔을 들어 한모금 마신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S#51. 기획단 회의실
도우가 사람들을 둘러본다.
도우 : 벤처를 날리죠. 소작농들이 모여서 땅을 샀대니까 돈은 별로 없었을테고 벤처로 키우기 위해선 투자를 받았을텐데.
직원1 : 캐피탈 창투에서 돈을 댔습니다.
도우 : 얼마. 언제.
직원1 : (재빨리 서류를 뒤지며) 3년 전입니다. 30억을 댔고. (하다가 잠시 자료를 보더니) 이거 지금은 날리기 그런데요.
지난 3년 고생해서 이제 석달 후면 첫 상품이 출시된답니다.
경아가 도우를 본다. 도우는 무심한 얼굴이다.
도우 : 그래서요?
직원1 : 그게.. 이제 막 결과가 나온다는데.
도우 : 그 창투사에 대해 조사해 주세요. 회사에 대해서만 말고 주요 인력들에 대해서도 같이요.
그리고.. (경아를 본다) 60억 정도 필요한데요.
경아 : 당장은 끌어올 데가 없는데.. (노트북을 열며) 시간이 좀 있다면 만드는 수 밖에 없을 거에요. 60억.
도우 : 그럼 돈을 만드는 동안. 농벤을 막아놔야겠군요.
S#52. 골든크로스 방
들어서는 재룡. 이미 들어와 앉아있던 영훈과 주먹을 서로 쳐서 대충 인사한다. 뒤를 이어 이대표도 들어온다.
웨이터가 익숙하게 양주며 컵 등을 나누고 있다.
들어오는 도우와 경아. 먼저 와있던 이들이 손을 들어보이거나 손가락질을 해대고.
이대표 : 두분 약혼 축하해.
영훈 : 제니 더 이뻐졌네.
재룡 : 제니가 아니랜다. 이제 서경아씨고 여기 골든크로스 사장님이야.
영훈 : 에에 그럼 서사장이라고 부르나?
이대표 : 제수씨라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경아 : 뭐에요. 그 중에 내가 맘에 드는 거 고르면 되나?
웃어대는 이들. 도우 경아를 매너있게 먼저 앉히고 있다.
S#53. 뮤즈 내부
이층에서부터 신이 재빨리 내려온다.
경태의 방 쪽으로 달려가는..
S#54. 경태의 방
신이 들어와 보면 이미 들어와 있는 재명.
경태가 흥분해서 반짝반짝.
경태 : 움직임이 있습니다. 얘들 움직입니다. 채동. 주식이. 이쁘게..
S#55. 골든크로스 방
아가씨들도 없이 남자들과 경아 회의중.
도우 : 딱 워킹데이 열흘만 놀자. 두 주.
영훈 : 오 삼빡하네. 그래서 얼마.
도우 : 이론적으로는 세배. 안전하게는 두배.
이대표 : 아무리 채도우지만 너무 자신있는 거 아냐?
도우 : 내 회사 가지고 놀 거니까. 지금 우리 채동 주가가 3천억이 좀 안 돼.
이대표 : 명도 뉴딜을 느네 회사가 독점하구 있는데 그거 밖에 안된다고?
영훈 : 그것도 얘가 대표되구 열배 올린거야.
도우 : 그래서 좀 더 올려볼라고. 낄래?
사내들 서로 눈치를 본다.
영훈 : (경아를 보며) 서사장도 같이 하는 거 맞지?
경아가 술잔을 들어보이며 미소.
이대표 : (손을 들며) 인.
영훈과 재룡도 손을 든다.
S#56. 경태의 방
경태가 모니터를 가리키며 (차트1)
경태 : 보세요. 여기 강한 상승파동이 보이죠?
신 : 보인다 치고.
경태 : 이거 물량매집하는 신홉니다. 대세상승..
재명 : 그래서 내가 다시 묻는다. So what? 우린 돈 없어. 돈 없는 우리가 누가 무슨 작전을 한다고 해서 어쩔 건데.
그때 신의 핸폰이 울린다.
신이 기다렸다는 듯 미소지으며 받는다.
신 : 어뜩게 됐어요?
S#57. 창투사 건물 앞
문호가 건물에서 나오며 전화를 하고 있다.
문호 : 역시 농벤이 다음 타겟이었네. 지금 농벤에 투자한 창투사에서 농벤에다가 상환요청을 했댄다.
