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날새벽,
전 전날 먹은 수면제덕에 처음으로 바깥잠을 잘잘수있었지요.
4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출발준비를 하는데
법총신발이 없어졌다기에 일일히 신고있는 사람들 신발을 랜턴으로 비춰가면
겨우 찾아낸 사건도 있었구요.
산장에서는 이런일이 가끔씩 일어난다네요.
아침안개는 어제보다 더 심한 느낌이 들었고
오늘의 산행이 어떨지 내심 걱정을 하면서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한 시간이 6시 10분,
장터목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 이어지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니 명산은 명산인가봅니다.
장터목산장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뒤
바로 천왕봉으로 치고 올라갑니다.
멀리 산의 전경들은 볼수없었지만 가까운 숲들의 모습이나
기암괴석들과 고산목, 물이 오를대로 오른 신록의 푸르름.
가끔씩 푸른얼굴을 내미는 지리산의 하늘까지.....
산행자체는 언제나 좋습니다.
드디어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센바람이 우릴 먼저반기니 그것조차도 즐겁습니다.
우선은 제물을 차리며 대간완주기념식을 치뤘지요.
2년동안 무사히 안전산행을 하게해준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산신께 말입니다.
제문을 읽으시는 선배님의 목소리도 감격에 찼고
머리 바닥에 까지 깊게 두번 절하시는 왕대장님의 모습에서도
여러 회원들의 가슴은 감격과 감동으로 벅찼으리라 생각됩니다.
음복과 함께 제물을 나눠먹으며
마지막 단체사진을 천왕봉에서 마무리하며
천왕봉정상석에서 개별사진들을 찍으며 하산을 서둘렀죠.
법계사로해서 중산리로 하산하는 코스인데
거리는 짧지만 가파른 코스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코스는 아니라는군요.
하산시작부터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되었고
위험한구간은 계단으로 잘 정비되어있는데 그게 오히려 더 힘들게 하죠.
셔틀버스가 다니는 순두류까지의 거리가 왜그리 지루하게 느껴졌는지,
일요산행객들은 그제사 올라오는 사람도 많았는데
산행막바지라 더 힘들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죠.
아! 드디어 임도가 보이는 길에 버스를 만날수 있었습니다.
후미는 다음차를 기다려 타기로 하고 앉아서 쉬면서 오늘의 산행을 떠올려도 봅니다.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한 선두가 파전과 막걸리로 우릴 반기고 있었어요.
급하게 한잔 받아마시고 버스가 있는 데까지 걸어갈려니 그제서야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눈에 익은 버스가 우릴 반기니 진짜로 이제 산행이 끝났나봅니다.
최기사님이 때마침 선곡하신 노래들이 흘러나오니
회원들 함께 따라부르며 오늘의 완주를 축하하니 이아니 즐거운소냐......
목욕을 마치고 급하게 부산을 출발하니
생각보다 차가 밀리지 않아 예상보다 1시간정도 일찍 도착하게 되었지요.
양정에 있는 식당에 도착하여 해단식을 준비하는데
입구에 3단화환3개가 우릴먼저 반기더군요.
이런것도 보내나 생각했지요.
먼저 도착하는 대로 식사를 한뒤 감격스런 해단식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동문들과 가족들이 참석해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셨고
감동어린 선배님들의 말씀도 이어졌고
종주자와 완주자들에게는 종주패가 건네졌고
하고문님의 특별한 선물도 저를 포함한 곁다리 세사람에게 주어지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배려에 머리를 숙입니다.
마산에서 내내 참석하셔 완주하신 마산형님과
남편의 권유로 참석하게된 남동생까지 이렇게 챙겨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여기저기 축하의 인사들이 오고갔고
정말 대단한 일을 한거마냥 오늘 하루는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가진것만도 큰 행운인데 말입니다.
식을 마친뒤 나머지 음식을 먹으며 그동안의 사진들도 화면으로 감상하며
서로에게 잔을 돌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더가졌지요.
2차 뒷풀이에서도 개인개인 소감을 말하며 지난 2년간의 산행을 돌아봤는데
정말 진한 우정으로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지금 백두대간 완주라는 타이틀로 산행은 막이 내렸지만
회원들 가슴가슴에는 대간산행의 진한 여운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으로 자리잡을거라 믿습니다.
대간의 기운과 함께 앞으로의 시간들도 각자 멋진 산행을 계속 해나가리라 믿으며
이만 후기를 마감할까 합니다.
보잘것 없는 글 매번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