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산행의 즐거움과 여유를 만끽한 완도 오봉산.
(전남 완도군 완도읍 소재)
다음 불 로그:-kims1102@
지난 월요일 광주에는 진눈개비가 약간 내리던 날이었다,
그날 서울과 충청, 호남지방일부에서는 많은 눈이 내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빙판길 교통사고 사건도 보도되었으며,
채 떨어지지 않은 붉은 단풍이 힘겹게 하얀 눈을 떠받들고 있었으며,
온산이 설산(雪山)으로 변해버린 한라산의 설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TV영상에 비치는 한라산의 눈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기에 충분 했다.
날씨는 계속 겨울을 쫒아가며 우리에 마음을 웅크려들게 하더니
오늘 낮부터 정상으로 풀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이번 주에는 오봉산(五峰山)을 산행하기로 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 있는 높이 644m의 산으로 최고봉은 상황峰(像皇)이다.
상황峰을 중심으로 숙승봉(534m), 업진峰, 백운峰(600m), 쉼峰(심峰:600m)등
봉우리 5개가 완도 한가운데 솟아 있어 오봉산이라면 완도의 산 모두를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상황봉은 완도 중심부를 이루는 오봉산 중 최고봉으로 정상에 서면 동, 서, 남
삼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와 제주도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굵직한 산줄기가
육지를 향해 힘차게 뻗어 있다.
눈은 미리 내렸지만 오늘은 절기상으로 소설(小雪)이다.
이 무렵이면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 눈이 내리는 등 첫겨울의 징후가 보인다.
또한 이 시기 쯤에는 모든 농사일도 끝나고 가정에서는 김장을 담그는 철이다.
입동(立冬)과 대설(大雪) 사이에 드는 절기로 입동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옛사람들은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리며,
하늘과 땅이 막혀서 겨울이 된다고 하였으니,
말 그대로 첫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겨울의 절기이다.
이 무렵이 되면 타작한 벼를 말려 곳간에 쌓아 두는가 하면,
멍석에 무말랭이를 널거나 호박을 가늘고 길게 썰어 오가리를 만들기도 한다.
중부이남 지역에서는 줄줄이 곶감을 매달아 말리느라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기도 한 계절이다.
완도는 난대림 수종으로 숲이 울창한데,
신라 때 장보고가 죽자 851년 완도 사람들이 전북 김제로 강제 이주 되었다가
고려 공민왕 때인 1351년에야 다시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는데,
500년 동안 비워둔 그때부터 숲이 울창해졌다고 한다.
상황峰 일대의 수림은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난대림이 주종을 이루고
중부 내륙지방의 산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늦가을 진드기가 집중적으로 옮기는 “쓰쓰가무시병”에 대한 보건당국이 주의보를
내렸다한다.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50대 이상 장, 노년층이었으며,
이중 70대 이상 환자가 가장 많았고, 60대, 50대가 뒤를 이었다는 통계였다.
티푸스 열은 쥣과 포유류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인데
쓰쓰가무시병은 티푸스 열 환자의 약 65%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털 진드기 유충이 가을에 급증하면서 환자가 가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니
우리 회원님들 혹시 산행 중에 피곤하다고해서
“늦가을 풀밭에 그냥 눕지 마세요. 쓰쓰가무시병에 주의하셔야 하니까요.”
완도 상황峰 자락에 자리 잡은 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으로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등의
천연상록수림이 잘 조성돼 있으며,
금새우난 등 난대성 희귀식물 700여종을 비롯해 모두 3,5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특히 수목원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다른 수목원과는 달리 자연 상태의 원시림을
구역별로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991년에 문을 열었으며 전체 부지 2,049㏊중 50㏊가 수목원으로 개발되었다.
우리의 삶은 스포츠 현장과 비슷하다고 한다.
입시, 취업, 승진, 사업수주 등 고도의 정신집중과 마음관리가 요구되는 경쟁의
고비가 끊임없이 찾아온다.
예부터 선조들은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던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등 마음먹기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말은 동서양이 따로 구분이 없다.
“자신감을 가져라”, “하면 된다.”는 주장과 외침은 지금도 넘쳐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많은 선수들이 스포츠심리학이란 “신세계”에 들어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산행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겁을 먹으면 제대로 된 산행을 할 수가 없다.
무모한 산행도 금물이지만 자기 체력을 알고 자신감을 갖고 산행에 임하면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다.
지난주에는 50명의 회원이 산행에 참여를 해서 성황을 이루었는데,
오늘은 43명의 회원만이 산행에 참여해 2%가 부족했지만,
양동매씨들이 아직 건재하고 새로운 회원들이 정착되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아침부터 광동제약 마케팅부 정 팀장이 신제품 효소에 대하여 홍보를 하겠다고
해서 승낙을 해줬더니 협찬금이라고 10만원을 주고 갔다.
아침 날씨는 다소 쌀쌀했지만 낮부터 풀린다고 했으니,
남쪽 섬인 완도는 난대성기온으로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산행버스가 나주, 강진, 영암을 거쳐 남행하면서 겨울 월출산의 위용을 보여준다.
오전 10시30분 쯤,
산행버스는 원불교 수련원이 있는 불목里 주차장에서 산행 1,2팀을 내려주고
산행 1팀의 하산지점인 완도읍 대구미로 떠났다.
