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변(九變)>
손자병법 8편 <구변(九變)>은
긴급상황에 교묘하게 대처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변(變)'이란 말 그대로
용병의 융통성, 즉 시대와 상황에 따른 변화를 의미한다.
'구(九)'라는 숫자도 구체적인 아홉 가지를 의미하기보다는
무궁무진(無窮無盡)하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옳을 것이다.
고장유오위(故將有五危): 그러므로 장수에게는 다섯 가지의 위험한 일이 있으니,
필사가살야(必死可殺也), (장수가 용맹이 지나쳐) 반드시 죽음을 각오하고(싸우면) 죽을 수 있고,
필생가로야(必生可虜也), 반드시 살기를 각오하고(싸우면) 사로잡히게 되며,
분속가모야(忿速可侮也), 울분을 이기지 못하여 성급하게 행동하면 모욕을 당할 수 있고,
염결가욕야(廉潔可辱也), 성품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치욕을 당할 수 있으며,
애민가번야(愛民可煩也). 백성들을 지나치게 사랑하면 번민을 하게 된다.
범차오자(凡此五者), 무릇 이 다섯 가지는
장지과야(將之過也), 장수의 허물이며,
용병지재야(用兵之災也). 용병의 재앙이다.
복군살장(覆軍殺將), 군대를 파멸시키고 장수를 죽게 하는 것은
필이오위(必以五危), 반드시 이 다섯 가지 위험에서 비롯되니
불가불찰야(不可不察也).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장수가 죽기를 각오하고 물러서지 않는 무모함을 부리면
군대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장수는 언제나 균형 잡힌 이성으로 편견에 사로잡혀서는 안 되고,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믿는 아집을 부려서도 안 된다.
공자(孔子) 또한 <<논어>>에서
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
"주관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그렇다고 편견을 가지지 말며, 고집하지 말고, 아집을 가지지 말라."라고 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반드시 ~을 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 '필必'과 관련해
다시 한번 "변통(變通)"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막히면 돌아가고,
막으면 타협하며,
길이 끊어지면 잇지 않고 다음에 가면 된다.
굳이 무리해서 '필사必死'와 '필생必生'의 자세로 달려드는 것은
"변통(變通)"을 모르는 것이고,
그리되면 생사(生死)를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무궁무진한 용병의 변칙 전술을 강조하는 이 <구변(九變)>편의
핵심은 임기응변(臨機應變)이다.
임기응변과 결단력은 함께 가는 하나의 축(軸)이다.
*로(虜); 포로(사람).
*분(忿); 성내다, 화내다.
*모(侮); 업신여기다, 모욕(侮辱).
*염, 렴(廉); 청렴하다.
*결(潔); 깨끗하다.
*복(覆); 엎어뜨리다, 뒤집다, 덮다, 전복(顚覆), 복개(覆蓋), 복면(覆面).
*무(毋); '없음'등의 금지, 부정의 뜻, 무려(毋慮), 무론, 물론(毋論, 勿論).