이달 말까지 투자 금액 다 갚아라. 아니면 바로 부동산을 접수하겠다. 땅 가져가겠단 얘기지.
신소리 : 얼마 투자했대는데요.
문호 : 알아서 뭐할라고. 얼만지 알면 갚아줄 수나 있냐?
S#58. 경태 방
신 : 얼마요.
문호소리 : 30억이랜다.
신 : (모니터를 가르키며 경태에게) 얘들 작전에 껴들어볼까 하는데 이달 말까지 30억을 벌려면 얼마가 필요하지?
경태. 진짜로 열심히 생각해본다.
S#59. 범환의 건물 외경 / 밤
비가 내리고 있다.
비 내리는 건물 앞에 와 서는 범환의 차. 그 뒤에는 수행하는 차 한 대 더.
재빨리 내려 범환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사내들. 재빨리 우산을 펴주고. 등등 지극하게.
마악 범환이 내려서 건물로 가려는데 부지런히 와서 서는 경차.
내리는 신. 범환과 눈이 마주치자 대충 절하고는 차 안을 들여다본다. 내리라고 하는데 안에서는 안 내리고 있다.
범환이 슬렁슬렁 이쪽으로 온다. 사내들이 우산을 받쳐들고 열심히 따라온다.
차 안에서 신에게 억지로 끌려내리는 이는 경태다.
범환이 하하 웃는다. 경태가 얼어서 범환에게 인사를 한다.
범환이 경태의 머리를 쓸어주려 하니까 아예 주저앉아버린다.
으이그..해서 보다가 범환이 신이 타고 내린 경차를 본다.
범환, 뒤를 돌아보더니 운전해온 사내에게 손짓을 한다.
범환 : 차 키.
사내 : 예?
범환 : (인상 쓰는)
옆의 다른 사내가 얼른 먼저 사내의 손에서 열쇠를 빼앗아 두손으로 바치자 범환이 그 열쇠를 신에게 던진다.
범환 : 니가 써라.
범환이 먼저 들어간다. 신이 제 손의 열쇠를 보고 난감.
저만치서 중호가 다가오면서 반가운 척을 한다. (건물 안에서 기다리다 나온)
S#60. 건물 내부 클럽의 룸
클럽의 방 하나.
범환이 늘어져 앉아 본다.
건너편에는 나란히 앉은 신과 경태. 경태는 아예 고개를 바닥에 박고 싶은 모습.
다른 사내들이 몇 주변에 있다. 중호도 입구 쪽에.
범환 : 돈 얘기잖아. 결국.
신 : 그렇죠.
범환 : 너 박치기를 하도 해서 머리가 나빠졌냐. 내가 말했지. 일단 증명을 하고. 그 담에 와라.
신 : (경태의 어깨를 잡아서) 증명은 여기 델구 왔는데요. 마징가 선생.
범환 : 선생이 보증하는 거야?
경태, 갑자기 일어서더니 나가버리려는 것을 신이 끌어 앉힌다.
신 : 선생. 직접 설명 드려야할 거 같은데.
경태가 여전히 안정을 못 찾고 있는데. 범환이 주변의 사내들에게.
범환 : 니들 다 나가있어라. 우리 선생 맘이 불편하신가부다.
사내들이 인사를 하고는 분분히 나간다.
범환 : 그래서.. 선생. 내가 뭘 알아야 되지?
경태 : (망설이다가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포크에 대고)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범환 : 작전.. 좋지. 내가 그 작전 믿구 놀다가 얼마를 날린 줄 아냐.
경태 : 그 작전에 역작전으로 들어갑니다. 미니멈 세배. 맥시멈 네배. 생각할 수 있습니다.
범환 : (웃음기가 가셔서 본다)
경태 : (엄숙하게) 나 마징거의 말입니다.
범환이 신을 본다. 신이 여유있게 웃어보인다.
범환 : 세배에서 네배?
신 : 단 조건이 있는데요. 돈 벌게 되시면 제가 말하는 곳에다가 투자 좀 해주세요.
범환 : (자세를 당겨 앉으며) 그건 또 몇배 벌어줄 건데.
S#61. 도우의 사무실
시디가 찰칵 걸리며 돌아가기 시작한다. 재즈음악이 시작된다.