오늘 산행코스는 불목里에서 출발:-
숙승峰 -업진峰 -백운峰 -하느재 -595峰 - 상황峰 -심봉 -대구미로 내려오는
약 11km (5시간 소요)코스였다.
겨울철이라 하산시간을 4시까지로 단축했다.
최근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나는 산행 1팀을 포기하고 산행 2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2팀은 백운峰을 지나 하느재에서 임도 따라 완도수목원으로 내려가는 코스다.
물 없는 작은 저수지 둑을 건너자 이내 숙승峰으로 올라가는 불목 골은 울창한
동백 숲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동백숲길은 그냥 걸어도 좋다.
윤기 흐르는 초록 잎이 싱싱해서 좋고,
동백이 빨갛게 피지 않아도 남해의 햇살을 받은 잎에 하얀 햇살 꽃이 피어서 좋다.
동백군락지를 벗어나자 바윗길이 시작되면서 숨이 차고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내가 이런 체력은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겠다.
잘 가지는 못해도 언제나 산행선두를 다니던 내가 왜 이럴까?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독한 피부약을 장기복용하고 있는데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산행 1팀은 이미 시야에서 벗어 난지 오래고 나는 후미에서도 쳐진 것 같았다.
얼마를 걷다보니 “해뜰날”이 따라온다.
나는 반가워서 “우리가 맨 마지막이냐”고 물었더니,
후미대장인 “파란하늘”이 팀을 인솔하고 천천히 올라온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
오늘 후미 팀은 11명이었다.
숙숭봉은 하나의 거대한 바위봉우리였다.
윤기 흐르는 초록동백 숲, 낙엽활엽수, 그리고 형형색색의 단풍이 제 각각의 꽃을
피우며 겨울이 오기 전에 마지막 늦가을의 정취를 풍기고 있다.
숙승峰을 어렵게 올라가 남해바다의 풍광을 바라보니 없던 힘이 절로 솟구친다.
초록 숲과 푸른 바다, 점점한 섬들과 파란하늘이 한편의 동화를 쓰고 있다.
“한 섬이 흘리는 눈물이 / 다른 섬이 흘리는 눈물에게로 가네,
한 섬의 눈물이 불이라면 / 다른 섬의 눈물은 재(炭) / 불과 재가 만나서 /
보이지 않게 빛나며 / 어제는 가장 따스한 / 한바다의 하늘을 꿰매고 있네.”
(김 은교의 “섬”에서)
완도의 날씨는 맑고 포근하고 햇살 또한 눈이 부시다.
숙숭봉을 지나 양지바른 곳에 앉아 점심을 먹었는데 “꽃 사랑”의 오빠사랑이
유별나다고 회원들이 농담을 한다.
여성회원들은 대부분 반찬을 두세 가지 만들어오는데 “꽃 사랑”은 일곱 가지를
만들어오고 그것을 오빠가 메고 왔다는 것이다.
연잎 차에, 커피에, 먹 거리가 풍족한 점심을 먹는데 산행의 즐거움이 샘솟는다.
우리들은 쉴 세 없이 말하고, 웃으며, 사진도 찍고, 산과 바다 풍광을 얘기하며
모처럼만에 여유와 즐거움을 맛보았다.
“파란하늘” 후미대장님! 오늘 고마웠어요.
업진봉도 백운봉도 모두 바위봉우리 들이다.
그러나 산행 길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발걸음도 가볍게,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산행 길에는 낙엽이 떨어져 바스락 거리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의 빛깔은 은은하고 그 소리는 참으로 나직하구나.” (구르몽의 “낙엽”에서)
업진峰 갈림길에서 임도를 만났다.
오늘 처음 산에 왔다는 젊은 회원 두 사람이 힘들다고 임도를 따라 내려갔다.
뒤늦게 사진촬영에 맛 들린 부회장이 연신 사진을 카메라에 닮는다.
상황峰 2.5km 지점에 하느재가 있었다.
우리는 수목원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찾아 비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비탈길은 이끼 낀 자갈과 낙엽이 수북이 쌓여 길이 미끄럽고 위험했다.
“시몬, 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구나. /
낙엽은 땅위에 버림받은 나그네” (구르몽의 “낙엽”에서)
앞서가던 키가 큰 부회장이 자갈에 밀려 넘어진다.
“나는 낙엽이 하나도 안 좋거든” 화가 난 부회장 말에 모두가 웃었다.
수목원으로 내려오니 산행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햇살 깔리는 완도의 바다를 바라보며 산행 1팀의 하산지점인 대구미로 떠났다.
오늘 하산 주는 돼지고기 김치 찌개였다.
양동매씨들이 맛있는 찌개에 조개도 넣고 양념도 팍팍 넣으니 그 맛이 별미라고
야단법석이다.
술이 한 순배 씩 돌아가고 “위하여!”가 연발된다.
산행으로 지친 회원들의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주변에는 하얀 억새가 만발하여 바람에 흔들거리고 석양의 해가 느릿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다음 주에는 고흥으로 김장용 굴을 사로 가니 많이 참여하시기를---.
(2013년 11월 22일)
첫댓글 회장님 수고 하셨어요 . 담부턴 차분히 B팀으로 합류하세요 여유가 있어서 좋아요
또또
2013.11.2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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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법륜스님을 뵈었습니다. 버리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의 중요함을 알려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