도우가 책상 앞에 선 채 스피커 폰으로 지시를 내리고 있다. 손이 까딱까딱 리듬을 타며.
도우 : 재룡아. 너 지금 산 거 삼분의 일만 던져. 가격 좀 내려가게 두고 보자.
S#62. 호텔 앞
이대표가 젊은 여자와 호텔에서 나오며 전화를 받고 있다.
도우소리 : 재룡이 던진 거 니가 받아. 좀 더 사고. 장마감 한시간 전에 다시 물량 던질 거니까 준비해.
물량 던지면서 헷갈리는 개미들 토하게 만들거야.
S#63. 체육관 내부
영훈이 운동을 하며 헤드셋으로 듣고 있다.
도우소리 : 니가 장마감 15분전부터 물량 사들여. 어제보다 7퍼센트 올리는 걸로 마감하면 되겠다.
영훈 : 오오케이.
S#64. 도우 사무실
스피커폰에서 작전맨의 소리.
작전맨소리 : 개미들이 달라 붙었습니다.
도우 : (만족한 미소) 물량 계속 매집해주세요. 장전에 상한 풀고 한번 물량 쏟아내기로 했으니까.
S#65. 작전실
작전맨들 빠르게 작업하는 그림. (예전 것도 활용 가능)
도우소리 : 그때 우리도 좀 쏟아내죠. 겁먹은 개미들 토해내기 시작하면 그것을 장직전에 전량 다 매입해버리세요.
S#66. 뮤즈 앞 / 낮
거기 차들이 잔뜩 세워져 있고. 조폭 사내들이 여기저기 서있다. 지나가는 주민들이 겁먹었다.
뮤즈 문 앞에서 서 있는 등치 큰 사내가 내려다본다. 유리가 사내의 바지를 잡아당기며 웃고 있다.
사내가 다른 쪽을 본다. 누리가 다른 쪽 바지를 잡아당기며 웃고 있다. 사내 몹시 난처하다.
S#67. 뮤즈 내부 홀
신이 답답해서 보는 곳에 범환이 오락가락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면서 노트북의 차트 한번 보고. 가면서 한번 보고.
안에서 경태가 급히 나오더니 대충 기둥에 손가락 연결하고.
경태 : 지금 사야 합니다. 더 늦어지면 계산 다시 해야 됩니다. 그래서 지금.. 사야..
신 : (범환에게) 아 쫌 선생이 하라는대로 해요.
범환 : 봐라. 계속 추락하구 있잖아. 좍좍. 근데 더 사?
신 : 아이구 참.. 대남방파 큰형님이 참 간두 작으셔서..
범환 : (스읏 화를 내어 보는데)
한쪽에서 킬킬 웃는 소리가 들린다. 구석에 앉아있던 채회장이 킬킬 웃더니.
채회장 : 조폭 간덩이하고 사업하는 사람 간덩이가 같나.
범환 : (완전 성질나서 채회장을 보는데)
채회장 : (젼혀 안 무섭다) 조폭이야 사람 상대해서 돈 버는 거고. 사업은 돈 상대해서 돈 먹는 거야.
사람은 큰소리치면 겁이나 먹어주지. 돈은.. 그런 거 없어. 차원이 다르지.
범환 : (신에게) 뭐냐 저 영감은..
신 : (버럭) 살거에요. 말거에요.
범환 : 이 자식이 지금 엇다대구..
신 : 선생 지금 다 팔면 얼마야.
경태 : (후다닥 계산) 이십프로 정도는 먹습니다.
신 : 이십프로 먹는대요. 그거 먹고 떨어지죠. 그게 형님 스케일이네. 애이.
신이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한쪽에서 보던 중호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중호 : 야 임마. 너 버르장머리가 그게 뭐야.
하며 쫓아 들어가는데.
범환 : 선생.
경태 : (보는)
범환 : 사. 다 사. 맘대루 해.
S#68. 기획단 복도
경아가 빠르게 걸어가는데 그 뒤를 데니가 졸졸 따르며.
데니 : 나두 껴줘어. 왜 나만 빼애..
경아 : 빠진다구 먼저 나간 게 누군데.
데니 : 아 진짜 제니가 나한데 그러면 안되지. 나 운다. 나 우는 거 볼거야?
경아 멈춰서 돌아보더니 웃는다.
S#69. 도우 사무실
다른 날. 다른 옷을 입은 도우.
도우가 차트를 보며 폰에 대고 부드럽게.
도우 : 아직 아니야. 수확은 아직 좀 기다려봐. 매집 사이클은 내가 정한다고 했잖아.
하다가 문득 멈춘다. 리듬을 타고 움직이던 손도 멈춘다.
시디가 걸렸다. 같은 음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도우. 찡그려서 시디를 본다. 기분이 좋지 않다.
S#70. 경태 방
다른 날 다른 옷들.
신이 경태의 뒤에서 보고 있고, 문가에서 범환이 비쭉이 들여다보고 있다.
경태 : 어쩔 수 없습니다.
범환 : 왜.
경태 : 큰형님 중간에 말 안들으셔서 어쩔 수 없습니다.
범환 : 허어.. (어이없지만) 이것들이 완전.. 그래 돈이 형님이다.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되는데.
경태 : 두배로 만족하십시오.
범환 : 세배라며. 미니멈.
경태 : 여기가 거깁니다. 더 이상은 없습니다. 던집니다. 모두.
경태의 손이 화려하게 움직인다. 여러 계좌의 것을 거의 동시에 처리하는 중이다.
S#71. 도우 사무실
도우가 후딱 챠트를 본다. 순간 울리기 시작하는 벨소리.
이대표소리 : 도우야. 이거 왜 이래. 나만 빼구 니들 먼저 던지는 거 아냐?
재룡소리 : 이거 그림이 왜 이러냐. 나 턴다.
영훈소리 : 나 여기까지 할래. 그럼 내꺼 다 뺀다.
S#72. 건물 복도
데니가 화를 내며 전화를 하고 있다.
데니 : 내 이럴 줄 알았어. 니들 나 왕따 시킬 줄 알았다고. 야야 내가 뭐 만년 물인 줄 아냐. 내꺼 이미 다 던졌다. 헤.
다신 내 돈 넘보지 말라고.
S#73. 도우 사무실
도우, 완전히 기분이 나빠서 달칵 스피커폰을 끄더니 리모콘으로 아직 헛돌고 있던 음악을 끈다. 시디 플레이어 앞으로 간다.
시디를 조용한 손길로 빼내는가 싶더니 조용히 동강을 내버린다. 따깍.
S#74. 경찰서 앞
케이와 변호사가 나오고 있다. 그 뒤를 슬렁슬렁 따라나오는 경주.
변호사가 아주 기분 나쁘다는 듯이 경주에게.
변호사 : 이 분. 벌써 증거불충분으로 나온 분입니다. 이렇게 시시때때 오라가라 하면 우리도 조치를 취하겠어요.
경주 : 예 예. 우린 뭐 변호사라면 무조건 무서우니까. (케이에게) 자 그럼 오늘은 가보시구요.
언제 또 급히 조사할 꺼리가 생길지 모르니까 먼데 가시면 안됩니다. 하루 스물네시간 항상 전화기 켜놓으시고.
신호가 안 떨어지는 데는 아예 가지 마십쇼. 무슨 오해를 받을지 모르니까. 알아 들으셨습니까.
케이. 무표정하게 돌아서서 먼저 간다. 쫄쫄 따라가는 변호사.
가던 케이가 똑바로 보는 곳.
재명이 저 앞에 우뚝 서있다가 앞으로 나서더니 케이의 앞을 막는다.
변호사 : 뭡니까. 이 분은.
재명이 손을 든다. 케이가 반사적으로 방어의 준비를 하는데. 재명이 케이의 옷깃을 털어준다.
재명 : 내 총.. 잘 숨겨둬. 찾으러 갈게.
그러고는 케이를 지나쳐 경주에게 간다.
케이..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대로 서 있다가 움직인다.
S#75. 뮤즈 홀
홀의 여기저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조폭 사내들. 흐르고 있는 클래식 음악.
은수가 여기저기에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 사내들은 겸연쩍어 하면서 받는다.
사내 중의 하나가 은수를 기웃 보려고 하자, 중호가 뒤통수를 때린다.
그 때 문이 열리며 문호가 조합장을 데리고 들어온다.
조합장은 홀의 여기저기에 있는 조폭 사내들 때문에 겁을 먹었다.
구석에서 채회장이 스윽 돌아본다.
문호도 역시 좀 쫄아있다. 그다지 용감하지 않은 목소리로.
문호 : 김신아.. 모셔왔다.
경태의 방 쪽에서 나오는 신과 범환.
문호 : 농업벤처 조합장님이셔. (조합장에게) 저기가 김신이구요. 그리고 그 옆이..
신 : 조합장님. 농벤 지금 돈 필요하시죠?
조합장 : (벙벙해서 보는)
신 : 창투사에서 투자금액 돌려달라구 그러지 않았어요?
조합장 : 예.. 아니 그걸 어뜩게.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우리 조합원들 지금 다 지정신이 아닙니다. 그런데..
신 : (범환에게) 여기 농벤에 30억 투자하시면 되요. 형님 이번에 30억 버셨죠? 번돈 만큼만 투자하세요.
그럼 형님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멋진 농산물 수출벤처의 투자자가 되시는 거죠.
범환 : ...뭘 수출한다고?
신 : .. (조합장을 보더니) 뭘 수출하세요?
조합장 : 장미꽃하고 선인장하고..
신 : (범환에게) 라는데요.
범환, 뭔가 어이없이 당하는 기분으로 서있다가 옆을 본다.
거기 경태가 보고 있다가 갑자기 옆의 기둥에 손가락을 대더니.
경태 : 큰형님이 제 말을 들으셨으면 50억 이상 벌었습니다. 제 말 안 듣고 시간 놓치고 또 놓치고 해서 30억 벌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한거야.. 경태가 슬그머니 방으로 사라진다.
범환, 어이도 없고, 입맛도 쓰고. 뭐라지는 못하겠고.
옆에서 신이 씩 웃는다.
S#76. 기획단 복도
직원이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다.
S#77. 기획단 회의실
돌아보는 도우.
직원 : 전액. 갚았댑니다. 농벤이 창투사에서 투자받았던 금액. 전액을..
도우 : (바싹 날카로와진다) 어떻게요.,
직원 : 새로운 투자자가 나섰다고 하는데요.
도우 : 누가요.
직원 : 알아보는 중입니다. 개인 투자자인걸로 들었습니다.
도우 벌떡 일어서더니 걸어간다. 명도시 조감도 앞에 선다.
조감도 안에 보이는 농업벤처 땅.
불끈하는 기분.
도우 : 당장.. 알아보세요. 누군지.
직원 : 알겠습니다. (나가려는데)
도우 : 아..
직원 : (돌아보면)
도우 : 혹시.. 그 새 투자자란 사람이 김신이라는 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것도 알아보세요.
직원 : (얼른 수첩에 적으며) 김신..입니까.
도우 : 김신. 혹은.. 채동수.
직원 : (움찔해서 보는)
도우 : 둘 중에.. 하나이지 싶은데요.
도우.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S#78. 뮤즈 앞 / 밤
신이 나서서 기지개를 켠다.
그러다보면 은수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물조리개며 너질어진 것들을 치우고 있다.
신이 은수가 불편해서 도로 들어가려다가 멈추고 돌아본다.
신 : 저기요.
은수 : (놀라 보더니 웃는)
신 : 여기 계속 있을 건가? 영감님하구.
은수 : 아..
신 : 별로 큰 집도 아니고, 뭐 나야 소파 붙이고 자는 거 별로 힘들건 없지만, 이 집 주인 눈치도 보이고. 또..
은수 : 아버지가.. 좋으신가봐요. 벌써 나가자구 호통을 치셨을텐데 이 핑계 저핑계 계속 계시네요.
신 : 아니 여기가 무슨 하숙집도 아니고.
은수 : 처음이거든요. 이렇게 돈 버는데 신경 쓰지도 않고 누군가 다녀올게요. 다녀왔습니다. 인사해주고
모두 모여서 식사 같이 하고. 아이가 무릎에 누워 잠이 들고.. 아버지도 나도 처음이라서.. 잠시만 있다 갈게요. 곧.. 나갈게요.
신 : 솔직히 내가 불편해서 그래요. 우리 매일 회의할 건데. 어떻게 하면 당신 오빠를 망하게 할까. 잡아쳐넣을까. 난 당신 오빠가
내 형. 시장님. 죽였다구 생각하니까 좋은 말로 하기 힘들거고. 그런데 그 놈 누이에 아버지에 옆에 놓고.. 좀 그러네.
은수 : 알아요.
은수, 풀이 죽어서 들고 있던 조리개를 옆에 놓으려다가 그 옆의 화분을 쳐서 떨군다.
화분이 은수의 발에 떨어졌다. 아아. 아파하며 쭈그리는 은수. 놀라서 다가선 신이 얼른 화분을 치우며.
신 : 아 좀 조심하지. 화분 깨진 거 아냐?
그런 그들의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는 시선. 도우가 골목 어두운 곳에 서서 보고 있다.
도우가 있는 데서는 둘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둘이 뭐라 말하는 게 보일 뿐이다.
은수는 웃으며 괜찮다고 하고 신은 뭔가 툴툴대면서 은수 발의 흙을 털어주고 있다.
도우가 더 볼 수 없어 돌아선다.
S#79. 골목 다른 곳
도우가 세워져 있던 차의 운전석에 올라탄다. 시동을 거는가 싶더니 급출발을 해서 간다.
S#80. 기획단 복도 홀
걸어오던 경아가 본다. 도우가 창 밖을 보며 서 있다.
경아 : 언제나 그 자세네.
도우 : (돌아보는)
경아 : 언제나 창 안에서 창 밖을 보잖아요. 밝은 낮이든 어두운 밤이든..
도우 : (웃고 다시 창밖을 보는)
경아 : (옆으로 와서 같이 내다보며) 오재미작전은 표시는 안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릴 거 같구요.
자전거래로 처리해야 할 거 같은데 도우씨 친구분들 세력으로 끌어들여 볼까요?
도우 : 알잖아요. 나 친구같은 건 없는 거.
경아 : (웃고) 세상에 정말 친구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다 그냥 이 정도면 친구라고 하자.. 그러는 거지.
도우는 대답이 없다. 생각이 다른데 가 있는 듯.
그런 도우를 보고 경아도 말을 멈추는데.. 불쑥.
도우 : 여자는요.
경아 : ?
도우 : 남자를 좋아한다는 게 어떤 거죠? 어떤 기분.. 어떤 마음.. 이 되는 거에요?
도우는 계속 창 밖을 보며 말하고 있다.
도우 : 어느 순간에 알게 되죠? 내가 어떤 남자를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게 되면 어떻게 되지?
그 전에 다른 모든 건 사라지나? 새로운 남자를 위해서? 그 남자만 남게 되나?
경아 : (미소짓는) 정확하게 뭘 알고 싶은 건데요?
도우 : (그제야 돌아본다) 정말로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요. 그렇다는 걸 자기도 알고 있는지. 그게 어느 쪽인지.
경아 : (오해하고 있다. 도우의 어깨를 쓰다듬어 주며) 기회를 줘봐요. 어쩌면 여자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지 몰라요.
어느 쪽인지 자기도 모를 때.. 있을 거에요. 그러니까 도와줘요.
도우 어쩐지 멍한 눈으로 경아를 본다.
도우 : 그런가. 도와줘야 하나?
경아 : 그래요. 혼자서 헤메고 있지 않게. 마지막으로 결정하게.
도우는 경아가 아닌 경아 너머를 보고 있다.
S#81. 뮤즈 내부
은수가 찻잔을 놓아주며 의외라서.
은수 : 아버지..
채회장 : 집에 돌아가야지. 내 이름으로 되있는 내 집인데. 가줘야지. 가기 전에. 집에서 일하던 자들 죄.. 해고 시켜.
은수 : ..네.
채회장 : 그리고.. (하며 보는 곳)
명선이 바지런히 카운터 등을 걸레질하고 있다.
채회장 : 아줌마.
명선 : (보는) 예?
채회장 : 애들 데리고 나하구 같이 갑시다.
명선 : (무슨 소린지 얼핏 안오는)
채회장 : 우리 집 살림 맡아줘. 직책은 그러니까 집사야.
명선 : (웃더니) 아니에요. 우리 갈 집 알아봤어요. 내일이라도 계약을..
채회장 : 아아 답답하네. 나는 우리집에 집사가 필요하고. 아줌마는 집이 필요하잖아. 월급 얼마면 돼. 불러.
은수 : (좋아서) 그래주시면 좋겠다.
명선 : 그렇지만..
채회장 : 아줌마가 이뻐서 부르는 거 아니야. 아줌마를 불러야 김신이를 부르지.
은수도 채회장을 돌아본다.
채회장 : 그 놈 일하는 거 봤어. 그놈이라면 채동. 다시 찾아줄 거야. 그래서 나 그놈을 옆에 둬야겠어. 그니까 아줌마가 오라구.
하는데 은수의 전화벨이 울린다.
은수가 이름을 보고는 얼굴이 굳어서 얼른 옆으로 가는..
명선 : 아무리 그래두요. 애들 데리고 움직이는 게..
채회장 : 아 철거촌에도 살았대매. 저리 갑갑한 엄마 밑에서 애들은 우찌 그리 제대로 자랐어. 이상하잖아.
명선 야속해서 흘겨보다가 웃는.
S#82. 뮤즈 일각
은수가 전화를 받고 있다.
은수 : 오빠?
S#83. 도우 사무실
조용하고. 음악도 흐르지 않는데.
도우 : 잘 지내구 있어? 아버지두 안녕하시구?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 알려줄 말도 있어서 전화했어.
은수야. 오빠.. 결혼식 할 거야. 아무도 안 부를 생각이야. 내 결혼식에 부르고 싶은 사람도 없고. 누가 보는 것도 싫어서.
그런데 증인이 필요하대. ..은수 니가 와줄래? 오빠 결혼식. 증인. 되어줄 수 있겠어?
S#84. 뮤즈 내부
이층에서부터 내려오는 신. 마악 씻었는지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내려오다가 멈칫 선다. 다시 뒤로 움직여 보는 곳.
은수가 카운터 옆 쪽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옆으로 움직여서 얼굴을 본다. 은수는 어딘가 아픈 사람처럼 웅크리고 있다.
신 : 이봐요.. 어디 아파요?
은수가 그냥 그 자세.
신이 주위를 둘러본다. 명선이나 회장도 보이지 않는다. 할수 없이 옆으로 다가 서며.
신 : 얼굴이 왜 그래요. 어디 체했나?
은수가 일어서는데. 일어서다가 비틀. 신이 얼른 잡아준다. 옆의 의자를 당겨서 앉히며.
신 : 병원 데려가 줘요? 아 왜 이래요. 보는 사람 겁나게.
은수는 의자에 앉혀진 채 말이 없다.
신 : 있어봐요. 형수님 모셔올게.
하며 막 움직이려다가 멈춘다. 내려다보면 은수가 신의 옷자락을 잡고 있다.
은수 : 오빠가.. 뭔가 잘못하구 있는 거 같아요.
신 : (오빠란 말에 짜증부터 나서) 그 인간 원래 잘하는 짓 별루 없지 않나?
은수 : 오빠가.. (비로소 신을 본다) 경아씨하구 결혼식 올린대요.
신이 얼어서 본다.
은수 : 말려야 되요? 근데 어떻게 말려요?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걸까요?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면 좋겠는데.
오빠는 정말.. 경아씨 좋아하는지 몰라요. 의사선생님이 뭐라셔두.. 내가 오빠를 잘 알잖아요.
오빠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지. 사실은 누군가를 좋아하고 싶어하니까. 그거 배우고 싶어하니까.
신 : 언제. ..어디래요.
은수 : (대답을 선뜻 못하고 보는)
신 :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묻고 있잖아요. 그 결혼. 언제 어디서 하냐고.
S#85. 호텔 객실
벨소리. 퇴근해서 돌아와 악세사리를 빼내던 경아가 돌아본다. 문쪽으로 가서 연다.
객실직원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있다가 내준다.
//상자를 거실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뚜껑을 연다. 거기 들어있는 드레스.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 사진에 나왔던 것과 비슷한)
경아가 잠시 보다가 조심스레 드레스를 집어 든다. 웨딩 드레스다.
경아 선뜻 미소는 나오지 않는다. 뭔가 불안함으로 드레스를 보고 있다.
S#86. 호텔 로비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도우가 기다리고 있다. 좀 떨어진 곳에는 케이가 역시 정장을 차려입고 서 있다.
도우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도우가 내려다본다.
S#87. 거리
신이 차를 운전하고 있다. 범환에게서 받은 차.
차의 뒷좌석에는 은수가 타고 있다. 흰색 정장 차림이다.
S#88. 호텔 내 미용룸
돌아서는 경아. 도우가 보내온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다. 웃지 않는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